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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석의 ‘하늘, 땅, 사람 이야기104

시리고 아픈 사랑 “사철에 봄바람 불어 잇고 하나님 아버지 모셨으니 믿음의 반석도 든든하다 우리집 즐거운 동산이라 고마워라 임마누엘 예수만 섬기는 우리집 고마워라 임마누엘 복되고 즐거운 하루 하루”(찬송가 559장 1절) 아름다운 5월,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함께하시기를 빕니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로 이어지는 5월의 첫 주간입니다. 뭔가 기대를 품은 아이들의 눈빛이 귀엽습니다. 꽃 가게마다 카네이션을 내놓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네요. 교회에서 보내준 선물 상자를 개봉하며 신나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보았습니다. 누군가 나를 기억해준다는 사실이 주는 위안과 기쁨은 어른과 아이가 다르지 않을 겁니다. 환청처럼 제 귀에 낭랑한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비 개인 아침 공원을 천천히.. 2021. 5. 6.
님께 바쳐지이다 “하나님의 계획은, 때가 차면,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것을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을 머리로 하여 통일시키는 것입니다.”(엡 1:10) 주님의 평화와 은총을 빕니다. 잘 지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시절은 여전히 어수선하기만 합니다. 주말부터 주초께 코로나 확진자 수가 줄어드는가 싶어 기대를 품어 보지만, 주중에는 어김없이 늘어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희망 고문처럼 느껴집니다. 조금 무심해져 보려고 하지만 교회 문을 닫고 있는 입장에서 그럴 수가 없군요. 이 곤고한 시간이 속히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교우들 가운데는 병원에 입원하신 분들도 계시고,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들도 계십니다. 주님께서 힘겨운 시간을 견딜 힘을 주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지난 월요일 모처럼 아내와 용산가족공원을 천천히 걸었.. 2021. 4. 30.
마음의 속도를 줄이십시오 “성급한 사람과 사귀지 말고, 성을 잘 내는 사람과 함께 다니지 말아라. 네가 그 행위를 본받아서 그 올무에 걸려 들까 염려된다.”(잠 22:24-25)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지난 한 주간도 주님과 동행하는 기쁨을 누리셨는지요? 만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교우들 모두 자기 인생의 때를 사느라 분주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앞두고 설렘 속에 있는 이들도 있고, 뜻하지 않은 시간에 찾아온 질병과 사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도 있습니다. 왠지 모를 불안함에 시달리는 이들도 있습니다. 주님께서 친히 그 모든 분들의 품이 되어 주시기를 청합니다. “여러분 가운데 고난을 받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런 사람은 기도하십시오. 즐거운 사람이 있습니까? 그런 사람은 찬송하십시.. 2021. 4. 22.
창조적 공생의 세상을 향하여 “고난 앞에서 모른 체 돌아설 권리는 없다. 불의 앞에서 사람들은 짐짓 다른 곳을 바라본다. 그러나 누가 고난을 당하고 있다면 우선적 관심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것은 당신이 아니라 바로 그 사람이다. 고난이 그에게 우선권을 준다. 눈을 돌려서는 안 된다…. 지금 슬퍼하는 사람을 돌보는 것이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는 일보다 더 시급한 의무이다.”(Matthew Fox, Original Blessing, Bear & co, p.286에 인용된 엘리 비젤의 말)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우리 가운데 임하시기를 빕니다. 며칠 사이 제가 아침저녁으로 걷는 효창공원에 흰철쭉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꽃들이 질서 있게 자리바꿈을 하는 것을 보면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을 금할 길 없습니다. 산수유꽃이 다 떨어지고 복사꽃이 시들해.. 2021. 4. 16.
사건을 일으키는 만남 “끝으로 말합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기뻐하십시오. 온전하게 되기를 힘쓰십시오. 서로 격려하십시오. 같은 마음을 품으십시오. 화평하게 지내십시오. 그리하면 사랑과 평화의 하나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실 것입니다.”(고후 13:11) 주님의 은혜와 평화가 우리 가운데 함께하시기를 빕니다. 부활절을 지나면서 마치 오래 입은 상복을 벗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구별되게 살지 못했지만 그래도 삼감의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사순절 기간 동안 저를 사로잡았기 때문일 겁니다. 시편 시인은 하나님께서 우리가 입고 있는 슬픔의 상복을 벗기시고 기쁨의 나들이옷을 갈아입히신다고(시 30:11) 고백하지만, 아직 기쁨의 나들이옷은 준비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며칠 청명하더니 또 다시 미세먼지가 우리 시야를 가리고 있습니다... 2021. 4. 9.
