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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을 가리킨 것이 성서 영감설로 오해돼 민영진의 히브리어에서 우리말로(18) 짐승을 가리킨 것이 성서 영감설로 오해돼 성서를 번역하다 보면 원문의 대명사를 번역문에서는 실명사로 바꾸어야만 할 때가 더러 있다. 의미전달을 빨리 하기 위해서도 그렇고 때로는 엉뚱한 오해를 막기 위해서도 그러하다. 예전에 대한성서공회 번역자 모임이 있었을 때의 일이다. 번역위원 중의 한 분이 아침 기도회를 인도하면서 ‘개역’ 성서의 이사야 34장 16절을 명상할 본문으로 내놓았다. “너희는 여호와의 책을 자세히 읽어 보아라. 이것들이 하나도 빠진 것이 없고 하나도 그 짝이 없는 것이 없으리니 이는 여호와의 입이 이를 명하셨고 그의 신이 이것들을 모으셨음이라.” 이 분의 말에 따르면, 단순한 독자들이 이 본문을 성서영감설과 관련시켜 오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 ‘여.. 2015. 6. 7.
돼지의 맑은 두 눈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22) 돼지의 맑은 두 눈 하나님은 스스로를 누리십니다. 하나님은 자신을 누리시는 것과 똑같이 모든 피조물을 누리십니다. 모든 피조물을 누리시되, 피조물로서가 아니라 하나님으로서의 피조물을 누리십니다. 하나님은 스스로를 누리시는 것과 똑같이 만물을 누리십니다. 세상 만물의 가장 작은 조각들에도 하나님의 지문이 찍혀 있네. 모든 원자 속에 삼위일체의 거룩한 형상이 성스럽게 모셔져 있으며, 삼위일체 하나님의 모습이 어슴푸레 어려 있네… 내 몸뚱이를 이루는 하나하나의 세포가 모두 다 창조주를 찬미하고 끊임없이 사랑을 선언하네. 물총새는 물고기를 잡도록 만들어졌고 붕붕 우는 벌새는 꽃의 꿀을 빨도록 만들어졌으며, 사람은 하나님을 묵상하고 사랑하도록 창조되었.. 2015. 6. 5.
아뜩함과 무력감을 넘어 김기석의 톺아보기(4) 아뜩함과 무력감을 넘어 신문을 보아도 뉴스를 들어도 어제의 세상과 오늘의 세상이 별반 다르지 않다. 메르스 여파로 인한 파장으로 온 나라가 흔들려도 정부는 중심을 잡지 못한 채 우왕좌왕 하고 정치인들은 서로 깎아내리고 흠집내기에 열중하고 있다.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부정부패는 다반사가 되었다. 남북한의 긴장과 대립은 해소될 줄 모르고,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억지 부리는 강대국들의 횡포도 변함이 없다. 남을 모욕하고 부정함을 통해 자기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는 평화를 거스르는 일이며, 반생명적인 폭거이다. 단 한 번의 실수로 수많은 생명을 앗아 갈 수 있는 주한미군의 탄저균 실험에 대한 이 나라 정부의 대처는 또한 어떠한가. 이런 일들을 하도 많이 겪다 보니 무슨 소식을 .. 2015. 6. 5.
언제 예수가 깨끗한 부자가 되라고 가르쳤나? 한종호의 너른마당(23) 언제 예수가 깨끗한 부자가 되라고 가르쳤나? 오늘날 교회의 강단은 보다 쉽고 보다 편하고 보다 재미있는 쪽으로 가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교회 대중들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심드렁해진다. 세상살이가 복잡하고 힘든 판국에 교회에까지 와서 복잡하고 심오하고 깊이 생각해야 하는 쪽으로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 ‘성공’과 ‘부’가 가미되면 금상첨화다. 그러기에, 교회는 ‘시장의 논리’를 추종하려는 경향을 보이기까지 한다. ‘시장의 논리’란 대중들의 요구에 맞추는 것이다. 보다 많은 대중들이 원하는 것을 중심으로 말씀의 내용과 방식을 바꾸어 나가는 것이다. 그것이 교회 부흥의 원리가 되고 있고, 성도(聖徒)라고 표현되는 교회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2015. 6. 5.
