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 하는 ‘안으로의 여행’55 들음의 신비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10) 들음의 신비 우리의 행복은 우리가 성취한 것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을 받아들이는 데 달려 있습니다… 실로, 헤아릴 수 없는 없는 사랑의 하나님은 우리의 행복을 우리의 수용력에다 두셨습니다. 여기서 ‘수용력’이란 우리의 ‘귀’의 기능을 두고 하는 말이다. 우리의 길잡이는 ‘보는 것’보다 ‘듣는 것’이 우리의 행복을 결정한다고 한다. “우리가 영원한 생명 속에서 더 행복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시각 덕택이 아니라 청각 덕택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는 보는 행위가 내게서 밖으로 나가는 것이라면, 영원한 말씀을 듣는 사건은 내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눈’이 공격적이고 세계 안으로 뚫고 들어가는 감각기관이라면, ‘귀’는 .. 2015. 3. 5. 마음의 파수꾼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9) 마음의 파수꾼 “영혼은 자신이 육체에 생명을 주는 곳에 있기보다는 자신이 사랑하는 곳에 있기를 더 좋아한다”(아우구스티누스). 우리의 길잡이 엑카르트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이 말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이런 비유를 든다. 한 이교도 학자가 기하학에 몰두하여 자기의 온 힘을 거기에 쏟았다. 어느 날 그는 난롯가에서 뭔가를 계산을 하면서 자기가 관심하는 학문을 탐구하고 있었다. 그때 그 학자를 알지 못하는 어떤 사람이 갑자기 달려들어 칼을 뽑아 들고는 소리쳤다. “네 이름이 무엇이든 즉시 말하라. 그렇지 않으면 너를 죽이겠다.” 그 학자는 자기가 좋아하는 학문에 깊이 빠져 있었기 때문에 그 병사의 모습을 보지 못했고, 그 병사의 음성도 듣지 못했다.. 2015. 2. 26. 사람은 언제 아름다운가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8) 사람은 언제 아름다운가 하나님의 어둠은 빛이다. 이것이야말로 하나님이든 피조물이든 간에 모든 생명의 뿌리에 닿아 있는 역설이다.(매튜 폭스) 장애를 날개로 언젠가 인사동의 한 갤러리에서 열린 임윤아 작가의 전시회 ( )에 다녀온 적이 있다. 당시 임윤아는 막 대학을 졸업한 25살의 젊은 작가였다. 그는 선천성대사효소결핍증(페닐케톤뇨증)이라는 희귀장애를 지금도 앓고 있다. 효소의 결핍으로 뇌세포가 손상되어 발달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으로 손을 움직여서 반복적인 작업을 하는 것이 여간 힘들이 않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화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하루 15시간 이상을 화폭에 매달리며 예술혼을 불태운 결과 불치의 장애에도 불구하고 벌써 두 번째 전시회를 열.. 2015. 2. 19. 내려갈 때 보았네, 그 꽃!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7) 내려갈 때 보았네, 그 꽃! 깊고 아름다운 눈 자비는 하나님에게 딱 들어맞는 옷으로 영혼을 감싸서 신성하게 치장해줍니다. 인도의 성녀로 불렸던 마더 데레사가 살아 있을 때 한 신문 기자가 찾아가서 물었다. “수녀님은 어떻게 거리에 버려진 고아들, 병자들, 노인들을 데려다 돌보며 그토록 사랑할 수 있습니까?” 데레사 수녀가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나에게는 그들이 그리스도로 보입니다.” 어떻게 이런 깊고 아름다운 눈을 지닐 수 있을까. 타인은 물론 자기 안에 살아계시는 ‘자비의 하나님’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사랑의 선교회 수녀들이 입고 있던 파란 줄무늬의 옷을 볼 때마다 그것이 신성하게 느껴졌던 것은, 하나님을 표현하.. 2015. 2. 8. 내 아집과 욕망의 울타리를 걷어내면…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6) 내 아집과 욕망의 울타리를 걷어내면… 우리가 실로 우리 자신의 깊이를 알기만 한다면,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는 사이가 없을 것이다.(매튜 폭스) 어느 해 여름 북원주에 있는 고산(高山) 저수지로 친구와 밤낚시를 갔다. 고요와 정적에 휩싸인 밤의 저수지는 소음과 사람으로 붐비는 도시에서 살던 친구를 매혹시키기에 충분했다. 