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678 우물가의 빈 물동이 성염의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1) 우물가의 빈 물동이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속에서 샘물처럼 솟아올라 영원히 살게 할 것이다”(요한복음 4:5-42). 때는 이미 정오 가까이와 있었다. 뙤약볕이 이글거리는 시각에 물을 길으러 오는 여자라면 늦잠을 자는 어지간한 게으름뱅이거나, 시원한 아침과 저녁에 물을 기르는 여염집 여자들한테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입방아에 오르는 그런 여자임에 틀림이 없다. “선생님도 체면 좀 차리시지. 그래, 남녀 내외하는 세상에 여자한테, 그것도 술집 여자한테 천연덕스럽게 말을 거실 게 뭐람. 옷차림이나 화장을 보시면 몰라요?” 우리 비위를 몹시 상하게 한다는 것을 아시면서도 주님은 그 여자와 이야기를 시작하신다. “물 좀 주시오.” 한 여인의, 운명의 실타래가 풀려나기 시작한다.. 2015. 1. 1. 새해 기도 하나님, 선한이여 이 땅을 불쌍히 여기소서. 어지신 분이여, 우리 죄를 없애주소서. 허물을 말끔히 씻어주시고 깨끗한 마음을 새로 지어주시고 꿋꿋한 뜻을 새로 세워주소서. 그리하여 이 땅에 사랑과 진실이 눈을 맞추며 땅에서는 진실이 돋아나고 하늘에선 정의가 굽어보게 하소서. 그리하면 정의가 당신 앞을 걸어나가고 평화가 그 발자취를 따라 가리이다. (시편 51:1-2, 10: 85:10-13) 2015. 1. 1. “놈”과 “아들” 민영진의 히브리어에서 우리말로(1) “놈”과 “아들” 옛날 사람들은 “보통 사람”을 일컬어 “놈”이라 했다. 자식을 귀엽게 이를 때도 “저 놈이 제 아들입니다”라고 하여 “놈”을 썼다. 그래서 오래된 한자 자전 옥편(玉篇)에도 “者”를 “놈 자”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양을 치는 목자(牧者)나 교인을 돌보는 목회(牧會者) 등에서 보듯이 직업 뒤에 붙는 “놈 자(者)”에 대해 별로 거부감이 없었다. 얼마 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가 추가 공개한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에 정씨가 이 의원(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을 “근본도 없는 놈”이라고 비하한 표현에 대해 메모를 적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이 의원은 “저 보고 근본 없는 놈이라는 말이 있더군요. 맞는 말인지 모릅니다. 호남 .. 2015. 1. 1. 정말 성서를 이렇게 읽어도 될까? 그럼, 되고말고! 그렇게 읽어야 해! 곽건용의 짭쪼름한 구약 이야기(1) 정말 성서를 이렇게 읽어도 될까? 그럼, 되고말고! 그렇게 읽어야 해! 1. 구약성서를 읽을 때나 그것에 관한 글을 쓸 때 회피할 수 없는 질문은 하느님의 말씀이라고 그것이 전하는 말씀이 정말 하느님이 직접 하신 말씀인가 하는 것이다. 누군가가 하느님에 ‘대해서’ 한 말이나 쓴 서술도 그 성격을 진지하게 따져야겠지만 그보다 더 중차대한 문제는 하느님이 직접 하신 말씀을 어떻게 이해하는가이다. 곧 하느님이 “나는 이러저러하다.”고 일인칭으로 말씀한 것, 그중에서도 자신에 대해 하신 말씀들을 과연 글자 그대로 하느님의 직접적인 진술로 이해해야 하는가 말이다. 이 문제를 왜 구약학자들이 따져 묻지 않았겠는가. 그랬다. 적어도 구약성서를 역사적, 문학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 1.. 2015. 1. 1. 하나님은 집에 계시건만 우리는 외출 중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 하는 ‘안으로의 여행’(1) 하나님은 집에 계시건만 우리는 외출 중 * ‘안으로의 여행’을 떠나며 나는 이 여행을 떠날 채비를 하며 되도록 행낭을 가볍게 했습니다. 행낭에 넣은 짐은 단 두 가지, ‘명상방석’과 마이스터 엑카르트의 ‘설교집’. 이 세상에서의 삶이란 깨달음의 봉우리를 향한 여정 위에 있는 베이스캠프와도 같은데, 부득불 시간의 짐이나 공기, 물 같은 필수품을 챙기지 않을 수 없는 이 지구별 여행이 홀가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티베트의 차마고도(茶馬古道)보다 아득하고 묘묘한, 그 ‘안으로의 여행’에서 나는 내내 마이스터 엑카르트를 길동무로, 아니 나의 길잡이로 삼게 될 것입니다. 어두운 신성의 심연으로 내려가는 거친 길조차 마다하지 않았던 그의 오체투지.. 2015. 1. 1. 이전 1 ··· 295 296 297 29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