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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앞에서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 우상에 절하지 말라 영화와 함께 읽는 십계명(2) 내 앞에서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 우상에 절하지 말라 다신교는 미개하고 나쁜 종교? 나는 한 분인 하나님을 믿는다. 다신론자(多神論者, polytheist)가 아니라 유일신론자(唯一神論者, monotheist)라는 얘기다. 유대교, 이슬람교, 그리스도교를 가리켜 3대 유일신 종교라고 부르는데 나는 그리스도인이고 개신교 목사이니 그게 당연하다고 하겠다. 하지만 구약성서시대에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정반대였다. 그때는 신이 여럿이라고 믿는 게 당연했고 유일신 믿는 것은 지극히 ‘비정상’이었다. 대개의 그리스도인들은, 가톨릭 교인이든 개신교인이든 신앙에 입문(入門)할 때는 유일신교와 다신교의 차이를 알고 유일신을 믿겠다고 결심하진 않는다. 교회에서는 ‘그리스도교는 유일신 하느님.. 2015. 6. 21.
그럴듯한 지팡이 지녔다 해도… 그럴듯한 지팡이 지녔다 해도… 바닥까지 말라버린 개울가에 주저앉아 울어본 적 없다면 고단한 길 끝에 만난 풀밭 위를 마음껏 뒹굴러 본 적 없다면 서로 몸을 기대 단잠을 자는 모습을 보며 웃어 본 적 없다면 류연복 판화 어둠을 가르는 별똥별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폭풍우 속 길 잃은 한 마리 양의 울음소리 듣지 못한다면 사나운 짐승과 싸우느라 생긴 상처 보이지 않는다면 목자 아니다 그럴듯한 지팡이 지녔다 해도 한희철/동화작가, 성지교회 목사 2015. 6. 21.
요게벳, 어머니면서 어머니 아닌 삶을 살다(2) 이종록의 모정천리〔母情天理〕(23) 요게벳, 어머니면서 어머니 아닌 삶을 살다(2) 1. 모세를 낳은 그 부부는 그 아이를 차마 죽이지 못하고 석 달 동안 숨겨 키웠다. 성경은 “그가 잘 생긴 것을 보고 석 달 동안 그를 숨겼”다고 말한다(2절). 모세 부모가 모세를 차마 죽이지 못한 까닭은 그가 잘 생겼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이 구절을 오해하지 않길 바란다. 잘 생기지 않았다면, 모세를 나일 강에 버렸을 텐데, 인물이 좋아서 석 달 동안 집에서 몰래 키웠다는 의미로 해석하지 말라는 것이다. 여기서 “잘 생겼다”는 것은 히브리어로 “보기에 좋았다”는 것이다. 물론 잘 생긴 것으로 번역할 수도 있겠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어느 자식인들 예쁘지 않겠는가. 그래서 일반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겠다. 지나치.. 2015. 6. 19.
어느 날의 기도 어느 날의 기도 말씀 준비를 마치고 준비한 말씀 앞에 앉으면 언제라도 마음이 가라앉습니다. 천천히 아득히 말이지요. -죄송합니다, 감히 말씀의 준비를 ‘마쳤다’ 하다니요! 그래도 설렘이 아주 없지는 않아 마치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고 식구를 기다리는 엄마의 심정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뿌듯한 기다림이지요. 그게 전부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많은 순간 부실함이 마음에 걸립니다. 이걸 먹고 탈이 나진 않을까, 기운을 차리지 못하는 것 아닐까, 노심초사 마음이 무거워지곤 합니다. 일러스트/고은비 주님, 주님의 말씀 앞에 무얼 더 보태고 뺄 수가 있겠습니까? 다만 정성으로 준비하게 하소서. 어느 해 저무는 저녁 지나가다 우연히 들른 작고 외진 마을 허기를 달래려 찾은 허름한 식당에서 생각지 못한 정갈한 음식 대하.. 2015. 6. 19.
“주님, 어찌하여 나병환자로 저를 찾아 오셨습니까?”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24) “주님, 어찌하여 나병환자로 저를 찾아 오셨습니까?” 영적인 것과 복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남에게 나누어주지 않는 사람이 영적이었던 적은 결코 없습니다. 모름지기 사람은 영적인 것과 복을 자기를 위해서만 간직해서는 안 됩니다. 무릇 사람은 자기 몸과 영혼 안에 지닌 모든 것을 서로 나누고, 남이 자기에게 바라는 것이면 무 엇이든지 내주어야 합니다. 비바람이 몹시 심하게 부는 어느 날 밤, 남루한 차림의 거지가 성 프란체스코의 오두막으로 찾아왔다. “너무 배가 고프고 추우니, 먹을 것과 잠자리를 좀 마련해 주세요.” 프란체스코는 얼른 그 거지를 데리고 들어와서 불빛에 비춰 보니, 그 거지는 얼굴과 코가 문드러진 문둥이였다. 그는 서둘러 음식을 준.. 2015. 6. 18.
