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687 왜 산상수훈인가? 한종호의 너른 마당(13) 왜 산상수훈인가? 산상수훈’은 파격적이다. 성전에서 선포한 이야기가 아니라 산에서 무리들에게 말씀하셨다는 대목도 눈을 끌거니와, 그 내용도 통상의 유대적 종교성을 넘고 있다. 이는 오늘날의 시선으로 보아도 여전히 파격적이다. 산상수훈대로 설교하고 선포하며 살아가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는 점에서만이 아니라, 산상수훈의 논리를 오늘의 교회가 잘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모세가 산에 올라 하나님으로부터 말씀을 받고 돌 판에 율법을 새기는 장면은 산상수훈과 그대로 겹친다. 산상수훈은 그런 면모에서 히브리 신앙 전통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그건 다름 아닌 광야의 야성적(野性的) 종교가 가지고 있는 생명력의 복원이다. 이미 기득권으로 무장되어 있고, 교리가 되어버린 성.. 2015. 3. 22. “영원히 청년의 영으로” 백소영의 다시 김교신을 생각한다(13) “영원히 청년의 영으로” - 1932년 6월/ 1936년 2월 - 내 이름은 ‘소영’이다. 물론 한자어의 뜻은 다르지만 발음에서 착안하여 영어권 사람들을 만나면 늘 내 소개를 이렇게 한다. “I’m so~young~(저는 정말 젊어요)” 모두가 한바탕 웃는다. 중년이 되어버린 요즘엔 그 웃음소리가 더욱 크다. 웃음이 잦아들 무렵을 기다렸다가 기어코 덧붙이는 한마디가 있다. “And, I want to be forever~young~(그리고 영원히 젊고 싶어요.)” 젊어 보이는 동안 얼굴이 대세라는 요즘에 나이보다 어려보이겠다는 욕심은 아니다. 사는 동안 나이와 상관없이 젊고 싶은 것은 내 영이고 내 신앙이고 삶을 살아가는 내 자세이다. 나는 이것을 김교신을 비롯한 .. 2015. 3. 22. 무대는 현실과 어떻게 만나는가? 김민웅의 인문학 산책(7) 무대는 현실과 어떻게 만나는가? - 을 공연에 올리면서 - 뉴욕 TKTS, 그리고 명 연기자들 뉴욕 브로드웨이 42가에는 ‘TKTS’라고 쓰인 부스가 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나 연극표를 40퍼센트에서 50퍼센트까지 할인해서 살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늘 붐빈다. 한없이 기다랗게 늘어선 줄을 보면 미국이 가지고 있는 문화예술의 대중적 기반과 저력이 느껴지곤 한다. 미국인은 물론이고 관광객들도 이 행렬에 한 몫을 한다. 연극표를 사는 외국인들은 드물다. 당연히도 대사를 제대로 알아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기 배우가 등장하면 그를 보기 위해 외국인들도 기꺼이 연극표를 산다. 브로드웨이 연극 무대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은 그래서 연극판에 있다가 영화로 가 인기를 모은 뒤 다.. 2015. 3. 22. 차라리 소경이었더라면… 성염의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13) 차라리 소경이었더라면… “내가 당신에게 무엇을 해주기 바랍니까?” “선생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마가복음 10:46-52). 간판에 씌어 있는 글씨를 보고 나는 눈을 의심했다. “진리를 팝니다. 각종 진리일체!” 판매원 아가씨는 매우 예의발랐다. “무슨 종류를 사시려고요? 부분 진리를 원하세요, 아니면 완전한 진리를 찾으세요?” “완전한 진리! 그럼요, 완전한 진리를 보여 주시오. 내게 속임수는 필요 없소! 변명도, 합리화도 필요 없소! 평이하고도 명료한 나의 진리! 그게 내가 바라는 진리입니다.” 아가씨는 가게 안쪽을 가리켰다. “저쪽이 완전한 진리를 파는 곳입니다.” 그곳 판매원은 안쓰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값이 비싼데요, 선생.. 2015. 3. 21. 아직까지 회수되지 못한 전시 작전지휘권 김삼웅의 광복 70주년 역사 키워드 70(13) 아직까지 회수되지 못한 전시작전지휘권 이승만은 전쟁 초기인 1950년 7월 15일 유엔군사령관 맥아더 장군에게 보낸〈대한민국 육해공군 지휘권 이양에 관한 공한〉을 통해 한국군의 지휘권을 미군에게 이양했다. 아무리 전시라고 하더라도 기한도 명시하지 않은 채 국군지휘권을 외국군 사령관에게 이양한 것이다. 