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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없이 홍순관의 노래 신학(2) 벽 없이 홍순관 글 / 한경수 곡 (2002년 만듦, ‘나처럼 사는 건’ 음반수록) 자연은 때를 따라 옷을 입네 소녀 같은 나물냄새 초록의 춤과 바람과 태양 흙보다도 더 붉은 산하 봄여름가을겨울 따로 사는 게 아니지 벽 없이 금 없이 오가며 서로에게 생명을 내어주고 살지 님을 따라 부르는 노래야 겨울은 봄 안에 있고 여름은 가을 안에 있습니다. 봄 여름 가을은 또 겨울 안에 있습니다. 제 계절을 떠나는 자연은 그래서 살아 있습니다. 치열한 생존으로 세월을 살지만, 조금도 미련 없이 다음 계절에게 모든 것을 내어줍니다. 남김없이 제 것을 내어 주었기에 다음 계절은 살아납니다. 서로에게 생명을 내어주니 또 살아나는 것입니다. 경계가 없으니 생명이 오고갑니다. 죽어야 사는 비논리와 역.. 2015. 1. 8.
늬들이 구약을 알어? 곽건용의 짭쪼름한 구약 이야기(2) 늬들이 구약을 알어? 1. 대단한 글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러저런 이유로 글을 쓰는 입장에서 보면 구약성서는 독자들에게 대단히 불친절한 책이다. 어떻게든 많이 읽히겠다는 의지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구약성서는 그런 책이다. 하긴 어떤 경전이 많이 읽히려고 글을 쓰고 재미있게 쓰였겠냐마는…. 구약성서는 ‘이야기’(story)와 ‘설화’(narrative)가 큰 부분을 차지하므로 형식만 보면 다른 경전들에 비해 재미있을 수 있는 책이다. 재미있는 부분도 없진 않지만 전체적으론 재미없는 책임에 분명하다. 구약성서가 재미로 넘쳐나고 흥미진진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는 사람을 나는 아직까지 한 명도 못 봤다. 여러분은 본 적 있나? 아마 없을 거다. 있다면 그는 구약성서.. 2015. 1. 7.
절망의 산, 그 부박함을 넘어 천정근의 어디로 가시나이까(2) 절망의 산, 그 부박함을 넘어 ‘산이 거기에 있기 때문에 산에 올라가려 한다’는 말이 있다. 2004년부터인가, 세 차례 중고등학생들을 데리고 중국의 신강(新講)지역으로 선교여행을 간 적이 있다. 서안에서 시작하여 란주를 거쳐 우루무치와 투루판, 카쉬가르를 거쳐 중국과 파키스탄의 국경이 접한 타쉬쿠르간이라는 곳까지 해마다 비슷한 코스였다. 하계와 동계 방학 중 학생들을 모집해 실시하는 선교여행(비전 트립, 혹은 단기선교라고도 부른다)이란 대부분 선교사가 파견돼 있는 현지에 가서 봉사를 하거나 주변 지역을 답사하며 현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가끔 뉴스가 되곤 하는 ‘땅밟기’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본래 선교적 열정이 풍부한 사람도 못되고 비전 트립이나 땅 밟기 같은 것.. 2015. 1. 7.
유교도 구원을 말하나? 이길용의 종교로 읽는 한국사회(2) 유교도 구원을 말하나? 간혹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종교는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받곤 한다. 그때마다 난 서슴없이 “유교!”라고 답한다. 그럼 거의 예외 없이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현 통계에 잡히는 것으로 하자면, 신도 수에서는 불교를, 그리고 사회적 활동과 영향력에서는 개신교를 꼽을 수 있을 텐데 생뚱맞게 유교라니! 의아해하는 사람들의 지적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천만을 헤아리는 신도를 거느린 불교와 만 명 이상의 교회가 즐비한 개신교를 빼놓고 한국의 종교를 말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 난 현 종교현황도 모르고, 아니면 무시한 채 그저 잘난 체 하기 위해 한국 최대의 종교로 유교를 꼽은 것인가? 꼭 그렇지는 않다. 우선 내가 유교를 말한 이유는 .. 2015. 1. 6.
하나님의 유머 한희철의 두런두런(22) 하나님의 유머 강원도 단강에서 시작된 나의 첫 목회는 하나님의 유머를 생각하게 한다. ‘하나님을 크게 웃기려거든 너의 계획을 이야기하라’고 했던. 원주 근교에서 목회를 하고 있던 친구를 찾아간 것이 이 모든 일의 시작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서울에서 성경공부를 하던 이들과 함께 청량리에서 저녁 기차를 타고 만종을 찾아갔다. 그곳에서 성경공부도 하고, 다음날 동네 주민들에게 전도를 하고 돌아오는 1박2일의 일정이었다. 일정을 마치고 역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를 기다릴 때 “너도 목회를 시작해야 하지 않니?” 친구는 내게 물었고, “기회가 주어지면 해야지.” 쉽게 대답을 했는데, 결국은 그 대답이 나를 단강으로 이끈 셈이었다. 단강으로 향하기 전 나는 나를 아프게 돌아보아야 했다. 처.. 2015. 1. 6.