어둠에 잠긴 산 속에서는 밤 뻐꾸기가 한가로이 시간의 엿가락을 늘였다 줄였다 하며 울고 있었다. 소쩍새며 부엉이도 밤의 고요와 정적을 깨우고 있었는데, 낚시터에 똬리를 틀고 앉은 우리의 마음을 금세 고즈넉하게 가라앉혀 주었다. 친구는 그야말로 ‘낚시꾼!’이었다. 후레시를 켜면 고기들이 도망간다고 불도 밝히지 않고 어둠 속에서 낚시.. 2015. 2. 1. 가장 내밀한 곳에 계신 하나님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 하는 안으로의 여행'(5) 가장 내밀한 곳에 계신 하나님 * 까막눈을 어떻게 뜰 것인가 나는 하나님만큼 내 “가까이” 있는 것도 없다고 확신합니다. 하나님은 나 자신보다도 더 내 가까이 계십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은 내 ‘안’에 계신 분이라는 말이다. ‘안’이란 말보다 그분이 가까이 계신 것을 어떻게 더 잘 표현할 수 있겠는가. 이처럼 제 ‘안’에 있는 분을 몰라보는 이가 있을까 싶지만, 놀랍게도 제 ‘안’에 있는 분을 몰라 사람들은 방황한다. 사실 모든 고등종교의 가르침의 고갱이는 제 ‘안’에 있는 그분을 알라!는 것이다. 티베트어로 불자(佛子)를 뜻하는 는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란 뜻이라고 한다. 즉 마음의 본성 바깥이 아닌 에서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이란 뜻.. 2015. 1. 25. 그대 영혼의 수심(水深)은?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4) 그대 영혼의 수심(水深)은? * 영원한 현재를 살라 하나님은 영원한 현재 속에 계십니다. 영이 매순간 영원한 현재 속에서 하나님과 하나가 되기만 한다면, 사람들은 절대로 늙지 않을 것입니다. 아주 오랜 옛날, 세 젊은이가 있었다. 둘은 아직 태어나지 않았고, 하나는 아직 수태조차 되지 않았다. 지독한 가난의 고통에 시달리게 된 그들은 ‘공허’(空虛)라는 도시를 아주 떠나기로 작정했다. 긴 여행 중에 피곤에 지친 그들은 세 그루의 나무 그늘에서 쉬게 되었는데, 그 중에 두 그루는 흙에 심겨진 적이 없었고, 한 그루는 아직 싹도 나지 않았다. 그 나무 그늘에서 쉬면서 나무에 달린 열매를 먹고 기운을 차린 그들은 다시 길을 걸어 세 개의 강가에 이르렀으.. 2015. 1. 18. “넌 도대체 어디 있었단 말이냐?”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3) “넌 도대체 어디 있었단 말이냐?” * 하나님 내지 하나님의 뜻 외에 다른 것을 구하는 자들은 잘못 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만일 내가 아무 것도 구하지 않는다면, 나는 제대로 된 것을 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한 기도야말로 제대로 된 기도이며 힘 있는 기도입니다. 이 땅의, 소위 성공(?)한 성직자들이 세상의 도마 위에 올라 난도질당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내지 하나님의 뜻 외에 다른 것’을 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기도는 영계(靈界)를 향하지 않고 물질계를 향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들은 ‘잘 못 구하고 있는’ 줄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프란체스코 교황의 표현대로 ‘영적 치매(癡呆)’라고나 할까요! “물질계에 더 많이 깨어 있을수록 .. 2015. 1. 13. 하나님, 팔팔한 청춘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 하는 안으로의 여행(2) 하나님, 팔팔한 청춘 * 나의 영혼은 그것이 창조되던 때만큼이나 젊습니다. 실로 나의 영혼은 그때보다 더 젊습니다. 나의 영혼이 오늘보다 내일 더 젊어진다고 해도, 나는 전혀 놀라지 않을 것입니다. 새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는 교우에게 나이가 몇이냐고 물었다. “서른 한 살이에요.” “팔팔한 청춘이군.” 앞의 교우보다 조금 먼저 나온 교우에게 나이가 몇이냐고 물었다. “마흔 아홉이에요.” “팔팔한 청춘이군.” 그녀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항변 아닌 항변을 했다. “아이구 참, 이제 내년이면 쉰내가 날 텐데요. 그런데 목사님, 어떻게 서른둘하고 마흔아홉이 똑같이 그렇게 ‘팔팔한 청춘’일 수 있죠?” 내가 잠시 낄낄대다가 대꾸했다. “하나님은 나이와.. 2015. 1. 4. 이전 1 ··· 3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