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687 ‘기도의 자살(自殺)’ 백소영의 다시 김교신을 생각한다(32) ‘기도의 자살(自殺)’ - 전집 4권 『성서 연구』 「주기도의 연구」 - 우리나라 교인들처럼 기도를 많이 하는 경우도 드물 거다. 물론 일찍이 사도바울이 “쉬지 말고 기도하라”고 했지만, 적어도 시간을 따로 내고 특정 공간에 모여 함께 하는 기도로만 보자면 단연코 한국 기독신자들이 최고다. 거의 모든 교회가 하고 있는 새벽기도회는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든 전통이거니와 금요철야기도회, 봄·가을로 진행되는 ‘특새’(특별새벽기도회)까지 이제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기도회는 우리나라 교인들에게 교회부흥과 영성훈련의 집중적 시간으로 여겨진다. 그뿐인가? 수험생 부모들의 수능대박을 기원하는 기도회, 청년들의 배우자를 찾기 위한 기도회…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수많.. 2015. 9. 7. 절대 고독의 자리 이진경의 ‘지금은 사랑할 시간’(4) 절대 고독의 자리 도엽은 지금 긴 잠에 빠져들어 있다. 지난 토요일, 짜장면을 먹고 싶다 하여 어머니와 같이 음식점에서 식사를 했지만 모든 것을 게워냈다고 한다. 그런 후 좀처럼 기운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누나들과의 저녁 산책을 유독 기다리며 1시간 정도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하루의 큰 낙인데, 이번 주는 한 차례도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아침 7시쯤 잠시 깨었다가 다시 잠들고 오후 3시쯤 잠시 깨었다가 다시 잠든다. 그리고 저녁에 누나들이 퇴근했을 때도 잠을 자고 있다. 오늘도 어머니가 영양 보충을 위해 마련한 음식들을 모두 토해 냈다. 이번 주는 하루에 한 끼도 겨우 먹고 있다 했다. 게다가 마약성 진통제의 부작용이라는 졸음과 변비를 호되게 겪.. 2015. 9. 3. 나는 싫다!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21) 나는 싫다! “시바에서 유향(乳香)과 원방(遠方)에서 향품(香品)을 내게로 가져옴은 어찜이요 나는 그들의 번제(燔祭)를 받지 아니하며 그들의 희생(犧牲)을 달게 여기지 않노라”(예레미야 6:20). 언젠가 잡지 에서 본 짤막한 유머 한 토막이 있다. 가짜 휘발유를 만들 때 가장 많이 들어가는 재료가 무엇이겠는가를 묻는 질문이었다. 대뜸 떠올랐던 것이 물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뻔한 대답이라면 유머 코너에 올라오진 않았을 것이다. 역시 정답은 의외였다. 진짜 휘발유였다. 정답을 대하는 순간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가짜 휘발유를 만들 때 가장 많이 들어가는 재료가 진짜 휘발유라는 말은 생각해보면 지당하다. 돈 벌 욕심에 물을 가장 많이 넣으면 대번 들통이 나고 .. 2015. 9. 3. 광야에서의 다윗(3) 다윗 이야기(9) 광야에서의 다윗(3) 1. 이제 블레셋과의 관계를 살펴보자. 다윗과 블레셋의 관계는 한 마디로 성격규정하기 어렵게 얽혀 있다. 양자관계는 다윗 초기엔 분명 적대적이었다. 다윗은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승리함으로써 이스라엘 안에서 명성을 얻었다. 블레셋 입장에서 보면 그는 반드시 제거해야 할 원수였던 거다. 하지만 다윗이 사울에게 쫓기게 되면서 둘의 관계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과거엔 적대적이던 관계가 우호적으로 탈바꿈했던 거다. 그게 양쪽 모두에게 유리했기 때문이다. 다윗이 가드 왕 아기스에게 피신했다가 여의치 않아 미친 척 해서 빠져나왔다는 얘기(사무엘상 21:10-15)는 앞에서 했다. 그 후 다윗은 그일라와 십 광야의 산성 등을 전전하며 지냈다. 떠돌이 ‘하비루’답게 한 곳에 오래 머.. 2015. 9. 3. 광야에서의 다윗(2) 다윗 이야기(8) 광야에서의 다윗(2) 1. 다윗은 놉을 떠나 가드 왕 아기스에게로 갔다. 가드는 블레셋의 다섯 도시국가 중 하나다. 그러니까 아기스는 이스라엘과 유다의 적장이다. 그래서 아기스의 신하들에겐 그를 받아들이는 게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들은 “이 사람은 분명히 저 나라의 왕 다윗입니다. 이 사람을 두고서 저 나라의 백성이 춤을 추며 이렇게 노래하였습니다. ‘사울은 수천 명을 죽이고 다윗은 수만 명을 죽였다.’”(사무엘상 21:11)라며 펄쩍 뛰었다. 그들이 다윗을 ‘저 나라의 왕’이라고 부른 건 이치에 안 맞지만 말이다. 