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663 용한 재주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324) 용한 재주 아가페 위원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주일마다 교우들의 점심 식사를 준비한 고마운 분들이다. 적지 않은 교우들이 주일오전예배를 드린 뒤 점심 식사를 한다. 그 많은 인원의 식사를 준비해야 하니 얼마나 고된 일일까. 일 년 동안 묵묵히 감당해 준 교우들이어서 고마운 마음이 컸다.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한 교우가 웃으며 속내를 털어놓았다. 즐겁게 일을 해왔지만 때로는 속상할 때도 있었다는 것이다. 수고하는 이들의 진심과는 전혀 다른, 상처를 주는 말을 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한 푼이라도 아끼려 발품을 팔아 음식을 준비하면 싼 것으로 했다고 핀잔을 하는 식이었다. 모두의 마음이 같았으리라. 봉사를 하다보면 그런 서운함과 무심으로 인해 생긴 상처들이.. 2019. 11. 27. 사랑의 발걸음 신동숙의 글밭(12) 사랑의 발걸음 배고픔보다 더 커다란 허기를 하늘은 언제나 든든히 채워 주었죠 하늘의 눈길 향하는 곳으로 나도 따라 바라봅니다 빗물이 눈물 되어 고이는 곳으로 햇살이 따스하게 감싸 안는 곳으로 참사랑은 내려가는 길이란 걸 낮아진 발걸음이라는 걸 아름다운 사랑의 발걸음 사랑의 발걸음 부유한 마음 교만이 고개 들면 하늘은 언제나 더 낮아지라 하시죠 비운 마음까지 내려놓으라고 가만히 내게 속삭이시죠 작고 여린 꽃에겐 고운 별빛으로 더운 가슴에는 시원한 바람 노래로 햇살이 손 내밀면 나 언제든 사뿐히 오를 수 있도록 아름다운 사랑의 발걸음 사랑의 발걸음 2019. 11. 27. 햇살이 앉으면 신동숙의 글밭(11) 햇살이 앉으면 흐르는 냇물에 내려앉은 노을빛이 연한 가슴을 흔들어 놓습니다. 물에 비친 모습 중에서 빛그림자 만큼 아름다운 모습이 또 있을까요. 흐르는 물에 햇살이 앉으면 하얀 별빛이 보이고. 서로를 비추어 더 아름다운, 대낮에도 볼 수 있는 별빛이 되고. 그 모습을 눈앞에서 바라보며 저절로 터지는 감동은 그대로 자연 앞에 선 채로 드리는 숙연한 기도의 시간이 됩니다. 햇살이 앉으면 ... 흐르는 강물에 햇살이 앉으면 환한 대낮에도 하얀 별빛이 보여요 밤하늘 숨은 별들 여기 다 있네요 흐르는 내 마음에도 햇살이 앉으면 그리운 얼굴 보일까요 2019. 11. 27. 그리움이 일거든 신동숙의 글밭(10) 그리움이 일거든 그리움이 일거든 바람따라 떠나가지 마오 제 자리에 머물게 하여주오 한 그루 나무가 되게 하여주오 앙상한 가슴에 새순이 돋아나 잎새마다 그리움으로 살을 찌우는 낮동안 푸른 하늘빛 그리움이 무르익어서 저녁 노을빛이 되었습니다 그리움이 일거든 구름따라 떠나가지 마오 뿌리를 내리게 하여주오 한그루 나무가 되게 하여주오 메마른 가슴에 단비가 내린 후 뜨거운 태양빛에 영글어 가는 까만밤 하얀 별빛 그리움이 무르익어서 새벽 아침해가 떠오릅니다 2019. 11. 26. 가을비와 쑥병차와 쓰레기 신동숙의 글밭(9) 가을비와 쑥병차와 쓰레기 온종일 비가 내립니다. 강변에 단풍잎은 아직 자기의 때가 남았다는데, 그 마음 아는지 조곤조곤 달래듯 어르듯 가을비는 순하게 내립니다. 축축한 땅. 가벼운 바람결에도 속절없이 날리던 낙엽이 몰아쉬던 숨을 비로소 고요히 내려놓습니다. 이런 날씨에는 몸도 가라앉아서 내 마음 빗물에 젖은 한 잎 낙엽이 됩니다. 가슴이 시려 오는 것도 이제는 왠지 견딜 만하답니다. 창밖으로 바라본 하늘엔 회색 구름이 무겁습니다. 검도를 마치고 차에 탄 아들이 잠시 편의점에 들렀다 가자며 조릅니다. 복잡한 골목, 편의점 입구에 잠시 정차를 하고 카드만 주면서 꼭 필요한 것만 사오너라 했더니. 