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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을 망각한 자의 비운(悲運) 현재 촛불행동 상임대표로 있는 김민웅 목사의 설교 “어리석은 싸움, 진정한 목표”는 이스라엘의 분열이 솔로몬 이후 시작된 것이 아니라 다윗의 통치기에 이미 그 씨앗이 뿌려진 것을 주목하고 있다. 애초에는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세우라는 최고의 사명이 뚜렷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보다는 권력을 관리하고 이를 강화하는 것에 더 큰 관심을 둔 최고 권력자의 모순을 성서가 폭로하고 있음을 김민웅 목사는 일깨우는 것이다. 다윗과 솔로몬 왕조의 신화적 예찬에 집중하기 쉬운 해석과는 달리, 그는 이들의 본질적인 실패를 주시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예수운동의 진정한 목표를 조명하고 있다. 권력이 진실로 지향해야 할 바에 대한 문제제기다. 그가 택한 본문은 사무엘하 19장 40-43절로 다윗의 아들 압살롬의 반란이 진압된 .. 2023. 6. 26.
돈의 전능성을 해체하라 돈의 전능성을 해체하라 독서 모임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도 내내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을 수 없었습니다. “과연 교회에 희망이 있습니까?” 답답해서 던진 질문이겠지만 그 질문 속에 담긴 쓸쓸한 비애를 알기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돈에 포획된 교회의 현실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교회를 사고파는 사람들, 목사 선정 과정에서 후임자에게 보상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셨지요? ‘저마다 절박한 사정이 있겠지’ 하는 생각에 쉽게 정죄하지 않으려고 애써 보지만 결국 도리질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익의 원리가 의의 원리 혹은 신앙의 원리를 대체할 때 거룩함은 가뭇없이 스러지게 마련입니다. 부끄러움조차 없이 자기 욕망에 충실한 종교인들이 참 많습니다. 부끄러움은 자기 평가적 감정입니다... 2023. 6. 19.
이디오테스(idiotes) 이디오테스(idiotes) 평안하신지요? 가장 빛나는 계절인 봄을 우리는 늘 고통의 기억과 더불어 지내게 됩니다. 접동새 우는 4월에는 채 피어보지도 못한 채 스러져간 세월호 참사자들이 떠오르고, 5월이면 1980년 광주에서 죽어간 넋들을 떠올리게 되고, 6월에는 이 한반도를 피로 물들인 전쟁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뜬금없이 유치환의 ‘깃발’이 떠오릅니다.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해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아마도 저 광장과 길가에서 나부끼고 있는 노란 리본과 배너 때문일 것입니다. ‘소리 없는 아우성’이라는 형용 모순의 표현 때문에 어떤 절절한 아픔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옵니다. 언제쯤 되면 우리는 이 봄을 한껏 경축할 수 있을까요? 노루처럼, 사슴처럼 .. 2023. 6. 18.
옹송그리며 쓰는 반성문 옹송그리며 쓰는 반성문 평안하신지요? 집에서 사무실로 나오다 보니 숙대 뒤뜰에 있는 산딸나무가 희고 정갈한 꽃을 피워냈더군요. 몇 해 전에 고려대학교에 계신 어느 교수님이 네 갈래로 피어나는 꽃잎이 십자가를 닮았다며 교회 마당에 심어보라 일러주던 꽃이기에 반가움이 더 컸습니다. 이집 저집 담장을 흘낏거리며 걸었습니다. 탐스럽게 핀 장미꽃들이 싱그러웠습니다. 문득 ‘장미여, 오 순수한 모순이여!’ 했던 릴케가 떠올랐고, 곧 마음속에서 이미 상투어로 변해버린 그 문장을 떨치려고 고개를 가로 저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루 살로메가 떠올랐고, 그 매혹적인 여인을 향한 릴케의 연정이 되짚어졌습니다. “내 눈빛을 꺼주소서, 그래도 나는 당신을 볼 수 있습니다. 내 귀를 막아 주소서, 그래도 나는 당신의 목소리를 들.. 2023. 6. 17.
성공 바이러스 경계령 다시금 '깨끗한 부자'가 뜨는 모양이다. 하기사 실패를 좋아하고 성공을 거부할 사람이 있을까. 오늘날 우리는 이른바 “성공신화의 시대”를 살고 있는지 모른다. 인사는 “부자 되세요.”, 축복은 “성공하세요.”이다. 부자 되기를 마다하며, 성공하기를 꺼림칙하게 여기는 이는 없을 것이다. 한 때 이명박 장로의 경우도, “성공 하세요.”를 대선의 구호로 내세웠으니 말이다. 이 성공에 대한 열망과 맞서는 것은 어리석어 보이기도 한다. 당장에, “그렇다면 실패하란 말이냐?”라는 날카로운 반발이 나올 법 하다. 그러나 어떤 성공인지, 무엇을 위한 성공인지, 그리고 이 성공 이데올로기가 퍼지면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이 되는지 성찰하지 못하면 그건 성공이 아니라 보다 깊은 실패일 뿐이다.   롯은 아브라함과 결별하면서.. 2023. 6. 6.
자신의 욕망과 권력의 미망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이의 최후 김기석 목사의 “권력의 오만을 경계하라”는 설교는 이번에 출간한 에 실려 있다. 유다와 이스라엘의 분쟁, 그리고 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유다가 이스라엘을 압박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시리아와 동맹을 맺었던 상황, 그리고 결국 그런 선택이 자기 무덤을 파는 일로 가는 것을 경고한 것이다. 그 말씀의 핵심은 하나님의 뜻을 중심으로 사고하기보다는, 힘 위주의 발상으로 문제를 풀려고 하는 권력자의 비극을 보여 준다. 예언자들은 바로 이러한 권력자의 오만을 용기 있게 치고 들어가서 백성들의 진정한 안녕을 도모하는 역할을 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교회조차 권력자에 대해 용비어천가를 부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 설교가 주는 메시지는 자못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김기석 목사는 역대하 16장 7-10절의 말.. 2023. 6. 1.
제발 멈춰주시오! 조진호와 함께 하는 바흐의 마태수난곡 순례 BWV 244 Matthäus-Passion / 마태수난곡 No. 32 제발 멈춰주시오! 마태수난곡 2부 60~61번 음악듣기 : https://youtu.be/PfFiCKJA0vE 60(51) 코멘트 알토 서창 하나님, 불쌍히 여기소서 여기 구주께서 묶인 채로 있습니다 오! 그 채찍질, 구타, 그리고 그 상처여! 형리들이여 제발 멈춰 주시오 당신들의 마음은 아프지 않습니까? 저 아파하는 영혼이 보이지 않습니까? 아! 그렇군요 당신들의 마음은 저 고문기둥 같이 단단하군요. 아니, 그보다도 더 무자비하군요 그래도, 자비를 베푸시오. 제발 멈춰주시오! Erbarm es Gott! Hier steht der Heiland angebunden. O Geißelung, .. 2023. 5. 30.
<말씀 등불 밝히고> 북토크(4) https://www.youtube.com/watch?v=xixSjzCEquY 2023. 5. 30.
<말씀 등불 밝히고> 북토크(3) https://www.youtube.com/watch?v=I1OfYJIi3kk&t=26s 2023. 5.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