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663 안식일의 혁명성 백소영의 다시 김교신을 생각한다(16) 안식일의 혁명성 - 1938년 9월 - 우리가 사는 후기근대 사회의 구조적 속성이 그런 줄은 이미 알고 있었다. 쉴 수 없는 구조 말이다. 고용마저 ‘유연’하게 대체되는 마당인데, 내가 여전히 쓸모 있다고, 더 잘 기능할 수 있고, 더 싸게 기능할 수 있으며, 더 순종적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매일 입증하며 살려하니, 쉴 틈이 어디 있겠나! 생계를 위한 일상의 수고가 ‘젊어서 사서 하는’ 한시적 고생이 아니라는 것쯤은, 대한민국 서민이라면 다 아는 일이다. 쉼이 있다면 그것은 고용상태를 벗어났을 때에나 가능하겠지만, 그 상태는 대부분의 서민에게 ‘조만간 아사’를 의미한다. 사회학을 배운바 없어도 가장 일선에서 매일 이 구조를 몸으로 살아내는 서민들은 이미 사회학자이다.. 2015. 4. 19. 4월 혁명, 사상초유의 독재타도 김삼웅의 광복 70년 역사 키워드 70(19) 4월 혁명, 사상초유의 독재타도 우리나라 역사는 왕조창업, 반정 반란, 민란, 쿠데타, 유신 등 여러 가지 정치 변혁이 있었으나 ‘성공한 혁명’은 한 번도 없었다. 전봉준의 동학혁명과 1919년 3ㆍ1혁명은 좌절된 혁명이었다. 우리나라 역사상 민중이 최초로 정권을 타도하는 데 성공한 1960년 4월의 민주혁명은 3 ㆍ15부정선거로부터 발화되었다. 마산에서 일기 시작한 부정선거 규탄의 시민ㆍ학생시위는 쉽게 서울과 부산ㆍ대구ㆍ광주ㆍ목포ㆍ청주 등 대도시로 번졌다. 2월 28일 당국이 야당의 선거유세장에 가지 못하도록 일요일에 등교조치한 데 반발하여 대구시내 고등학생들이 시위를 벌인 것을 기점으로 하여 주요도시의 고등학생들이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데모에 앞장섰다. 김.. 2015. 4. 19. 라헬, 악착같이 살아도 남는 건 아픔뿐이다(1) 이종록의 모정천리〔母情天理〕(14) 라헬, 악착같이 살아도 남는 건 아픔뿐이다(1) 1. 라헬이라는 한 여자. 그는 어떻게 이야기에 등장하는가? 에서와 야곱이 벌이는 허망하면서도 살벌한 장자권 다툼은 의외로 결혼 문제, 즉 어떤 사람을 아내로 맞이하느냐는 문제로 이어진다. 야곱이 하란으로 가는 까닭은 그를 죽이려는 에서로부터 피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그런 사실을 그대로 말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리브가와 이삭은 야곱이 하란으로 가는 명분을 만들어야 했다. 리브가는 이삭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가 헷 사람의 딸들로 말미암아 내 삶이 싫어졌거늘 야곱이 만일 이 땅의 딸들 곧 그들과 같은 헷 사람의 딸들 중에서 아내를 맞이하면 내 삶이 내게 무슨 재미가 있으리이까”(창세기 27:46). 2. 에서가 .. 2015. 4. 17. 자유시장에서 생각하는 자유 한희철의 두런두런(8) 자유시장에서 생각하는 자유 원주 시내 한복판에는 자유시장이 있습니다. 이른바 ‘A도로’라 불렸던 중앙로 한복판, 자유아파트 아래층에 자리를 잡고 있는 꽤 넓은 시장입니다. 단강에서 목회를 하며 이따금씩 자유시장을 찾았던 것은 시장 안에서 한 지인이 레코드가게를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음악을, 음악보다는 사람을, 사람보다는 만남을 좋아하는, 우리 젊은 목회자들이 편하게 ‘아저씨’라 부르는 분이었습니다. 토요일이면 인쇄소에 주보 원고를 맡기고 주보를 인쇄하는 동안 아저씨 가게에 들러 차 한 잔을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했지요. 자연스럽게 그 가게는 젊은 목회자들의 만남의 장소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인가 그날도 레코드 가게로 가기 위해 막 자유시장 길로 접어들었는데,.. 2015. 4. 17. 하나님은 아이보다 먼저 어른을 지으신다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15) 하나님은 아이보다 먼저 어른을 지으신다 자연은 가장 작은 것으로 자신의 일을 시작하시는 반면, 하나님께서는 가장 완전한 것으로 자신의 일을 시작하십니다. 자연은 아이에서 어른을 만들고, 달걀에서 암탉을 만들지만, 하나님은 아이보다 어른을 먼저 지으시고, 달걀보다 먼저 암탉을 지으십니다. 