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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에 대하여 딸들에게 주는 편지(2) 진정성에 대하여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웃과 타인을 사랑하는 것은 언제나 그 다음이다. 자기 자신을 아는 것만이 중요하다는 말도 아니고 이웃과 타인을 사랑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도 아니다. 이 둘은 언제나 같이 간다. 같이 감으로써 서로를 보완하고 고쳐주고 완성시킨다. 그러나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 먼저는 자신을 아는 것이고 그 다음이 자기 자신에 기반한 이웃에 대한 사랑의 실천이다. 이때의 실천이란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자연적으로 우러나는 육친(肉親)적 사랑이다. 육친(肉親)이란 곧 내 몸이다. 아빠가 너희를 사랑하듯, 엄마가 너희를 사랑하듯, 너희는 곧 우리의 몸이다. 누가 자기 몸을 이 세계의 전부로서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랑이란 그런 것이니 억.. 2015. 9. 16.
성서는 동성애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가?(1) 곽건용의 ‘짭조름한 구약 이야기’(32) 성서는 동성애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가?(1) - 정말 소돔은 그래서 심판받았을까? - 창세기 19:1-11 에스겔 16:49-50 동성애와 한인교회 개신교회에서 동성애에 대해서 설교하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그냥 적당히 위험한 정도가 아니라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대부분의 한국 개신교인들은 동성애를 진지하게 생각해보기도 전에 단칼에 ‘죄’라고 규정합니다. 한국 개신교인들은 ‘차별금지법’ 전체를 강력하게 반대했는데 그 이유는 거기에 성적 지향에 근거한 차별을 금하는 내용이 들어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곳 미국에서는 지난 6월에 연방대법원이 동성 간의 결혼이 합헌이라는 판결을 내린 후로 한인교회들이 그 결정에 대대적으로 반발하고 있습니다. 또 3월에 미국장로교(.. 2015. 9. 16.
성서의 ‘에로티시즘’이 피어난 꽃자리 성서의 ‘에로티시즘’이 피어난 꽃자리 1. 하나가 되고자 하는 욕망, 그 욕망이 몸과 맘의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아갈 때 그곳에 생명력과 기쁨이 있다. 강렬하게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생명력과 기쁨, 누구에게나 간절하다. 그래서 그 욕망과, 욕망이 추동하는 몸과 맘은 경계를 넘어선다. 어떤 때 경계선은 허용되는 금이다. “우리 집에 왜 왔니?”라고 물으면 “꽃 찾으러 왔단다”로 답하며 오고가는 아이들 놀이의 금은 즐겁게 오가는 경계다. ‘위반자’를 환영하는 금이다. 즐겁고 유쾌하며, 그 사이 은근한 짜릿함도 있다. 그러나 금기의 국경도 있다. 개인이, 사회가, 나라가, 역사가, 아니 영원이 거룩함의 이름으로 불침(不侵)의 경고 푯말을 붙여 놓은 터부의 경계. 금기의 경계 저 편에는, 엄중 경고의 푯말을 .. 2015. 9. 15.
하나님이 버린 폐석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23) 하나님이 버린 폐석 “주(主)께서 가라사대 내가 이미 너로 내 백성(百姓) 중(中)에 살피는 자(者)와 요새(要塞)를 삼아 그들의 길을 알고 살피게 하였노라 그들은 다 심(甚)히 패역(悖逆)한 자(者)며 다니며 비방(誹謗)하는 자(者)며 그들은 놋과 철(鐵)이며 다 사악(邪惡)한 자(者)라 풀무를 맹렬(猛烈)히 불면 그 불에 납이 살라져서 단련(鍛鍊)하는 자(者)의 일이 헛되게 되느니라 이와 같이 악(惡)한 자(者)가 제(除)하여지지 아니하나니 사람들이 그들을 내어버린 은(銀)이라 칭(稱)하게 될 것은 나 여호와가 그들을 버렸음이니라”(예레미야 6:27-30). 자신을 쥐라고 생각하는 청년이 있었다. 어떤 연유로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청년은 그.. 2015. 9. 15.
신앙생활이 성서의 ‘세속’과 만날 때 의 종횡서해 신앙생활이 성서의 ‘세속’과 만날 때 -《성서의 에로티시즘》의 저자 차정식 교수 인터뷰- 편집자 주/ 이 기사는 도서출판 의 김성민 대표께서 SFC 편집장 시절 인터뷰하여 에 실은 내용입니다. ‘성서의 에로티시즘’이라는 주제를 차정식 교수만큼 적절하게 풀어낼 사람은 드물다. 그의 문장들은 깊이 있는 신학적 해석에 텍스트를 바라보는 에로틱한 상상력이 함께 공명한다.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날카로운 분석은 혀를 차며 감탄할 정도고, 끊임없이 쏟아 내는 화려한 수사학은 짧은 비명이 튀어나올 정도로 경이롭다. 냉랭한 머리와 뜨거운 가슴이 이렇게도 한 문장에 함께 들어설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에로티시즘에 대한 선입견을 관능적 육체의 미학으로 바뀌어내는 일은 쉬운 작업이 아니다. 이런 주제는 기독.. 2015. 9. 15.
