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687 자랑하고 싶거들랑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30) 자랑하고 싶거들랑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지혜(智慧)로운 자(者)는 그 지혜(智慧)를 자랑치 말라 용사(勇士)는 그 용맹(勇猛)을 자랑치 말라 부자(富者)는 그 부(富)함을 자랑치 말라 자랑하는 자(者)는 이것으로 자랑할지니 곧 명철(明哲)하여 나를 아는 것과 나 여호와는 인애(仁愛)와 공평(公平)과 정직(正直)을 땅에 행(行)하는 자(者)인줄 깨닫는 것이라 나는 이 일을 기뻐하노라 여호와의 말이니라”(예레미야 9:23-24).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말 중에 ‘기자불립, 과자불행’이라는 말이 있다. 《노자》에 나오는 말로, ‘까치발을 하고서는 오래 서 있지 못하고, 가랑이를 한껏 벌려서는 자기 길을 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발뒤꿈치를 들어 까치발을 하고.. 2015. 10. 29. 시간은 나무처럼 느렸으면 좋겠어 시간은 나무처럼 느렸으면 좋겠어 공포정치가, 무자비한 폭력이, 교묘한 억압과 악마적 술수가 난무하는 시대다. 그렇다고 모두가 거리에 나가 손을 들고 몸을 쓰며 싸울 수는 없다. 그러나 지은이는 숨죽이게 하는 세상에 내 숨을 떳떳하고 고요하게 쉬는 것이 아름다운 저항임을 ‘제 숨’을 포기하지 않을 삶을 선택할 수는 있음을 보여준다. 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다면 숨 쉴 자격을 잃는 것이다. 노랫말 곳곳에 자연과 더불어 쉬지 못하는 인간의 숨은 창조의 동산을 떠난 폭력의 숨이며 인간다운 숨을 쉬는 것은, 하늘의 숨을 민감하게 느끼고 무딘 양심을 세밀하게 하며 지구의 수준을 아프게 지켜보며 예언자다운 자세를 가지는 것임을 역설한다. 김기석 목사(청파교회)는 그의 글에 대해 이렇게 덧붙인다. “작고 사소한 것들.. 2015. 10. 28. 페이스메이커 다시 김교신을 생각한다(36) 페이스메이커 - 전집 5권 『일기 I』 1934년 일기 - 어려서부터 나는 유난히 잠이 많았다. 덕분에 청교도적 사명감으로 일분일초를 아끼며 사셨던 아버지로부터는 늘 게으르다는 핀잔을 들었고, 모처럼 친구들과 모인 자리에서도 초저녁부터 꾸벅꾸벅 조는 모습에 놀림감이 되기도 했다. 그러다가 나이 40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 선천적인 면역계통 이상으로 간과 신장이 안 좋다는 것을. 아하, 그래서 늘 저녁 8시만 넘으면 몸이 붓고 자면서도 끙끙 고열에 식은땀까지 났던 거구나. 어쩐지, 일년내내 감기일 리는 없고 이상하긴 했다. 하여 ‘무조건 쉬는 게 답’이라는 의사는 모든 환자에게 하는 조언을 내게도 전했다. 스트레스 쌓이는 일 하지 말고 무리하지 말라는 소리 말이다. 그게 말.. 2015. 10. 26. 도적질하지 말라 영화와 함께 읽는 십계명(7) 도적질하지 말라 - 어느 고백에 관한 이야기 - 단순히 유괴하지 말라는 계명인가? “도둑질하지 말라.”는 계명은 뜻이 분명해서 다른 말을 덧붙일 필요가 없어 보인다. ‘이토록 당연한 걸 굳이 계명으로 삼아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이 계명을 세 번만 소리 내서 읽으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도둑질하지 말라고? ‘무엇을’ 도둑질하지 말라는 뜻인가? 이 계명에는 목적어가 없다! 아무리 십계명이 법정에서 사용되는 법률이 아니라 해도 그렇지, 적어도 도둑질의 목적어는 있어야 하지 않나! 안 그런가? 본래 이 계명은 유괴하지 말라는 뜻이었단다. ‘사람 도둑질’ 하지 말라는 말이다. “사람을 유괴한 자는 그 사람을 팔았든지 자기가 데리고 있든지 반드시 사형에 처하여야.. 2015. 10. 25. 자기를 사랑함, 생각은 어디로부터 오는가? 딸들에게 주는 편지(3) 자기를 사랑함, 생각은 어디로부터 오는가? “바람이 임의로 불매 네가 그 소리는 들어도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나니 영으로 난 사람도 다 그러하니라”(요한복음 3:8). 사람이 살면서 직면하는 모든 경험은 그 사람의 인생의 내용이자 그에 대한 공부다. 파스칼(Blaise Pascal, 1623~1662)이 ‘인간은 자연 중에 가장 약한 한 줄기 갈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라고 했을 때, 두 가지를 말한다. 