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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의 파렴치한 친일행각 이길용의 종교로 읽는 한국사회(32) 종교의 파렴치한 친일행각 2015년. 일본 제국주의의 강제병합으로부터 벗어난 지 70주년 되는 해이다. 이 날을 우리는 광복절이라 부른다. ‘빛을 다시 찾았다’는 이 멋진 메타포는 해방의 감격을 표현하기에 조금도 모자람이 없다. 다만 이 멋스런 표현이 요즘 세대에게는 조금 낯설고 먼 이야기처럼 들릴지는 않을까 교육적 불안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차라리 ‘해방절’이라 이름 지었다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물론 일각에서는 우리가 애초부터 주권이 없었고 노예였다가 풀린 것이 아니라, 반만년 유구한 역사 속에서 아주 잠시 일본제국주의에 주권을 빼앗겼다가 다시 찾아온 것이기에 ‘해방’이란 용어는 적당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그도 역시 틀린 말은 아니게 들.. 2015. 8. 21.
그럼에도 삶에 대해 ‘예’ 하려 하네 이진경의 ‘지금은 사랑할 시간’(2) 그럼에도 삶에 대해 ‘예’ 하려 하네 “보통 사람들은 66년을 건강하게 산대요. 뉴스 통계에서 들었어요. 그거 듣고, 와, 다들 오래 건강하게 사는구나, 했어요. 저는 한 20년이었거든요.” 첫 만남이 있기 전, 도엽과의 통화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건강한 기간이 66년이라는 것도, 그가 20년 정도 건강했다는 것도 그날 처음 들었다. 하지만 그 20년도 온전히 건강한 날수를 채운 것은 아니었다. 13살 때 오른쪽 눈에 양성 종양이 생겼으니 말이다. 한 사람의 병력이 약력처럼 보일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가 거쳐 온 병의 역사를 보면. 도엽이는 생후 100일 때 망막모세포종으로 오른쪽 안구를 적출했다. 수.. 2015. 8. 21.
율법의 완성, 은혜 백소영의 다시 김교신을 생각한다(30) 율법의 완성, 은혜 - 전집 4권 『성서 연구』 「율법의 완성」 - “이 바리새인 같으니라고!” 만일 이런 말을 들었다면 대부분의 기독교 신자는 매우 불쾌할 것이다. 바리새인에 대해 선입견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바리새인은 예수께서 공생애 기간 내내 꾸짖으셨던 사람들이 아니던가! 무엇보다 신약 복음서에 나타난 바리새인들은 사랑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냉정한 율법주의자로 묘사되었기에, 기독 신자들은 일단 ‘심정적으로’ 바리새인들을 싫어한다. 더 극단적인 경우는 반(反)하나님적이고 불신앙적이며 위선자, 안하무인에 거짓신앙인과 동의어로까지 생각하면서 반감과 혐오를 표출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오해’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바리새파는 이스라엘 공동체가 가졌던 대안.. 2015. 8. 19.
산의 비밀스러운 영토 김민웅의 인문학 산책(28) 산의 비밀스러운 영토 산을 오르는 것은 산이 품고 사는 사연들을 만나는 일이 됩니다. 산의 높이와 크기, 그리고 가파른 정도만을 우선 눈여겨보았다가, 그때까지는 미처 알지 못했던 비밀스러운 영토로 들어서는 순간일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건 주인 몰래 잠입하여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벌이는 은밀한 정찰이 아니라, 예의를 갖추어 정중한 자세로 상대와 새로운 교제를 시작하는 경건한 시도에 속합니다. 사실 평지에서 무심히 바라보는 산은 하늘과 능선이 맞닿아 있는 경계선으로 그 윤곽을 드러낼 뿐입니다. 때로는 계절이 허락하는 다채로운 모습으로, 일상에서는 예상치 못한 면모를 불현듯 확인시키기도 합니다. 물론 그로써 우리는 산의 전체적인 인상을 대강이나마 포착하게 되는 것이지만, 그 .. 2015. 8. 18.
옥수수 수염 두런두런(28) 옥수수 수염 - 동화 - 이제부턴 흙길입니다. 차가 덜컹거리며 흔들리기 시작하자 민구가 잠에서 깼습니다. 아침 일찍 서울을 떠날 때만 해도 오랜만의 나들이에 신이 나서 창에 코를 박고 밖을 구경하던 민구가 따뜻한 햇살에 스르르 잠이 들고 말았던 것이었습니다. “잘 잤니? 이제 곧 할아버지 댁이다.” 운전하는 아빠 옆에 앉아 있던 엄마가 뒤를 돌아보며 말했습니다. 아직 졸음기가 남아있는 민구는 큰 하품을 하며 기지개를 켰습니다. 기지개를 켜며 막 잠에서 깨어나는 것은 민구뿐이 아니었습니다. 나무마다 아기 손톱 같은 작은 이파리들이 조잘조잘 돋아나고 있었고, 논둑과 밭둑으로는 누군가 크레용을 칠한 것처럼 굵고 힘찬 초록색 선들이 달리고 있었습니다. 아빠가 창문을 열자 확, 시원한 바람이 밀려.. 2015. 8. 18.
