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687 십보라, 기지(機智)로 남편을 살리다(2) 이종록의 모정천리〔母情天理〕(25) 십보라, 기지(機智)로 남편을 살리다(2) 1. 도망자 모세. 그는 미디안으로 와서, 어느 날 한 마을에 들어가, 우물곁에 앉아있었다(출애굽기 2:15). “우물가의 여인"이 아니라 "우물가의 모세"이다. 모세가 우물가에 앉았다는 것은, 한낮에 우물로 물 길러온 사마리아 여인이 실제로는 영적으로 목말라했던 것처럼, 우물가에 앉아 있는 모세도 무엇인가에 목말라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모세의 목마름. 2. 그런데 성경기자는 갑작스럽게 미디안의 제사장에게 딸이 일곱이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출애굽기 2:16). 미디안의 한 딸 부잣집 이야기이다. 미디안 제사장에게 딸이 일곱이 있다는 이 엉뚱한 말돌림이 "최진사댁에 딸이 셋 있다"는 것으로 시작하는 노래처럼, 그리고 그 노래의.. 2015. 7. 4. 하늘은 빛을 잃고 땅은 흔들리고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14) 하늘은 빛을 잃고 땅은 흔들리고 “내가 땅을 본즉 혼돈(混沌)하고 공허(空虛)하며 하늘들을 우러른즉 거기 빛이 없으며 내가 산(山)들을 본즉 다 진동(震動)하며 작은 산(山)들도 요동(搖動)하며 내가 본즉 사람이 없으며 공중(空中)의 새가 다 날아갔으며 내가 본즉 좋은 땅이 황무지(荒蕪地)가 되었으며 그 모든 성읍(城邑)이 여호와의 앞 그 맹렬(猛烈)한 진노(震怒) 앞에 무너졌으니”(예레미야 4:23~26). 멸망으로 기울어진 절망의 시대, 예언자가 세상을 둘러본다. 어둠의 시대, 그나마 어둠 속에서 잠들지 않고 어둠을 응시하는 사람이 하나님의 사람일까?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데, 보이느니 어둠 밖에 없는데 하릴없이 어둠을 바라보느냐며 절망하지 않는 사람, 절망.. 2015. 7. 2. 사람이 죽으면 어디로 갈까?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26) 사람이 죽으면 어디로 갈까? 영혼이 준비가 되어 있기만 하다면 성령이 그 영혼을 자신의 근원으로 데려갈 것입니다. 어느 해인가, 새해 벽두에 귀인을 맞이한 적이 있다. 겨우 두 번째 만남이었지만, 우리는 의기가 통해 곧 벗이 되었다. 국전 심사까지 한 널리 알려진 서예가인데, 그는 자기 글씨체를 ‘막가파체’라고 부르며 파격을 즐기는 위인이다. 햇닢, 무아 등의 여러 아호를 가진 그는 허름한 바랑에 한지와 붓과 먹과 낙관과 인주까지 싸 짊어지고 다닌다. 그는 청하지도 않았는데, 소위 ‘신년축시’를 써주고 가겠다며 시를 내놓으란다. 나는 내 시 가운데서 비교적 짧은 ‘쥐코밥상’이란 시를 내주었더니, 이내 붓을 들고 한바탕 묵희(墨戱)를 즐긴다. .. 2015. 7. 1. 박근혜의 콧바람, 왕의 콧김 히브리어에서 우리말로(20) 박근혜의 콧바람, 왕의 콧김 예레미야애가 4장 20절에 보면 “여호와께서 기름 부어 세우신 자” 곧 “왕”을 달리 “우리의 콧김”(개역개정), “우리의 숨결”(공동번역)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것은 히브리어 “루아흐 압페누”를 번역한 것이나 아무래도 석연하지 않다. 즉 히브리어로 이 본문을 읽는 독자와 우리말 번역으로 이 본문을 읽는 독자의 반응이 일치하지 않을 것 같다. “콧김”이라고 하면 그것은 콧구멍에서 나오는 더운 김을 뜻한다. “콧김을 쐬다”라는 말은 어떤 물체를 코 가까이 가져다 대고 거기에 콧구멍에서 나오는 김을 받게 하는 것이다. “콧김이 세다”라는 말은 관계가 가까워서 영향력이 세다는 말이다. “죽은 놈의 콧김만도 못하다”라고 하면 난로나 화로에 불기운이 없어져.. 2015. 7. 1. 표절의 시궁창에 핀 장미 지강유철의 음악정담(26) 표절의 시궁창에 핀 장미 - 진회숙, 《음악사를 움직인 100인》- 저는 술을 못합니다. 최근에는 예의 차원에서 맥주 한 잔 정도는 사양하지 않습니다만, 이때까지 살아오며 한 번도 술에 취해 보지 못했습니다. 학창 시절을 불량 청소년 소굴인 밴드부에서 보냈고, 박정희의 피살과 전두환이 12․12 군사반란을 자행한 그 어간에 군에 입대해 최전방 부대에서 만기 제대했지만 누구의 회유나 압력에 굴해 술을 입에 댄 적이 없습니다.