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두런두런'/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99 더 이상 담배 사오지 마세요, 목사님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297) 더 이상 담배 사오지 마세요, 목사님 지방 교역자 세미나에 참석한 것은 오랜만의 일이다. 새로 부임을 했으니 이런 기회에 지방 목회자들과 사귈 겸 동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장로님들의 권유를 받아들였다. 부산에서 2박3일 일정으로 열렸는데, 나름 진지한 모임이었다. 오가는 길이 멀기는 했지만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하여 우리나라를 위해 피 흘린 세계 젊은이들의 희생을 돌아보는 등 유익한 시간도 많았다. 17살 소년을 비롯해 대부분이 22~23살, 젊다기보다는 어린 나이에 수많은 젊은이들이 우리 땅에서 전사를 했다는 사실이 숙연함으로 다가왔다. 저녁 식사 이후에 이어진 세미나 시간은 매우 진지하게 진행이 되었다. 강사들의 태도도 그랬고, 임하는 지방 교역자들의 태도도 마찬가지여서 밤.. 2019. 10. 25. 개똥과 시(詩)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296) 개똥과 시(詩) 정릉교회 예배당 마당 앞에는 작은 정원이 있다. 나무와 꽃이 있고, 파고라 아래 벤치도 있어 휴식할 수 있는 즐거움을 준다. 벤치 중에는 맞은편으로 북한산이 마주 보이는 곳도 있으니, 잠시 쉬어가기에는 적절한 자리가 된다. 올해에는 조경위원회를 맡은 권사님이 정성으로 꽃과 나무를 가꿔 전에 못 보던 귀한 꽃과 나무를 보는 즐거움이 더해졌다. 파고라 위로 자라는 포도나무와 등나무가 자리를 잡으면 멋진 그늘이 드리워질 것이다. 그런데 정원을 가꾸다 보니 생각하지 못한 문제도 만나게 된다. 권사님이 심은 좋은 꽃들이 누군가의 손을 타서 없어지는 일들이 일어난다. 예배당 마당에 심은 꽃을 캐가다니, 꽃을 사랑해서 그런다고 하기에는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또 .. 2019. 10. 25. 얼마를 감하시든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295) 얼마를 감하시든 괜히 큰 소리를 치지 말라는 뜻일 것이다, 몇 며칠 이야기를 하면 목이 가라앉곤 한다. 영월에서 집회를 인도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이기도 한데다가 하루에 세 번 말씀을 전하니 목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마지막 날 새벽부터는 목이 칼칼한 것이 여간 조심스럽지를 않았다. 손에 마이크를 들고 목소리를 조금 낮춰 말씀을 이어갔다. 덕분에 교우들에게 걱정을 끼치게 되었다. 기도는 물론 목에 좋다는 차를 준비해 주시고는 했다. 가라앉은 목 상태는 오랜 전 기억 하나를 소환했다. 화천에서 연합집회를 인도할 때였다. 교파를 초월하여 화천에 있는 모든 교회가 모여 말씀을 나누는 자리였다. 집회를 시작할 때부터 목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대번 티를 내고 말.. 2019. 10. 22. 순이 날다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294) 순이, 날다 영월 김목사님이 문자를 보냈다. 빠삐용 순이가 또 탈출을 했다는 것이다.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는 구멍을 통해 탈출을 감행했던, 순이의 유일한 탈출구를 굵은 철사로 촘촘하게 막아 더는 탈출이 불가능할 줄 알았는데, 다시 탈출을 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방법이 없지 싶은데, 어디로 빠져나간 것일까? 이번엔 뻥 뚫린 하늘이었다. 주일날 예배당 마당에서 놀다가 순이가 탈출하는 순간을 목격한 아이들의 증언에 의하면 빠삐용 순이는 기가 막힌 선택을 했다. 자기 집 위로 올라가 지붕 위에서 울타리를 뛰어 넘었던 것이다. 순이는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을까, 그런 뒤에 찾아낸 탈출구, 하늘! 결국 순이는 다시 갇혔고, 목사님은 개집 위에 망을 씌웠다. 또 하나의 개집은.. 2019. 