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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숙의 글밭492

"빛으로 물들일꺼야, 다이너마이트처럼" -BTS 신동숙의 글밭(231) "빛으로 물들일꺼야, 다이너마이트처럼" -BTS 백범 김구 선생의 '나의 소원' 중 제 가슴에 새겨진 말씀이 있습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한없이 갖고 싶은 것은 문화의 힘이다." 한국의 방탄소년단(BTS)의 가 세운 빌보트 싱글 차트 1위라는 이 영광스러운 소식을 더불어 함께 나누고 싶은 분들이 한없이 생각난다는 건 행복한 일입니다. 한반도의 지리적 특성상 수많은 외침 속에서도 배달민족('배달'은 '밝다'의 옛말)의 밝고 커다란 하나의 하늘인, '한'의 정신(얼)을 유유히 지켜온 선조들이 있습니다. 역사 속에서 별처럼 찬란히 빛나고 있는 우리의 선조들과 별이 되신 대한독립운동가들입니다. 하늘의 별처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그분들께 차 .. 2020. 9. 11.
'나는 무엇인가?' 하는 물음 신동숙의 글밭(230) '나는 무엇인가?' 하는 물음 들숨 날숨마다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 20대 초반에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화두 같은 물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왠지 그 물음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좀 더 포괄적이고 우주의 조화에 걸맞는 물음으로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나는 무엇인가?", 나의 몸은 인간의 몸이지만, 지구를 구성하는 물질 중에서 보다 가까운 물질은 무엇인가 하고요. 지구의 구성 원소인 물(水), 나무(木), 불(火), 흙(土), 쇠(金)의 오행과 연관 지어서 거듭 되묻고는 합니다. 어딜 찾아가서 생년월일시에 따른 사주로 알아보기 이전에 스스로에게 묻고 거듭 주의를 기울이는 이러한 일은 마음을 바라보는 일, 즉 명상에 가깝습니다. 밖에서 .. 2020. 9. 9.
먼저 비우면 저절로 채워지는 호흡 신동숙의 글밭(229) 먼저 비우면 저절로 채워지는 호흡 모든 생명은 숨을 쉬면서 살아갑니다. 숨이 붙어 있으면 산 목숨이오, 숨이 끊어지면 생명이 다했다고 흔히들 얘기합니다. 평생 우리 몸에서 한순간도 떨어질 수 없는 것이 호흡이지만, 오장육부의 자율신경계와는 달리 우리에게 선물처럼 주어진 자율 의식으로 그 완급을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는 영역이 또한 호흡인 것입니다. 숨을 내쉬고 이어서 숨을 들이쉬는 그 사이에 삶과 죽음이 있으며 또한 그 순간 속에서 영원을 본다는 선각자들의 말씀이 마음을 환하게 합니다. 그보다 앞서 흙으로 인간을 지으시고 생기를 불어넣어 주셨다는 천지창조의 말씀에서도 생기 즉 숨의 생명력을 엿볼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날숨이 먼저인지 들숨이 먼저인지 그 이치를 가만히 헤아리다 보.. 2020. 9. 8.
마스크를 쓴 얼굴이 아름다워요 신동숙의 글밭(228) 마스크를 쓴 얼굴이 아름다워요 마스크를 쓴 얼굴이 아름다워요이제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우리를 지키기 위한 안전띠지요 마스크를 쓴 눈빛이 사랑스러워요이제는 말하지 않아도 고마운우리를 살리기 위한 생명띠지요 버스와 지하철에서식당과 카페에서광화문 광장에서산과 바닷가에서단 둘이 있을 때에도 마스크를 벗지 않으려고내리지 않으려고언제나 오래 참는 마스크 속의 인내와 절제는 감사와 기쁨과 기도하는 마음으로 낮아진우리들 사랑의 새로운 호흡법이지요 화평과 온유의 고요해진 숨결로가슴속 아주 작은 소리까지 언제나 귀를 기울여요 2020. 9. 7.
眞人, 참된 사람의 우정 신동숙의 글밭(227) 眞人, 참된 사람의 우정 살아가면서 누구를 만나는가에 따라서 걸어가는 길이 더 풍요로워지기도 하는 것 같다. 그 만남이란 사람과의 만남일 때도 있고, 책이나 다른 인연의 스침으로 만난다고 해도 그 울림이 마음에 깊이 와 닿는다면 한순간이 영원이 되기도 한다. 개인과의 만남을 넘어 조금 더 크고 넓은 범위에서 보면, 동양과 서양의 만남 만큼 풍요로운 울림도 없는 것 같다. 200년 전 미국의 시인이자 초절주의 자연주의 사상가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는 동양의 을 만났다. 미국에 유학을 간 인도의 간디는 소로의 책을 읽은 영향으로 비폭력 평화주의의 선구자가 될 수 있었다. 다석 류영모 선생은 간디와 톨스토이를 스승으로 삼아 일평생 존경했으며, 법정스님은 책에서 만난 성 프란치스코의 가난.. 2020. 9. 6.
