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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마음, 그 여성의 힘 한종호의 너른마당(52) 하나님의 마음, 그 여성의 힘 여러 가지 복잡한 정세 속에 놓여 있는 한국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 역사적 진전을 이루기 위해 헌신하고 있는 젊은이들 가운데 여성들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군더더기 없이 자신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알고 있고 그것을 호소력 있게 전달하는 능력을 가진 여성들이 곳곳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은 절망할 일만 잔뜩 있다고 여긴 세상에서 아름다운 희망으로 다가옵니다. 지금은 그동안 남성들이 대체적으로 주력해온 강압과 폭력, 그리고 지배의 시대에 맞서서 여성들의 섬세한 시선과 아픔을 다사롭게 품어내는 마음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때이기도 합니다. 사법고시를 통과하고 그 어려운 연수과정을 끝낸 뒤 판검사로 임용이 된.. 2016. 7. 8.
존경하는 재판장 각하! 이현주의 최후의 심판(5) 존경하는 재판장 각하! 선진국도 아니요 선진국 아닌 것도 아니요 개도국(개발도상국)도 아니요 개도국 아닌 것도 아닌 아주 묘한 나라에서 대법원장을 역임한 사람이 최후의 심판대 앞에 섰습니다. 물론 판사의 자리가 아닌 피고의 자리지요. 다른 사람과 달리 피고석을 내려다만 보다가 자기가 피고석에 서서 판사석을 올려 다 보니까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그것 참! 평생 남을 재판만 할 줄 알았는데 마지막 판에 와서 이렇게 피고석에 서게 될 줄이야! 살아 잇을 적에 그걸 염두에 두었어야 하는 건데 그만 격무에 시달리다 보니 깜빡 잊었지 뭡니까? 잊은 건 댁의 사정이고 여기서는 어느 누구에게도 에누리는 일체 사절이라 하는 수없이 대법관 나리께서도 최후의 판사이신 하나님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 2016. 7. 7.
지워진 이스라엘의 어머니, 드보라(2) 구약성경 속 여성 돋보기(4) 지워진 이스라엘의 어머니, 드보라(2) 억압의 상황에서 누구도 정의를 위해 일어나지 않는 참혹한 시대, 이스라엘의 어머니 드보라(사사기 5:6-7)가 이십년 동안 가나안 왕 야빈의 억압의 고리를 끊는 활동을 시작했다. 여성의 지위가 아버지 혹은 남편에 의해 부속되는 시대였지만, 그녀는 예언자이며 정의를 실행하는(사사기 4:4-5) 사사로서의 직임을 다했다. 드보라가 여느 사사들처럼 전쟁터에서 군사적인 지도자로서의 사사 임무를 수행할 즈음, 그녀는 납달리 지파의 땅 게데스에 거주하던 아비노암의 아들 바락을 소환한다(4:6). ‘꿀벌’이라는 뜻의 드보라가 ‘벼락’이라는 뜻의 바락을 부른 것이다. 이름에 오묘한 역설이 숨겨있다. 작고 약한 존재가 훨씬 강력한 존재를 불러내는 상황.. 2016. 7. 6.
태양과 장마가 만나면 김민웅의 인문학 산책(42) 태양과 장마가 만나면 태양과 장마가 서로 엇갈리면서 여름을 지배하고 싶어 합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숨이 막히도록 더운 공기와, 축축하게 습기가 찬 날씨를 함께 감당해야 하는 것을 뜻합니다. 어느 것도 그리 반갑지 않습니다. 그러나 참으로 묘한 것은 이 두개의 세력이 서로 반목하는 것 같지만 실상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글거리는 태양만이 존재한다면, 나무와 풀과 강은 질식하고 말 것입니다. 흙은 먼지가 되고 사막은 점점 몸이 불어나, 화산이 폭발한 뒤에 쏟아져 나온 마그마처럼 숲과 도시를 기습해 들어올지 모릅니다. 바다조차 더 이상 해초와 물고기들의 안전한 서식처가 되지 못할 겁니다. 이렇게 되면 “태양의 신”은 저주를 내리는 존재가 되고 이를 떠받들던 사제들은 모두 깊이 절망.. 2016. 7. 5.
불신앙과 두려움 사이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60) 불신앙과 두려움 사이 “예레미야가 시드기야에게 이르되 내가 이 일을 왕(王)에게 아시게 하여도 왕(王)이 단정(斷定)코 나를 죽이지 아니하시리이까 가령(假令) 내가 왕(王)을 권(勸)한다 할지라도 왕(王)이 듣지 아니하시리이다”(에레미야 38:15). 몇 해 전 같은 지방에서 목회를 하는 목회자들과 일본 나가사키 지역을 다녀온 적이 있다. 거론되고 있던 동남아 대신 의미 있는 곳을 찾으면 좋겠다고 한 마디 의견을 보탰다가, 결국은 동행을 하게 됐다. 엔도 슈사쿠(遠藤周作)의 소설 《침묵》의 배경이 된 곳, 일본에는 생각지 못한 시절 뜨거운 순교의 피를 흘린 현장이 있었다. 순교의 피는 너무나 뜨겁다 싶은데 그럼에도 신앙과 상관없다 여겨지는 오늘의 모습, 쉽게 메.. 2016. 7. 4.