까만 비닐봉지에서 나온 것은, 옥수수 통조림, 모짜렐라 치즈, 컵라면, 초코과자, 버터맛 팝콘.. 2019. 11. 26. 그 길을 걷지 않으면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323) 그 길을 걷지 않으면 원주 청년관에서 열린 북콘서트, 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 자연스럽게 단강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모임에 참여한 이들 중 목회자가 절반쯤, 교우들이 절반쯤이 된다는 말을 듣고 이야기를 ‘두 개의 강’으로 마쳤다. 단강에서 보았던 그 중 아름다운 풍경으로, 박보영 집사님이 곡을 붙여 내게는 흥얼흥얼 노래로도 남아 있는 짤막한 글이다. 바다까지 가는 먼 길 외로울까봐 흐르는 강물 따라 피어난 물안개 또 하나의 강이 되어 나란히 흐릅니다. 나란히 가는 두 개의 강 벌써 바다입니다. -두 개의 강 목회자와 교우와의 만남이 두 개의 강처럼 은총의 바다를 향해 흘러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 마음을 전하며 하고 또 하나 전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글.. 2019. 11. 26. 열매가 품은 씨앗 신동숙의 글밭(8) 열매가 품은 씨앗 오늘 받은 기쁨만으로 잠들지 않게 하소서 세상 어느 한 구석 내가 알지 못하는 소외된 슬픔 하나 별처럼 떠올리며 기쁨의 열매 한가운데 슬픔의 씨앗을 가슴에 품고서 평온히 잠에 들게 하소서 오늘 받은 슬픔만으로 잠들지 않게 하소서 내 안에 어느 한 구석 보물을 찾듯이 행복했던 추억 하나 별처럼 떠올리며 슬픔의 열매 한가운데 기쁨의 씨앗을 가슴에 품고서 평온히 잠에 들게 하소서 2019. 11. 25. 주신 소망 한 알 신동숙의 글밭(7) 주신 소망 한 알 ... "우리 같이 점심 먹어요. 아구탕 맛있는 집 있는데, 아구탕 괜찮으세요?", "예!". 전화기 너머 아름다운 울림 소리로 청하는 따뜻한 초대에 어찌 응하지 않을 수 있나요. 시노래 가수 박경하 선생님이십니다. 시와 노래는 이란성 쌍둥이와 같은, 한 마음이면서 두 개의 몸이 된. 끈끈한 끈으로 엮인 사이. 시는 노래를 그리워하고, 노래는 시를 그리워하는 서로가 서로에겐 그리움입니다. 만나면 마음을 담은 작은 선물을 전하고 싶었답니다. 예쁘게 포장된 빵을 사갖고 갈까, 예쁜 악세사리를 사갖고 갈까. 아직은 취향을 잘 몰라서 선뜻 결정을 못하고 그렇게 시간만 보내고 있었답니다. 약속한 날은 다가오는데, 그러다가 문득 당연하다는 듯 순간 든 생각이 있답니다. 시집. .. 2019. 11. 25. 밟고 싶어요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322) 밟고 싶어요 책장을 정리하다가 종이 한 묶음을 발견했다. 악보였다. 지난여름 힐링 콘서트에 노래손님으로 다녀간 성요한 신부님이 전해준 악보였다. ‘두 개의 강’ ‘그럴 수 있다면’ ‘나처럼 사는 건’ ‘만 냥보다 더 귀하신 어머니’ ‘참새 다녀간 자리’ ‘울지 못하는 종’ ‘환대’ 등, 그동안 내가 썼던 짤막한 글에 곡을 붙인 노래들이었다. 글이 곡이 된다는 것은 몰랐던 새로운 경험이 된다. 악보 중에는 ‘밟고 싶어요’가 있었다. ‘밟고 싶어요’는 내가 쓴 글이 아니었다. 심방 중에 만난 정릉 어느 골목길 전봇대에 붙어 있던 방, ‘개 주인은/ 개 때문에/ 개 망신 당하지 말고/ 개 똥 치우시오’라는 글을 읽고 그 내용이 재미있어 글을 쓴 적이 있는데, 그 글을 읽고서 예.. 2019. 11. 25. 이전 1 ··· 159 160 161 162 163 164 165 ··· 29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