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663 누구 말이 들어맞는지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68) 누구 말이 들어맞는지 “그런즉 칼을 피(避)한 소수(少數)의 사람이 애굽 땅에서 나와 유다 땅으로 돌아오리니 애굽 땅에 들어가서 거기 우거(寓居)하는 유다의 모든 남은 자(者)가 내 말이 성립(成立) 되었는지, 자기(自己)들의 말이 성립(成立)되었는지 알리라”(예레미야 44:28). ‘콩알로 귀를 막아도 천둥소리를 못 듣는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콩과 같이 작은 것이 큰 천둥소리를 막듯이, 작은 것도 잘 활용하면 큰일에 도움이 된다’고, 한 속담 사전에서는 위의 속담을 그렇게 풀고 있다. 작은 것의 유용함을 이르는 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해 볼 여지가 크다. 콩알만큼 작은 것이 귀를 막아도 천둥소리를 못 듣는다. 아무리 옳은 말이 천둥소리처럼 크.. 2016. 11. 26. 아비가일, 아름답고 총명하고 노련했다 구약성경 속 여성 돋보기(15) 아비가일, 아름답고 총명하고 노련했다 다윗에게는 아름답고 총명한데다 용감하고 민첩한 아내가 있었다. 한때는 나발의 아내였던 아비가일이다(사무엘상25장). 때는 주전11세기 사울 왕의 통치 시대였지만, 이미 그의 시대는 기울고 있었다. 사울이 다윗을 죽이려고 추적하던 끝자락에서, 그는 다윗이 차기 이스라엘 왕이 될 것을 시인했다(24:20-21). 이즈음 사울을 왕으로 세웠던 예언자 사무엘의 죽음과 그의 장례식이 있었다. 이후 다윗은 시내 반도 북쪽 바란 광야로 이동한다(25:1). 이때 다윗이 사울을 피해 은신처로 이용한(23:24) 마온에는 큰 재산가 나발이 살고 있었다. 그는 목초지 갈멜에서 양 삼천 마리, 염소 천 마리의 털을 깎고 있었다(2절). 그는 갈렙 족속의 .. 2016. 11. 23. 살아 움직이는 현실의 역사가 되어야 한종호의 너른마당(48) 살아 움직이는 현실의 역사가 되어야 11월 12일, 촛불의 바다에서 민심은 그렇게 일렁였습니다. 사람들은 이 날을 1987년 6.10 항쟁과 비교하곤 합니다. 그러고 보니 내년(2017년)은 6월 항쟁 민주화 3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 치열했던 시대의 함성은 이제 역사의 육성이 되었고, 현실은 새롭게 변모했습니다. 자유는 넘쳐나고 권리를 주장하지 않는 자는 어딘가 모자라는 사람이 된 듯싶습니다. 2007년의 6월은 그런 세상의 변화 앞에서 어쩌면 어찌할 바를 모르는 자처럼 되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암울했던 시대에 우리는 적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알고 있었고, 누구와 손을 잡고 역사 앞에서 행동하면 되는지 모르지 않았습니다. 권력의 위협 앞에서 낮은 목.. 2016. 11. 14. 다윗 왕의 아내, 미갈의 최후를 아시나요? 구약성경 속 여성돋보기(14) 다윗 왕의 아내, 미갈의 최후를 아시나요? 다윗은 이스라엘의 두 번째 왕이었다. 그의 통치 기록은 구약의 사무엘서, 열왕기서, 역대기서에 걸쳐 나타난다. 이스라엘 역사에서 가장 이상적인 왕으로 평가받는 다윗의 성공적인 왕의 궤적은 그의 아내들에 의해 지원되고 강화되었다. 그런데 다윗의 여성들과의 관계는 미심쩍고 의외적인 구석이 있다. 그에게는 여덟 명의 아내와 여러 명의 첩들이 있었다. 여러 처첩을 둔 것은 의로운 지도자보다는 제왕적 권력자로 보이게 한다. 그의 권력 주변부에는 주목받는 세 명의 여성들이 있다. 다윗의 첫 번째 아내이자 사울 왕의 딸 미갈, 부유한 지주의 아내였던 아비가일, 그리고 다윗의 충신 우리야의 아내였던 솔로몬의 모친 밧세바다. 이들 중 비극적인 주인.. 2016. 11. 8. 역사와 현실을 외면한 영성의 무기력함 역사와 현실을 외면한 영성의 무기력함 모든 생명은 역사를 지니고 있다. 시간과 더불어 명멸(明滅)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역사를 알고자 하는 것은 그 생명의 시간이 기록해놓은 의미를 되새겨보고 그 위에서 성장하고자 하는 갈망에서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역사에 대한 되새김이 없는 존재는 그 생명의 성장을 바라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 그러므로 역사에 대한 앎을 억압하는 것은 생명을 억압하는 것과 같다. 진시왕이 분서갱유(焚書坑儒)를 통해서 역사를 짓밟으려 한 것은 생명을 멸시한 소행이었고, 참으로 역설적이게도 그 자신의 역사적 생명을 단축시키고 말았다. 이는 무엇을 말함인가? 