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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콧바람, 왕의 콧김 히브리어에서 우리말로(25) 박근혜의 콧바람, 왕의 콧김 예레미야애가 4장 20절에 보면 “여호와께서 기름 부어 세우신 자” 곧 “왕”을 달리 “우리의 콧김”(개역개정), “우리의 숨결”(공동번역)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것은 히브리어 “루아흐 압페누”를 번역한 것이나 아무래도 석연하지 않다. 즉 히브리어로 이 본문을 읽는 독자와 우리말 번역으로 이 본문을 읽는 독자의 반응이 일치하지 않을 것 같다. “콧김”이라고 하면 그것은 콧구멍에서 나오는 더운 김을 뜻한다. “콧김을 쐬다”라는 말은 어떤 물체를 코 가까이 가져다 대고 거기에 콧구멍에서 나오는 김을 받게 하는 것이다. “콧김이 세다”라는 말은 관계가 가까워서 영향력이 세다는 말이다. “죽은 놈의 콧김만도 못하다”라고 하면 난로나 화로에 불기운이 없어져.. 2017. 1. 7.
김광석 21주기, 그 노래 그 사람 김민웅의 인문학 산책(44) 김광석 21주기, 그 노래 그 사람 “집 떠나와 열차 타고 훈련소로 가던 날…”로 시작되는 그의 노래 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젖어들게 했습니다.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사람들에게조차도 그의 이 노래는 마치 우리 모두가 함께 통과해온 시간들에 대한 깊은 추억처럼 남게 됩니다. 그의 특이하게 애조 띤 목소리와 아무런 꾸밈없이 말하듯 다가오는 가사, 그리고 소박한 풍경화 같은 곡들은 한 시대의 눈물과 사랑을 일깨운 것입니다. “김광석” 우리 노래의 역사 속에서 너무도 일찍 아쉽게 사라진 하나의 별 같은 존재. 그의 21주기가 바로 오늘입니다. 영화 에서 배우 송강호가 북한 인민군 장교로 나와, 남한 군과 어울려 이 노래를 듣다가 “광석이 갸는 와 길케 일찍 갔네?”하고 난데없이 슬.. 2017. 1. 6.
네 생각이 틀렸다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69) 네 생각이 틀렸다 “또 내게 이르시기를 너는 그에게 이르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보라 나는 나의 세운 것을 헐기도 하며 나의 심은 것을 뽑기도 하나니 온 땅에 이러하거늘 네가 너를 위(爲)하여 대사(大事)를 경영(經營)하느냐 그것을 경영(經營)하지 말라 보라 내가 모든 육체(肉體)에게 재앙(災殃)을 내리리라 그러나 너의 가는 모든 곳에서는 내가 너로 생명(生命) 얻기를 노략물(擄掠物)을 얻는 것 같게 하리라 여호와의 말이니라 하셨느니라”(에레미야 45:4~5). 큰 딸 아이 소리를 키울 때였다. 작고 외진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소리는 또래가 없어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흙과 풀과 꽃과 강, 강아지가 친구였다. 어느 해 봄날 소리와 함께 앞개울로 나가.. 2017. 1. 5.
더불어 즐거움 이정배의 고전 속에서 찾는 지혜(1) 더불어 즐거움 종갓집 장손(長孫)이라는 이유로 어릴 때부터 사랑방에서 조부님과 단 둘이 겸상을 했다. 조부님이 일러주신 엄격한 격식에 따라 음식을 대해야만 했다. 숟가락과 젓가락 사용하는 방법에서 음식을 집는 법과 입속에 넣고 저작하는 방법까지 수십 가지의 식사 예절을 배우고 익혔다. 그러느라 정작 내가 먹고 있는 음식이 무슨 맛인지, 상 위에 놓인 음식 중에 어떤 것이 맛있는지를 생각할 겨를이 전혀 없었다. 안방에선 우리 두 사람을 제외한 모든 식구들이 모여 왁자지껄 식사를 하고 있었다. 마음으로 늘 안방에 모인 식구들을 부러워했다. 격식 없이 웃으며 즐겁게 식사하는 틈에 나도 끼고 싶다는 생각만 안개처럼 뽀얗게 일어났다. 때문에 철저하게 즐거움이 배제된 나의 식탁.. 2017. 1. 2.