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그것이 내 신앙을 지키는 것이라 확신했기 때문에 두들겨 맞든 고문관 취급을 당하든 겁나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그래야 하는 줄로 알았고, 그것이 은근한 제 자존심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저는 근본주의 신앙과 결별한 지 오래입니다. 그런데도 .. 2015. 6. 30. 무섭다 못해 기괴한 말, 말, 말 한종호의 너른마당(27) 무섭다 못해 기괴한 말, 말, 말 신앙인으로서 성숙해 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훈련 가운데 하나가 ‘말의 훈련’일 것이다. 이것이 잘못되면 얼마나 다른 사람에게 알게 모르게 상처를 주는지 우리는 경험하게 된다. 우리 자신이 그런 상처를 입어보면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처럼 중요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이 말의 훈련에 조심스러움이 없는 것일까? 말의 정의는 무엇인가? 대체로 의사소통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런 정의는 말이 가진 귀중한 역할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의사소통 속에는 욕설과 분노, 그리고 저주도 포함되지 않는가? 그렇게 될 때 말은 이미 말이 아니라 ‘독이 묻은 비수’일 따름이다. 말의 형체는 있으되, 말의 진실한 역할을 상실해 버.. 2015. 6. 30. 십보라, 기지(機智)로 남편을 살리다(1) 이종록의 모정천리〔母情天理〕(24) 십보라, 기지(機智)로 남편을 살리다(1) 1. “그를 만난 건 우물가였다. 그는 그곳에 홀연히 나타났다. 그리고 나를 곤경에서 구해주었다. 그리고 그는 내 삶이 되었다. 그는 도망자이다. 애굽 사람에게 구타당하는 히브리인을 구하려다가 애굽인을 죽였단다. 그리고 자신이 히브리인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해서 이곳으로 도망 왔단다.” 도망자 모세가 도착한 곳은 미디안이었다. 애굽으로 돌아갈 희망을 버리고, 모세는 그곳에 정착하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미디안 제사장 딸과 혼인해서 자식들을 낳는다. 2. “우리는 그가 왜 도망자가 되었는지 궁금했다. 그는 우리에게 긴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우리는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느 날 그가 자기 형제들에게 갔단다. 히.. 2015. 6. 26. 걸레가 되어 찢기신 이를 기억하라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25) 걸레가 되어 찢기신 이를 기억하라 창조되지 않은 하나님 이외의 그 어떤 것도 이 성전에 어울릴 수 없습니다. 천사보다 못한 것은 그 어느 것도 이 성전과 같을 수 없습니다. 이 성전은 대단히 아름답게 빛나고, 하나님이 지은 모든 것보다 더 밝고 순수하게 빛납니다. 창조되지 않은 하나님 외에는 그 어떤 것도 그 광채에 견줄 수 없습니다. 이 성전은 당신과 나의 영혼이다. 이 성전의 제단 위에 타는 성촉(聖燭)은 당신과 나의 영혼의 불꽃이다. 이 성전에 바쳐진 제물은 모든 장애와 무지와 어리석음을 여윈 당신과 나의 순수한 영혼이다. 이 성전에 울려 퍼지는 찬양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당신과 나의 가슴에서 울려나오는 신의 메아리다. 이 성전.. 2015. 6. 26. 사무엘, 양다리 걸치다 다윗 이야기(2) 사무엘, 양다리 걸치다 – 다윗 이야기의 시작 - 1. 새 판을 짠 이는 사무엘이었다. 멍석 깔아놓고 사울과 다윗을 왕으로 만든 이는 사무엘이었다. 그가 주도하지는 않았고 백성들 성화에 밀려서 했지만 이스라엘에 전에 없던 왕이 생겨나고 군주제가 태동하도록 판을 깔아놓은 사람은 마지막 판관(judge)이자 동시에 제사장(priest)이고 예언자(prophet)였던 사무엘이었던 거다. 그가 아니더라도 누군가 그 일을 했을 거다. 구약성서에서 인간사 모든 일의 궁극적 원인이자 동력은 야훼 하느님이니까 그가 아니라도 누군가 그 일을 했을 거란 말이다. 하지만 세상사가 누가 해도 마찬가지라면 무슨 재미가 있겠나, 그걸 행한 사람의 기질과 성격과 개성에 따라 사건의 색깔이 달라지니 인생 살만한 게.. 2015. 6. 25. 이전 1 ··· 256 257 258 259 260 261 262 ··· 29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