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건용의 '짭쪼름한 구약 이야기'62 내 앞에서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 우상에 절하지 말라 영화와 함께 읽는 십계명(2) 내 앞에서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 우상에 절하지 말라 다신교는 미개하고 나쁜 종교? 나는 한 분인 하나님을 믿는다. 다신론자(多神論者, polytheist)가 아니라 유일신론자(唯一神論者, monotheist)라는 얘기다. 유대교, 이슬람교, 그리스도교를 가리켜 3대 유일신 종교라고 부르는데 나는 그리스도인이고 개신교 목사이니 그게 당연하다고 하겠다. 하지만 구약성서시대에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정반대였다. 그때는 신이 여럿이라고 믿는 게 당연했고 유일신 믿는 것은 지극히 ‘비정상’이었다. 대개의 그리스도인들은, 가톨릭 교인이든 개신교인이든 신앙에 입문(入門)할 때는 유일신교와 다신교의 차이를 알고 유일신을 믿겠다고 결심하진 않는다. 교회에서는 ‘그리스도교는 유일신 하느님.. 2015. 6. 21. 너희 하느님은 나 야훼다! 곽건용의 영화와 함께 읽는 십계명(1) 너희 하느님은 나 야훼다! 누구나 알고 있는 십계명 이스라엘 백성이 모세의 인도를 받아 이집트에서 탈출한지 석 달째 되던 초하룻날 그들은 하느님의 산이라고 불리는 시내 산에 도착했다. 그들은 산기슭에 진을 치고 몸을 정결하게 씻고 옷도 깨끗이 빨아 입고 부부관계도 갖지 않고 하느님에게서 계명을 받을 준비를 갖추고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하느님이 백성들에게 직접 말씀하셨다. “너희 하느님은 나 야훼다. 바로 내가 너희를 이집트 땅 종살이하던 집에서 이끌어낸 하느님이다. 너희는 내 앞에서 다른 신을 모시지 못한다. 너희는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 위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속에 있는 어떤 것이든지 그 모양을 본떠 새긴 우상을 섬기지 못한다. 그 앞에 절.. 2015. 6. 16. 이삭이 겪은 트라우마 곽건용의 짭조름한 구약 이야기(15) 이삭이 겪은 트라우마 1. 10여 년 전에는 1950년대에 태어나 1970년대에 대학을 다닌 40대를 가리켜서 ‘낀 세대’(in-between generation)라고 불렀다. 한국사회 여러 분야에서 맹활약을 벌이던 386세대에 밀렸기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기억한다. ‘낀 세대’가 기분 좋은 말일 수는 없다. 이전 세대와 이후 세대 사이에 끼어서 제 역할 못하는 세대란 느낌을 주니 말이다. 내가 바로 그 세대다. 이삭을 가리켜 ‘낀 족장’(in-between patriarch)라고 부르면 그도 기분 좋을 리 없겠다. 그에 대한 전승이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양으로 보나 내용으로 보나 훨씬 많은 아브라함과 야곱 전승에 묻혀 있으니 ‘낀 세대’란 이름이 틀렸다고 볼 수는.. 2015. 5. 28. 자신을 묶은 야훼, 그리고 너무나 약한 아브라함 곽건용의 짭조름한 구약 이야기(14) 자신을 묶은 야훼, 그리고 너무나 약한 아브라함 - 아브라함 이야기 2 - 1. 구약학자들은 창세기 15장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 장이 창세기에서 가장 오래 된 텍스트이기 때문이란다. 창세기는 다양한 저자들에 의해 여러 세대를 거쳐 작성됐는데 그 중에서 15장이 가장 오래 된 텍스트라는 거다. 이런 판단의 근거는 짐승을 죽여서 그걸 둘로 쪼갠 다음 서로 마주 보게 놓고 언약을 맺은 게 원시적이라는 데 있다. 하지만 이 텍스트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오래됐기 때문은 아니고 하느님과 아브라함(이름이 바뀌기 전이니 ‘아브람’) 사이에 ‘언약’(covenant)이 맺어진 얘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언약'은 유대교와 그리스도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리스도교에서는 “.. 2015. 5. 18. 아무리 그래도 아들을 제물로 바치라니… 곽건용의 짭조름한 구약 이야기(13) 아무리 그래도 아들을 제물로 바치라니… - 아브라함 이야기 1 - 1. 