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2648

하나님 맙소사! 이현주의 최후의 심판(1) 하나님 맙소사! 세상에는 참 공교로운 일이 많은지라 어느 날 사장과 비서와 운전기사가 함께 최후의 심판대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셋이 차를 타고 가다가 벼랑에 굴러서 함께 죽었던 것입니다. 최후의 심판이 아주 까마득한 미래의 어느 날엔가 있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죽는 날, 그 날이 바로 최후의 심판날이기 때문입니다. 그건 그렇고, 어쨌든 이 세 사람은 누구 때문에 죽게 된 것이냐를 따질 겨를도 없이 그야말로 졸지에 세상을 떠나 엉겁결에 심판대 앞에 섰습니다. 미켈란젤로 '최후의 심판' 최후의 심판관이신 하나님께서 먼저 사장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떠냐? 이렇게 갑자기 이리로 오게 될 줄은 몰랐지?” “예. 몰랐습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몇 가지 정리를 해 놓았을 텐데.. 2016. 3. 29.
네 이웃에 대해서 거짓증거하지 말라(3) 영화와 함께 읽는 십계명(11) 네 이웃에 대해서 거짓증거하지 말라(3)- 어느 과거에 관한 이야기 진실과 거짓을 어떻게 구별할까? ‘거짓 예언’과 ‘거짓 예언자’는 예언서 연구에 있어서 중요한 주제입니다. 성서에 등장하는 모든 예언자들이 야훼의 참 예언자는 아닙니다. 그 중에는 거짓 예언자들도 섞여있는데 그들에게 ‘거짓 예언자’라는 명찰이 붙어있지 않아서 구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성서는 거짓 예언자를 구별하는 기준을 말합니다. 예컨대 신명기 18장은 야훼께서 말하라고 하지 않은 것을 야훼의 이름으로 제 맘대로 말하거나 다른 신들의 이름으로 말하는 사람은 거짓 예언자라고 말합니다(20절). 또 “예언자가 야훼의 이름으로 말한 것이 그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말은 야훼께서 하신 말씀이 아니니 너희는 제.. 2016. 3. 28.
네 이웃에 대해서 거짓증거하지 말라(2) 영화와 함께 읽는 십계명(10) 네 이웃에 대해서 거짓증거하지 말라(2)- 어느 과거에 관한 이야기 어느 과거에 관한 이야기 조피아(Zofia)는 바르샤바 대학에서 윤리학을 가르치는 나이 많은 교수인데 어느 날 엘즈비에타(Elzbieta)라는 사십 대 폴란드 출신 미국 여인이 그녀 수업에 청강을 신청했습니다. 둘은 구면(舊面)이었습니다. 조피아가 뉴욕에 머물렀을 때 엘즈비에타가 그녀 논문을 번역해준 적이 있었던 겁니다. 그녀는 바르샤바에 머물며 2차 대전에서 살아남은 유대인의 삶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그날 수업의 주제는 ‘도덕적 딜레마’였습니다. 한 학생이 남편 아닌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여인과 중병에 걸린 남편, 그리고 남편을 돌보는 의사에 관한 얘기를 꺼냈습니다. “야훼의 이름을 헛되이.. 2016. 3. 26.
네 이웃에 대해서 거짓증거하지 말라(1) 영화와 함께 읽는 십계명(9) 네 이웃에 대해서 거짓증거하지 말라(1)- 어느 과거에 관한 이야기 영화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가장 효과적인 매체 키에슬롭스키의 영화 은 계명을 직접 다루지도 않고 신에 대해 직접 얘기하지도 않습니다. 영화는 삶과 죽음, 신의 존재 등을 수수께끼, 징표나 징조, 우연이나 갑작스럽고 기이한 운명의 장난 같은 사건들로 표현합니다. 이 영화를 십계명에 대한 현대적 비유(parable)라고 부르는 까닭이 여기 있습니다. 영화를 집중해서 봐야 각 계명과의 관련성을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계명을 읽으면서 간과했던 점을 발견합니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삶과 죽음, 신의 존재와 삶의 의미 등 상당히 무거운 주제를 다룹니다. 하나의 에피소드가 하나의 계명을 다루지만 거기에 다른 계명들이 암시.. 2016. 3. 25.
