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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흔들리는 것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29) 사랑은 흔들리는 것 ‘돈은 중요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다.’ 목회를 하면서 잊지 않으려 하는 생각 중에는 그런 생각도 있다. 폐교를 앞둔 단강초등학교 아이들과 미국을 다녀오기로 한 것은 마지막 파티를 요란하게 갖기 위함이 아니었다. 외진 시골학교의 문을 닫고 전혀 다른 세상으로 나가야 하는 아이들에게 하나님이 지으신 세상이 얼마나 넓고 아름다운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도리라 여겨졌다. 아무리 생각이 좋아도 그것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이야기를 처음 들은 아내가 당황하며 당신 숨겨둔 돈이 있느냐 물었던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무 것도 없었다. 작은 시골교회 목사가 무슨 여유가 있었겠는가? 그런 이야기를 꺼낼 수 있을 .. 2020. 3. 18.
한 사람이 모두가 되기까지 신동숙의 글밭(112) 한 사람이 모두가 되기까지 이 사회에서 제 자신의 가치를 화폐만으로 환산하려는 일이, 이제 저에겐 시대에 뒤떨어진 진부한 일이 됩니다. 스스로를 겸손함으로 붙들어 메두려함도 아니요. 교만함으로 떠벌리듯 자랑하려함도 아닙니다. 비록 걸친 옷은 촌스럽지만, 가치 의식 만큼은 최첨단 기술을 추구하니까요. 시대의 한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거듭 제 자신을 비추어봅니다. 자연과 지성의 거울들과 역사와 스스로의 양심에 비추고 또 비추어 하늘을 보듯 늘 바라보려 합니다. 이미 스스로의 가치를 화폐만으로 환산하지 않으며, 묵묵히 그 길을 걸어가시는 분들을 많이도 보아오고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광고를 하지 않기에 세상에 잘 드러나지 않을 뿐입니다. 마치 유유히 흐르는 강물 속 깊은 물처럼, 구름 .. 2020. 3. 17.
어려울 때 못하면 넉넉해도 못한다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28) 어려울 때 못하면 넉넉해도 못한다 잠시 장로님들과 모임을 가졌다. 며칠 전 기도하던 중에 들었던 생각을 나누기 위해서였다.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때, 비전교회(미자립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들은 얼마나 더 힘들까 싶었다. 가뜩이나 어려운 형편에 예배도 드리지 못한 채 월세를 내야 한다면, 그건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의 문제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릉교회가 속한 성북지방 안의 미자립교회가 13개 교회, 한 교회당 100만원씩을 전하려면 1300만원이 필요했다. 사석에서 이야기를 들은 교우가 300만원과 100만원을 전해주었으니 900만원만 더 보태면 될 일이었다. 좋은 일을 하자는데 다른 의견을 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기에 좋은 일을 의논할 때에.. 2020. 3. 17.
정의로운 꽃 한 송이 피우는데 신동숙의 글밭(111) 정의로운 꽃 한 송이 피우는데 정의로운 꽃 한 송이 피우는데 큰 건물과 그 많은 땅이 왜 필요한가 해처럼 밝은 양심을 손바닥 둘로 가리고 정의를 짓밟는 위법의 검은 구둣발로 아름다운 우리 조국 아름다운 우리 땅 위를 이제는 걸어 다니지 마 2020. 3. 16.
“예배당이 보고 싶어서요.”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27) “예배당이 보고 싶어서요.” - 부러운 참새와 제비 - 주일 아침, 교직원들과 시무장로님들이 아침예배를 드리는 동안 현관에서 안내를 맡았던 권사님이 예배를 마쳤을 때 예배실 앞으로 올라왔다. 수고하셨노라 인사를 하자 권사님이 빼꼼히 예배당 안을 바라보며 “예배당이 보고 싶어서요.” 한다. 우리가 얼마나 당연한 것들을 미루고 있는지를 권사님의 말을 통해 실감할 수 있었다. 권사님의 그 한 마디 말은 시편 말씀을 떠올리게 했다. “나의 왕, 나의 하나님, 만군의 여호와여 주의 제단에서 참새도 제 집을 얻고 제비도 새끼 둘 보금자리를 얻었나이다.”(시편 84:3) 먼 길을 걸어 예루살렘 성전을 찾은 순례자의 눈에 성전 처마 밑에 집짓고 사는 참새와 제비가 눈에 띈다. 주의 제단.. 2020. 3. 16.
