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건용의 '짭쪼름한 구약 이야기'62 도적질하지 말라 영화와 함께 읽는 십계명(7) 도적질하지 말라 - 어느 고백에 관한 이야기 - 단순히 유괴하지 말라는 계명인가? “도둑질하지 말라.”는 계명은 뜻이 분명해서 다른 말을 덧붙일 필요가 없어 보인다. ‘이토록 당연한 걸 굳이 계명으로 삼아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이 계명을 세 번만 소리 내서 읽으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도둑질하지 말라고? ‘무엇을’ 도둑질하지 말라는 뜻인가? 이 계명에는 목적어가 없다! 아무리 십계명이 법정에서 사용되는 법률이 아니라 해도 그렇지, 적어도 도둑질의 목적어는 있어야 하지 않나! 안 그런가? 본래 이 계명은 유괴하지 말라는 뜻이었단다. ‘사람 도둑질’ 하지 말라는 말이다. “사람을 유괴한 자는 그 사람을 팔았든지 자기가 데리고 있든지 반드시 사형에 처하여야.. 2015. 10. 25. 성서는 동성애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가?(2) 곽건용의 ‘짭조름한 구약 이야기’(33) 성서는 동성애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가?(2) - 정말 비정상적이고 부끄럽고 망측한가? - 로마서 1:18-28 고린도전서 6:9-10 뜻이 확실한 줄 알지만… 오늘은 신약성서가 동성애에 대해서 어떻게 말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그 전에 예수님 얘기를 해야겠습니다. 복음서를 보면 예수님은 단 한 번도 사람의 성적 지향에 대해 얘기하신 적 없습니다. 자신의 성적 지향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적으로 사람들의 성적 지향에 대해서도 전혀 말씀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동성애를 반대하거나 인정하는 주장을 펼치는 데 예수님을 끌어들이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침묵’으로부터 어떤 주장을 이끌어내는 시도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살펴볼 구절은 고린도전서 6장 9절, 10절과 로마서 1장 .. 2015. 9. 23. 네 부모를 공경하라 영화와 함께 읽는 십계명(6) 네 부모를 공경하라 - 어느 아버지와 딸에 관한 이야기 '가족'이란 무엇인가? 20여 년 전 미국에 왔을 때 오랫동안 이민생활을 한 사람들에게 미국생활에 대해 많은 얘기를 들었다. 그 얘기는 낯선 곳에서 삶을 시작해야 하는 내게 큰 도움이 됐다. 그 중에 미국에서는 한 가족이라고 말해도 아이를 두고 “엄마를 닮아 예쁘다.”거나 “아빠를 닮아 잘 생겼다.” 같은 말은 하지 말라는 얘기가 있었다. 아이가 현재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 부인이나 전 남편의 자식일 수 있다는 얘기다. 요즘은 한국에도 서로 다른 가정을 이루고 살다가 새로 가정을 이룬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가족은 무엇이고 누가 가족을 구성하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 2015. 9. 22. 성서는 동성애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가?(1) 곽건용의 ‘짭조름한 구약 이야기’(32) 성서는 동성애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가?(1) - 정말 소돔은 그래서 심판받았을까? - 창세기 19:1-11 에스겔 16:49-50 동성애와 한인교회 개신교회에서 동성애에 대해서 설교하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그냥 적당히 위험한 정도가 아니라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대부분의 한국 개신교인들은 동성애를 진지하게 생각해보기도 전에 단칼에 ‘죄’라고 규정합니다. 한국 개신교인들은 ‘차별금지법’ 전체를 강력하게 반대했는데 그 이유는 거기에 성적 지향에 근거한 차별을 금하는 내용이 들어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곳 미국에서는 지난 6월에 연방대법원이 동성 간의 결혼이 합헌이라는 판결을 내린 후로 한인교회들이 그 결정에 대대적으로 반발하고 있습니다. 또 3월에 미국장로교(.. 2015. 9. 16. 바라고 바라던 왕이 되다!