갈대와 생각! 갈대의 생각은 흔들림이고 흔들림은 갈대의 본질이다. 그러나 인간은 그냥 갈대(흔들림, 생각)가 아니라 생각하는 갈대다. 이렇게 바꿀 수 있다. ‘인간은 무의미한 생각들에 불과할지라도 그것들을 개관(槪觀, 생각)함으로써 전혀 다른 .. 2015. 10. 24. 히틀러는 어떻게 국민을 홀렸나? 꽃자리의 종횡서해(16) 히틀러는 어떻게 국민을 홀렸나? - 다카다 히로유키의 《히틀러 연설의 진실》 - ‘히틀러의 연설’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오른손 집게손가락을 세워 공중에서 자잘하게 흔들면서 뭔가 위협적으로 고래고래 소리를 내지르는, 약간은 우스꽝스러워 보이면서도 히스테릭한 모습’이 아닐까. 하지만 독일 국민을 홀린 히틀러 연설의 진실은 따로 있다. 일본의 독문학자인 다카다 히로유키는 1919년 10월 뮌헨의 맥주홀에서 했던 첫 연설부터 1945년 1월 총통 지하 방공호에서 녹음한 최후의 라디오 연설까지, 25년에 걸쳐 쏟아낸 히틀러의 연설문들을 컴퓨터로 계량분석하여 ‘히틀러 연설 150만 단어’ 데이터를 완성했다. 《히틀러 연설의 진실》은 그 데이터를 토대로 히틀러 연설을 언어적.. 2015. 10. 23. 국정교과서, 사무엘의 혼백을 불러올리랴? 천정근의 어디로 가시나이까(15) 국정교과서, 사무엘의 혼백을 불러올리랴? 큰딸과 함께 영화 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 영화엔 영조와 사도세자 그리고 정조의 삼대가 등장한다. 마지막 정조의 등장은 불행한 아버지에 대한 미화인가, 아니면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대한 화해일까? ‘자식이 출세하면 붓으로 조상을 키운다’는 말이 있다. 정조의 아버지 추숭은 사도세자에 대한 미화일 가능성이 많다. 사실적 기록에 따르면 사도세자는 도저히 그대로 왕위를 이을 만한 정신상태가 아니었다니까. 그러나 적어도 영화에서 정조의 분량은 파괴된 역사의 화해를 말하는 듯하다. 예술가의 입장에서 감독은 아마도 이것을 화해라 제시하려는 듯하다. 감독의 의도야 어쨌든 정조대왕의 아버지 존숭은 개인적으론 자신의 과거와의 화해일 수 있을 것이.. 2015. 10. 20. 내 눈이 눈물샘이라면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29) 내 눈이 눈물샘이라면 “어찌하면 내 머리는 물이 되고 내 눈은 눈물 근원(根源)이 될꼬 그렇게 되면 살륙(殺戮) 당(當)한 딸 내 백성(百姓)을 위(爲)하여 주야(晝夜)로 곡읍(哭泣)하리로다”(예레미야 9:1). 우연히 헌책방에서 만난 ‘강아지 똥’ 동화를 읽은 뒤로 동화가 참 좋은 그릇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뒤로 동화를 찾아 읽고 써왔다. 동화는 나이 오십이 넘어서야 쓰는 것이라는 권정생 선생님의 말도 좋았다. 인생에 대해서 뭔가를 안 다음에 써야 한다는 말로 들렸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젊은 시절부터 동화를 썼던 것은 그저 내 마음에 찾아온 이야기를 스케치하듯 남기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가장 먼저 쓴 동화는 ‘소리새’이다. 시대의 어지러움을 두고 .. 2015. 10. 19. 종교와 음식 이길용의 종교로 읽는 한국사회(33) 종교와 음식 요즘 미디어에는 요리와 음식관련 프로그램이 차고 넘친다. 한식, 양식, 중식, 패스트푸드 등 이것저것 가릴 것 없이 전국을 넘어 전 세계의 맛집이란 맛집은 모두 정복하고야 말겠다는 자세로 요리 관련 이야기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그리고 조리하는 이들도 언제부터인가 ‘쉐프’란 고상한 외래어로 수식되며 오래 수련 끝에 획득한 현란한 손기술을 수많은 관객들 앞에서 시전하며 터져 나오는 관객들의 감탄사를 즐기고 있다. 뭐 특별한 일도 아니다. 소득 수준이 어느 정도에 도달하게 되면 사람들은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거기에 기왕이면 보기도 좋고 맛도 좋은 식당에서 행복한 서비스를 받고 싶은 것이 당연한 사람의 마음이기도 할 것이다. 음식.. 2015. 10. 16. 이전 1 ··· 242 243 244 245 246 247 248 ··· 29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