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692 봄자리 - 정월달 지신밟기 신동숙의 글밭(315) 봄자리 - 정월달 지신밟기 언 땅으로걸어갈 적에는 춥다고 움추린 손날개처럼 펼치고 꼭 잡은 손서로가 풀어놓고 빈 손은 빈 가지처럼 빈탕한데서 놀고 두 발은정직한 땅으로 뿌리를 내리는 일 언 땅으로 내딛는 걸음마다 하나 하나 씨알처럼 발을 심는 일 학이 춤을 추듯이돌잡이 첫걸음 떼듯이 두 손 모아 기도하듯이햇살이 언 땅을 품듯이 발걸음마다 감사를 심으며 발걸음마다 사랑을 심는 일 정월달 지신밟기 지나간언 땅 자리마다 새싹이 기지개를 켜며새로운 눈을 뜨는 봄자리 2021. 1. 25. 좋은 사람 한희철의 얘기마을(211) 좋은 사람 좋은 사람으로 살아야지 다짐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은 바람 때문입니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지 않는 한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없다는 걸 이제쯤엔 압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 그것이 기쁨이요, 껍질을 벗는 것이요, 결국 참 나를 만나는 길임을 또한 압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 하여도 내가 좋은 사람이 되지 않는 한 나는 그를 만날 수가 없습니다. 만난다 해도 그건 만남이 아니요 덧없는 스침에 불과하겠지요. 좋은 사람과의 만남, 그 만남을 놓치지 않기 위해 좋은 사람 되려고 애쓰며 삽시다. - (1993년) 2021. 1. 23. 골방 신동숙의 글밭(314) 골방 마음껏 슬퍼할 수 있는나의 방으로 간다 마음껏 아파할 수 있는 나의 방으로 숨는다 일상 뒤에 숨겨온 슬픔과 아픔을 우는 아기 달래듯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관상의 기도 그 사랑방으로 돌아간다 한밤중에 방바닥으로 몸을 기대면한몸 기댈 방 한 칸 없는 이웃들이 먼저 떠올라 밤하늘 별이 되어 글썽이고 마음 한 자락 기댈 내면의 골방도 없이일상에 떠밀려 살아가는 이웃들이 이 땅에는 얼마나 많은가 하루 동안 쌓아올린 마음을 허무는 밤나의 골방은 그대로 하늘로 열린다 이제는 나의 것인지너의 것인지도 모를 슬픔과 아픔이지만 그렇게 별처럼 미안한 마음까지 더해지면슬픔과 아픔과 미안한 마음이 한데 뒤섞여 흐른다 숨으로 돌아오는 순간마다 고마운 마음이 샘솟아 가슴에는 한 줌 숨이 머문다 2021. 1. 22. 근심의 무게를 줄이는 법 근심의 무게를 줄이는 법 “내가 하나님 안에서 모든 것을 보고, 모든 것 안에서 하나님을 보는 날이야말로 영적 각성의 날이다.“(막데부르크의 메히틸트) 주님이 주시는 평강이 교우 여러분들과 함께하시기를 빕니다. 대한大寒 절기에 접어들었습니다. 겨울의 마지막 절기라지요? “설중雪中의 봉만峯巒(봉우리 모양을 한 산)들은 해 저문 빛이로다”. 머리에 흰 눈을 이고 있는 산을 바라보면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땅의 현실이 팍팍하기 때문일까요? 설산은 마치 신비의 세계로 통하는 문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경이의 눈으로 세상을 볼 때 우리는 하늘의 광채를 보게 됩니다. 