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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과 나 사이에 중재자가 필요한가? 신동숙의 하루 한 생각(96) 하나님과 나 사이에 중재자가 필요한가? 하나님과 나 사이에 중재자가 필요한가? 이러한 질문을 우리가 아닌 나 자신에게 스스로 묻는다. 일회용 질문이 아닌, 거듭 숨을 쉬듯 묻고 또 묻는 질문이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신약에서 말하는 예수한테서 찾으려고 한다. 나는 신학자도 아니고, 목회자나 교회의 중직자도 아니다. 그저 예수를 사랑하는 한 명의 성도로써 단지, 내 눈으로 본 성경 말씀과 지금껏 걸어온 나의 지성과 무엇보다 내 양심에 비추어서 얘기할 뿐이다. 만약 내가 하는 얘기에서 편협함과 부족함이 보인다면 그건 어디까지나 필자에게서 원인을 찾으시기를 바란다. (비판의 말도 수용할 용의가 있다. 단, 예의를 갖춘 부드러운 표현으로.) 예수의 말과 행적에서 나는 단.. 2020. 3. 1.
유쾌함과 울적함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12) 유쾌함과 울적함 이런 무력감을 느끼는 것도 드문 일이지 싶다. 무엇보다도 한 인간으로서 무력감을 느낀다. 지나가는 시간들이 마치 불 꺼진 음습한 지하실의 시간 같다. 연일 영역을 넓히는 바이러스는 지역도 영역도 가리지 않고 퍼져간다. 그가 지나간 자리마다 두려움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다. 과학과 지식의 진보는 인간의 존재가 대단한 것처럼 으스댔지만, 실은 너무나 보잘 것 없는 것이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앞에 허둥지둥 쩔쩔 매며 두려워하는, 허약하고 미약한 존재였던 것이다. 목사로서도 무력감을 느낀다. 지난 주일에는 많은 교우들이 예배에 참석하지 못했다. 충분히 짐작했던 일이지만 그것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신천지교인들이 참석할지도 모른다는.. 2020. 3. 1.
그때는 죄송했어요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11) 그때는 죄송했어요 전혀 생각하지 못한 장소에서 한 지인을 만났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내 마음을 무척이나 아프게 했던 사람이었다. 그때의 아픔과 실망은 입때 사라지지 않아 여전히 마음속에 물웅덩이처럼 남아 있다. 불쑥 앞으로 다가온 사람, 이 사람이 왜 여기에 있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를 마주하였을 때,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인사를 했다. 반가운 얼굴로 말이다. 혼란스러웠다. 정말로 그는 아무 일이 없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아니면 이만큼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지난 일을 마음에 두고 있냐고 하는 것일까, 그런 생각이 맞는다면 그는 너그럽고 내가 속 좁은 옹졸한 사람이 되는 것일까, 어색함을 감추며 인사를 하는 짧은 순간에도 많은 생각이 지나갔다. 덕분에 마음에 새긴다. .. 2020. 2. 29.
밥 먹자는 평범한 약속을 했습니다 신동숙의 글밭(95) 밥 먹자는 평범한 약속을 했습니다 집 안에서만 생활한 지 6일 째입니다. 올리신 글들을 보다가 점잖거나 믿을만한 분들의 글을 눈 여겨 보기도 하고, 보내오는 정보를 문자로 받기도 합니다. 어제 언론 매체에 올린 기사가 오늘은 사실이 아니라며 정정 기사가 올라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나오는 말이 "팩트 체크"입니다. 제 경우에도 페북에 두 차례 다소 편협된 정보를 올렸다가, 이어서 부족한 부분에 보완이 되거나 서로 상반되는 새로운 정보를 다시 중복해서 올리기도 했습니다. 말에 대한 책임감 때문입니다. 이미 카톡으로 보내드린 경우에도 보완 또는 상반되는 새로운 정보를 일일히 한 분도 빠짐없이 다시 보내드리기도 했습니다. 스스로 한 마음을 먹는 일도 마음 무거운 일이지만, 누군가에게 정보를.. 2020. 2. 29.
어린쑥 신동숙의 글밭(94) 어린쑥 지금쯤 강변 둑엔 어린쑥이 올랐을 텐데 봄햇살 등지고 쪼그리고 앉아서 한참을 손톱으로 뜯어도 겨우 한 줌이던 작은 공처럼 주머니에 넣었다가 저녁밥 지을 때 된장국에 넣고 끓이면 쑥향에 아득해지던 오래된 그리움 지금도 그 자리에서 날 기다리고 있을 텐데 2020. 2. 28.