표절, 위태로운 타락 김민웅의 인문학 산책(18) 표절, 위태로운 타락 신경숙 표절은 신경숙의 문학정신 실종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그러나 그 뿐만이 아닙니다. 이 사태는 1. 허와 실을 교묘히 뒤섞어 직조해서 진실을 은폐하는 현실에 둔감하게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 2. 역사와의 치열한 긴장을 피하고 아편이 되어가는 문학, 교육, 정치의 타락, 3. 탐미주의가 돈이 된다면 극우의 손도 몰래 잡는 지식인들의 감추어진 전향을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문학의 소멸 앞에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문학 비평가들의 가짜에 대한 전투개시는 단지 문학에만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은 어느새 권력이 되어버린 이름의 무게와 허위, 시장의 유혹, 정신적 투쟁의 궤멸 상태 등에 대한 새로운 전선 구축과 관련이 되어갈 것이며 그리 되어야 할 것입니다... 2015. 6. 18.
마음 가죽을 베라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12) 마음 가죽을 베라 “유다인(人)과 예루살렘 거민(居民)들아 너희는 스스로 할례(割禮)를 행(行)하여 너희 마음 가죽을 베고 나 여호와께 속(屬)하라 그렇지 아니하면 너희 행악(行惡)을 인(因)하여 나의 분노(忿怒)가 불같이 발(發)하여 사르리니 그것을 끌 자(者)가 없으리라”(예레미야 4:4). 몸에 지닌 흔적보다 더 좋은 표지가 어디 있을까? 누군가가 하는 백 마디 말보다도 그의 몸에 남은 흔적은 그가 누구인지를 더 분명하게 말해준다. 단강에서 목회를 할 때였다. 볍씨를 넣는 바쁜 철에 마을 이장인 병철 씨가 원주시청을 다녀왔다. 병철 씨가 논을 샀는데, 그 돈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를 묻는다는 것이었다. 바쁜 철에 사람을 오라 가라 한다며 툴툴거리고 나간 병철.. 2015. 6. 17.
메르스가 던지는 메시지 이길용의 종교로 읽는 한국사회(25) 메르스가 던지는 메시지 바이러스. 그 이름은 ‘독’을 뜻하는 라틴어 비루스(virus)에서 왔다. 그런데 사실 바이러스는 그렇게 해롭고, 있어서는 안 될 존재만은 아니다. 늘 있어왔고,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고, 그리고 실제로 지구상을 가득 채우고 있는 유기물질이 바로 바이러스이다. 바이러스는 묘하다. 독립 세포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스스로 살아갈 수 없다. 구성체라고는 일정한 유전물질과 단백질, 그리고 그것을 담고 있는 껍질 정도이다. 바이러스는 생명체라 부르기도 애매한 것이 독립적으로 물질대사를 할 수 없기에 반드시 숙주를 필요로 한다. 바이러스는 숙주의 세포에 있는 핵산을 통해서만 자신의 고유한 유전정보를 복제하여 증식할 수 있을 뿐이다. 이런 생존 방식 때문에 바.. 2015. 6. 17.
너희 하느님은 나 야훼다! 곽건용의 영화와 함께 읽는 십계명(1) 너희 하느님은 나 야훼다! 누구나 알고 있는 십계명 이스라엘 백성이 모세의 인도를 받아 이집트에서 탈출한지 석 달째 되던 초하룻날 그들은 하느님의 산이라고 불리는 시내 산에 도착했다. 그들은 산기슭에 진을 치고 몸을 정결하게 씻고 옷도 깨끗이 빨아 입고 부부관계도 갖지 않고 하느님에게서 계명을 받을 준비를 갖추고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하느님이 백성들에게 직접 말씀하셨다. “너희 하느님은 나 야훼다. 바로 내가 너희를 이집트 땅 종살이하던 집에서 이끌어낸 하느님이다. 너희는 내 앞에서 다른 신을 모시지 못한다. 너희는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 위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속에 있는 어떤 것이든지 그 모양을 본떠 새긴 우상을 섬기지 못한다. 그 앞에 절.. 2015. 6.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