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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치매와 과다한 설교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20) 영적 치매와 과다한 설교 하나님은 영혼이 넓어지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은 영혼에게 많은 것을 받을 기회를 줍니다. 그렇게 해야만 몸소 많은 것을 줄 기회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영혼을 넓힐 기회는 많지 않다. 지상 위에서의 우리 생은 영혼을 넓힐 유일한 기회이다. 하지만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영혼의 넓이보다 교회 건물의 넓이에 관심을 기울이고, 영혼의 확장보다 교세의 확장을 원한다. 사실상 교회 건물의 넓이와 교세의 확장은 영혼의 확장과 아무 관계가 없다. 오히려 교회 건물이 넓어질수록 그 영혼은 위축되고, 교세가 확장될수록 사람들의 영적 관심은 엷어지지 않던가. 근자에 한국교회 어느 교단에서 교단장을 차지하기 위해 치졸한 다툼을 벌이는 것.. 2015. 5. 21.
차이는 존중해야 하고 차별은 거부해야 한다 한종호의 너른 마당(20) 차이는 존중해야 하고 차별은 거부해야 한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본떠서 창조되었다.” 창세기에 나오는 인간 창조의 기준은 인류사회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최고의 인권선언이다. 모든 종교는 신과 인간 사이의 차이를 전제하고 이를 강조하는 교리를 가지고 있다. 기독교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성서의 이러한 선언은, 신과 인간 사이의 본질적 차이만 부각시키는 여타의 종교적 주장과는 달리 인간의 존엄성이 신적 위상을 가지고 있음을 아울러 주목하고 있다. “하나님과 인간은 다르다. 그러나 인간의 본질에는 하나님의 형상, 그러니까 그 신적 이미지가 담겨 있다. 따라서 인간을 모독하고 짓밟고 차별하는 것은 하나님을 모독하고 짓밟고 차별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바로 이러한 이.. 2015. 5. 18.
자신을 묶은 야훼, 그리고 너무나 약한 아브라함 곽건용의 짭조름한 구약 이야기(14) 자신을 묶은 야훼, 그리고 너무나 약한 아브라함 - 아브라함 이야기 2 - 1. 구약학자들은 창세기 15장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 장이 창세기에서 가장 오래 된 텍스트이기 때문이란다. 창세기는 다양한 저자들에 의해 여러 세대를 거쳐 작성됐는데 그 중에서 15장이 가장 오래 된 텍스트라는 거다. 이런 판단의 근거는 짐승을 죽여서 그걸 둘로 쪼갠 다음 서로 마주 보게 놓고 언약을 맺은 게 원시적이라는 데 있다. 하지만 이 텍스트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오래됐기 때문은 아니고 하느님과 아브라함(이름이 바뀌기 전이니 ‘아브람’) 사이에 ‘언약’(covenant)이 맺어진 얘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언약'은 유대교와 그리스도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리스도교에서는 “.. 2015. 5. 18.
뻔뻔함을 지워라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10) 뻔뻔함을 지워라 - 수욕에 덮이울 것이니 - “소리가 자산 위에서 들리니 곧 이스라엘 자손(子孫)의 애곡(哀哭)하며 간구(懇求)하는 것이라 그들이 그 길을 굽게 하며 자기(自己) 하나님 여호와를 잊어버렸음이로다 배역(背逆)한 자식(子息)들아 돌아오라 내가 너희의 배역(背逆)함을 고치리라 보소서 우리가 주(主)께 왔사오니 주(主)는 우리 하나님 여호와이심이니이다 작은 산(山)들과 큰 산(山) 위의 떠드는 무리에게 바라는 것은 참으로 허사(虛事)라 이스라엘의 구원(救援)은 진실(眞實)로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있나이다 부끄러운 그것이 우리의 어렸을 때로부터 우리 열조(列祖)의 산업(産業)인 양(羊)떼와 소떼와 아들들과 딸들을 삼켰사온즉 우리는 수치(羞恥) 중(中)에 .. 2015. 5. 18.
선한 싸움 백소영의 다시 김교신을 생각한다(19) 선한 싸움 -『대립항쟁의 대상』, 1936년 11월 - 요즘 우리나라 대통령의 화법을 놓고 말들이 많다. ‘주어’가 없어서 누가 그렇게 생각한다는 건지, 누가 그리하겠다는 건지 도통 모르겠는 무책임한 화법이라는 비판은 예전부터 회자되었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일련의 중요한 사건들과 정책을 놓고 대한민국 최고 의사결정자가 했다는 말들을 듣거나 읽어보면 나도 당황스럽다. 무슨 말인가? 마치 주관식 문제를 받고 답안은 써야겠는데 아는 건 별로 없고 문제가 이해조차 안 되어 급한 마음에 수업 시간에 들은 단어들을 의미 없이 쭉 나열한 학생의 중간고사 답안지를 읽고 있는 느낌이다. “우리의 핵심 목표는, 올해 달성해야 될 것은 이것이다 하고 정신을 차리고 나아가면 우리의 에.. 2015. 5. 17.