역사에 대한 통찰력과 안목을 기르지 못하는 인생과 공동체는 그 생명을 새롭게 발전시키는데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음을 뜻.. 2016. 11. 1. 종교개혁은 종교회복이다 종교개혁은 종교회복이다- 종교개혁 499주년을 기념함 - 왜 종교개혁이 일어나야만 했는가? 자유인교회엔 네 가지 기념주일이 있다. 창립기념주일, 부활기념주일, 종교개혁기념주일, 성탄기념주일이다. 특별한 행사를 따로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특별하지 않다는 것도 아니다. ‘기념(記念)’이라 이름 붙인 말 그대로 오래도록 잊지 않고 가슴에 새겨 간직한다는 뜻이 있다. 네 기념일이 다 의미가 깊지만 개혁주의 목사로서 그중에서도 가장 기념할 주일을 꼽으라면 나는 종교개혁(Protestant Reformation)기념주일을 꼽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그런가하면, 종교개혁의 역사가 없었다면 우리들 프로테스탄트 교회 자체가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역사적 사실은 언제나 선행되는 세 가지 질문을 상기.. 2016. 10. 30. 욥의 아내는 악처였는가? 구약성경 속 여성돋보기(13) 욥의 아내는 악처였는가? 구약성경의 등장인물들 중에 일부 성경해석자들과 설교자들에게 혹독한 평가를 받는 여성이 있다. 욥의 아내다. 남성 주류의 주일 설교 강단에서 사정없이 난도질당한 욥의 아내는 교회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다. 욥의 아내를 “마귀를 돕는 배필”(아우구스티누스), “사탄의 도구”(칼뱅)로 여겼던 기독교의 위대한 선생들의 발언이 교회 역사 속에서 면면히 흘러 온 셈이다. 2년 전쯤이었다. 주류 신학의 안전한 테두리에 소속된 제법 큰 교회의 담임목회자는 설교 중에 욥의 아내를 세계 3대 악처 중 한 사람이라고 말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그러나 정말 욥의 아내는 이러한 비난을 받아 마땅한 사람이었을까? 무명의 그녀가 했던 딱 두 마디 말, “그래도 자기 온전함을 .. 2016. 10. 27. 목사님은 소리의 신학자이자 소리의 철학자이십니다 목사님은 소리의 신학자이자 소리의 철학자이십니다 1994년 이후 가장 덥다는 이 여름에 건강하신지요? 최근에 출간된 《세상에 희망이 있느냐고 묻는 이들에게》를 읽었습니다. 잠시 조용한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머리말에 해당하는 ‘초대의 글’에서 지금까지 즐겨 읽어 온 편지 형식의 작품들을 소개해주셨더군요. 전설로 남은 12세기 중세 수도사와 수녀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아벨라르와 엘로이즈》에서 시작하여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본회퍼의《옥중서간》, 그람시의《옥중수고》, 문익환 목사의《꿈이 오는 새벽녘》, 서준식의 《옥중수한》,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고 또 읽는’다고 하셨지요. 재작년에 타계한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 추모 음악회에서 그의 절친 브루노 간츠(.. 2016. 10. 25. 창세기가 전하는 열두 개의 에피소드 창세기가 전하는 열두 개의 에피소드 사람들을 오랫동안 하느님을 알려고 애써왔다. 그래서 얼마나 알게 됐을까? 사람이 하느님에 대해서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하느님은 ‘알 수 없는 분’(the Unknowable)이란 말이 있다. 이 말에 고개를 끄덕일 사람이 적지 않을 터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하느님을 알려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스도교와 유대교의 경전인 구약성서(유대교에서는 ‘구약’이란 말을 쓰지 않지만)는 하느님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과 자신을 알리고자 하는 하느님이 다양한 상황에서 만난 이야기를 기록한 책이다. 그 중에서도 창세기는 하느님과 사람이 처음으로 만난 이야기다. 처음으로 만났으니 모든 게 새로웠고 서툴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익숙해졌다. 하느님과 사람이 만난 이야.. 2016. 10. 19. 이전 1 ··· 219 220 221 222 223 224 225 ··· 29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