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687 ‘위대한’ 인간의 품성에 대하여 백소영의 다시 김교신을 생각한다(14) ‘위대한’ 인간의 품성에 대하여 - 1940년 12월 - 어려서부터 고난주간에는 꼭 독한 감기를 앓곤 했다. 환절기에 치르는 몸살일 터인데, 올 해도 거르지 않았다. 끙끙 괴롭게 누워 ‘머리’는 차질을 빚은 글쓰기와 밀린 연구를 걱정하고 있었는데, 누워 있는 상황이 비슷하다보니 마치 데자뷰처럼 ‘몸’은 작년 이맘때 고난주간의 괴로움이 떠올랐다. 2014년은 부활 주일이 꽤 늦은 편이어서 4월 중순도 훨씬 지나 고난주간을 맞았었다. 4월 16일, 세월호가 소중한 생명들을 304명이나 품고서 검은 바다 속으로 사라져버리고 난 그 끔찍한 날 이후에, 우리는 고난주간을 맞았다. 이미 생존가능시간을 넘기고 있는 시점이었지만, 제발 한 생명이라도 더 살아라, 살아서 구조되라,.. 2015. 4. 1. 트루에 오르겔과 함께하는 “요한복음 산책” 트루에 오르겔과 함께하는 “요한복음 산책” 바람 속에 담긴 풀 냄새, 빗방울이 머금은 들판의 소식, 나무줄기 가운데 흐르고 있는 아주 작고 작은 시냇물 소리, 그리고 흙을 뚫고 세상을 향해 춤을 추고 있는 꽃씨들의 귀여운 몸짓이 보이는가 싶더니 어느새 꽃은 갑자기 피어나고 문득 돌아보니 풀은 들판에 자라나 거기 그렇게 환한 미소를 머금고 있습니다. 나무는 어느새 푸른 잎사귀로 치장을 마친 듯이 보여집니다. 시인 신동엽은 어느 날 창가에서 밖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이런 시를 남겼습니다. 창가에 서면 앞집 담 너머로 버들잎 푸르다 뉘집 굴뚝에선가 저녁 짓는 연기 퍼져 오고 이슬비는 도시 위 절름거리고 있다 석간을 돌리는 소년은 지금쯤 어느 골목을 서둘고 있을까? 바람에 잘못 쫓긴 이슬방울 하나가 내 코 잔등.. 2015. 3. 31. 민주적 운영이 신본주의다 이진오의 건강한 작은 교회 이야기(9) 민주적 운영이 신본주의다 - 민주적 운영과 건강한 작은 교회 - 교회 정치구조는 민주적이어야 한다고 이야기 할 때 가장 많은 반론이 교회는 ‘신본주의’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신본주의와 민주주의 개념에 대한 오해다. 교회가 하나님 중심이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교회는 ‘신본주의’가 맞다. 그런데 하나님께 신본주의를 하려면 인간끼리는 민주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신본주의의 반대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인간 중심 즉, ‘인본주의’다. 신본주의/인본주의는 생각 즉, 사상의 영역이다. 반면 ‘민주주의’는 생각과 사상을 구체화한 제도의 영역이다. 권력의 귀속과 행사에 따라 정치 제도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한 명이 다스리는 ‘왕정’, 소수 특권층이 다스리는 ‘귀족정’, .. 2015. 3. 31. ‘불임’인가 ‘불모’인가 민영진의 히브리어에서 우리말로(12) ‘불임’인가 ‘불모’인가 같은 히브리어 본문에서 서로 다른 이해를 반영하는 두 가지 번역이 나올 때 일반 독자들은 퍽 의아해 한다. 그러나 같은 히브리어 문장이 그렇게 서로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처음 느꼈던 그 의아함은 히브리어에 대한 폭넓고 깊은 이해로 바뀔 것이다. 열왕기하 2장 19-21절을 과 이 어떻게 달리 번역하고 있는지 비교해 보고 그렇게 달리 번역된 배경을 살펴보자. “이 성읍의 위치는 좋으나 물이 나쁘므로 토산이 익지 못하고 떨어지나이다(19절) … 내가 이 물을 고쳤으니 이로부터 다시는 죽음이나 열매 맺지 못함이 없을지니라 하셨느니라 하니.(21절)” “저희 성읍은 매우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물이 나빠서 이 고장에.. 2015. 3. 31. <조선일보>의 달관할 정도가 되었다? 한종호의 너른 마당(14) 의 달관할 정도가 되었다? 가 지난 2월 말부터 ‘달관세대가 사는 법’이라는 시리즈 기사를 내면서 이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달관이라니? 절망하고 있는데”라는 반론부터, “새로운 행복관을 가진 세대의 등장”이라는 주장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달관세대”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이 논쟁의 중심에는 오늘날 미래에 대한 전망을 잃고 있는 청년세대의 현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라는 시선 문제가 놓여 있다. 