시스라의 어머니, 모든 어머니는 존중받아야한다(2) 이종록의 모정천리〔母情天理〕(31) 시스라의 어머니, 모든 어머니는 존중받아야한다(2) 1. “시스라의 어머니는 도대체 언제 등장하는가?” 조금만 기다려보라. 드보라와 바락이 시스라와 그 군대를 전멸시키고 야빈을 눌러서 결국 야빈과 그 세력을 진멸한다(사사기 4:24). 사사기 4장은 이렇게 끝난다. 그런데 이 사건이 얼마나 극적이었던지 옛 시인은 31절에 이르는 꽤 긴 서사시로 만들었다. 그것이 사사기 5장이다. 성경기자는 드보라가 노래하는 것으로 설정하는데, 드보라는 자신이 사사로 부름받기 이전, 즉 삼갈과 야엘 시대를 매우 곤궁한 시절로 정의한다. “이스라엘에는 마을 사람들이 그쳤으니 나 드보라가 일어나 이스라엘의 어머니가 되기까지 그쳤도다”(사사시 5:7). 하지만 성경기자가 “에훗 후에는 아낫의.. 2015. 8. 16.
유대인의 기도 최명덕의 유대인 이야기(14) 유대인의 기도 유대인들은 기도할 때 큰 보자기 모양의 숄을 머리에서 어깨까지 두른다. 잘 살펴보면 보자기 아래 끝 부분에 술이 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술을 가리켜 히브리어로 ‘찌찌트’라 하며, 찌찌트가 달린 보자기 모양의 숄을 가리켜 ‘탈릿’(기도보)이라고 한다. 정통파 유대인의 경우 결혼한 남자만 사용할 수 있으나, 보수파나 개혁파에서는 성인식을 마친 모든 유대인 성인에게 사용을 허락한다. 여자의 경우 기도할 때 탈릿을 반드시 사용해야 할 의무는 없다. 그러나 명문화시켜 금하지도 않는다. 정통파 유대인 여자들은 법으로 금하지는 않으나 탈릿 사용을 꺼리는 편이고, 그 외의 보수파나 개혁파에서는 여자용 탈릿을 따로 개발하여 사용하며 남자용에 비하여 그 모양이나 색상.. 2015. 8. 16.
모래로 바다를 막으신 하나님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17) 모래로 바다를 막으신 하나님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되 너희가 나를 두려워 아니하느냐 내 앞에서 떨지 아니하겠느냐 내가 모래를 두어 바다의 계한(界限)을 삼되 그것으로 영원(永遠)한 계한(界限)을 삼고 지나치지 못하게 하였으므로 파도(波濤)가 흉용(洶湧)하나 그것을 이기지 못하며 뛰노나 그것을 넘지 못하느니라”(예레미야 5:22). 오래 전 농촌에서 목회를 할 때, 이따금씩 마을 어르신들과 여행을 했다. 연배도 다르고 종교도 다르지만 마음으론 친구처럼 지내던 분들이었다. 언젠가 한 번은 조용한 바다를 찾은 적이 있었다. 같이 모래사장을 거닐던 중에 문득 마음이 뜨거워져서 그분들에게 모래와 바다 이야기를 했다. “보세요, 바다를 막고 있는 것은 모래지요!” 마을 분들.. 2015. 8. 15.
해방과 분단 70년, 친일과 주류 한종호의 너른마당(29) 해방과 분단 70년, 친일과 주류 20세기의 전반기는 민족의 주권이 박탈당한 상황에서 제국주의 통치에 대한 여러 가지 저항이 있었고, 그것은 이후 해방된 조국에서 중요한 정치세력의 저력으로 기능했다. 그러나 미국의 군정에 의한 자주적 국가건설이 가로막히고, 친일잔재세력의 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한 까닭으로 해방된 나라는 식민지 유산의 연속이라는 기형적 역사전개의 현실에 처하게 되었다. 민족에게 고통을 가했던 자들이 다시 권좌에 오르고, 외세에 빌붙어 민족에게 피를 흘리게 했던 자들이 득세하는 현실에서 해방정국은 들끓었다.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인가를 놓고, 친일잔재세력들과 민중들은 대립했으나 미군정의 지원과 친일잔재세력의 기득권이 결합하여 대세를 쥐게 되면서 사태는 민족사의 요구대로.. 2015. 8.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