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686 나의 예수를 돌려다오! 조진호와 함께 하는 바흐의 마태수난곡 순례(26) BWV 244 Matthäus-Passion / 마태수난곡 No. 26 나의 예수를 돌려다오! 마태수난곡 2부 49~51번마태복음 27:1~6음악듣기 : https://youtu.be/XJa0DjXnDyU49(41)내러티브에반겔리스트 1.새벽에 모든 대제사장과 백성의 장로들이 예수를 죽이려고 함께 의논하고 2.결박하여 끌고 가서 총독 빌라도에게 넘겨 주니라 3.그 때에 예수를 판 유다가 그의 정죄됨을 보고 스스로 뉘우쳐 그 은 삼십을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에게 도로 갖다 주며 4.이르되 1. Des Morgens aber hielten alle Hohenpriester und die Ältesten des Volkes einen Rat über Jesum, .. 2020. 7. 16. 교우들은 모른다 한희철의 얘기마을(27) 교우들은 모른다 속상한지고. 보일러 놓고선 덩달아 좋아했던, 내 일처럼 좋아했던 신집사님 네. 그 때가 언제라고 집을 팔았단다. 서울 사람 별장 짓는다고, 바깥채 미경 네와 함께 집을 팔아 집값으로 70만원 받았단다. 빚 내 지붕 고치곤 빚 갚느라 고생 고생 별 고생 다한 게 작년 일인데, 따뜻한 보일러, 모처럼 싫지 않은 겨울 맞게 된 게 엊그제 일인데. 뒤늦게 고개 숙여 하는 말,“폐 끼치지 않으려고 말씀 안 드렸어요.” 모른다. 교우라도 모른다.교우들 안쓰러운 일을 두곤 가슴 얼마나 쓰린지, 별반 도움 못되는 현실 두곤 얼마나 마음 괴로운지, 모른다, 모른다. (1989) 2020. 7. 16. 한밤중에 울린 독경소리 신동숙의 글밭(189) 한밤중에 울린 독경소리 바람도 잠든 한밤중에 은은하게 들려오는 풍경소리 고요한 소리를 따라서골방까지 풍겨오는 참기름 냄새 귀를 순하게 맑힌 풍경소리는밥숟가락이 살금살금 밥그릇에 닿는 소리 골방에서 책 읽는 엄마 몰래주방에서 배고픈 아들 스스로 달그락 그 소리가 순하고 미안해서 앉았던 몸을 일으킨다 입에 달게 또는 쓰게 을 읽느라상대 세상의 시시비비(是是非非)를 잊은 절대의 시간 스물네 살의 허기진 가슴에 달그락거리던성철 스님의 "자기를 속이지 마라." 마흔 살이 넘은 지금도 홀로 있는 내 골방에 절로 울리는 독경소리 그리고 비로소"무릇 지킬만한 것 중에 네 마음을 지키라. 모든 생명이 이에서 남이니." 환한 말씀의 옷자락에 시름을 내려놓으며쉼을 얻는다 2020. 7. 15. 제 집 버리지 못하는 달팽이처럼 한희철의 얘기마을(26) 제 집 버리지 못하는 달팽이처럼 달팽이가 제 집 이고 가는 것 같았습니다.어둠속에 지워져가는 작실로 가는 먼 길, 할머니 등에 얹힌 커다란 보따리가 그렇게 보였습니다.땅에 닿을 듯 굽은 허리, 다다른 팔십 고개.보따리 가득한 건 강가 밭 비에 젖어 허옇게 싹 난 콩들입니다. 질라래비훨훨, 질라래비훨훨,새 나는 모습 아이에게 가르칠 때 했다는 질라래비훨훨처럼,앞뒤로 손 연신 흔들며, 노 젓듯 어둠 훼훼 저으며, 검은 길 걸어 오르는 김천복 할머니.아무리 무거워도 평생 제집 버리지 못하는 달팽이처럼. (1989) 2020. 7. 15. 우속장님네 황소 한희철의 얘기마을(25) 우속장님네 황소 우속장님네 소는, 윗작실 우속장님네 누런 황소는 겁도 없고 추위도 덜 타야겠다. 