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692 맨발로 가는 길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337) 맨발로 가는 길 무익한 일을 하는 이들 대부분은 자기가 하는 일이 유익한 일이라고 생각을 한다. 누가 봐도 무익한 일인데도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자신이 하는 일을 정당화 한다.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끼리 모여 자신들의 생각을 더욱 공고히 한다. 무익함 속에는 어리석음과 악함이 공존한다. 자신이 하는 일이 무익한 일인 줄 모르고 무익한 일은 한다면 어리석음이고, 무익한 줄 알면서도 그 일을 한다면 악이다. 무익함 속에서 어리석음과 악은 자연스럽게 손을 잡는다. 내밀한 우정을 나누듯이. 간디가 자주 인용한 말이 있다. “지옥으로 가는 모든 길이 선한 동기로 포장되어 있다.”는 라틴 격언이다. 선한 동기로 포장되어 있다고 그 길이 모두 천국으로 가는 길이 아니다. 천국으로 가는.. 2019. 12. 9. 서점 점원이 되는 꿈 신동숙의 글밭(27) 서점 점원이 되는 꿈 소망이 하나 생겼다. 서점 점원이 되는 꿈. 머리가 복잡한 주인이나 서점의 건물주가 아닌 그냥 점원이다. 새책이 들어오면 제자리에 꽂아 놓고, 서점 안을 두루 정리도 하고, 손님이 원하는 책이 있으면 찾아 드리고, 선뜻 책을 고르지 못하는 손님이 계시면, 미안해 하지 않도록 말없이 곁에서 기다려 주는 그런 마음 따뜻한 점원. 물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설명해 드릴 수 있는 친절한 점원. 그리고 주어진 여건에 따라서 그 사람만을 위한 책을 추천해 줄 수도 있는 능력 있는 점원. 이쯤 되면 서점 점원은 거의 약을 처방하는 의사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몸이 아닌 마음에 대한 처방이 될 수도 있기에. 한 권의 책이 내 인생을 바꾸었다는 말은 종종 매스컴에서 들어온 .. 2019. 12. 9. 가장 큰 유혹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336) 가장 큰 유혹 나는 그분을 선생님이라 부른다. 교수님, 스승님, 은사님, 박사님, 그분을 부르는 호칭은 많고, 그 어떤 호칭도 어색할 것이 없고, 그 모든 것을 합해도 부족할 것이 없는 분을 나는 그냥 선생님이라 부른다. 배움이 깊지 못한 내가 그분을 스승님이나 은사님이라 부르는 것이 행여 누를 끼치는 일일까 싶어, 이만큼 떨어져 조심스럽게 선생님이라 부를 뿐이다. 학생의 최소한의 도리를 못하는 것이 늘 마음에 걸린다. 그럴수록 선생님이라는 호칭에 존경과 감사의 의미를 담는다. 냉천동에서 나는 그분께 성경을 배웠는데, 학문이 아니라 성경을 대하는 진중한 태도를 배웠다. 모든 호칭을 배제한 한 사람 민영진, 그 하나만으로도 그 분은 내게 좋은 선생님이 되신다. 성서주일을 앞.. 2019. 12. 9. 문명 앞으로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335) 문명 앞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의외로 단순한 것들이다. 한 화장실에 들렀더니 변기 앞에 짧은 글이 붙어 있었다. 문명 앞으로 한 걸음만 더! Move forward one step closer to civilization! ‘변기 앞으로’가 아니었다. 문명 앞으로였다. 바지춤을 내리다 그 글을 읽고는 웃으며 조금 더 다가섰다. 문명 앞으로. 2019. 12. 8. 먼 별 신동숙의 글밭(26)/시밥 한 그릇 먼 별 눈을 감으면 어둡고 멀리 있습니다 아스라히 멀고 멀어서 없는 듯 계십니다 내 마음에 한 점 별빛으로 오신 님 바람에 지워질세라 내 눈이 어두워 묻힐세라 눈 한 번 편히 감지 못하는 밤입니다 먼 별을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그 별 아래 서성이며 머뭇거리기만 할 뿐 얼마나 더 아파야 닿을 수 있는지요 얼마나 더 깊어져야 그 마음에 들 수 있는지요 내 마음에 빛으로 오신 예수여 가까이 보라시는 듯 제 발아래 두신 작은 풀꽃들 하지만 마음이 가난한 저에겐 작은 풀꽃 또한 그리운 먼 별입니다 2019. 12. 8. 찻잔으로 사색의 원을 그리며 신동숙의 글밭(25) 찻잔으로 사색의 원을 그리며 예쁜 찻잔을 보면, 순간 가지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먼저 마음으로 가만히 비추어 봅니다. 