검사를 꿈꾸는 딸에게 딴지를 거는 나쁜 엄마 신동숙의 글밭(110) 검사를 꿈꾸는 딸에게 딴지를 거는 나쁜 엄마 지금으로부터 2년 전, 딸아이가 다니던 초등학교 체육관 졸업식장에선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교장선생님이 준비하신 졸업생들을 위한 고별 인사가 참석한 모두에게 감동을 안겨준 사연입니다. 특이하게도 졸업생의 이름을 한 명씩 호명하면, 한 명씩 강단에 오릅니다.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졸업장을 받고, 악수를 나누며 인사를 하는 의식입니다. 그때 커다란 스크린에 띄운 배경 화면은 한 학생의 꿈입니다. 화면 왼편으로 학생의 인물 사진과 이름 그리고 꿈이 커다랗게 적혀 있는 모습에 눈시울이 붉어진 학부모들도 있었습니다. 마치 졸업식장을 가득 메운 졸업생들과 배웅을 나온 5학년 후배들과 모든 선생님들과 학부모들 앞에서 선서라도 하듯, 미래의 꿈을 다짐이.. 2020. 3. 15.
일어나라 함께 가자! 조진호와 함께 하는 바흐의 마태 수난곡 순례(16) BWV 244 Matthäus-Passion/마태 수난곡 No.17 일어나라 함께 가자! 마태수난곡 1부 30번~32번 마태복음 26:40~46 음악듣기 : https://youtu.be/sAKUNyWOkc0 30(24) 내러티브 에반겔리스트 40. Und er kam zu seinen Jüngern, und fand sie schlafend. und sprach zu ihnen: 40.제자들에게 오사 그 자는 것을 보시고 베드로에게 말씀하시되 대사 예수 40. Könnet ihr denn nicht eine Stunde mit mir wachen? 41. Wachet und betet, daß ihr nicht in Anfechtung fallet. .. 2020. 3. 15.
생활의 예배화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26) 생활의 예배화 , 오늘 한 일간신문에 실린 기사의 제목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종교계에 미칠 영향도 크지 않겠느냐는 내용이었는데, 공감이 되는 내용들이었다.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이유로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이 무너진 이 때, 많은 것들이 재정립 될 수밖에 없을 터인데 그 중에는 신앙생활 혹은 신앙생활의 행태도 있을 것이다. 독일에서 목회를 하던 중 한국을 찾으면 그 중 많이 받았던 질문이 있었다. 독일 예배당이 빈 것을 지적하며 독일교회는 성령이 떠난 것 아니냐는 질문이었다. 그럴 때마다 대답을 했던 것이 있다. 한국교회는 예배의 생활화는 자리를 잡았지만 생활의 예배화는 숙제로 남아 있다, 반면 독일교회는 생활의 예배화가 자리를 잡았지 싶다,는 대답이었다. 사회적 .. 2020. 3. 15.
십자가는 영락없이 소리새의 형상으로 다가왔다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25) 십자가는 영락없이 소리새의 형상으로 다가왔다 어느 날 아무런 대책도 없이 밀양으로 들어간 사람, 부산이라는 도시의 삶을 등지고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시골의 삶을 택한 그의 결정은 누가 봐도 무모해 보였다. 무엇에도 갇히고 싶지 않은 자유로운 그의 영혼에 비춰보면 지극히 그다운 결정이다 싶긴 했다. 겨우 겨우 뿌리를 내리고 방울방울 제 땀 흘려 제 손으로 지은 집이 거짓처럼 홀라당 불에 타고, 집터에 남은 재처럼 삶의 근거가 한순간 지워졌을 때에도 무슨 일 있었냐는 듯이 그는 그 자리에 다시 집을 세워 올렸다. 그리고는 늘 너털웃음이다. 그가 소포를 보내왔다. 엉성한 포장을 뜯으니 거기 담겨 있는 고목들, 무엇인지 대번 짐작이 되었다. 그는 시간이 될 때면 주변 .. 2020. 3.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