잊힌 이름을 부르시는 주님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50) 잊힌 이름을 부르시는 주님 “보라 내가 그들을 북편(北便) 땅에서 인도(引導)하며 땅 끝에서부터 모으리니 그들 중(中)에는 소경과 절뚝발이와 잉태(孕胎)한 여인(女人)과 해산(解産)하는 여인(女人)이 함께 하여 큰 무리를 이루어 이곳으로 돌아오되 울며 올 것이며 그들이 나의 인도(引導)함을 입고 간구(懇求)할 때에 내가 그들로 넘어지지 아니하고 하숫(河水)가의 바른 길로 행(行)하게 하리라 나는 이스라엘의 아비요 에브라임은 나의 장자(長子)니라”(예레미야 31:8-9). 여기 내 마음 가라앉을 만큼 가라앉아 거반 눈물에 닿았으니 오십시오, 주님 비로든 바람으로든 폭풍우로든 무엇으로라도 오십시오 파란 떨림 나는 당신을 예감합니다 -어느 날의 기도 늘 그럴 수야 없.. 2016. 3. 24.
사랑의 나눔은 결코 헛되지 않음을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49) 사랑의 나눔은 결코 헛되지 않음을 영적인 것과 복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남에게 나누어주지 않는 사람이 영적이었던 적은 결코 없습니다. 모름지기 사람은 영적인 것과 복을 자기를 위해서만 간직해서는 안 됩니다. 무릇 사람은 자기 몸과 영혼 안에 지닌모든 것을 서로 나누고, 남이 자기에게 바라는 것이면무엇이든지 내주어야 합니다. 비바람이 몹시 심하게 부는 어느 날 밤, 남루한 차림의 거지가 성 프란체스코의 오두막으로 찾아왔다. “너무 배가 고프고 추우니, 먹을 것과 잠자리를 좀 마련해 주세요.” 프란체스코는 얼른 그 거지를 데리고 들어와서 불빛에 비춰 보니, 그 거지는 얼굴과 코가 문드러진 문둥이였다. 그는 서둘러 음식을 준비해서 정성껏 대접한 뒤,.. 2016. 3. 22.
스님 아닌 스님, 목사 아닌 목사, 신부 아닌 신부 스님 아닌 스님, 목사 아닌 목사, 신부 아닌 신부 편집자 주/이 대담은 ‘스님 목사 신부의 대화 다섯 마당’이라는 부제가 붙은 《잡설》책에 실린 내용으로 ‘종교’를 테마로 다섯 분(김기석/청파교회 목사, 김민웅/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김인국/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대표, 도법/조계종 화쟁위원장, 오강남/종교학자)이 나눈 이야기를 정리한 것이다. 김민웅 자, 그러면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도법 종교를 어떻게 구할 것인가! 김민웅 종교를 구할 필요가 있을까요?(웃음) 오강남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세상의 일과 하나님의 일을 구분하지 않는 것입니다. 세상의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분리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거예요. 하나님의 일을 하면서 세상을 등한시하면 안 됩니.. 2016. 3. 21.
비는 데는 무쇠도 녹는다 비는 데는 무쇠도 녹는다 내 책상 위에는 그림 하나가 놓여 있다. 렘브란트가 그린 ‘탕자의 귀향’이다. 신약성경 누가복음에 나오는 탕자 이야기를 형상화 한 그림으로, 거지꼴로 돌아온 아들을 다 늙은 아버지가 끌어안아주는 장면을 담고 있다. 일부러 그렇게 그린 것인지 나중의 해석이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가만히 보면 아들의 등을 감싸고 있는 아버지의 두 손은 서로 다르게 보인다. 한 손은 크고 억세게 보이는데, 다른 한 손은 보드랍고 작다. 마치 한 손은 아버지의 손 같고, 다른 한 손은 어머니의 손처럼 보인다. 거장 렘브란트가 두 손을 똑같이 그릴 재주가 없어 그렇게 그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서로 다른 두 손을 이렇게 이해하곤 한다. 네 모습이 어떠하든지 얼마든지 너를 용서한다는 어머니의 마음과, .. 2016. 3. 20.
어떤 살인 구약성서의 대량학살(1) 어떤 살인 출애굽기 2:11-15 대량학살이란? 여섯 번에 걸쳐서 ‘구약성서의 대량학살(genocide)’을 주제로 설교하겠습니다. 주로 출애굽기와 여호수아 본문을 읽겠지만 강해설교 식으로 한 장씩 읽어가려는 건 아닙니다. 그랬다가는 일 년 내내 이 주제로 설교해야 할 겁니다. 또한 읽을 본문이 거기에만 국한되지도 않습니다. 구약성서에는 출애굽기와 여호수아 말고도 대량학살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얘기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다룰 내용은 구약성서에 여러 차례 등장하는 대량학살에 대한 얘기를 어떻게 읽고 이해해야 하는지, 왜 야훼는 그런 명령을 내렸는지, 그런 명령을 내린 야훼는 어떤 신인지를 알아보려 합니다. 우선 ‘대량학살’이 무슨 뜻인지 잠정적으로나마 정의할 필요가 있겠습니.. 2016. 3.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