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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예수가 깨끗한 부자가 되라고 가르쳤나? 한종호의 너른마당(23) 언제 예수가 깨끗한 부자가 되라고 가르쳤나? 오늘날 교회의 강단은 보다 쉽고 보다 편하고 보다 재미있는 쪽으로 가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교회 대중들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심드렁해진다. 세상살이가 복잡하고 힘든 판국에 교회에까지 와서 복잡하고 심오하고 깊이 생각해야 하는 쪽으로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 ‘성공’과 ‘부’가 가미되면 금상첨화다. 그러기에, 교회는 ‘시장의 논리’를 추종하려는 경향을 보이기까지 한다. ‘시장의 논리’란 대중들의 요구에 맞추는 것이다. 보다 많은 대중들이 원하는 것을 중심으로 말씀의 내용과 방식을 바꾸어 나가는 것이다. 그것이 교회 부흥의 원리가 되고 있고, 성도(聖徒)라고 표현되는 교회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2015. 6. 5.
십브라와 부아, 목숨 걸고 아이들을 지키다(2) 이종록의 모정천리〔母情天理〕(21) 십브라와 부아, 목숨 걸고 아이들을 지키다(2) 1. 아이들이 태어나면서 제일 먼저 만나는 사람이 바로 산파들이었을 것이다. 한 생명이 태어나는 일을 도우며 세상 밖으로 나온 그 귀중한 생명을 두 손에 안아든 산파의 모습을 생각해보라. 얼마나 경건하고 거룩한가. 2. 십브라와 부아는 자신들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잘 알았다. 그들은 무엇이 옳은지를 알았고, 그리고 죽음을 무릅쓰고 옳은 일을 했다. 산파들이 하는 일이란 게 생명탄생을 돕는 것이지 생명을 죽이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바로가 내린 지엄한 명령이라고 해도, 생명을 죽이는 것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무너뜨리는 일이었기에 따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바로를 거역하면서 그들은 하나님의 놀라.. 2015. 6. 4.
묵은 땅을 갈아엎어라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11) 묵은 땅을 갈아엎어라 "나 여호와가 유다와 예루살렘 사람에게 이같이 이르노라 너희 묵은 땅을 갈고 가시덤불 속에 파종(播種)하지 말라"(예레미야 4:3). 학원을 운영하는 선생님 이야기를 들으면 학원으로 들어서는 아이들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아이들의 심리 상태를 짐작할 수가 있다고 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오는 아이들의 발자국 소리는 가볍고 뜀박질을 하듯 경쾌하단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부모의 강요에 떠밀려서 오는 아이들의 발자국 소리는 무겁고 처진단다. 마지못해 오고 있다는 것이 발자국 소리만으로도 고스란히 전해진다는 것이다. 표현이 뭣 하지만 풀을 뜯기 위해 햇살 좋은 들판으로 나가는 소와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소의 발걸음이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농촌에서 .. 2015. 6. 4.
커피 한잔의 향기와 나그네 김민웅의 인문학 산책(16) 커피 한잔의 향기와 나그네 커피 한잔의 향기가 우울함을 거두어 줄 때가 있습니다. 그건 정갈한 동양화 같은 차를 마실 때와는 분명 또 다른 정서로 우리의 영혼을 적셔 줍니다. 이국(異國)의 풍경이 진한 갈색의 작은 물결 속에서 환영처럼 흔들립니다. 커피 한잔으로 짧은 여행을 떠나는 것입니다. 커피를 마시는 이는 나그네가 될 준비를 하는 설레임을 경험합니다. 아프리카의 밀림에서 자라나던 수목(樹木)의 한 열매가, 이슬람의 낙타에 실려 사막을 건너 유럽의 어느 도시 카페에서 제 맛을 내기까지 커피 한잔에도 문명의 긴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남미 카리브 해 연안의 작은 나라들도 이 역사의 대열에 합류합니다. 평소에는 낯설었던 인도네시아의 섬들도 카페를 찾는 나그네의 상상 속에 거쳐.. 2015. 6. 3.
몸을 입혀라 김영봉의 성서 묵상, 영성의 길(6) 몸을 입혀라 나의 형제자매 여러분, 누가 믿음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행함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런 믿음이 그를 구원할 수 있겠습니까? 어떤 형제나 자매가 헐벗고, 그 날 먹을 것조차 없는데, 여러분 가운데서 누가 그들에게 말하기를 "평안히 가서, 몸을 따뜻하게 하고, 배부르게 먹으십시오" 하면서, 말만 하고 몸에 필요한 것들을 주지 않는다고 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와 같이 믿음에 행함이 따르지 않으면, 그 자체만으로는 죽은 것입니다(야고보서 2:14-17) 1.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라는 말은 진실이지만, 믿음이 살아 있음에도 행함으로 열매가 맺혀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씨앗 하나가 땅에 심겨져서 싹을 내고 줄기로 자라 가지를 .. 2015. 6. 3.