미안, 슈베르트 지강유철의 음악 정담(2) 미안, 슈베르트 베토벤 음악은 제게 그 존재를 전혀 의식하지 않고 사는 공기나 물과 같은 존재입니다. 그래서 베토벤 음악에 대해선 웬만한 찬사가 호들갑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6번 교향곡은 예외입니다. 은 베토벤의 다른 교향곡과 달리 너무 단순하기 때문인지 재미가 없습니다. 때론 지루하기까지 합니다. 베토벤에 대한 미안한 마음으로 명반을 여러 차례 찾아 들어보았지만 아직도 을 뜨겁게 만나지 못했습니다. 연주자나 교향악단에 따라 이 가끔 새롭게 들리긴 합니다. 그렇지만 은 다른 음악처럼 입을 벌리고 멍하게 몰입하게 되지 않습니다. 설교를 듣다가 절로 ‘아멘!’이 튀어나오듯 을 들으면서는 감탄했던 적이 없다는 뜻입니다. 과는 끝내 인연이 닿지 않는 것일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슈베르.. 2015. 1. 6.
유대인의 신년(2) 최명덕의 유대인 이야기(2) 유대인의 신년(2) 심판의 날 랍비들은 로쉬 하샤나(신년)를 ‘욤 하딘’(심판의 날)으로 가르친다. 탈무드는 하나님을, 새해 첫날 심판대에 앉아 세상을 심판하시는 분으로 묘사한다. 모든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생명책에 그들의 새해가 행복하며 성공적인 인생으로 기록되기를 기원한다. 연하장에는 “당신의 새해가 좋은 해로 기록되며 밀봉되기를”이라고 쓴다.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인사한다. 이와 같은 연하장의 문구와 인사말은 하나님께서 신년도의 삶을 새해 첫 날에 심판하여 욤 키푸르(대속죄일)에 인봉(印封)하신다는 믿음에 근거한다. 유대의 전승에 의하면, 새해 첫날에 세 권의 책이 펼쳐진다. 첫째 책은 악한 사람들을 위해 둘째 책은 의로운 사람들을 위해, 셋째 책은 그 중간에 속한 .. 2015. 1. 6.
생각지도 않은 때에 생각지도 않은 얼굴로 성염의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2) 생각지도 않은 때에 생각지도 않은 얼굴로 “사람의 아들도 너희가 생각지도 않은 때에 올 것이니 항상 준비하고 있어라”(누가복음 12:35-48). 하느님은 도둑같이 오신다, 생각지도 않은 때에. 우리가 익히 아는 이야기다. 하느님은 도둑같이 오신다, 생각지도 않은 모습으로. 거북한 이야기다. 예수는 수천 년을 고대하던 메시아였다. 그러나 당대의 종교계 지도자인 대제관, 당대의 평신도 지도자인 바리사이, 당대의 지식과 언론을 장악하고 있던 율법학자가 합작하여 예수를 잡아 죽였다. 학식 있고, 경건하고, 하느님 뜻을 알 만한 사람들이 왜 그랬을까? 바로, 예수는 그들이 기대하던 메시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권력과 금력과 종교 신앙까지 독점한 그 집단들은 자기네가 주장하던.. 2015. 1. 5.
하나님, 팔팔한 청춘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 하는 안으로의 여행(2) 하나님, 팔팔한 청춘 * 나의 영혼은 그것이 창조되던 때만큼이나 젊습니다. 실로 나의 영혼은 그때보다 더 젊습니다. 나의 영혼이 오늘보다 내일 더 젊어진다고 해도, 나는 전혀 놀라지 않을 것입니다. 새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는 교우에게 나이가 몇이냐고 물었다. “서른 한 살이에요.” “팔팔한 청춘이군.” 앞의 교우보다 조금 먼저 나온 교우에게 나이가 몇이냐고 물었다. “마흔 아홉이에요.” “팔팔한 청춘이군.” 그녀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항변 아닌 항변을 했다. “아이구 참, 이제 내년이면 쉰내가 날 텐데요. 그런데 목사님, 어떻게 서른둘하고 마흔아홉이 똑같이 그렇게 ‘팔팔한 청춘’일 수 있죠?” 내가 잠시 낄낄대다가 대꾸했다. “하나님은 나이와.. 2015. 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