‘거룩’이 깡패다 이범진의 덤벙덤벙한 야그(14) ‘거룩’이 깡패다 얼마전 세월호 관련 이야기를 하다가, 아내에게 커밍아웃을 했습니다. 부시의 이라크 침공을 옹호했던 저의 군 복무 시절 이야기였습니다. 매일아침 성경을 읽는 부시의 판단이 “항상 옳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후세인으로부터 고통 받는 민중들을 구하기 위해 세계경찰인 미국이 나서는 게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당시 여러 게시판에 이런 저의 비장한 입장을 적어 도배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참 뒤에야 쪽팔림을 알고 다 지우러 다녔는데요. 어딘가 남아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당시 북한미녀로 텔레비전에 자주 나오던 조명애 씨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조명애의 아름다움 뒤 숨은 음모’라는 따위 제목으로 여기저기 게시판을 도배하였죠. 군 생활을 할 때였으니 정.. 2015. 5. 16.
다말, 모권(母權) 싸움에서 이기다(1) 이종록의 모정천리〔母情天理〕(18) 다말, 모권(母權) 싸움에서 이기다(1) 1. 다말이라는 한 여인. 성경기자는 다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특별히 한 장을 할애한다. 다말 이야기를 하는 창세기 38장은 37장에서 시작한 요셉 이야기를 느닷없이 끊고 들어오는데, 이렇게 끊긴 요셉 이야기는 39장부터 다시 시작해서 50장까지 이어진다. 그러니까 창세기 37-50장이 요셉 이야기인데, 38장은 그 흐름을 깨뜨리는 침입자라는 것이다. 37장에 다말 이야기를 하고 38-50장을 요셉 이야기로 하는 것이 깔끔해 보이는데 말이다. 그러나 그렇게 배치했다면, 요셉 이야기를 끊고 다말 이야기가 들어오는 그 돌발성이 약화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무슨 까닭으로 이렇게까지 하면서 성경기자가 다말 이야기를 하려했을까?.. 2015. 5. 15.
로시니와 채현국의 이중창 지강유철의 음악정담(20) 로시니와 채현국의 이중창 지오아키노 로시니(1792-1868)는 이태리 페사로 출신의 작곡가입니다. 당시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음악가 중 한 사람이었던 그가 1816년에 작곡한 오페라 는 1825년에 미국에서 최초로 공연된 이태리 오페라라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1842년에 초연된 십자가 앞에서 통곡하는 마리아의 노래 는, 그 해에 유럽의 29개 도시에서 공연이 될 정도로 반응이 대단했습니다. 볼로냐 초연 때 이 곡을 지휘했던 도니체티는 초연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합니다. 그 열광은 말로 표현하는 게 불가능하다. 마지막 리허설이 끝나자 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귀가하는 로시니를 집까지 따라가며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첫 공연 뒤 청중은 모두 그의 집으로 몰려가 창문 아래 둘러서서.. 2015. 5. 15.
삼층천(三層天) 천정근의 어디로 가시나이까(8) 삼층천(三層天) -백 년 동안의 착각- 1. 흔히 ‘66권의 성경’이라는 표현을 쓴다. 물론 방대한 분량이긴 하다. 그러나 선입견 탓인지 낱낱권의 중량감을 한 권의 책이라 쳐주기엔 모자란다는 느낌도 있다. 그냥 ‘66건의 문서로 이루어진 히브리 성서’라든가, ‘유대인에게 전승된 하나님의 나라에 관한 예순 여섯 개의 기록물’이라고 했으면 어떨까? 불경한 말을 하려는 건 아니다. 정확하지 않고 과장된 표현이 오히려 저작의 진정한 의미를 지나쳐 버림을 경계하는 뜻으로 하는 말이다. ‘신약성서 27권’이라 칭할 때는 과장의 느낌이 좀 더 강해져 민망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사실 신약에는 현대적 관점에서 한 권의 책이라 칭할 만한 분량을 가진 문건이 없다. 내용의 중대함은 둘.. 2015. 5.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