캄캄해지고도 한참을 더 어둠을 더듬어 일을 마치곤 그래 넌 여기서 그냥 자라 잠시 후에 다시 올 터니 들판에 소 놔 둔 채 집으로 오면텅 빈 들판에 혼자 남아 밤을 지새우는 우속장님네 황소. 커다란 두 눈 껌뻑여 밤하늘별을 세며 무서움 쫓고, 빙글빙글 같은 자리 돌며 어릴 적 엄마 젖 그리며 추위를 쫓고. (1989) 2020. 7. 14. 때 돈 한희철의 얘기마을(24) 때 돈 언젠가 수원 집을 방문했을 때 일이다. 온 식구들이 마루에 모여앉아 봉투를 만들고 있었다. 굉장한 양이었다. 이리 저리 각을 따라 종이를 접고 풀을 붙이는데, 그 손놀림들이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종이봉투 하나를 만들면 받는 돈이 8원. 난 의아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살림이 종이봉투를 접을 만큼 궁색한 것도 아닌데 무슨 일일까, 짐작이 되질 않았다. 한 장에 8원 하는 걸 바라고 저 고생을 하나 싶기도 했다. 그러나 사연을 들었을 때 난 잠시나마 내가 가졌던 의구심이 몹시 부끄러웠다. 어머니와 형수님은 그렇게 일을 함으로 작정한 헌금을 마련하고 있었던 것이고, 온 식구가 나서서 그 일을 돕고 있었던 것이었다. 8원짜리 종이봉투, 난 같이 앉아 열심히 봉투를 따라 .. 2020. 7. 13. 박꽃 신동숙의 글밭(188) 박꽃 한여름 밤을 울린타종 소리 땅에는 미안함하늘에는 고마움 하늘과 땅 너와 나 우리 사이에 가득한 침묵고요 2020. 7. 13. 반가운 편지 한희철의 얘기마을(23) 반가운 편지 숙제장을 한 장 뜯었을까, 칸이 넓은 누런 종이에 굵은 연필로 쓴 글씨였다. 서너 줄, 맞춤법이 틀린 서툰 글이었지만, 그 짧은 편지가 우리에게 전해준 기쁨과 위로는 너무나 컸다. 잘 있노라는, 주민등록증을 보내달라는 내용이었다. 아마도 초등학교에 다니는 주인 아들이 썼음직한 편지였다. 서울로 갔다가 소식 끊긴 지 꼭 한 달, 한 달 만에 박남철 청년이 잘 있다는 편지가 온 것이다. 편지를 보낸 곳은 경기도 파주였다. 그동안 낙심치 말고 기도하자 했지만, 모두의 마음속엔 어두운 예감이 드리워져 있었다.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고 입을 모으는 것을 보면, 어두운 예감이 어디까지 미쳤는지를 알 수 있다. 서둘러 답장을 썼다. 이번 주엔 아버지 박종구 씨가 파주.. 2020. 7. 12. 솟아오른 보도블럭 신동숙의 글밭(186) 솟아오른 보도블럭 구름이 아무리 뒤덮는다 하여도하늘을 다 덮을 수는 없기에 땅에서 얻은 것으로, 매 끼니 먹고 살아가지만공기는 한순간도 끊을 수 없기에 입을 닫을 수는 있어도마음은 멈춤이 없기에 내가 내어준 것보다는거저 받은 것이 더 많기에 돈을 주고 사는 것에 비하면공짜로 얻고 있는 것은 한이 없기에 하늘, 구름, 비, 바람, 햇살...... 땅이 오염 되고 삭막하여지친 몸이 땅을 보고 걸어가더라도 좁은 가슴 언제나 하늘 향해 열어두기로 합니다 하늘을 몸속 끝까지 끌어안고 또 낮은 곳으로 기도의 뿌리를 내리며 마음을 다하여 이 땅을 살아가고 있는 벗들과깊은 호흡 하다 보면 그래도 이 세상은 살아갈만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2020. 7. 12. 이전 1 ··· 117 118 119 120 121 122 123 ··· 29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