목사와 버스 운전사가 천국에 갔는데 운전사는 대궐 같은 집을 배정받았고 목사는 초라한 집을 배정받았단다. 목사가 베드로에게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베드로 왈, “당신이 설교할 때 청중은 졸았지만 운전사가 운전할 땐 하도 위험하게 운전해서 승객들이 ‘주여, 여기서 살려주신다면 교회에 잘 나가겠습니다’라고 기도했다. 너는 사람들을 졸게 만들었고 저 친구는 기도하게 만들었으니 큰집에 살 자격이 있는 거다.” 연설이 됐든 설교가 됐든 글이 됐든 지루하지 않아야 하는 건 매 한 가지다. 존 웨슬리는 설교시간에 한 사람이라도 졸면 설교를 중단했다지 않나. 이런 얘기로 글을 시작하는 건 이 글 내용이 그리스도인.. 2015. 5. 12. 나 찾아봐라! 곽건용의 짭조름한 구약 이야기(12) 나 찾아봐라! - 잘 읽어보면 제법 짭조름한 요셉 이야기3 - 1. 이집트학(Egyptology) 전문가인 도널드 레드포드(Donald B. Redford)가 1970년에 쓴 《성서의 요셉 이야기에 대한 한 연구》 A Study of the Biblical Story of Joseph (Genesis 37-50)는 오래된 책이지만 요셉 이야기 연구자는 반드시 참고해야 할 필독서다. 거기서 그는 요셉 이야기에 사용된 50여 개의 단어들이 바빌론 포로기 또는 그 이후의 단어들임을 밝혀냈다. 그러니까 요셉 이야기는 그 시대의 산물이란 거다. 이에 덧붙여서 요셉 이야기에 반영되어 있는 이집트 시대상이 기원전 7-5세기 또는 그 이후라는 데 근거해서 이야기 속의 배경은 이스라.. 2015. 4. 17. Mrs. 보디발, 남자에게 들이댄 유일한 여자 곽건용의 짭조름한 구약 이야기(11) Mrs. 보디발, 남자에게 들이댄 유일한 여자 - 잘 읽어보면 제법 짭조름한 요셉 이야기2 - 1. 인류 역사에서 오랫동안 남자는 여자를 지배해왔다. 아주 오래 전엔 여자가 남자를 지배했었다지만 그에 대해선 논란이 여전히 있고 얼마나 오래 지속됐는지도 확실치 않다. 여자에 대한 남자의 지배가 바람직했다는 말도 아니고 그 시절이 좋았단 얘긴 더더욱 아니다. 그저 오랫동안 남자가 여자를 지배해왔다는 거다. 남자는 여자를 지배하면서 그들을 욕구를 해소하는 대상이나 욕정을 채우는 수단으로 삼아왔다. 그 원인을 설명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설명할 수도 있고 문화적 시각으로 풀 수도 있지만 구약성서가 여기 한 몫 했음은 부정할 수 없다. 적어도 서구세계에서.. 2015. 4. 3. 철없는 아린아이인가, 지혜의 화신인가? 곽건용의 짭조름한 구약 이야기(10) 철없는 아린아이인가, 지혜의 화신인가? - 잘 읽어보면 제법 짭조름한 요셉 이야기(1) - 1. 요셉 이야기는 얼핏만 봐도 창세기에 나오는 다른 사람들 이야기와 구별된다. 창세기 37장에서 50장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과 굴곡이 있는 이야기 전개가 그렇거니와 하느님에 대한 언급은 제법 등장하지만 그분이 과연 사람의 삶에 어떤 모양으로든 ‘개입’이란 걸 하는지 안 하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하느님은 무(無)행동으로 일관한다. 물론 이와 같은 하느님은 야곱 이야기에서도 볼 수 있긴 하다. 하지만 그래도 거기선 결정적인 순간에 – 야곱이 형을 피해 도망칠 때 베델에서, 그리고 타향에서 돌아오는 길에 얍복강 나루터에서 – 하느님이 나타나지 않았나. 그런데 요셉 이야기에서 하느님.. 2015. 3. 25. 나도 그랬으면 좋겠네… 곽건용의 짭조름한 구약 이야기(9) 나도 그랬으면 좋겠네… - 야곱의 사다리 - 야곱이 브엘세바를 떠나서 하란으로 가다가 어떤 곳에 이르렀을 때에 해가 저물었으므로 거기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다. 그는 돌 하나를 주워서 베개로 삼고 거기에 누워서 자다가 꿈을 꾸었다. 그가 보니 땅에 사닥다리가 있고 그 꼭대기가 하늘에 닿아 있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그 사다리를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었다. 야훼께서 그 사닥다리 위에 서서 말씀하셨다. “나는 야훼, 너의 할아버지 아브라함을 보살펴 준 하느님이요 너의 아버지 이삭을 보살펴 준 하느님이다. 네가 지금 누워 있는 이 땅을 내가 너와 너의 자손에게 주겠다. 너의 자손이 땅의 티끌처럼 많아질 것이며 동서남북 사방으로 퍼질 것이다. 이 땅 위의 모든 백성이 너와 너의 .. 2015. 3. 9. 이전 1 ··· 3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