한국이란 종교를 묻다 한국이란 종교를 묻다 트럼프의 당선에 세계는 당혹했다. 개신교를 믿는 백인이 세운 나라가 미국이다. 트럼프가 주목하고 배려한 대상도 백인 개신교도다. 반면 힐러리는 다양성으로 다가섰다. 미국의 투표제도를 잘 이해하고 목표를 명료하게 밝힌 트럼프의 승리는 당연했다. 미국 내 문제만으로 보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우리는 무엇에 집중해야 승리할 것인가? 한국은 사회적 경직성에 비해 종교적 조건은 무척 다양하다. 미국처럼 단순 명확하지 않다. 사실 개신교, 불교, 유교 게다가 샤머니즘까지 공존하는데도 경직된 사회란 당황스럽다.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려면 사회적 관용도 커져야 가능하다. 하지만 한국에서 관용이란 진귀한 물건이다. 그렇다면 종교를 넘어 사회를 굳히는 콘크리트가 있다는 말이다. 종교 위에 또 다른 종교가.. 2016. 12. 31.
통계를 대하는 한국 종교의 호들갑과 사회적 뻘짓 통계를 대하는 한국 종교의 호들갑과 사회적 뻘짓 성탄시즌이 시작하기 직전 통계청에서 2015년도에 실시한 인구주택총조사 표본집계 결과를 발표하였다. 물론 이 자료에는 종교항목도 포함되어 있었다. 10년마다 공신력 있는 국가기관에서 내놓는 자료인지라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것도 당연하다 하겠다. 그런데 이번 결과는 이전과는 많이 달랐다. 우선, 신도수 순위가 많은 이의 예상을 빗겨가 있었다. 전통적으로 신도수 순위에서 1위를 달리던 불교가 이번 조사에서는 인구수 대비 15%정도인 760만 여명 정도로 960여만 명을 기록한 개신교에 이어 2위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개신교의 이 수치는 2005년 조사에 비해 120여만 명이 늘어난 것이라서 계속 신자들이 줄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하던 입장에서는 좀 뻘쭘한 결과라.. 2016. 12. 29.
왕의 권력을 조롱한 왕후 와스디 구약성경 속 여성돋보기(18) 왕의 권력을 조롱한 왕후 와스디 인간에게 허락된 모든 권력의 드라마는 그 권력 아래서 대항하는 행위와 증언으로 나타나곤 한다. 권력과 관련한 구약의 이야기들은 약한 타인을 희생물 삼아 특정 집단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세력을 지지하지 않는다. 이것은 권력의 정당성을 힘의 과시에 두지 않고 섬김을 그 바탕에 두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 제국의 역사 어디를 들여다봐도 권력은 힘의 과잉을 추구하고 축적하여 민중을 억압했을 뿐이지 섬김의 지도력은 아니었다. 구약성경은 창조사건 이후로 이스라엘이라는 작은 민족에게 초점을 맞추면서 고대근동의 작은 도시국가들과 제국들과의 각축전 속에서 펼쳐지는 구속 역사의 드라마다. 이 거대한 드라마에 작지만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존재한다. 장차 정치적 음.. 2016. 12. 28.
김기석 목사의 《아! 욥》을 읽고 김기석 목사의 《아! 욥》을 읽고 김기석 목사님(이하 김 목사)이 최근에(2016년 12월10일) 귀한 책을 꽃자리 출판사에서 내셨다. 몇 달 전 《세상에 희망이 있느냐고 묻는 이들에게》를 통한 잔잔한 감동이 채 가시기 전에 다시 이 책을 받아드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제목은 《아! 욥》이고 ‘욥기 산책’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부제는 마음에 안 든다. 욥기는 산책하면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원제가 욥기 읽기에 딱 어울린다. 욥기 앞에서 ‘아!’ 이외에 우리에게서 나올 수 있는 소리는 없으니 말이다. 이 ‘아!’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깊은 깨달음이요, 다른 하나는 깊은 탄식이다. 불립문자(不立文字)를 여기에 덧붙여도 좋으리라. 나는 김 목사의 책을 읽으면서 바로 이 ‘아!’가 주는 충.. 2016. 12. 26.
성탄 메시지, 카이사르냐 그리스도냐 성탄 메시지, 카이사르냐 그리스도냐 - 누가복음 2:1~20 - 가이사 아구스도 “이 때 가이사 아구스도가 천하에 명을 내려 호적 하라 하였다.” 「마태복음」(2:1)은 헤롯의 시대로 시작되고 「누가복음」은 아우구스투스의 시대로 시작된다. 마태는 아브라함부터 예수까지 아래로 이어진 유대인의 족보를 소개하고, 이방인의 사도 바울의 제자인 누가는 아브라함을 거슬러 아담까지 족보를 거꾸로 끌어 올려 창조주 하나님까지로 소급한다. 「누가복음-사도행전」의 주제인 세계비전적 복음을 부각시키려는 것이다. 여러분이 다 아시는 거지만 약간의 세계사 공부를 해보자. 이 공부의 목적은 오늘날 우리가 믿는 복음이 이 인간역사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느냐하는 점을 짚어보려는 것이다. 가이사 아구스도(IMPERATOR·CÆSAR.. 2016. 1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