10. 22. 왜 빈자리를 보니?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293) 왜 빈자리를 보니? 영월동부교회에서의 집회는 새벽, 낮, 저녁, 하루 세 번 열렸다. 시절이 바뀌어 요즘은 하루 세 번 모이는 집회가 드물어졌지만 기꺼이 동의를 했다. 다음 주 정릉에서 열리는 말씀축제에서도 열 번 말씀을 듣기로 했다. 시편의 바다를 헤엄치는 데는 열 번도 부족하지 않을까 싶었다. 하루에 세 번을 모이니 강사도 강사지만 교우들로서도 모이는 일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한창 가을걷이의 계절이기도 하고, 낮에 일하는 이들도 적지 않고, 이런저런 개인의 일들이 왜 없겠는가? 낮 집회가 특히 그랬다. 때마침 지방연합성회와 기간이 겹쳐 더욱 그렇지 싶었다. 빈자리가 마음에 걸렸던지, 사회를 보던 선배 목사님이 몹시 아쉬워했다. 그런 모습을 보며 문득 떠오른 기억이 있.. 2019. 10. 20.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292)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느티나무 그늘 아래에서 아코디언 연주를 하는 두 사람을 본 것은 막 찻집에서 나왔을 때였다. 부흥회 셋째 날, 낮 집회를 마치고 점심을 먹은 뒤 찻집을 찾았다. 동강 변에 있는 찻집이었는데, 2층에서 내다보는 경치가 빼어났다. 초록이 지쳐 단풍 들기 시작하는 붉은 빛이 곳곳에 스미고 있었다. 말씀을 전하는 사람으로서 말씀을 듣는 교우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소중한 일이다. 고마움으로 말씀을 듣는 교우들이 고마웠다. 이야기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을 때 찻집 앞 느티나무 앞에서 두 사람이 아코디언을 연주하고 있었다. 품이 넓은 느티나무와 저 아래로 흘러가는 강물,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잘 익은 햇살, 그 속에서 연주하는 아코디언 소리는 가을 풍광과 너.. 2019. 10. 20. 행복하신 하나님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291) 행복하신 하나님 선배 목사님이 시무하는 교회에서 말씀을 전하고 왔다. 교우들의 간절한 청으로 부임하게 된 교회, 마침 교회가 창립 67주년을 맞아 말씀을 나누는 시간을 마련한 것이었다. 주님께서 한 사람의 삶과 이 땅에 세운 한 교회를 주님의 뜻대로 이끌어 가신다는 생각을 내내 했다. 목사님과 교회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선배를 담임으로 모시고 행복해하는 교우들의 모습 속에는 행복해 하시는 하나님이 모습이 담겼지 싶었다. 행복해 하시는 하나님의 해맑은 웃음을 오랜만에 보았다. 바라보는 나도 덩달아 행복해지는 시간이었다. 2019. 10. 18. 더 크게 보이는 이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290) 더 크게 보이는 이 나를 비워 누군가를 드러내는 이가 있고 누군가를 비워 나를 드러내는 이가 있다. 소란함 속에서도 분주함 속에서도 더 크게 보이는 이는 나를 비우는 이다. 2019. 10. 17. 빠삐용 순이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289) 빠삐용 순이 영월 김 목사님네 개 이름은 순이이다. 순하게 생긴 진도개인데, 실은 순하지 만은 않다. 얼마 전까지 작은 시골마을에서 목회할 때 순이는 놀라운 재능을 발휘하곤 했다. 아침과 저녁으로 하루에 두 번 목줄을 풀러주면 맘껏 사냥을 즐겼던 것이다. 고양이도 아닌 것이 쥐를 손쉽게 잡는 것은 물론 야생 고라니도 여러 마리를 잡았다. 걸음 재기가 여간이 아닌 고라니를 잡을 정도니 그 끈기와 집념은 알아줄 만한 것이었다. 아마 범을 만났어도 물러서지 않고 맞짱을 뜨지 않았을까 싶은 순이였다. 이름만 순해 보이는 순이였을 뿐 순이 안에는 누를 수 없는 야생의 본능이 꿈틀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동네 이웃집 닭까지 물어 죽여 거듭 머리를 조아리며 물어준 돈이 이미 제 몸.. 2019. 10. 16. 이전 1 ··· 21 22 23 24 25 26 27 ··· 5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