다음은 이승만이 맥아더 장군에게 보낸 공한이다. “대한민국을 위한 국제연합의 공동 군사노력에 있어 한국내 또는 한국근해에서 작전중인 국제연합의 육ㆍ해ㆍ공군의 모든 부대는 귀하의 통솔하에 있으며 또한 귀하는 최고사령관으로 임명되어 있음에 감(鑑)하여 본인은 현 작전상태가 계속되는 동안 일체의 지휘권을 이양하게 된 것을 기쁘게 여기는 바이오며, 여사한 지휘권은 귀.. 2015. 3. 19. 우리의 허수아비 수난 영성 지강유철의 음악정담(12) 우리의 허수아비 수난 영성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는 가톨릭 성지와 개신교 성지가 마주보고 있습니다. 2009년부터 합정동으로 출근하면서 이 양화진을 찾는 참배객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사무실이 개신교 성지인 양화진외국인선교사 묘원 안에 있어 창문을 열 때마다 개신교 참배객을 관찰할 수 있었고, 절두산은 점심 후 산책 코스입니다. 두 곳 모두 사색의 공간이자 역사의 공간이지만 두 종교인들의 차이는 확연합니다. 가톨릭 참배객들은 한 곳에 오래 머물러 있습니다. 반면에 개신교 신자들은 끊임없이 움직입니다. 개신교 신자들이 설명문과 비석을 보기 위해 멈춰 선다면 가톨릭 신자들은 묵상을 위해 그 자리에 머무는 것입니다. 절두산 성지는 신자들이 예수님의 일대기를 묵상할 수 있도록 14곳에.. 2015. 3. 18. 안쓰러운 하나님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6) 안쓰러운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이 내게 임(臨)하니라 이르시되 가서 예루살렘 거민(居民)의 귀에 외쳐 말할지니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네 소년(少年) 때의 우의(友誼)와 네 결혼(結婚) 때의 사랑 곧 씨 뿌리지 못하는 땅, 광야(曠野)에서 어떻게 나를 좇았음을 내가 너를 위(爲)하여 기억(記憶)하노라 그 때에 이스라엘은 나 여호와의 성물(聖物) 곧 나의 소산(所産) 중(中) 처음 열매가 되었나니 그를 삼키는 자(者)면 다 벌(罰)을 받아 재앙(災殃)을 만났으리라 여호와의 말이니라”(예레미야 2:1-3). 떠나간 사람을 잊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오래 전 일이기도 하고 적잖은 아픔과 상처를 남긴 사람이기도 한데, 그러거나 말거나 떠난 사람을 변함없이 그리워.. 2015. 3. 18. “에돔에는 내 신을 던지리라” 민영진의 히브리어에서 우리말로(10) “에돔에는 내 신을 던지리라” 이것은 틀림없이 어떤 비유적인 뜻을 지니고 이는 표현인데, 그 뜻을 알아내기가 어려워 전통적인 번역들은 대부분 히브리어 글자의 뜻을 그대로 번역하였다. 우리말 과 도 예외가 아니다. 문제는 이렇게 글자대로 정확하게 번역해 놓았는데도 우리말 독자들에게 이것이 아무런 뜻을 전달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불행하게도 때로는 엉뚱한 뜻을 연상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구절은 “모압은 내 목욕통이라 에돔에는 내 신을 던지리라 불레셋아 나를 인하여 외치리라 하셨도다”(시편 60:8, 개역성서)라는 문맥 안에 들어 있다. 가능한 한 뜻을 옮겨보려고 애쓴 에는 같은 본문이 “모압은 발을 대야로 삼고 에돔은 신 벗어 둘 신장으로 삼으리라. 블레셋을 쳐부수.. 2015. 3. 18. 신의 빛깔로 물들고 싶은가?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11) 신의 빛깔로 물들고 싶은가? 버림은 모든 덕 가운데 가장 뛰어난 덕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영혼을 정화하고, 양심을 깨끗하게 씻어주며, 마음을 불태우고, 영을 깨우고, 소망에 생기를 주고, 하나님을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나는 요즘 염색녀(!)와 함께 산다. 천연염색을 배운 뒤부터 그녀는 흰 천만 눈에 띄면 염색을 하려고 달려든다. 심지어 오랫동안 입던 런닝구, 팬티도 흰 색이면 염색의 대상으로 선택된다. 만일 내가 흰 천조각 따위로 세상에 태어났다면, 그녀는 나도 염료를 풀어놓은 물에 집어넣고 주물러댔을 것이다. 봄볕 고운 날, 나는 그녀가 황톳물을 풀어놓고 흰 광목에 염색을 하는 것을 옆에서 거들었다. 물먹은 광목을 그녀 혼자 다루기엔 너무.. 2015. 3. 17. 이전 1 ··· 276 277 278 279 280 281 282 ··· 29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