그에 더해 어떻게 청년들이 뜻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해 줄 것인가라는 사회적 과제에 대한 문제제기다. 달관세대는 일본의 ‘사토리 세대’를 차용한 개념으로, 사토리(さとり)란 ‘득도, 깨달음’으로,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일본에서 태어난 10대 후반~20대 중반의.. 2015. 3. 31. 베토벤의 짓물러진 엉덩이 지강유철 음악정담(14) 베토벤의 짓물러진 엉덩이 베토벤하면 사람들은 영웅과 천재 등의 단어를 떠올립니다. 그에게 그런 측면이 강하다는 사실을 부정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그러나 그걸 금과옥조처럼 떠받드는 순간, 그도 우리처럼 아프고, 괴롭고, 실수하고, 돈에 쪼잔 했던 인간이었다는 구체성은 지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천재와 불굴의 영웅 베토벤 앞에 무릎을 꿇고 평생 그를 칭송하며 살아가느냐, 아니면 더도 덜도 아닌 인간 베토벤을 받아들이고 그와 ‘친구 먹으며’ 살아가느냐! 이 짧은 글에서 베토벤의 인간됨에 대해 두루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의 다른 인간적 면모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오늘은 그가 수십 년 동안 달고 살았던 지긋지긋했던 병력을 소개하는 것으로 만족하려고 합니다. 이를.. 2015. 3. 31. 한국 신학계에 ‘첫 새벽’(원효)은 가능하겠는가? 이길용의 종교로 읽는 한국사회(14) 한국 신학계에 ‘첫 새벽’(원효)은 가능하겠는가? 지난 글에서 한국 신학계에 원효란 인물이 배출될 수 있을까를 물었다. 그렇다면 이쯤에선 원효(617~686)란 인물은 어떠했는가를 살피는 것이 순서일 듯싶다. 그러나 예서 다룰 것은 원효의 전부가 아니라 극히 작은 부분일 따름이다. ‘한 마음’(一心)으로 대표되는 그의 ‘화쟁사상’(和諍思想)을 비롯하여 107종 231권에 이르는 그의 방대한 저작물(지금 남아있는 그의 작품은 대략 20여 종에 머물며, 그중 대표적인 것이 (大乘起信論疏)와 (金剛三昧經論)이다.)을 짧은 지면 안에 담아내기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설사 여건이 된다하더라도 그 일을 할 만한 깜냥이 내게는 없다. 따라서 여기서 내가 취할 수 있는 현실성 있.. 2015. 3. 29. 그리스도의 함장수들 성염의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14) 그리스도의 함장수들 한밤 중에 “신랑이다! 마중하러 나가라!”(마태복음 25:1-13). “함 사려! 함 사!” 예식장들이 분주해지는 가을철이면 우이동 골짜기 해묵은 골목에서는 간간이 함 들어오는 목청이 쩌렁쩌렁 초저녁잠을 깨우는 일이 있다. 스무 해를 눌러 사는 골목이라 주부들은 남의 집 숟가락까지 세고 있다. “무슨 소란일까?” “무슨 소란은요? 오늘 구 선생댁 은경이 함 들어오는 소리라구요.” “아이고, 누가 데려가는지 복도 많겠네. 이쁘고 참한 색시지…….” “이 동네서 태어나고 자랐지요. 코흘리개 적부터 보아 왔으니까요. 걔가 빵기를 업어 주던 때가 엊그젠데…….” 터무니없는 억지라도 함장수의 요구는 들어주어야만 골목은 다시 고요히 잠결에 빠져 간다. 마태.. 2015. 3. 26. 수학공식까지 무시된 4사5입 개헌 광복 70주년 역사 키워드 70(14) 수학공식까지 무시된 4사5입 개헌 이승만의 권력욕이 서서히 발동하기 시작했다. 휴전 1년여 후인 1954년 9월 7일 자유당은 선거공약을 실천한다는 명분으로 이기붕 의원 외 135명의 서명을 받아 개헌안을 국회에 제안했다. 제2차 개헌파동이 시작된 것이다. 개헌안의 내용은, ① 국민투표제의 채택 - 주권의 제약 또는 영토의 변경을 가져올 국가안위에 관한 중대 사항에 대한 국민투표제를 채택하는 것. ② 국무총리제 및 국무위원 연대책임제를 폐지하고 민의원에 국무위원에 대한 개별적 불신 임권을 부여하는 것. ③ 참의원의원은 2부제로 개선하는 것. ④ 참의원에 대법관 기타 고급 공무원의 임명에 대한 인준권을 부여하는 것. ⑤ 경제체제의 중점을 국유ㆍ국영의 원칙으로부터 사유.. 2015. 3. 26. 이전 1 ··· 274 275 276 277 278 279 280 ··· 29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