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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온기를 불어넣는 사람들 세상에 온기를 불어넣는 사람들 누가 "나는 마음이 깨끗하다. 나는 죄를 말끔히 씻었다" 하고 말할 수 있겠느냐? 규격에 맞지 않은 저울추와 되는 모두 주님께서 미워하시는 것이다. 비록 아이라 하여도 자기 행위로 사람됨을 드러낸다. 그가 하는 행실을 보면, 그가 깨끗한지 더러운지, 올바른지 그른지, 알 수 있다.(잠 20:9-11) 주님의 사랑이 우리 가운데 임하시기를 빕니다.날이 제법 차갑습니다. 소한 절기를 맞이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겠습니다. 안락함과 편안함에 길들여진 비루한 몸 탓인지 바람 앞에 우뚝 설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요즘 같은 세월에 감기에 걸리면 큰일이라는 생각도 물론 그러한 나태함에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건강하게 이 추위를 이겨낼 수 있기를 빕니다. 러시아 시골 마을인.. 2021. 1. 9.
소심함과 완고함 한희철의 얘기마을(198) 소심함과 완고함 원주 시내에 있는 밝음신협에서 장학생을 선발하는 일이 있었다. 성적과는 관계없이 가정 형편에 따라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이었는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의 학비를 댄다는 것이었다. 마침 아는 분이 그 일을 권해주어 단강에서도 학생을 추천하기로 했다. 몇 사람과 의논한 후 종하와 완태를 추천하기로 했다. 종하와 완태에게 이야기하고 몇 가지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라고 일렀다. 종하가 며칠 후에 서류를 가져온 반면에 완태는 감감무소식이었다. 크게 어려운 서류도 아니고 마감 날짜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더 늦으면 안 될 것 같아 완태를 만나 채근을 했지만 뭔가 완태는 주저주저 하고 있었다. “왜 그러니?” 물었을 때 완태의 대답이 의외였다. “우리 선생님은요, 되게 무서.. 2021. 1. 9.
엎드린 산 신동숙의 글밭(308) 엎드린 산 산이 늠름하게 서 있는 줄만 알았는데엎드려서 온 땅을 끌어안고 있었구나 먼 산등성이등줄기를 따라서 내려앉은 흰눈이 하얗다 맨 먼저 아침해를 맞이하면서도맨 나중에 봄이 되는 산꼭대기 별빛이 닿는하늘 아래 맨 처음 땅으로 한 걸음 한 걸음 흰눈이 내려앉는 듯 우러르며 내려놓는 숨결마다 엎드려오체투지하는 산처럼 그 품에 들고 싶다 2021. 1. 9.
둥근 본능, 흙구슬 빚기 신동숙의 글밭(307) 둥근 본능, 흙구슬 빚기 밥숟가락 놓고 달려가던 모래 놀이터좁다란 골목길을 돌면 활짝 나오던 둥근 놀이터 나에게 모래가 황금빛 아침햇살이라면모래에게 나의 얼굴도 아침햇살 손끝이 아무리 시려워도나중엔 손이 시려운 줄도 모르고 거북이 등딱지처럼 튼 피가 맺히던 손등그런 두 손등을 마주 부비며 문지르던 모래만 보면 가슴에서 살아나는 둥근 본능흙구슬 빚기 놀이터 구석에 혼자 쪼그리고 앉아서 온 정성을 기울여 비나이다 비나이다굴리고 굴리고 굴리던 흙구슬 부스러지지 않도록누군가 모르고 밟고 지나는 일 없도록 어느모로 보나 둥글도록두 손바닥 사이에서 태어나던 흙구슬 하지만 이내 으스러지기 일쑤언제나 아쉬움만 남기던 꿈의 둥근 세상 그러던 어느날누군가 빚어놓은 투명하게 둥근 이슬이 처음으로 눈에.. 2021. 1. 8.
거룩한 옥수수 한희철의 얘기마을(197) 거룩한 옥수수 추석 전날 작실속 속회를 이서흠 성도 댁에서 모였다. 차례도 그렇게 됐지만 특별히 이서흠 성도님이 원하였던 일이다. 울퉁불퉁 온통 자갈이 깔린 길, 윗작실까지의 길은 멀기도 멀고 쉽지도 않았다. 그 길을 걸어 예배당을 찾는 정성을 헤아리며 작실로 올랐다. 예배를 마쳤을 때 이서흠 성도님은 시간을 맞춰 쪄놨던 옥수수를 내 오셨다. 잘 익은 찰옥수수였다. 옥수수 철이 지난 지 한참일 텐데 그 때까지 옥수수가 있는 것이 신기했다. 알고 보니 추석 때 식구들 모두 모이면 쪄 주려고 일부러 때를 늦게 정해서 옥수수를 심었던 것이었다.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 삶의 모든 시간 속에 빈틈없이 배어있는 어머니의 지극한 배려. 옥수수를 베어 무는 마음이 문득 거룩해진다. - (.. 2021. 1. 8.