인문학 진흥과 대학의 학과들… 이길용의 종교로 읽는 한국사회(23) 인문학 진흥과 대학의 학과들… 인문학 붐이 한창이다. 한쪽에서는 대학의 인문학과가 죽어간다고 난리를 치고, 또 한편에서는 각종 인문학 강좌들이 예서제서 하루가 멀다 하고 국내외 명사들을 초청하여 향연을 펼친다. 이런 어색한 불균형이 이 땅에 자리 잡은 지도 제법 된 것 같다. 정부로서도 세상의 기초학문(?)이라 불리는 인문학을 살리고자 다양한 정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래서 내세운 것인 이른 바 인문한국(HK) 프로젝트였다. 당시 이 정책은 인문학자들로서는 혹할 정도로 후한 인심 쓰기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프로젝트에 당첨(?)이라도 될라치면, 장장 10년 동안 HK교수는 월 4백, HK연구교수는 월 3백을 보장하고, 정부의 지원이 종료된 이후에는 심사를 거쳐 HK.. 2015. 6. 2.
메르스 바이러스, 데카메론의 시간 천정근의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10) 메르스 바이러스, 데카메론의 시간 지금 창궐(?)중인 메르스 바이러스 유언비어 유포의 진원지는 단언컨대 언론이다. 언론이란 결국 기자들이 쓰는 글이다. 그러나 기자들이 작가는 아니다. 기자는 작가처럼 상상력으로 기사를 쓰는 게 아니다. 그런데 이 둘의 경계가 분간이 안 될 때가 자주 있다. 문제는 상상력이 아니라 상상력의 건강성, 곧 독자들을 상상하게 만드는 기사가 지향하는 현실이 어떤 것이냐이다. 상상이 현실이 되려면 얼마만한 절망과 기원이 담겨야 하는 것인가? 절망 속에 기원을 담아야 한다면 그것은 어떤 상상력이어야 하는 것일까? 비단 메르스 바이러스뿐만이 아니다. 계속해서 우리 사회가 마치 재난 영화에 등장하는 현장의 수많은 캐릭터들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 2015. 6. 1.
걷잡을 수 없이 못된 애 이범진의 '덤벙덤벙한 야그'(15) '걷잡을 수 없이 못된 애' 길을 지나다 우연히 발견한 거리 오락실! 요즘은 집집마다 컴퓨터가 있으니 그럴 리 없겠지만, 약 30년 전만 해도 최고 인기였습니다. 한 판에 30원하다가 올라서 50원이었죠. 동네의 모든 아이들이 모여, 게임을 구경했고, 한 게임을 하기 위해선 30분 이상 줄을 서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새로운 게임이 나오기라도 하면 밤이 되는지도 몰랐지요. 그러니까…, 도벽이 생긴 건 그때부터였습니다. 제 나이 여덟 살 때, 오락은 하고 싶고, 돈은 없고. 월 4천 원 정도 하던 우유급식비를 삥땅쳐 모두 오락실에 쏟아 부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게임을 잘하는 편이 아니었기에, 한 시간도 채 넘기지 못했습니다. 500원을 가져가도 10분을 넘기지.. 2015. 5. 31.
두 명의 프란체스코와 백건우 지강유철의 음악정담(22) 두 명의 프란체스코와 백건우 - 프란츠 리스트(2) 세월호 참사 100일이 되던 지난해 7월 24일,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영혼의 소나타’란 제목으로 제주항 특설무대에서 추모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연주회 10여 일 전에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백건우는, ‘부다페스트 공연을 준비하다가 세월호 소식을 접한 뒤 할 말을 잃었고, 살릴 수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죽어 화가 났었다’고 느리게 말했습니다. 추모 콘서트 제안을 받았을 때 백건우는 자신의 연주회 일정을 변경했고, 파리-서울 왕복 항공료는 물론 출연료까지 포기했습니다. 곁에서 지켜 본 윤정희는 수십 년 연주 생활 중에서 남편이 레퍼토리 선정을 놓고 이번처럼 심혈을 기울인 적은 없었다고 거들었습니다. 백건우는 죽음, 상처, 치유란.. 2015. 5.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