마음속에 사는 씨앗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10) 마음속에 사는 씨앗 내가 아는 어떤 이는 시를 쓴다. 세상과 자연과 사물을 유심히 바라본다. 세상이 다 아는 단어와 언어인데도 그들의 마음을 거치면 전혀 다른 언어가 된다. 모국어가 사라지기도 하고, 모두가 모국어가 되기도 한다. 시인의 눈길이 닿으면 세상과 자연과 사물은 비로소 숨을 쉰다. 처음처럼 숨을 쉰다. 내가 아는 어떤 이는 작곡을 한다. 오선지에 악보를 그린다. 가사가 옷을 입는다. 세상에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옷인 양, 어색할 것이 없는 옷이다. 그렇게 옷을 입으면 노랫말은 기지개를 켠다. 맘껏 기지개를 켜며 세상에 갓 태어나는 아기가 된다. 시인과 곡을 붙이는 이들의 마음속에는 씨앗이 가득하다. 세상 거칠고 메마를수록 씨앗은 간절함으로 단단해진다. 2020. 2. 28.
눈빛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09) 눈빛 거리 풍경이 바뀌었다. 폭풍이 몰려온다는 소문을 듣고 서둘러 새들이 떠난, 동화 ‘소리새’ 속 새터 같다. 차량도 인적도 평소와는 확연히 다르고,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 속에도 생기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느낌을 말하자면 도시 전체가 잿빛 표정이 된 듯하다. 밖에 나가보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만나기가 어려울 정도다. 이게 무슨 변괴인가 싶어 나라도 마스크를 쓰지 말아야지 싶어 길을 나서지만, 오가는 사람들은 그런 나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지나간다. 교우라도 만나게 되면 펄쩍 뛰며 어찌 마스크를 쓰지 않았냐고, 마스크가 없냐고 걱정스레 묻는다. 예배에 참석하는 교우들도 마찬가지여서 거의 대부분의 교우가 마스크를 쓰고 오고, 지난 주일에는 마스크를 쓴 채로 예배를 드.. 2020. 2. 27.
진실함과 따뜻한 시선만이 신동숙의 글밭(93) 진실함과 따뜻한 시선만이 집 안에서만 생활한지 벌써 4일째가 되어갑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제가 사는 집 근처의 강변을 산책하기도 했다는 문자 동선 서비스에, 바로 대문 앞에도 안나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사실 저는 평소에도 누가 만나자고 부르지 않으면 잘 나가지 않는 편이라 불편함을 크게는 못 느끼고 있습니다. 학원과 도서관도 다들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듣고는, 때때로 집 밖으로 나가고 싶다며 떼를 쓰던 아이들도 갑갑해하긴 하지만, 이제는 모두들 똑같이 겪는 상황이라며 체념한 듯 이해를 하는 눈치입니다. 어떻게든 집 안에 함께 있는 식구들 사이에 평화를 유지하는 일만 하루 하루 제게 주어진 숙제입니다. 이 와중에도 바깥에서 생업과 사명감으로 애쓰시는 분들의 노고를 생각하면 제 자신.. 2020. 2. 27.
단호함과 너그러움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08) 단호함과 너그러움 단호함과 너그러움 사이에서 균형을 잃지 않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개인 간의 일도 그렇거니와 목회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너그러움만 앞세우면 길에서 벗어나기가 쉽고, 단호함만 앞세우면 생명을 잃기가 쉽다. 지난 주일만 해도 그랬다. 신천지에 속한 사람들의 지역교회 출입이 현실적인 염려로 전해졌고, 정릉교회도 나름대로의 처방을 강구했다. 여러 개 되는 출입문을 하나로 단일화 했고, 교우가 아닌 이들에게는 카드를 작성하게 했다. 카드에 적은 전화번호가 맞는지를 확인하고 예배에 참석하도록 했다. 이야기를 들은 2명은 카드를 작성하지 않은 채 돌아섰고, 10명은 카드를 쓰고 예배에 참석을 했다. 평소 같았으면 생각하기 힘든 일이다. 교회가 예배 시간에 사람을 .. 2020. 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