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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말씀이 있습니다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57) 내게는 말씀이 있습니다 “예레미야가 토굴(土窟) 옥(獄) 음실(陰室)에 들어간 지 여러 날 만에 시드기야 왕(王)이 보내어 그를 이끌어 내고 왕궁(王宮)에서 그에게 비밀(秘密)히 물어 가로되 여호와께로서 받은 말씀이 있느뇨 예레미야가 대답(對答)하되 있나이다 또 가로되 왕(王)이 바벨론 왕(王)의 손에 붙임을 입으리이다”(예레미야 37:16-17). ‘용기’(勇氣)를 사전에서는 ‘씩씩하고 굳센 기운’ 또는 ‘사물을 겁내지 않는 기개’라 풀고 있다. 예수님을 통해 생각하게 되는 용기의 모습이 있다. 풍랑이 이는 밤바다, 어부 출신의 제자들은 놀라 당황했지만, 예수님은 태연히 잠을 주무신다. 어떤 상황에서도 아버지께 모든 것을 맡기고 평온함을 누리는 것, 그것이 믿.. 2016. 6. 13.
절체절명의 순간, 그들은 생명의 수호자였다 구약성경 속 여성 돋보기(2) 절체절명의 순간, 그들은 생명의 수호자였다 이스라엘 자손들의 생육과 번성뿐만 아니라 강하고 온 땅에 충만한 것을(출애굽기 1:7) 두려했던 바로는(출애굽기 1:9-10) 인구 억제를 위한 은밀하고 우회적인 방법을 동원했었다. 그러나 스스로 똑똑하다고 여겼던 폭력적인 노동정책과 히브리 산파들을 이용한 교활한 방법은 산파들의 하나님 경외 신앙에 근거한 불복종 앞에서 좌절되었다(출애굽기 1:11-20). 바로는 자신의 은밀한 방법이 실패하자 영아 학살을 위한 전면전에 돌입했다. 그는 모든 백성들에게 아들이 태어나면 나일 강에 던져 죽이라는 왕명을 내린다(출애굽기 1:22). 악하고 잔인한 국가적 법령 선포였다. 이 상황은 오랜 세월이 강물처럼 흘러 일어날 사건의 전조였을까. 마치.. 2016. 6. 11.
‘얕은 물’에는 생명이 없다 ‘얕은 물’에는 생명이 없다 김교신은 세상 시스템을 ‘얕은 바다’라는 은유로 표현했다. 은급 제도, 보험제도, 교육, 기업경영 등의 ‘안전한’ 디딜 곳을 만들어 물의 깊이를 얕게 하는 것, 하여 손으로 바닥을 짚고 수영하듯 편안하게 힘 안들이고 살다 가는 인생을 “땅 짚고 헤엄치기”라고 했다. 땅을 짚었으니 빠져 죽을 염려는 없을 터이다. 인생살이가 불안하기는커녕 삶의 자세는 얼마나 여유롭고 당당하겠는가! 이리 사는 사람들은 제 생명 이 위태롭지 않으니 자연 하나님을 향한 간절한 ‘앙망仰望’이 있을 리 없다. 뭐든 ‘내 손 안에’ 있으니… 그리 오래 살다보면 자기가 신神인 것도 같아 어디서나 이웃 생명들을 향해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하려 한다. 사회적 생명은 물론 물리적 생명조차 살리고 죽이는 결정이 “땅.. 2016. 6. 9.
하느님이 그럴 리 없다(2) 구약성경의 대량학살(6) 하느님이 그럴 리 없다(2) 출애굽기 11:1-10 하느님이 정말 그런 명령을 내렸을까? 이제 마지막으로 결정적으로 중요하고 가장 궁금한 질문을 다뤄보겠습니다. 정말 하느님이 이스라엘에게 가나안 사람들을 모두 죽이라고 명령했을까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어린아이들과 짐승들까지 죽이라고 명령했을까요? 사울에게 아말렉 사람들을 모두 죽이라고 명령했을까요? 젖먹이들까지 말입니다. 또한 출애굽기 11장이 전하는 대로 히브리인들이 이집트에서 탈출할 때 야훼는 정말 이집트의 장자들을 모조리 죽였을까요? 이스라엘 백성은 그렇게 믿었습니다. 하느님이 자기들에게 그렇게 명령하셨다고 믿었고 또 실제로 그렇게 됐다고 믿었습니다. 자기들이 그 명령을 실행했다고 말입니다. 역사의 기록자들도 그렇게 믿고.. 2016. 6. 9.