평범한 행복의 꿈을 내려놓고 “내적 자유와 진정성에 대한 물음을 포기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의 위대하심과 이 땅에서 구현되는 하나님의 통치를 부인하지 마십시오. 무엇보다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굳게 잡으십시오.”-브루더호프 공동체 설립자 하인리히 아놀드 그리스도의 자비와 평화가 우리 가운데 임하시기를 빕니다. 어느덧 우리는 사순절 순례의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늦추위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우여곡절을 겪으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어느새 벚꽃이 만개하여 잿빛 거리를 환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계절의 흐름은 이렇게 유장하건만 사람 홀로 유정하여 희망과 절망 사이를 분주하게 오갑니다. 가만히 꽃 앞에 멈추어 서면 우리 속에서 들끓던 소리가 비로소 잠잠해지고 결삭은 마음에 따뜻한 기운이 스며듭니다. 지난 40일 동안 늘 책상머리에 두었던 사순절 달력.. 2021. 4. 2.
마음을 넓히십시오 “그러자 우리 주님이 내게 한 질문을 던지셨다. 내가 너를 위하여 고난당한 그것이 너를 만족케 하였느냐? 내가 말했다. 예, 선하신 주님, 제 모든 고마움을, 선하신 주님, 당신께 드립니다. 복되소서. 우리 선하신 주님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만족이면 나도 만족이다. 너를 위해 당한 고난이 내게는 기쁨이요, 지복이요, 한없는 즐거움이다.“(, 이현주 옮김, 말씀과밥의집, p.149) 주님의 평안이 세상의 나그네로 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임하시기를 빕니다. 어느덧 사순절 순례의 여정 거의 막바지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전보다 조금은 더 맑아지고 깊어지셨는지요? 엄벙덤벙 시간에 떠밀리며 살다 보면 우리가 누구인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인지 잊을 때가 많습니다. 삶에 대한 질문은 잠시 멈춰 서라는 요.. 2021. 3. 26.
하나님 나라의 씨앗으로 산다는 것 “‘내가 그들을 여러 백성들 가운데 흩으려니와 그들이 먼 곳에서 나를 기억하고’(슥10:9) 기독교란 하나님의 백성들이 그분의 뜻에 따라 뿔뿔이 흩어져서, 마치 씨앗처럼 ‘땅의 모든 나라 중에’ 뿌려져 있는 것입니다.(신 28:25). 이것은 그들에게 저주인 동시에 약속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머나먼 나라에서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야 하지만, 그것은 온 세상 가운데 하나님 나라의 씨앗으로 존재하는 길이기도 합니다.”(디트리히 본회퍼, , 김순현 옮김, 복 있는 사람, p.22) 주님의 평강이 우리 가운데 임하시기를 빕니다. 미세먼지가 우리 마음을 어둡게 만들지만, 봄기운이 완연한 나날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건강에 유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새로 생긴 대형 백화점에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 2021. 3. 20.
정신의 숭고함을 드러내는 사람들 “주님, 내가 미끄러진다고 생각할 때에는, 주님의 사랑이 나를 붙듭니다. 내 마음이 번거로울 때에는, 주님의 위로가 나를 달래 줍니다.”(시 94:18-19) 주님의 은총과 평강을 기원합니다. 봄기운이 완연합니다. 매화꽃은 벌써 만개했고, 산수유도 한창입니다. 공원에는 노란색 히어리가 조금씩 피어나고 있습니다. 히어리의 꽃말은 ‘봄의 노래’라지요? 미처 떨구지 못한 겨울눈 껍질이 마치 모자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영춘화도 막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수선화, 히아신스, 크로커스를 보는 즐거움이 큽니다. 바야흐로 꽃 시절의 시작입니다. 2020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루이스 글뤽은 눈풀꽃(snowdrop)이라는 시에서 혹독한 겨울을 견디고 봄을 맞은 눈풀꽃의 은밀한 기쁨을 이렇게 노래합니다. “(전략) 나 자신.. 2021. 3.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