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687 한 가운데 서라 이정배의 고전 속에서 찾는 지혜(9) 한 가운데 서라 처음 자전거 타는 것을 배울 때, 넘어질까 조심하느라 페달을 세게 밟지 못했다. 신기한 것은 조심하면 할수록 자전거가 자꾸 쓰러진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힘 있게 페달을 밟아 앞으로 나아갈 때 쓰러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제자리에 멈추는 것은 곧 쓰러지는 일이고, 앞으로 힘차게 나가야 쓰러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종종 어떤 일을 맡았을 때, 너무 열심히 하지 말고 게으르게 하지도 말고 중간만 하라는 노련한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모든 일에 남보다 너무 앞서 나가도 안 되고 너무 뒤쳐져서도 안 된다고 한다. 신념과 이념에 대해서도 자신은 중도노선이라고 자랑스레 말하는 이들을 본다. 중간의 삶이 가장 안전한 삶이라고 충고한다. 이들이 말하.. 2017. 3. 20. 하나님의 파토스 하나님의 파토스 예레미야서는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하나님의 부서지고 상한 마음, 분노와 실망, 쓰러지고 넘어지는 이스라엘 백성에 대한 좌절감과 이스라엘의 회개에 강렬한 열망이 오케스트라처럼 조율되는 책이다. 김기석 목사의 ‘예레미야 산책’은 당신의 신부이자 언약백성 이스라엘의 배반과 변심에 당혹해하시는 하나님의 상처 입은 내면을 탐조하는 데 주력한다. 이 책은 전통적인 주석이나 강해서 형식을 취하지는 않았으나 모든 장들이 예레미야서의 핵심 메시지로 독자들을 이끌어가며 하나님의 마음에 공감하도록 도와준다. 주제별 본문 강해는 본문의 의미를 규명하는 데 주력하고, 각 단원의 마지막에 배치된 17개의 메시지는 예레미야서 본문에 내장된 하나님의 신적 복합 감정인 파토스를 더욱 현실성 있게 공감하도록 .. 2017. 3. 18. 그들은 안 보이는 걸 봤을까? 예언자는 누구이고 뭘 한 사람인가?(2) 그들은 안 보이는 걸 봤을까?예레미야 23:25-32 교황에게 거짓 예언자는 누구?오늘은 ‘예언자는 누구이고 뭘 한 사람인가?’ 주제의 시리즈설교 두 번째입니다. 흔히 예언자는 일반 성도들보다는 설교자에게 더 의미 있고 중요한 인물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예언자처럼 설교자도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요즘 세상엔 그런 이분법은 통하지 않습니다. 종교개혁자 루터는 사제들만 제사장이 아니라 모두가 제사장이란 뜻으로 ‘만인제사장’을 내세웠습니다. 죄를 사함받기 위해서 굳이 중재자인 사제를 찾아가지 않고 스스로 참회하고 회개하면 된다는 뜻입니다. 지금 개신교는 적어도 명목상으로는 ‘만인제사장’ 시대가 아닙니까. 동시에 지금은 ‘만인 예언자’ 시.. 2017. 3. 17. 하나님의 기억 속으로 이정배의 고전 속에서 찾는 지혜(8) 하나님의 기억 속으로 행사를 참여했을 때 간혹 만났던 진기한 장면들이 있다. 행사의 장(長)이 누구이며 좌우에 어떤 지위의 사람들로 위치가 정해지고 순서가 정해졌냐 하는 것으로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이다. 대부분 미리 정해진 서열에 따라 자리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별 탈 없이 행사를 치르지만, 간혹 기존의 관행을 거부하고 자신의 위치를 변경해달라는 요청이 있어 발생하는 일이다. 따라서 행사를 준비하는 진행 팀이 정작 행사를 어떻게 의미 있게 진행할까 하는 것보다 자리를 잘못 지정하여 혹 지적을 받지나 않을까 하는 것에 온 신경을 집중시키는 모습을 보게 된다. 참석한 유력한 이들이 충분히 대접받는 위치에 자신의 자리가 정해졌으면 좋은 행사였다고 평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 2017. 3. 13. 왜 하필 저입니까? 예언자는 누구이고 뭘 한 사람인가? (1) 왜 하필 저입니까?- 출애굽기 4:10-17 - 예언자는 우리를 가장 헛갈리게 만든 사람오늘부터 4주에 걸쳐서 구약성서의 예언자와 예언서에 대해서 얘기하려 합니다. 시리즈 설교의 제목은 ‘예언자는 누구이고 뭘 한 사람인가?’가 되겠습니다. 제가 구약성서를 전공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돌이켜보면 설교주제와 본문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신약성서에 치중해 왔습니다. 