자연이 아이에서 어른을 만들고, 달걀에서 암탉을 만든다는 말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하나님은 아이보다 어른을 먼저 지으시고, 달걀보다 먼저 암탉을 지으신다는 말은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아마도 이것은 자연의 질서와 하나님의 질서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이를테면 우리가 부모가 되어 아이를 낳는 일은 자연의 질서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건 피조물의.. 2015. 4. 17. 어깨 걸고 함께 가자! 김민웅의 인문학 산책(10) 어깨 걸고 함께 가자! 박근혜 정권이 탈진상태에 이르렀다. 그렇게 된 것은 애초의 출발점이 수상했고, 대형 참사 앞에서 기능과 책임을 저버렸으며 부패세력의 정체가 폭로되는 사건들이 쌓이면서 권력의 국민적 토대가 무너져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현 정권의 정치적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 세월호 1주기가 되는 시점에서 국민적 고통을 함께 해야 할 대통령이 모르쇠하고 해외로 빠져나가는 상식 이하의 일이 추진되고, 모법의 취지를 짓밟은 특별조사위원회 시행령을 버젓이 내세우는 몰염치는 왜 생기는 것일까? 그것은 집권세력이 얼마나 두려움에 처해 있는가를 보여주는 역설적 반증이기도 하다. 과거의 냉전정치는 공포를 통한 통제장치의 강화가 그 본질이었다. 북에 대한 .. 2015. 4. 17. 나 찾아봐라! 곽건용의 짭조름한 구약 이야기(12) 나 찾아봐라! - 잘 읽어보면 제법 짭조름한 요셉 이야기3 - 1. 이집트학(Egyptology) 전문가인 도널드 레드포드(Donald B. Redford)가 1970년에 쓴 《성서의 요셉 이야기에 대한 한 연구》 A Study of the Biblical Story of Joseph (Genesis 37-50)는 오래된 책이지만 요셉 이야기 연구자는 반드시 참고해야 할 필독서다. 거기서 그는 요셉 이야기에 사용된 50여 개의 단어들이 바빌론 포로기 또는 그 이후의 단어들임을 밝혀냈다. 그러니까 요셉 이야기는 그 시대의 산물이란 거다. 이에 덧붙여서 요셉 이야기에 반영되어 있는 이집트 시대상이 기원전 7-5세기 또는 그 이후라는 데 근거해서 이야기 속의 배경은 이스라.. 2015. 4. 17. ‘1004’의 천사 지강유철의 음악정담(16) ‘1004’의 천사 일찍 출근해서 티보 노알리의 바이올린 솔로 음반을 틀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기계상 아무런 변화가 없는데 소리가 전혀 다르게 들렸기 때문입니다. 몸이 소리의 음색, 잔향 등에 대해 전혀 다르게 반응합니다. 내 오디오 시스템이 이런 소리였던가 싶을 정도입니다. 다시 생각해 보니 그 이유가 몸에 있네요. 주말의 휴식으로 몸의 상태가 나아지니 소리에 다르게 반응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자신의 정신과 몸의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음악을 듣는 행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는 지를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습니다. 독서할 때 음악이 방해가 된다는 고정 관념을 가진 분들은 음악 자체가 독서를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읽는 책과 선택한 음악의 부조화나.. 2015. 4. 17. 악마의 성서 성염의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17) 악마의 성서 “어찌하여 당신의 제자들은 조상들의 전통을 따라 걷지 않고 부정한 손으로 빵을 먹습니까?”(마가복음 7:1-23)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가장 무서운 범죄 하나를 꼽는다면 성서를 함부로 인용하는 일일 것이다. 그리스도교 혁신의 위인 마르틴 루터를 단죄한 1520년의 교황문서(Exsurge Domine)가 “야훼여! 일어나소서. 사람이 우쭐대지 못하게 하소서”(시편 9:19)라는 성경 구절로 글을 시작하는 예를 비롯해, 교회 기득권층은 항상 미운 이를 공격할 때 대개 성스러운 성경구절을 서두로 해 공식 문서를 쓴다. 성서 주석의 역사는 오해와 이해관계가 얽이고 설키는 과정이었다. 예컨대 “하느님의 모상”(창세기 1:26-27)이라는 개념은 2000년 동안 인.. 2015. 4. 15. 이전 1 ··· 267 268 269 270 271 272 273 ··· 29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