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663 백약이 무효이다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70) 백약이 무효이다 “처녀(處女) 딸 애굽이여 길르앗으로 올라가서 유향(乳香)을 취(取)하라 네가 많은 의약(醫藥)을 쓸지라도 무효(無效)하여 낫지 못하리라”(예레미야 46:11).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하신 말씀을 나는 이렇게 새긴다. 그것이 욕심이든 근심이든 등 뒤에 메고 있는 커다란 보따리를 내려놓지 못하면 들어갈 수가 없다고. 또 하나, 그 문은 단체로 통과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 증명서 하나를 보이고 우르르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는, 그런 곳이 결코 아니라고. 외국에 나갈 때든, 나갔다가 들어올 때든 공항에 내리면 입국심사라는 걸 한다. 여권을 내보이고 본인인지 아닌지, 입국 목적이 무엇인지 등을 확인한다. 내 나라나 영토에 아무나 함부로 들여보낼 .. 2017. 1. 13. 에스더, 민족의 위기 앞에 침묵하지 않고 행동했다(1) 구약성경 속 여성돋보기(19) 에스더, 민족의 위기 앞에 침묵하지 않고 행동했다(1) 고대 이스라엘 포로기 역사 속에 ‘하닷사’라는 이름을 가진 영웅적인 여성이 있었다. 그녀는 ‘별’이라는 뜻의 페르시아 식 이름으로 더 잘 알려졌다. 그녀의 히브리 식 이름 ‘하닷사’는 팔레스타인이나 지중해 연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흰색 꽃을 피우는 화석류 나무를 뜻한다. 향을 품은 이 나무는 잎을 찧을 때 향기를 뿜어내는 허브 종류의 관목이다. 이 나무는 백향목, 소나무와 함께 종말론적 희망과 회복을 상징하는 식물로 언급되기도 한다(이사야 41:19; 55:13). 에스더는 페르시아 제국 아하수에로 왕(주전486-464)의 왕후 와스디가 왕의 잔치 참여를 거부한 불복종 때문에 폐위당한 후 왕의 분노가 누그러지는 시점에.. 2017. 1. 12. 선생이 되려하지 말라 이정배의 고전 속에서 찾는 지혜(2) 선생이 되려하지 말라 시골 마을에서 선생은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다 습득한 사람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글을 모르는 노인들은 선생에게 가서 글을 묻기도 하고 심지어 편지를 써달라고 했다. 마을의 대소사를 결정해달라고 하거나 선거 즈음엔 정치에 대해 자문을 구하기도 하였다. 한 때 국가가 정부시책을 펼칠 인력이 부족하면 제일 먼저 교사들을 동원하기도 했다. 나의 외조부님은 인제읍내에서 내린천을 끼고 들어가다 보면 만날 수 있는 ‘귀둔’이란 동네의 훈장이셨다. 외가댁은 그곳에서 대대로 훈장으로 지내시면서 마을의 유지로 지냈다. 외조부님은 마을의 온갖 일에 관여하시면서 마을 아이들에게 한자와 한글을 가르치셨다. 덕분에 나도 어릴 적부터 외조부님으로부터.. 2017. 1. 11. 박근혜의 콧바람, 왕의 콧김 히브리어에서 우리말로(25) 박근혜의 콧바람, 왕의 콧김 예레미야애가 4장 20절에 보면 “여호와께서 기름 부어 세우신 자” 곧 “왕”을 달리 “우리의 콧김”(개역개정), “우리의 숨결”(공동번역)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것은 히브리어 “루아흐 압페누”를 번역한 것이나 아무래도 석연하지 않다. 즉 히브리어로 이 본문을 읽는 독자와 우리말 번역으로 이 본문을 읽는 독자의 반응이 일치하지 않을 것 같다. “콧김”이라고 하면 그것은 콧구멍에서 나오는 더운 김을 뜻한다. “콧김을 쐬다”라는 말은 어떤 물체를 코 가까이 가져다 대고 거기에 콧구멍에서 나오는 김을 받게 하는 것이다. “콧김이 세다”라는 말은 관계가 가까워서 영향력이 세다는 말이다. “죽은 놈의 콧김만도 못하다”라고 하면 난로나 화로에 불기운이 없어져.. 2017. 1. 7. 김광석 21주기, 그 노래 그 사람 김민웅의 인문학 산책(44) 김광석 21주기, 그 노래 그 사람 “집 떠나와 열차 타고 훈련소로 가던 날…”로 시작되는 그의 노래 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젖어들게 했습니다.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사람들에게조차도 그의 이 노래는 마치 우리 모두가 함께 통과해온 시간들에 대한 깊은 추억처럼 남게 됩니다. 