“하나님, 내게서 하나님을 없애 주십시오!”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 하는 ‘안으로의 여행’(54) “하나님, 내게서 하나님을 없애 주십시오!” 하나님은 피조물이 끝나는 곳에서 시작하십니다. 여러분의 존재는 피조물입니다. 그러하기에 하나님은 여러분이 여러분 자신에게서 벗어나서 하나님을 여러분 안에 모셔 들이기만을 바라십니다. 《어린 왕자》에서 생떽쥐베리는 “본질적인 것은 소용없는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세상에서 물질적인 것만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본질적인 것은 소용없다는 말입니다. 이런 작가의 말을 따르면, 우리의 본질을 가리키는 분, 하나님은 소용없는 분입니다. 진리, 사랑, 하나님 같은 절대가치를 세속적 가치에 물든 눈으로 보려는 이에게 하나님은 도무지 유용하지 않은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일러스트/고은비 우리가 다 알 듯이, 모세가 호.. 2016. 6. 30.
말씀을 제 집으로 삼은 사람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59) 말씀을 제 집으로 삼은 사람 “이에 그 방백(方伯)들이 왕(王)께 고(告)하되 이 사람이 백성(百姓)의 평안(平安)을 구(求)치 아니하고 해(害)를 구(求)하오니 청(請)컨대 이 사람을 죽이소서 그가 이같이 말하여 이 성(城)에 남은 군사(軍士)의 손과 모든 백성(百姓)의 손을 약(弱)하게 하나이다”(에레미야 38:4). 오래 전 기억이 맞는다면 장작불 속에서 타 죽어간 개미 이야기를 들려준 이는 솔제니친이 아닐까 싶다. 활활 타고 있는 모닥불 속에 통나무 하나를 집어넣었다. 통나무가 타오르기 시작했을 때 불이 붙은 장작에서 개미들이 떼를 지어서 쏟아져 나왔다. 무심히 던져 넣은 그 장작개비 속에 개미집에 있었던 것이다. 그 모습을 보고는 황급히 불 붙은 통나무.. 2016. 6. 29.
두 아이의 어머니, 자식들을 지키고 싶다(2) 이종록의 모정천리〔母情天理〕(45) 두 아이의 어머니, 자식들을 지키고 싶다(2) 1. 엘리야가 홀연히 하늘로 사라진 다음, 엘리사가 그 사역을 이어간다. “맞은 편 여리고에 있는 선지자의 제자들이 그를 보며 말하기를 엘리야의 성령이 하시는 역사가 엘리사 위에 머물렀다 하고 가서 그에게로 나아가 땅에 엎드려 그에게 경배하고(열왕기하 2:15). 엘리사가 제일 먼저 행한 기적은 물이 좋지 않은 토양을 소금으로 치유한 것이다(열왕기하 2:19-22). 그리고 엘리사는 이스라엘과 모압 사이에 전투가 벌어졌을 때, 이스라엘 왕에게 군사적 자문을 해서 이스라엘이 승리하게 한다. 그 전투에서 이스라엘 군대에 포위당한 모압 왕 메사는 세자를 번제로 드리는 극약 처방으로 간신히 목숨을 건져서 돌아갔다. 여기까지가 열왕.. 2016. 6. 24.
이스라엘의 어머니, 드보라(1) 구약성경 속 여성 돋보기(3) 이스라엘의 어머니, 드보라(1) 인류 역사는 남성과 여성의 공조를 통해 일구어졌지만, 그 열매들은 남성에게 수렴되거나 통제되어왔다. 그러나 이스라엘 구원 역사에서 내리막길로 치닫는 혼돈의 사사시대(주전 1225년경), 사해 남서쪽에 위치한 다볼산에서 바락과 함께 가나안과의 전투를 승리로 이끈 여성이 있었다. 드보라다(사사기4장). 사사기 저자는 여성의 활약에 침묵하지 않았다. 사사기는 구약의 다른 책들에 견주어 유달리 여성들이 많이 등장한다. 어머니, 아내, 딸로서 제각기 한 사회의 구성원이다. 가부장적질서에서 드보라를 비롯해 일부 여성들은 주체적인 자기결정권을 갖고 살았던 것이 눈에 띈다. 악사(사사기1:13-15), 야엘(4:18-22), 데베스의 여인(9:53-54)이.. 2016. 6.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