정인이가 당한 고통은 신동숙의 글밭(306) 십자가형의 백배가 넘는 고통- 정인이가 당한 고통은 사진/김동진 백을 잘해줘도 영아를 키우는 엄마는 잘못한 하나가 마음에 걸려 밤새 괴로워하는 사람이다 영아가 놀이매트 위에 앉아서 놀다가 뒤로 쿵넘어지기만해도 엄마는 간이 떨어져서 말 못하는 어린 것을 한순간도 내려놓지 못하고만일에 하나가 두려워 병원으로 달려가는 사람이다 5개월 동안 온몸에 뼈가 부러졌다가 붙기를 반복했다입 속까지 찢어진 살갗에 뜨거운 이유식이 파고들고 아이는 췌장이 찢어지고 뱃속이 터져도 울지 못한다의사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고통이라 진단했다 정인이의 고통을 읽는 일이 이렇게 고통스럽다벽에 붙은 십자가 앞에서 일어난 고문과 살인 행위다 십자가형의 백배가 넘는 고통을 잘나가는 목사와 어린이집 원장의 아들.. 2021. 1. 7.
별과 꿈 한희철의 얘기마을(196) 별과 꿈 “우리 동네 개울이 이렇게 지저분한 줄은 몰랐어요.” 개울을 청소하는 아이들은 한결같이 동네 개울의 더러움에 놀라고 말았다. 비닐, 깡통, 빈병(특히 농약병), 못쓰게 된 농기구 등 개울 곳곳은 온갖 쓰레기들로 가득했다. 자루에 담는 쓰레기는 이내 리어카를 채웠고, 두 대의 리어카는 분주하게 쓰레기를 날라야 했다. 쓰레기를 모으는 교회 마당엔 수북이 쓰레기가 쌓여갔다. 뜨거운 한낮의 볕이 머리 위해서 이글거렸고 땀은 온몸을 적셨다. 그래도 아이들은 부지런 했고, 그 모습들이 아름다웠다. 섬뜰 앞개울과 뒷개울, 작실, 끝정자등 네 개의 개울을 치우는데 이틀, 쓰레기를 분리하는데 또 하루가 걸렸다. 꼬박 사흘을 수고한 셈이다. 쓰레기를 치워낸 개울마다엔 라는 팻말을 박아 .. 2021. 1. 7.
언제쯤이나 한희철의 얘기마을(195) 언제쯤이나 김정옥 집사가 한 광주리 점심을 이고 염태 고개를 올라간다. 벼를 베는 날이다. 얼굴이 부었다 내렸다 계속 몸이 안 좋은 김정옥 집사. 일꾼을 몇 명이나 얻은 것인지 점심은 한 광주리 가득이다. 언젠가 들은 이야기가 새삼스럽다. 젊은 시절, 그러니까 김 집사가 맏딸 명림 씨와 둘째 진성이를 낳았을 때였다. 상자골에 일이 있어 점심을 나르는데 그 모습이 가히 가관이었다. 막 걷기를 배운 딸이야 손 하나 잡아주면 되었지만 진성이는 천생 업어야 했고, 밥이며 찬이며 뜨거운 국까지 들은 광주리는 이고, 주렁주렁 바가지를 엮은 그릇들은 어깨에 메고. 박수근 작/'고목과 여인'(1960년대) 상자골까지 올라 보면 알지만 그냥 오르기에도 벅찬, 울퉁불퉁 곳곳이 패이고 잡초는 우거.. 2021. 1. 6.
프레임 안에선 범죄도 아카데미상을 받는다 신동숙의 글밭(305) 프레임 안에선 범죄도 아카데미상을 받는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나보다 약한 생명에게 - 타락한 세상과 분리된 거룩한 예배당은 노아의 방주처럼 안전한 믿는자들만의 구원의 세상, 그 거룩한 모태 기독교인이라는 프레임 안에서. 예수의 두레 밥상처럼 둘러앉아 하나가 되어야 할 예배의 자리에서조차 서로가 가슴으로 하나 되지 못하고, 말씀을 전하는 입과 귀로 나뉘어 분리된 예배의 형식이라는 프레임 안에서. 구원과 내세 천국을 설파하면서 침을 튀겨도 그리스도인은 코로나에 걸리지 않는다며 대면 예배를 고집하며 헌금은 대면으로를 주장하는 그릇된 목사와 그의 거룩한 자녀라는 프레임 안에서. 유년기부터 장성하기까지 거쳐온 엘리트 코스, 기독교계의 서울대학교라고 부르는 포항의 HD대 미션 스쿨이라는 프.. 2021. 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