십브라와 부아, 목숨 걸고 아이들을 지키다(2) 이종록의 모정천리〔母情天理〕(21) 십브라와 부아, 목숨 걸고 아이들을 지키다(2) 1. 아이들이 태어나면서 제일 먼저 만나는 사람이 바로 산파들이었을 것이다. 한 생명이 태어나는 일을 도우며 세상 밖으로 나온 그 귀중한 생명을 두 손에 안아든 산파의 모습을 생각해보라. 얼마나 경건하고 거룩한가. 2. 십브라와 부아는 자신들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잘 알았다. 그들은 무엇이 옳은지를 알았고, 그리고 죽음을 무릅쓰고 옳은 일을 했다. 산파들이 하는 일이란 게 생명탄생을 돕는 것이지 생명을 죽이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바로가 내린 지엄한 명령이라고 해도, 생명을 죽이는 것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무너뜨리는 일이었기에 따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바로를 거역하면서 그들은 하나님의 놀라.. 2015. 6. 4.
묵은 땅을 갈아엎어라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11) 묵은 땅을 갈아엎어라 "나 여호와가 유다와 예루살렘 사람에게 이같이 이르노라 너희 묵은 땅을 갈고 가시덤불 속에 파종(播種)하지 말라"(예레미야 4:3). 학원을 운영하는 선생님 이야기를 들으면 학원으로 들어서는 아이들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아이들의 심리 상태를 짐작할 수가 있다고 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오는 아이들의 발자국 소리는 가볍고 뜀박질을 하듯 경쾌하단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부모의 강요에 떠밀려서 오는 아이들의 발자국 소리는 무겁고 처진단다. 마지못해 오고 있다는 것이 발자국 소리만으로도 고스란히 전해진다는 것이다. 표현이 뭣 하지만 풀을 뜯기 위해 햇살 좋은 들판으로 나가는 소와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소의 발걸음이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농촌에서 .. 2015. 6. 4.
커피 한잔의 향기와 나그네 김민웅의 인문학 산책(16) 커피 한잔의 향기와 나그네 커피 한잔의 향기가 우울함을 거두어 줄 때가 있습니다. 그건 정갈한 동양화 같은 차를 마실 때와는 분명 또 다른 정서로 우리의 영혼을 적셔 줍니다. 이국(異國)의 풍경이 진한 갈색의 작은 물결 속에서 환영처럼 흔들립니다. 커피 한잔으로 짧은 여행을 떠나는 것입니다. 커피를 마시는 이는 나그네가 될 준비를 하는 설레임을 경험합니다. 아프리카의 밀림에서 자라나던 수목(樹木)의 한 열매가, 이슬람의 낙타에 실려 사막을 건너 유럽의 어느 도시 카페에서 제 맛을 내기까지 커피 한잔에도 문명의 긴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남미 카리브 해 연안의 작은 나라들도 이 역사의 대열에 합류합니다. 평소에는 낯설었던 인도네시아의 섬들도 카페를 찾는 나그네의 상상 속에 거쳐.. 2015. 6. 3.
몸을 입혀라 김영봉의 성서 묵상, 영성의 길(6) 몸을 입혀라 나의 형제자매 여러분, 누가 믿음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행함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런 믿음이 그를 구원할 수 있겠습니까? 어떤 형제나 자매가 헐벗고, 그 날 먹을 것조차 없는데, 여러분 가운데서 누가 그들에게 말하기를 "평안히 가서, 몸을 따뜻하게 하고, 배부르게 먹으십시오" 하면서, 말만 하고 몸에 필요한 것들을 주지 않는다고 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와 같이 믿음에 행함이 따르지 않으면, 그 자체만으로는 죽은 것입니다(야고보서 2:14-17) 1.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라는 말은 진실이지만, 믿음이 살아 있음에도 행함으로 열매가 맺혀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씨앗 하나가 땅에 심겨져서 싹을 내고 줄기로 자라 가지를 .. 2015. 6. 3.
인문학 진흥과 대학의 학과들… 이길용의 종교로 읽는 한국사회(23) 인문학 진흥과 대학의 학과들… 인문학 붐이 한창이다. 한쪽에서는 대학의 인문학과가 죽어간다고 난리를 치고, 또 한편에서는 각종 인문학 강좌들이 예서제서 하루가 멀다 하고 국내외 명사들을 초청하여 향연을 펼친다. 이런 어색한 불균형이 이 땅에 자리 잡은 지도 제법 된 것 같다. 정부로서도 세상의 기초학문(?)이라 불리는 인문학을 살리고자 다양한 정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래서 내세운 것인 이른 바 인문한국(HK) 프로젝트였다. 당시 이 정책은 인문학자들로서는 혹할 정도로 후한 인심 쓰기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프로젝트에 당첨(?)이라도 될라치면, 장장 10년 동안 HK교수는 월 4백, HK연구교수는 월 3백을 보장하고, 정부의 지원이 종료된 이후에는 심사를 거쳐 HK.. 2015. 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