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685 검사와 죄수, 둘의 운명은 종이 한 장 차이 검사와 죄수의 피치 못할 동행 일평생 떨어질 수 없는 그들의 동고동락 그 둘의 운명은 단지 종이 한 장 차이 죄수의 칼은 눈에 보이는 칼 검사의 칼은 눈에 보이지 않는 칼 똑같이 칼을 쥔 운명 하지만 칼의 주인은 따로 있다 검사와 죄수는 똑같이 국민들의 세금으로 먹고 사는 신세다 스스로 칼을 생산하거나 스스로 칼을 살 능력조차 없다 국민들이 낸 세금이 아니라면 이 땅에 존립할 수 없는 조직이 검찰청과 형무소인 것이다 여기서 둘의 운명을 가르는 기준은 오로지 종이 한 장 위에 놓여 있다 그 한 장의 종이에는 운명을 이끄는 글귀가 적혀 있다 '정의와 공의'라는 칼의 주인이 되는 국민과 다짐한 약속 검사가 그 약속을 져버리는 순간 검사와 죄수는 서로 야합하여 한 몸이 된다 이 아름다운 세상 이 아름다운 땅에서.. 2022. 5. 22. 용담정 때죽나무 앉을 자리를 찾느라 여러 날 궁리를 하다가 수운 선생의 숨결이 깃든 경주 구미산 용담정으로 계곡을 따라서 오르는 오름길에는 산길을 따라서 길벗처럼 서 있는 때죽나무 하얀 꽃이 피어 있고 더러는 땅에 내려앉아 있고 냇물에 내려앉아 다시 핀 하얗게 숨이 차오르지 않도록 앞서 가려는 야망에 빨리 가려는 욕망에 발걸음마다 고삐를 늦춘다 어디쯤에 잠시 머물러 나를 내려놓고 거칠어진 숨결을 고를까 해가 서산으로 기울기 전까지 2022. 5. 21. 정의야, 내가 널 지켜줄게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주신 우리들의 노랫소리가 입에서 입으로 가슴에서 가슴으로 부르고 또 부르는 이 땅에 머리 둘 곳 없는, 정의야 이 깊은 밤에도 나는 깨어서 속울음을 운다 소리도 없이 문득 바라보면 울고 있는 건, 가슴이다 참되고 바른 너를 푸르고 밝은 너를 검게 더럽히고 까맣게 무시하며 비웃고 조롱하는 가짜 인생의 얼굴들이 떠올라 이 밤에도 나는 눈을 감지 못하고 있어 그렇지만 나는 한 번도 너를 내 텅 빈 가슴에서 내려놓은 적이 없단다 이렇게 애통하는 밤에도 내가 지금 숨을 쉴 수 있는 건 너를 품어 안으면 내 가난한 가슴도 따뜻하여서 좌로 우로 밤새 몸을 뒤척이면서도 새 날이 온다는 걸 새 아침이 온다는 걸 그리하여 해처럼 환한 얼굴로 부시시 잠에서 깨어날 참된 너의 얼굴을 마음으로 그리고 또.. 2022. 5. 20. 잠시라도 비상飛翔하는 은총을 누렸음을 남을 부리는 사람이든 남에게 부림을 당하는 사람이든 사람의 마음에는 늘 바닥으로, 악으로 향하고 힘을 움켜쥐고는 남을 누르려는 동력이 있습니다. 이 방향을 바꾸기 위해서는 주님! 바닥에서 괴로워하는 타인을 향해 미소짓고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는 일순간의 결단이 필요합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주님 * 주님, 살아가면서 타인을 향한 시비의 판단과 분노로 자기 삶의 동력과 연료로 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다가 그는 끝내 그 분노의 연료에 자신까지 불태워지는 줄 모릅니다. 타인의 허물을 찾아내고 은근히 비웃거나 내가 옳다고 악을 바락바락쓰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주어진 상황이 어떠하든 잠시간이라도 미소짓게 하시고 이웃의 처지를 판단하거나 정죄함없이 바라보다가 있는 그대로 그를 용납하는 그런 마음을.. 2022. 5. 18. 아들에게 과일칼을 주면서, 권력을 생각하게 된다 중1이 된 아들에게 과일칼을 주면서 이제는 스스로 사과를 깎아 먹으라고 말했다 그리고 몇 가지 주의할 점을 알려주었다 다치지 않도록 살살 다루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칼날을 세우지 말고 사용 후 잠시 칼을 내려놓을 때도 칼끝이 사람이나 생명을 향하지 않도록 사실 이러한 몇 가지의 다짐은 칼자루를 잡을 때마다 내 가슴속에서 잔잔히 일렁이는 내면의 소리다 아들이 어려서부터 장난감 총과 칼과 화살을 사달라고 조를 때가 있었다 마음 약한 아빠가 마지 못해 사줄 때면 엄마는 반드시 한 가지의 제안을 두었다 만약 총과 칼과 화살이 장난으로라도 사람이나 말 못하는 강아지나 움직이지 못하는 풀과 나무, 그 어느 한 생명한테라도 총과 칼과 화살의 끝이 향하기만 해도 엄마가 그 자리에서 곧바로 빼앗아서 뚝 잘라 쓰레기통에 .. 