괴테가 “모든 산봉우리에는 정적이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진실을 보았기 때문일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의 첫 번째 환자가 발생한 지 벌써 1년.. 2021. 1. 22. 딱한 행차 한희철의 얘기마을(210) 딱한 행차 저런 저런저 딱한 행차 좀 보게찬바람 부는 겨울 길가장자리 잰걸음안 그런 척허리춤 꿰차고 가는 비료 부대가말로 듣던 그 쌀부대 아닌가 읍내 다방 드나드는 재미에 빠져집안 쌀 다 퍼 나른다더니바로 저 모습일세 신사 아니랄까시커먼 와이셔츠 구닥다리 넥타이새끼 꼬듯 매긴 맸다만시중드는 아가씨제 몸 이뻐 그러는 줄 정말인줄 아는가 부지 들고 가는 저 쌀이 무슨 쌀인데남 안 지는 거름지게허리 휘게 날라 진노총각 두 아들 품 팔아 받아온 땀 같고 피 같은 쌀 아닌가일도 없는 한 겨울 넘겨야 할 양식 아닌가 한 톨이라 잃을까 조심으로 일어야 할 쌀을 들고가느니 읍내 다방아주 늙어 그런다면 망령이라 말겠지만맨 정신인기여저게 막대기지 사람인겨 뒤통수 박히는 따가운 욕뒤돌지 않으면 피.. 2021. 1. 22. 겨울 산 한희철의 얘기마을(209) 겨울 산 산은 살아있어나무와 짐승들을 품어서만 아니라산은 스스로 살아있어찬바람 앵앵 우는 한겨울산을 보면 알 수 있지툭 불거져 나온꾸역꾸역 엉겨 붙은 얼음덩이들을 볼 수 있으니까바위틈 빠져나온갇힐 수 없는 뜨거운 숨아무 것도 아닌 듯 얼음덩이로 감추지만저것 봐저 참을 수 없는 뜨겁고 견고한 숨들을 봐 2021. 1. 21. 흙에 대한 그리움이라니! 한희철의 얘기마을(208) 흙에 대한 그리움이라니! 드문 눈이 실컷 왔고 한동안 차가 끊겼다.묘한 갇힘저녁때였다. 누군가 찾는 소리에 나가보니 한 청년이 서 있다. 모르는 이였다. 신발이 다 젖어 있었다. 전날 밤기차를 타고 달랑 주소 하나만 가진 채 먼 길을 왔다. 경남 남해. 눈 때문에라도 까마득한 거리로 느껴졌다. 거기다가 헤매기까지 했다니. 여자 혼자서 어딘지도 모르는 낯선 길을, 큰 무모함.그가 ‘흙’ 얘길 했다. ‘흙’이 그리웠던 것일까.흙, 흙에 대한 그리움이라니! - (1993년) 2021. 1. 20. 다시 돌아가야 한다 한희철의 얘기마을(207) 다시 돌아가야 한다 그렇다, 다시 돌아가야 한다.내 설 곳은 그곳, 여기가 아니다. 이 또한 그리운 자리편한 얼굴들, 반짝이는 눈망울드문드문 빛나는 불빛들을 뒤로 밀며어둠속 달려가는 이 밤기차처럼말없이 내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잠시 과한 꿈을 꾼 듯밑바닥 괴는 아쉬움일랑 툭툭 털고서미련과 기대제자리로 돌리고떠나온 자리, 다시 그리로 돌아가더욱 그곳에 서야 한다. 잊을 걸 잊어사랑할 거 더욱 사랑해야 한다. -서울에 있는 교회 청년부 신앙강좌를 다녀오며 - (1992년) 2021. 1. 19. 지금 나는 한희철의 얘기마을(207) 지금 나는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나는 지금 어디에 와 있는가. 내 꿈은 무엇이었으며그 꿈은 어떻게 되었는가. 나는 얼마나 작아지고 있는가.그 작아짐에 얼마나 익숙해지고 있는가.그런 작아짐을 얼마나 두려워하고 있는가. 이곳에서의 나는 누구인가.이 땅에서의 구원은 무엇인가. 어둠속에 묻는 물음.어둠속에 묻는 물음. - (1992년) 2021. 1. 18. 이전 1 ··· 80 81 82 83 84 85 86 ··· 30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