어수선한 마당 뒷설거지 신동숙의 글밭(226) 어수선한 마당 뒷설거지 태풍 마이삭이 지나간 후 잇달아 올라오는 태풍 피해 소식에 마음이 무거운 날이다. 난생 처음으로 밤새 무섭게 몰아치는 강풍에 잠이 깨어서 내내 기도하는 마음으로 새벽을 맞이하였다. 날이 밝은 후 내가 살고 있는 집 마당에도 어김없이 밤새 태풍이 할퀴고 간 흔적들로 마음이 어수선하기만 하다. 언제 다 치울까 싶다. 자정 무렵 태풍이 지나가기 전 그날 오후에 친정 엄마가 마당에 있는 깻잎대와 고춧대를 뽑아내시면서 한바탕 마당 대청소를 하시느라 땀 흘리신 정성은 흔적도 없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을 수습하느라 최전선에 계신 분들의 마음도 이와 같을까? 이제 겨우 숨돌리는가 싶었는데. 내가 사는 지역에서도 올 2월에 신천지 교인으로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울산에서.. 2020. 9. 4.
진실, 마음의 초점 신동숙의 글밭(225) 진실, 마음의 초점 사랑,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 원수까지도 사랑하라 하셨으니. 그렇다면 온전한 사랑을 위한 그 원수란 나에게 있어 어떤 대상일까? 그러한 사랑은 어떤 사랑인가? 이 단순한 말씀이 이어져 생각은 강을 이룬다. 처음같이 영원히 마르지도 그치지도 않는 샘물처럼 이 진리의 말씀에 오늘도 내 영혼이 마른 목을 축이듯 생각의 두레박을 내린다. 오늘날 당장에 원수를 꼽자면, 개인적인 원수보다는 공적인 원수가 먼저 떠오른다. 코로나19의 2차 위기를 다함께 조심스레 지나는 이 시기에 있어서 사회 공적인 원수란, 유독 자기들만의 구원과 욕망을 위해서 온전하신 하느님과 이웃 사랑을 등지고 얼굴에서 마스크를 벗은 채 대면하여 떠드는 자들일 것이다. 그런 원수까지도 예수는 사랑하라 하셨.. 2020. 9. 2.
투명한 길 신동숙의 글밭(224) 투명한 길 투명함으로 왔다가투명함으로 돌아가는 스치는 바람의 손길처럼어진 자비의 손길로 어루만지는 성실한 햇살의 발걸음처럼따스한 긍휼의 목소리로 다가가는 투명한 마음이 걸어가는 흔적 없는 하늘길 탐욕의 구름이 모였다가 푸르게 흩어져 버리는 길 분노의 불길이 치솟아 오르다가 하얗게 꺼져 버리는 길 어리석음의 강물이 넘실대다가 투명하게 증발해 버리는 길 투명한 마음이 걸어가는산도 강물도 있는 모습 그대로 비추는 투명한 길하늘이 그대로 드러나는 길 2020. 9. 1.
엎드려 우러러보는 꽃처럼 - <시편사색>을 읽다가 신동숙의 글밭(223) 엎드려 우러러보는 꽃처럼 - 을 읽다가 을 읽다가, 신앙인의 참된 자세를 비추어 볼 수 있는 아름답고 조화로운 문장을 만나게 되어 반갑고 고마운 마음으로 이 글을 적는다. 마음 한 켠으로는 필자의 짧은 소견이 덧붙여져 오히려 문장의 본뜻을 가리게 되는 폐를 끼치진 않을까 조심스러운 마음이다. 히브리 시인의 시편 16편 6절 - '내게 줄로 재어 준 구역은 아름다운 곳에 있음이여 나의 기업이 실로 아름답도다'를 두고서, 의 오경웅 시인은 '님 주신 유업을 누리는 중에 엎드리고 우러르며 님의 뜻 헤아리네' - 優游田園中 俯仰稱心意 (우유전원중 부앙칭심의)로 해설하였다. 송대선 역자의 해설 전문을 그대로 옮기자면, '히브리 시인은 주님이 허락하신 유업에 즐거워하지만 오경웅은 그 유업을 .. 2020. 8.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