그의 특이하게 애조 띤 목소리와 아무런 꾸밈없이 말하듯 다가오는 가사, 그리고 소박한 풍경화 같은 곡들은 한 시대의 눈물과 사랑을 일깨운 것입니다. “김광석” 우리 노래의 역사 속에서 너무도 일찍 아쉽게 사라진 하나의 별 같은 존재. 그의 21주기가 바로 오늘입니다. 영화 에서 배우 송강호가 북한 인민군 장교로 나와, 남한 군과 어울려 이 노래를 듣다가 “광석이 갸는 와 길케 일찍 갔네?”하고 난데없이 슬.. 2017. 1. 6. 네 생각이 틀렸다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69) 네 생각이 틀렸다 “또 내게 이르시기를 너는 그에게 이르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보라 나는 나의 세운 것을 헐기도 하며 나의 심은 것을 뽑기도 하나니 온 땅에 이러하거늘 네가 너를 위(爲)하여 대사(大事)를 경영(經營)하느냐 그것을 경영(經營)하지 말라 보라 내가 모든 육체(肉體)에게 재앙(災殃)을 내리리라 그러나 너의 가는 모든 곳에서는 내가 너로 생명(生命) 얻기를 노략물(擄掠物)을 얻는 것 같게 하리라 여호와의 말이니라 하셨느니라”(에레미야 45:4~5). 큰 딸 아이 소리를 키울 때였다. 작고 외진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소리는 또래가 없어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흙과 풀과 꽃과 강, 강아지가 친구였다. 어느 해 봄날 소리와 함께 앞개울로 나가.. 2017. 1. 5. 더불어 즐거움 이정배의 고전 속에서 찾는 지혜(1) 더불어 즐거움 종갓집 장손(長孫)이라는 이유로 어릴 때부터 사랑방에서 조부님과 단 둘이 겸상을 했다. 조부님이 일러주신 엄격한 격식에 따라 음식을 대해야만 했다. 숟가락과 젓가락 사용하는 방법에서 음식을 집는 법과 입속에 넣고 저작하는 방법까지 수십 가지의 식사 예절을 배우고 익혔다. 그러느라 정작 내가 먹고 있는 음식이 무슨 맛인지, 상 위에 놓인 음식 중에 어떤 것이 맛있는지를 생각할 겨를이 전혀 없었다. 안방에선 우리 두 사람을 제외한 모든 식구들이 모여 왁자지껄 식사를 하고 있었다. 마음으로 늘 안방에 모인 식구들을 부러워했다. 격식 없이 웃으며 즐겁게 식사하는 틈에 나도 끼고 싶다는 생각만 안개처럼 뽀얗게 일어났다. 때문에 철저하게 즐거움이 배제된 나의 식탁.. 2017. 1. 2. 한국이란 종교를 묻다 한국이란 종교를 묻다 트럼프의 당선에 세계는 당혹했다. 개신교를 믿는 백인이 세운 나라가 미국이다. 트럼프가 주목하고 배려한 대상도 백인 개신교도다. 반면 힐러리는 다양성으로 다가섰다. 미국의 투표제도를 잘 이해하고 목표를 명료하게 밝힌 트럼프의 승리는 당연했다. 미국 내 문제만으로 보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우리는 무엇에 집중해야 승리할 것인가? 한국은 사회적 경직성에 비해 종교적 조건은 무척 다양하다. 미국처럼 단순 명확하지 않다. 사실 개신교, 불교, 유교 게다가 샤머니즘까지 공존하는데도 경직된 사회란 당황스럽다.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려면 사회적 관용도 커져야 가능하다. 하지만 한국에서 관용이란 진귀한 물건이다. 그렇다면 종교를 넘어 사회를 굳히는 콘크리트가 있다는 말이다. 종교 위에 또 다른 종교가.. 2016. 12. 31. 통계를 대하는 한국 종교의 호들갑과 사회적 뻘짓 통계를 대하는 한국 종교의 호들갑과 사회적 뻘짓 성탄시즌이 시작하기 직전 통계청에서 2015년도에 실시한 인구주택총조사 표본집계 결과를 발표하였다. 물론 이 자료에는 종교항목도 포함되어 있었다. 10년마다 공신력 있는 국가기관에서 내놓는 자료인지라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것도 당연하다 하겠다. 그런데 이번 결과는 이전과는 많이 달랐다. 우선, 신도수 순위가 많은 이의 예상을 빗겨가 있었다. 전통적으로 신도수 순위에서 1위를 달리던 불교가 이번 조사에서는 인구수 대비 15%정도인 760만 여명 정도로 960여만 명을 기록한 개신교에 이어 2위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개신교의 이 수치는 2005년 조사에 비해 120여만 명이 늘어난 것이라서 계속 신자들이 줄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하던 입장에서는 좀 뻘쭘한 결과라.. 2016. 12. 29. 이전 1 ··· 217 218 219 220 221 222 223 ··· 29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