바라고 바라던 왕이 되다!(2) 다윗 이야기(11) 바라고 바라던 왕이 되다!(2) – 하지만 치러야 할 값은 컸다 - 1. 남은 얘기는 이스라엘과 유다가 어떻게 해서 다윗이 다스리는 하나의 나라가 됐는가 하는 것이다. 그 과정은 화기애애하지 않았다. 본래 이스라엘과 유다는 별개의 나라였는데 다윗에 의해 하나로 통합됐다. 잠시 헤어졌던 형제가 재결합한 것도 아니었다. 그 과정에 적지 않은 갈등이 있었고 크고 작은 전쟁도 벌어졌다. 아브넬이 지휘하는 이스라엘 군대와 요압이 지휘하는 유다 군대가 기브온에서 맞붙었다(사무엘하 2:12-13). 설화자는 누가 왜 이 전쟁을 시작했는지 밝히지 않고 그냥 두 군대가 기브온에 진을 쳤다고만 한다. 전쟁은 목적을 갖고 벌이는 정치행위다. 목적 없이 치러지는 전쟁은 없다. 전쟁이 벌어지면 승패와 상관없.. 2015. 9. 13.
영적인(참된) 삶에 관하여 딸들에게 주는 편지(1) 유언(遺言) 나는 지난 6월 메르스에 감염되어 서울대병원 격리병동에서 1주일간 투병했다. 내게는 팔순의 노모와 아내 그리고 세 딸이 있다. 아이들은 고등학교 1학년,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3학년이다. 아이들의 외할아버지는 앞서 메르스에 감염되어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돌아가셨다. (주께서 그분의 영혼을 불쌍히 여기시기를!) 할아버지와 아빠의 감염으로 아이들은 40여 일간을 집에서 격리된 채 보냈다. 아이들은 한 집에서도 부모와 떨어져 할머니 방에서 지내야 했다. 학교에 가는 것은 물론, 제 엄마조차 유리창 너머로 바라볼 뿐 가까이 다가 갈 수 없었다. 내가 한밤중에 구급차에 실려 격리 병동에 들어가야 했을 때, 어머니와 아내와 아이들은 마당에 나와 집을 떠나는 나를 전송했다. 나는.. 2015. 9. 11.
바라고 바라던 왕이 되다!(1) 다윗 이야기(10) 바라고 바라던 왕이 되다!(1) – 하지만 치러야 할 값은 컸다 1. 사울의 파란만장한 생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다윗이 블레셋 지휘관들의 불평 덕에 사울이 이끄는 이스라엘 군대와 전쟁하지 않고 시글락으로 돌아간 후 길보아 산에서 두 나라 군대가 맞붙었다(사무엘상 31:1). 전엔 전차가 주요병기였던 블레셋 군대가 산악지대 전투에서 맥을 추지 못했는데 이때는 블레셋 군대가 업그레이드되어 전차 없이 산악지대에서 싸우는 법을 익혔나 보다. 이에 이스라엘 군대는 맥 못 추고 패했고 사울의 세 아들인 요나단, 아비나답, 말기수아가 전사했고 사울도 화살을 맞았다. 이에 사울은 무기 담당병사에게 자기를 죽여 달라고 했지만 그는 겁을 집어먹고 감히 왕을 찌르지 못했다. 이에 사울은 자기 칼 위에 엎.. 2015. 9. 9.
불후의 명작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32) 불후의 명작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어졌습니다. 사람은 하나님과 한 핏줄이자 한 씨입니다. 나는 고(高) 씨지만, 고 씨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지 않는다. 나는 하나님과 한 핏줄이자 한 씨라는 것에서 진정한 자부심을 갖는다. 나는 한국인이고 황색인이고 지구인이지만, 내가 한국인이고 황색인이고 지구인이라는 것에서 자부심을 느끼지 않는다. 나는 하나님과 한 핏줄이고 한 씨라는 것에서 진정한 자부심을 갖는다. 나는 기독교인지만, 내가 기독교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럽지 않다. 나는 하나님과 한 핏줄이자 한 씨라는 것이 진정 자랑스러울 뿐이다. 가계, 혈통, 피부색, 국적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자기가 하나님과 한 핏줄이자 한 씨라는 것을 아는 사람.. 2015. 9.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