찻잔을 중심으로 보이지 않는 사색의 원을 천천히 그려보는 것입니다. 나 하나가 가짐으로 인해 지구 한 켠 누구 하나는 못 가질세라. 희귀하거나 특별한 재료보다는 주위에 흔한 흙이나 나무 등 자연물로 만든 찻잔인가. 나 혼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내 집에 오는 손님이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내놓을 수 있는 평등한 찻잔인가. 간혹 놀러온 어린 아이에게도 건넬 수 있는, 설령 깨어진대도 아까워하거나 괘념치 않을 마음을 낼 수 있는가. 만약에 깨어진대도, 아무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고, 그대로 자연으로 돌아가 후손에게 쓰레기를 남기지 않을 자연물의 찻잔인.. 2019. 12. 7.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것들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334)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것들 아침 기도회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을 때, 희끗희끗 뭔가 허공에 날리는 것이 있었다. 걸음을 멈추고 바라보니 눈이었다. 작은 눈가루가 날리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눈이 오네, 올 겨울 들어 처음으로 보는 눈이어서 감회가 새로웠는데 생각하니 마침 절기로 ‘대설’, 자연의 어김없는 걸음이 감탄스러웠다. 잠시 서서 눈을 감상하고 있을 때 담장 저쪽 끝에서 참새 몇 마리가 날아오른다. 언제라도 참새들의 날갯짓과 재잘거림은 경쾌하다. 참새들의 날갯짓과 희끗희끗 날리기 시작하는 눈이 절묘하게 어울렸다. 맞다,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이처럼 가벼운 것들이다. 대설과 눈, 눈가루와 참새,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 서로 어울려 세상은 넉넉히 아름답다. 2019. 12. 7. 개밥그릇에 손가락 담그기 신동숙의 글밭(24) 개밥그릇에 손가락 담그기 식구들이 진돗개 새끼 한 마리를 데려와 키우자고 했을 때 결사 반대를 강력히 주장한 사람은 나 혼자였다. 나에게 강아지는 오롯이 꼼짝 못하는 갓난아기를 돌보는 일과 다르지 않을 것이기에. 그러던 어느날 집에 오니 아들이 드디어 자기한테도 동생이 생겼다며 신이 나서 눈까지 반짝인다. 성은 김 씨고 이름도 지었단다. 김복순. 진돗개 강아지 한 마리. 품 안에 쏙 안기는 강아지를 아들과 딸은 틈나는 대로 안아 주고, 밥도 챙기고, 똥도 치우고, 주말이면 강변길로 오솔길로 떠나는 산책이 즐거운 가족 소풍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서너 달이 못갔다. 하루가 다르게 덩치가 커지는 복순이. 일년이 채 안되어 복순이의 덩치는 아들만큼 커진 것이다. 똥도 엄청나다. 한 학년씩 .. 2019. 12. 6. 저는 아니겠지요?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333) 저는 아니겠지요? 녹은 쇠에서 나와 쇠를 삼킨다. 눈물겨운 사랑도 눈물겨운 배신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어난다. 그래서 어느 것보다도 고맙고 아프다. 십자가를 앞둔 최후의 만찬자리, 음식을 먹던 중에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의 한 사람 곧 나와 함께 먹는 자가 나를 팔리라.” 주님이 말씀하시던 중 ‘진실로’라 하면 호흡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옷매무새를 가다듬듯 마음을 가다듬고 말씀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진실로’를 다른 성경은 ‘진정으로’(새번역), ‘분명히’(공동번역)로 옮겼다. 나를 파는 자가 너희 중의 하나라는 말을 듣는 제자들의 마음은 얼마나 두렵고 떨렸을까? “나는 아닙니다.” 하지 못하고, “저는 아니겠지요?” 했던.. 2019. 12. 6. 이전 1 ··· 159 160 161 162 163 164 165 ··· 30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