세속적 우상과의 싸움 욕망이라는 쇠항아리를 머리에 뒤집어쓰고 사는 이들은 다른 이들의 아픔에 공감할 수 없는 법입니다. ‘저 너머’의 눈으로 삶과 현실을 바라볼 수 있을 때 우리는 아주 조금씩 자아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됩니다. 초월은 나의 나 됨을 우리라는 더 큰 지평 속에서 재정의하도록 해줍니다. 바로 이것이 삶의 인간화의 길이 아닌지요? 기존 질서에 의문부호를 붙이는 동시에 자기 삶을 늘 초월의 지평과 연결시킬 수 있어야 우리는 지난한 투쟁 속에서도 고갈되지 않을 수 있을 겁니다. 예수의 삶의 비밀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문광훈 교수는 《가면들의 병기창》에서 “예수에게 신분이나 계급, 지위나 재산은 금지해야 할 우상과도 같았고, 사랑과 너그러움과 자유는 우상 너머에 자리하는 실천적 덕목이었다. 사랑과 진.. 2016. 6. 8.
하느님이 그럴 리 없다(1) 구약성경의 대량학살(6) 하느님이 그럴 리 없다(1) 출애굽기 11:1-10 제임스 존스와 인민사원 제임스 워런 존스(James Warren Jones)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1931년 미국 대공황 중에 태어난 그는 청소년기와 청년기에 종교적으로 오순절파 기독교에, 사회정치적으로 책을 통해 배운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 후로 그는 목회자가 됐습니다. 그는 1954년 인디애나폴리스의 한 하느님의 성회(the Assembly of God) 교회에서 설교하는 걸로 목회경력을 시작했는데 인종평등과 통합을 적극적으로 강조한 그의 메시지는 당시의 사회 분위기에 비해서 지나치게 급진적이었으므로 그를 받아주는 교단이 없었답니다. 다행히 제자회 교단(Christian Church [Disciples .. 2016. 6. 8.
두루마리는 태워도 말씀은 태우지 못한다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56) 두루마리는 태워도 말씀은 태우지 못한다 “이에 예레미야가 다른 두루마리를 취(取)하여 네리야의 아들 서기관(書記官) 바룩에게 주매 그가 유다 왕(王) 여호야김의 불사른 책(冊)의 모든 말을 예레미야의 구전(口傳)대로 기록(記錄)하고 그 외(外)에도 그 같은 말을 많이 더 하였더라”(예레미야 36:32).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어디 그런 모습이 한둘일까만 내게도 떠오르는 모습이 있다. 흔히 미련한 사람을 ‘꿩 대가리’라 부르는 데,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어릴 적 시골의 초등학교에서는 겨울이 되어 눈이 수북이 쌓이면 선생님들이 학생들과 함께 뒷산으로 올랐다. 토끼사냥을 가는 것이다. 한쪽에 그물을 쳐 놓고는 .. 2016. 6. 7.
불의한 시대, 여성은 무엇으로 사는가? 구약성경 속 여성 돋보기(1) 불의한 시대, 여성은 무엇으로 사는가?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도리와 정의에 어긋난 시대를 거슬러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살아간 사람들이 있다. 불의한 시대를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에 대한 방식은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어떤 사건이나 행위에 대해 진위와 옳고 그름, 좋고 나쁨에 대한 사유의 과정 없는 행동은 어떤 형태로든 문제 상황을 만들어낸다. 때문에 갈등의 상황이나 강자가 약자를 일방적으로 억압하는 불의한 시대에 무엇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물음은 반드시 있어야하고, 나름의 삶의 해법을 찾게 된다. 위기의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인격적 성숙도와 품격이 드러난다. 왜냐하면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고, 누적된 행동이 한 사람의 고유한 인격.. 2016. 6. 3.
그리운 사람에게 그리운 사람에게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시던 아버지는 서울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들이 보고 싶을 때면 편지를 쓰곤 하셨다. 잘 지내느냐는 안부 인사와 간단한 용건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자중자애 할 것을 당부하는 내용이 전부였지만 아버지의 편지는 아버지의 존재나 다를 바 없었다. 구불구불 써내려간 가전체의 편지를 받아드는 순간 아버지의 정 깊은 눈이 나를 바라보는 것 같았다. 호롱불 밑에서 한 자 한 자 정성껏 쓰신 그 편지는 아버지와 분리할 수 없는 일체였다. 그 편지는 고향의 냄새였고 아버지의 품이었다. 지금은 단 하나도 남아 있지 않지만 세들어 살고 있던 집 대문에 걸린 우체통에서 익숙한 아버지의 손글씨를 발견하는 날이면 천하를 얻은 듯 든든했다. 그 편지를 받아들고 눈물짓던 기억은 또렷하다. 외로웠기 때.. 2016. 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