설화자가 시대를 착각했나? 다윗은 아직 왕이 되지 않았다. 왕은커녕 도망자 신세였다. 이런 실수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단순실수였을까, 아니면 그가 결국 왕이될 걸 .. 2015. 9. 1. 그 길로는 가지 않겠다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20) 그 길로는 가지 않겠다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너희는 길에 서서 보며 옛적 길 곧 선(善)한 길이 어디인지 알아보고 그리로 행(行)하라 너희 심령(心靈)이 평강(平康)을 얻으리라 하나 그들의 대답(對答)이 우리는 그리로 행(行)치 않겠노라 하였으며”(예레미야 6:16) 신학생 시절, 친구가 살던 한남동을 찾을 때마다 자주 들르던 찻집이 있었다. 2층에 자리 잡은 ‘태’(胎)라는 이름의 작은 찻집이었는데, 창가 쪽에 앉으면 플라타너스 나무 사이로 순천향대학병원 정문이 마주 보였다. 붉게 물든 사람 얼굴만 한 플라타너스 잎이 툭 툭 지는 모습을 창문 밖으로 내다보는, 찬비 내리는 늦가을의 정취가 특히 뛰어난 곳이었다. 후덕한 인상의 찻집 주인이 연극배우였는데.. 2015. 9. 1. 은하철도와 천일야화 김민웅의 인문학 산책(30) 은하철도와 천일야화 서울과 평양, 동경과 베이징이 하나로 이어져서 우리의 삶 속에서 낯설지 않은 일상이 되었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건 우리말과 일본어 그리고 중국어가 소통의 능력으로 보다 자연스럽게 나누어졌던 때의 풍경입니다. 다만 그것이 일제시대의 역사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남지만, 동아시아는 하나의 생활권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동아시아는 이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한반도에 들어서면 주춤거리게 됩니다. 돌아가야 하는 길과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서울은 북경을 거쳐 평양을 갑니다. 하얼빈은 손에 잘 잡히지 않는 곳에 있습니다. 원산에서 동경을 가는 것은 왠지 까마득합니다. 오사카에서 신의주로 가는 통로도 단절된 지 오래입니다. 서울역에서 철로로 한참을 달려 압록강을 .. 2015. 9. 1. 나오미, 노년에 진정한 어머니가 되다(2) 이종록의 모정천리〔母情天理〕(33) 나오미, 노년에 진정한 어머니가 되다(2) 1. 룻은 베들레헴에 도착해서, 보아스 밭에서 곡식걷이를 돕고 이삭을 주우면서 시어머니와 함께 지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시어머니 나오미가 그에게 이야기를 한다. 나오미가 특별히 할 말이 있는 듯하다. 여기서도 본문기자는 나오미가 룻의 시어머니라는 사실을 일부러 밝힌다. 이제는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인데도 불필요해 보이는 말을 계속하는 것이다. 이런 집요함은 룻과 나오미가 어떤 관계인지, 즉 인간관계에 있어서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사람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어떤 사람인가? 이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인간의 삶은 서로 관계를 맺으며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2. .. 2015. 8. 30. 광야에서의 다윗 다윗 이야기(7) 광야에서의 다윗(1) 1. 구약성서를 읽다 보면 누구나 읽기 싫은 대목이 있다. 레위기가 전하는 제사의 구체적인 방법과 제사장이 갖춰야 할 조건들이 대표적이다. 마음 단단히 먹고 구약성서를 통독하려던 사람도 거기에 이르면 지겨워서 중단하려는 유혹이 빠진다. 정녕 레위기는 구약성서라는 바다에 우뚝 솟은 암초 같은 책이다. 그에 못지않은 암초가 지명(地名, place name)이다. 구약성서의 대부분의 지명들은 익숙하지 않고 발음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그런 지명들이 등장하는 대목은 세심히 읽지 않고 대충 지나가기 일쑤다. 안 그런가? 구약성서 독자들 중 익숙지 않은 지명을 만나면 그게 어딘지 확인하려겠다고 지도를 찾아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열 명에 한 명도 안 될 거다. 그런데 지명이 .. 2015. 8. 30. 이전 1 ··· 247 248 249 250 251 252 253 ··· 29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