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숙의 글밭/시노래 한 잔310 비가 먼저 운다 신동숙의 글밭(185) 비가 먼저 운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을 하오슬프면 슬프다고 말을 하오 아픈데도 말 못하는 사람슬픈데도 말 못하는 사람 그런 사람은 불쌍한 사람그 중에 가장 불쌍한 사람은 아픔 속에 있으면서아픔인 줄 모르는 사람 슬픔 속에 있으면서슬픔인 줄 모르는 사람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모르지만 살아가야 하는 사람 그래서 비가 내리는지도 모른다비가 먼저 운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나는 울고 싶어진다 이유 없이 말 없이 눈물을 흘리지 않아도속에서 울음이 차오른다 2020. 7. 10. 시詩가 주는 자유 신동숙의 글밭(184) 시詩가 주는 자유 아무거도 없는 빈 바탕에 참이 주시는 글씨 몇 톨 고이 심고서 양심에 뿌리를 내린다면한평생 비바람에 흔들린다 하여도 너른 하늘로빈 가슴으로 욕심없이 마음껏뿌리와 가지를 뻗을 수 있는 자유 2020. 7. 9. 보고만 있어도 신동숙의 글밭(183) 보고만 있어도 하늘 한 쪽먼 산 한 자락 보고만 있어도 이렇게 좋은데 빈 가슴에 품고서말없이 바라본다 먼 별 한 점나무 한 그루 보고만 있어도 이렇게 좋은데 눈 감고생각만 해도 2020. 7. 8. 촛불 신동숙의 글밭(182) 촛불 나 이토록 흔들리는 것은타오르기 때문입니다 어둔 밤, 내 눈물의 심지에한 점 별빛으로 댕긴 불꽃 빈 가슴에 품은 불씨 하나불어오는 봄바람에 하늘빛 움이 튼다 2020. 7. 7. 당신의 고독 신동숙의 글밭(181) 당신의 고독 세상을 바라보는당신의 눈길이 얼마나 그윽한지 당신이 심연에서 길어 올린 눈물로 적시우는 세상은 윤기가 돕니다 홀로 있는 시간 동안당신의 고독은 얼만큼 깊어지기에 당신이 뿌리 내릴 그 평화의 땅에선 촛불 하나가 타오르는지, 세상은 빛이 납니다 이제는 문득당신의 하늘도 나처럼 아무도 없는지 당신의 詩가 울리는 하늘은 높고도 맑고 고요히 깊어서 나의 고독이 아니고선당신의 고독에 닿을 수 없음을 알기에 당신을 만나려 호젓이관상의 기도 속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만 갑니다 그리고 이제는 고독의 방이 쓸쓸하지만은 않아서 내 영혼이 고독 안에서만 비로소 평온한 쉼을 얻습니다 2020. 7. 6. 꽃이 핀 자리 신동숙의 글밭(180) 꽃이 핀 자리 올해도 꽃이 핍니다 지난해 꽃 진 자리에 할아버지 꽃 진 자리 할머니 꽃 진 자리 한 세상 살으시고눈물 같은 씨앗 떨군 자리마다 고운 얼굴꽃이 핍니다 2020. 7. 3. 어둔 밤의 불씨 신동숙의 글밭(177) 어둔 밤의 불씨 붉은 노을로저녁 하늘에 밑불을 놓아 까맣게 태우는어둔 밤 낮의 모든 밝음을 태우시는 어진 손길 가난한 집 지붕 위에불씨처럼 남겨 둔 하얀 박꽃 한 송이 어둔 밤에 있을지라도낮의 밝은 해를 잊지 말으라시며 까맣게 기름진 밤하늘에 씨알처럼 흩어 둔 하얀 별들 그리움을 지피는 어둔 밤에 불씨 하나 있어 없음을 향하여 제 몸을 지우다가다시금 피어나는 달 2020. 6. 30. 하나의 노래를 불러요 신동숙의 글밭(176) 하나의 노래를 불러요 하나의 노래를 불러요하나의 노래를 울 할아버지들은쌀 한 가마니에 오원의 노래를 부르셨지요 내 어린 날에는과자 한 봉지에 백원의 노래를 불렀고"엄마~ 백원만" 내 어린 아들은배가 불러도 천원의 노래를 부르고"엄마~ 천원만" 중학생 딸아이는아침부터 만원의 콧노래를 부르지요"엄마~ 저녁밥 사 먹게 만원만" 허기진 청춘들은한 달 꼬박 일해서 번 돈 백만원에 휘파람을 부는지 길을 잃은 어른들은숨 넘어가는 억소리에 어깨춤을 추어도 허리뼈가 굽으신 할머니는폐지 1키로에 이십원을 주우셔야 해요 세월의 강물은 흘러만 가는데우리들은 왜 이렇게 하나에서 멀리 떠나왔는지 나는 오늘도 이슬 한 방울의 힘으로세월의 물살을 거슬러 피어올라 그 하나를 찾으려 밤하늘 속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2020. 6. 29. 물길 신동숙의 글밭(175) 물길 비가 내립니다가슴에도 비가 내립니다 메마른 가슴에떨어진 빗방울마다 안으로 홈이 파이고그리움으로 머물다가 실개천 물길을 내어흐르게 하소서메마른 가슴으로 맑게선하게아름답게 2020. 6. 27. 이전 1 ··· 24 25 26 27 28 29 30 ··· 3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