2022. 5. 16. 퇴임식은 파란 하늘빛, 취임식은 붉은 노을빛 2022년 5월 9일 청와대 퇴임식 후 퇴근길 2022년 5월 10일 취임식 장소들과 신라호텔(삼성)까지 퇴임식 후 퇴근길과 귀향길마다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들이 푸른 바다 취임식에는 초청장 손에 흔들며 파도를 쳐도 검문한다며 행사장 밖에서 발만 동동거린 노인들이 붉은 노을빛 대통령 자리바꿈을 두고 펼쳐진 대한민국의 진기한 풍경 고향으로 내려가는 퇴임길마다 파란 하늘빛 혈세잔치 줄줄 세는 취임식 장소들마다 붉은 노을빛 오늘 하루도 방송을 안 보려고 아예 세상사에는 등을 돌리려고 대신 도올 김용옥 선생님의 도마복음과 비교종교학자 오강남 교수님의 도마복음과 다석님의 신화를 벗은 예수(도마복음) 강의를 두루두루 번갈아 들으며 충만한 시간을 보내려 했건만 늦은 점심을 먹으러 들어간 식당에 켜 놓은 텔레비전이 내 .. 2022. 5. 11. 마음이 낮은 자에게서 나오는 힘 “겸손한 사람과 어울려 마음을 낮추는 것이, 거만한 사람과 어울려 전리품을 나누는 것보다 낫다.”(잠언 16:19) 나라의 수장이라는 이가 취임사에서 ‘반지성주의’를 몰아내야 한단다. 35회에 걸쳐 ‘자유’ 운운한다. 세상 도처에는 이렇듯 오만불손하고 안하무인에다가 강한 힘을 과시하는 자로 인해 고역을 치르는 이들이 숱하다. 강자들이 전리품을 얻는다는 것은 이들이 겪는 고난과 상처를 전제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강자 편에 붙어서 약자들을 짓밟아 강탈해낸 전리품의 찌꺼기라도 얻으려 든다. 마음이 겸손한 이들의 자리에 서려고 들지 않는 것이다. 마음이 낮은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누리려는 자의 편에 서지 않는 것을 말함이다. 거만하게 압박하는 자의 줄에 서지 않음을 뜻한다. 상처를 내고도 아무렇지도.. 2022. 5. 11. 나에게 있어 모두가 좋은 밥을 먹다가 이 밥이 어디에서 왔는지 이 밥을 먹지 못하는 이가 어딘가에 있지는 않은지 한 숟갈 한 숟갈 밥으로 생각을 잇다 보면 밥을 많이 갖는 일이 나에게 있어 좋은 것만은 아니게 된다 좋은 옷을 입다가 이 옷이 어디에서 왔는지 허름한 옷을 입은 이에겐 상처가 될 수도 있음을 한 올 한 올 옷으로 생각을 잇다 보면 좋은 옷을 입는 일도 나에게 있어 좋은 것만은 아니게 된다 나의 열심이 너에게 폭력이 될 수 있음을 나의 꿈과 성취가 너에게 상실이 될 수 있음을 이처럼 밥과 돈과 학력과 권력과 명예와 지위 이 땅에 쌓는 모든 것들을 잇고 잇다 보면 나에게 있어 너에게 없는 것이라면 나에게 있어 모두가 좋은 건 아니게 된다 그렇다면 나에게 있어 모두가 좋은 건 무엇일까? 윤동주 시인의 '잎새에 이는 바람에.. 2022. 5. 4. 아득한 시절의 자전적 비망록 이 소박한 자전적 비망록은 저자가 자의식이 생긴 대략 너덧 살 어린아이 때부터 서른에 이르기 전 몸이 겪어낸 자잘한 일상의 기록이다. 어설프고 어리숙했기에 돈키호테의 막무가내 열정으로 낯선 세계와 부대끼길 두려워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키와 몸무게가 늘어나면서 정신도 꾸준히 자랐겠지만 어린 시절과 젊은 시절 저자를 둘러싼 사람들과 만나고 엮인 인연은 생에 다채로운 무늬와 얼룩의 흔적을 남겨놓았다. 오늘도 단조로운 일상이 반복되고 그 권태 속에 스트레스가 일용할 양식으로 넘쳐날 때, 또 원치 않는 억압적 상황에 부지불식간 포위되어 치일 때 저자는 흔적으로 남은 그 아득한 시절의 천연 공간으로 연거푸 피정을 떠나곤 한다. 그러면 다시 과잉 거품 속에 더께 진 내 욕망의 실체가 보이고 세월 속에 오래 풍화된 내.. 2022. 5. 3. 이전 1 ··· 19 20 21 22 23 24 25 ··· 29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