구약성서와 신약성서의 균형을 맞추지 않았던 겁니다. 이번에 예언자와 예언서를 주제로 말씀을 전하려는 것은 이를 ‘반성’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오래 전에는 제법 자주 구약성서를 갖고 설교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2016년에 여호수아서를 주요 본문으로 해서 ‘구약성서의 대량학살’을 주제로 설교했지만 전체적으로는.. 2017. 3. 10. 마태 수난곡 No. 5 에반겔리스트의 아니리 조진호와 함께 하는 바흐의 마태 수난곡 순례(5) BWV 244 Matthäus-Passion 마태 수난곡 No. 5 에반겔리스트의 아니리 장대한 코랄 판타지아 합창이 끝나면 잠시 적막이 흐른 후 예수 수난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오늘 감상하실 부분은 마태 수난곡 2번부터 5번곡이며 이에 해당하는 마태복음 본문은 26장 1절부터 5절입니다. 이 부분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인자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위하여 팔리우리라’라는 예수의 말씀에 반응하는 코멘트, 성도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코랄입니다. 바로 우리가 품어야 할 마음입니다. ‘오, 사랑의 예수시여… 대체 무슨 죄를, 어떤 잘못을 범하셨단 말입니까?’ 장면이 바뀌고 가야바의 관정에 모인 대제사장들과 백성의 장로들이 예수를 흉계로 잡아 죽이려.. 2017. 3. 8. 별을 헤아리는 까닭 이정배의 고전 속에서 찾는 지혜(7) 별을 헤아리는 까닭 안개가 짙게 낀 도로를 운전하는 것만큼 두려운 일은 없다. 몇 미터 앞만 겨우 보이는 상태에서 길을 더듬어 운전을 할 때면 지금 죽음의 언저리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심장을 파고 든다. 안개가 두려운 것이 아니라, 갈 길의 앞을 조금도 알 수 없다는 것이 두렵다. 알 수 없음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것은 나의 존재가 위협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려움은 ‘알지 못함[無明]’으로부터 온다. 다음에 닥쳐올 위험이 무엇인지 미리 알고 있다면 아무리 큰 위험도 두려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아주 작은 사건일지라도 미리 ‘알아차림[正念]’이 없는 상태에서 갑작스레 다가오면 심한 두려움을 느낀다. 긴장(Suspense)과 놀람(Surprise)의 차.. 2017. 3. 2. 영성의 깊이란 무엇일까 김기석의 톺아보기(30) 영성의 깊이란 무엇일까 ● 반환점을 돌고 나서 “이렇게 민박집에 머물고, 버너와 코펠로 밥을 해먹어 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네.” “그 동안 너무 여백 없이 살았지?” “그래, 벽에 가득한 낙서를 보니까 우리 신학교 때 입석으로 퇴수회를 갔을 때가 생각나네. 생각나? 누군가가 베니어판 벽면에 매직으로 써놓았던 낙서. ‘신은 죽었다’―니체. 누군가가 그 밑에 이렇게 써놓았지? ‘니체는 죽었다’―신. 그땐 그래도 그게 꽤 신선하게 읽혀졌었는데.” “저기 저 낙서 좀 봐. ‘A man without a pot belly is a man without an appetite for life ―Salman Rushdi, 『The Moor's Last Sigh』. 누가 써놓았는지는 모르겠지만.. 2017. 3. 1. 여러 민족의 어머니, 사라 구약성경 속 여성돋보기(23) 여러 민족의 어머니, 사라 창세기는 태곳적 역사(1-11장)와 아버지 족장들의 이야기다(12-50장). 이스라엘이 하나의 국가로 탄생하기까지 아브라함은 이스라엘을 위한 약속의 담지자가 된다. 유프라테스 강이 흐르는 수메르의 수도 우르에서 살던 아브라함, 그에게 하나님은 땅과 수많은 자손을 약속하시면서 불러내셨다(창세기 12:1-3; 15:5; 22:17). 땅과 후손의 약속은 아브라함에게서 멈추지 않고 그의 아들 이삭(26:3-5), 손자 야곱(28:13-14; 35:11-12)에게로 이어져 반복되고 확증되었다. 고대 사회의 장자 권리를 타파하고 작은 자를 선택하시는 하나님의 주권이 작동하지만, 창세기는 혈통의 부계 권리를 보강한다. 그런데 생육하고 번성하여 이스라엘 나라를.. 2017. 2. 27. 이전 1 ··· 217 218 219 220 221 222 223 ··· 29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