(2) 다윗 이야기(11) 바라고 바라던 왕이 되다!(2) – 하지만 치러야 할 값은 컸다 - 1. 남은 얘기는 이스라엘과 유다가 어떻게 해서 다윗이 다스리는 하나의 나라가 됐는가 하는 것이다. 그 과정은 화기애애하지 않았다. 본래 이스라엘과 유다는 별개의 나라였는데 다윗에 의해 하나로 통합됐다. 잠시 헤어졌던 형제가 재결합한 것도 아니었다. 그 과정에 적지 않은 갈등이 있었고 크고 작은 전쟁도 벌어졌다. 아브넬이 지휘하는 이스라엘 군대와 요압이 지휘하는 유다 군대가 기브온에서 맞붙었다(사무엘하 2:12-13). 설화자는 누가 왜 이 전쟁을 시작했는지 밝히지 않고 그냥 두 군대가 기브온에 진을 쳤다고만 한다. 전쟁은 목적을 갖고 벌이는 정치행위다. 목적 없이 치러지는 전쟁은 없다. 전쟁이 벌어지면 승패와 상관없.. 2015. 9. 13. 바라고 바라던 왕이 되다!(1) 다윗 이야기(10) 바라고 바라던 왕이 되다!(1) – 하지만 치러야 할 값은 컸다 1. 사울의 파란만장한 생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다윗이 블레셋 지휘관들의 불평 덕에 사울이 이끄는 이스라엘 군대와 전쟁하지 않고 시글락으로 돌아간 후 길보아 산에서 두 나라 군대가 맞붙었다(사무엘상 31:1). 전엔 전차가 주요병기였던 블레셋 군대가 산악지대 전투에서 맥을 추지 못했는데 이때는 블레셋 군대가 업그레이드되어 전차 없이 산악지대에서 싸우는 법을 익혔나 보다. 이에 이스라엘 군대는 맥 못 추고 패했고 사울의 세 아들인 요나단, 아비나답, 말기수아가 전사했고 사울도 화살을 맞았다. 이에 사울은 무기 담당병사에게 자기를 죽여 달라고 했지만 그는 겁을 집어먹고 감히 왕을 찌르지 못했다. 이에 사울은 자기 칼 위에 엎.. 2015. 9. 9. 광야에서의 다윗(3) 다윗 이야기(9) 광야에서의 다윗(3) 1. 이제 블레셋과의 관계를 살펴보자. 다윗과 블레셋의 관계는 한 마디로 성격규정하기 어렵게 얽혀 있다. 양자관계는 다윗 초기엔 분명 적대적이었다. 다윗은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승리함으로써 이스라엘 안에서 명성을 얻었다. 블레셋 입장에서 보면 그는 반드시 제거해야 할 원수였던 거다. 하지만 다윗이 사울에게 쫓기게 되면서 둘의 관계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과거엔 적대적이던 관계가 우호적으로 탈바꿈했던 거다. 그게 양쪽 모두에게 유리했기 때문이다. 다윗이 가드 왕 아기스에게 피신했다가 여의치 않아 미친 척 해서 빠져나왔다는 얘기(사무엘상 21:10-15)는 앞에서 했다. 그 후 다윗은 그일라와 십 광야의 산성 등을 전전하며 지냈다. 떠돌이 ‘하비루’답게 한 곳에 오래 머.. 2015. 9. 3. 광야에서의 다윗(2) 다윗 이야기(8) 광야에서의 다윗(2) 1. 다윗은 놉을 떠나 가드 왕 아기스에게로 갔다. 가드는 블레셋의 다섯 도시국가 중 하나다. 그러니까 아기스는 이스라엘과 유다의 적장이다. 그래서 아기스의 신하들에겐 그를 받아들이는 게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들은 “이 사람은 분명히 저 나라의 왕 다윗입니다. 이 사람을 두고서 저 나라의 백성이 춤을 추며 이렇게 노래하였습니다. ‘사울은 수천 명을 죽이고 다윗은 수만 명을 죽였다.’”(사무엘상 21:11)라며 펄쩍 뛰었다. 그들이 다윗을 ‘저 나라의 왕’이라고 부른 건 이치에 안 맞지만 말이다. 설화자가 시대를 착각했나? 다윗은 아직 왕이 되지 않았다. 왕은커녕 도망자 신세였다. 이런 실수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단순실수였을까, 아니면 그가 결국 왕이될 걸 .. 2015. 9. 1. 광야에서의 다윗 다윗 이야기(7) 광야에서의 다윗(1) 1. 구약성서를 읽다 보면 누구나 읽기 싫은 대목이 있다. 레위기가 전하는 제사의 구체적인 방법과 제사장이 갖춰야 할 조건들이 대표적이다. 마음 단단히 먹고 구약성서를 통독하려던 사람도 거기에 이르면 지겨워서 중단하려는 유혹이 빠진다. 정녕 레위기는 구약성서라는 바다에 우뚝 솟은 암초 같은 책이다. 그에 못지않은 암초가 지명(地名, place name)이다. 구약성서의 대부분의 지명들은 익숙하지 않고 발음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그런 지명들이 등장하는 대목은 세심히 읽지 않고 대충 지나가기 일쑤다. 안 그런가? 구약성서 독자들 중 익숙지 않은 지명을 만나면 그게 어딘지 확인하려겠다고 지도를 찾아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열 명에 한 명도 안 될 거다. 그런데 지명이 .. 2015. 8. 30. 이전 1 2 3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