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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잎사귀 신동숙의 글밭(133) 푸른 잎사귀 봄바람에 지는 꽃잎은 고요히 눈을 감는다 꽃 진 자리에 돋는 새순은 순한 귀를 연다 가만가만 꽃잎이 눈을 감으면 공평하게 열리는 푸른 잎사귀 여리고 순한 귀를 기울여 투명한 하늘에 대본다 2020. 4. 20.
예수의 여자의게 대한 태도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61) 예수의 여자의게 대한 태도 아내의 할머니가 남기신 중에는 1933년 2월 16일에 발행한 것이 있다. 미감리교회 슈원디방 부인셩경강습회장이었던 밀러 선교사가 발행한 것이다. 그 해 에 적힌 강습과정이 두 개인데 과목이 특이하다. 하나는, ‘예수의 재림’이고 다른 하나는 ‘예수의 여자의게 대한 태도’이다. 예수가 여자를 어떻게 대했는지가 강의의 주제였으리라 짐작이 된다. 1933년이라면 지금으로부터 까마득한 세월, 당시의 사회가 여자들을 어떻게 대했을지는 어렵지 않게 짐작이 된다. 남자들에 비해 터무니없이 불공평한 일들이 한둘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 사회 속에서 예수가 여인들을 어떻게 대했는지를 공부하는 것은, 얼마나 혁신적인 일이었을까 싶다. 여자들은 그 과목을 공부하며.. 2020. 4. 20.
나를 보호하여 주옵소서 조진호와 함께 하는 바흐의 마태수난곡 순례(20) BWV 244 Matthäus-Passion/마태수난곡 No. 21 나를 보호하여 주옵소서 마태수난곡 2부 37~38번마태복음 26:57~59음악듣기 : https://youtu.be/i0EMLkRlswE37(31)내러티브레치타티보57. Die aber Jesum gegriffen hatten, führeten ihn zu dem Hohenpriester Kaiphas, da nun die SchriftgeIehrten und Ältesten sich versammlethatten. 58. Petrus aber folgete ihm nach von ferne, bis in den Palast: des Hohenpriesters; und ging hinei.. 2020. 4. 19.
남동생은 의리, 누나는 정의, 가정엔 평화를 신동숙의 글밭(132) 남동생은 의리, 누나는 정의, 가정엔 평화를 여야의 거센 돌풍 속에서 21대 총선을 치른 후 이전보다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기대했던 결과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지도상으로는 파란색이 더 많이 보였기에 그래도 한국은 희망이 있습니다. 선거 전에 울산의 어느 시장 상인의 인터뷰에서 "나라를 팔아 먹어도 저는 새누리당이예요."라고 해서 파문을 일으킨 곳이, 바로 제가 살고 있는 마을입니다. 처음엔 상인의 말에 저 역시 참 기가 찬다 싶었습니다. 어리석어도 그 만큼 어리석을까 싶은 답답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살고 있는 울산은 다른 세상, 이상한 나라가 아니라 평범하고 선한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마을입니다. 총선 전날 부산에 살고 있는 남동생의 네 식구가.. 2020. 4. 19.
지키지 못한 약속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60) 지키지 못한 약속 아내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아름다운 삶을 사셨다. 바쁘게 농사를 지으면서도 누가 아픈 사람이 있다 하면 한달음에 달려가 기도를 해주셨고, 정신이 온전치 못한 이는 아예 집에서 함께 지내며 나을 때까지 기도를 계속해 주셨다. 그 때 회복된 분 중에 지금도 생존해 계신 분들은 두 분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소중하게 기억하고 있다. 문전옥답을 예배당 터로 바치신 것도 두 분께는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만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세워진 교회가 수원 고색동 인근에 여럿이다. 돌아보면 직분이 장로였을 뿐, 목회자 이상의 역할을 하신 것이었다. 화성지역을 오가는 선교사들을 모시는 것도 할머니의 몫이었다. 선교사가 재래식 화장실을 힘들어하여 늘 요.. 2020. 4. 19.
생활은 불편해도 마음만은 행복합니다 신동숙의 글밭(131) 생활은 불편해도 마음만은 행복합니다 생활이 불편해졌습니다. 제 가까이 불편한 것은 아이들이 학교에 갈 수 없다는 것과 경제 활동과 만남이 수축된 일입니다. 그리고 멀리는 코로나19로 다른 나라들에선 장례를 치르지도 못하고 땅에 묻히는 이들이 많다는 소식들로 마음이 아프고 불편합니다. 그리고 현 상황이 얼마나 장기화 될 지 여전히 모호하다는 점과 이 시기가 지나가더래도 이후에 많은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마음을 무겁게 누릅니다. 이런 상황은 제 개인의 불편함을 넘어서 전세계인들의 생활이 다 함께 불편해졌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의 한 가운데서 더욱 빛으로 드러나는 아름다운 것들로 인해 마음만은 행복합니다. 한국의 자연이 아름답다는 것입니다. 시골 뿐만 아니라 도시에.. 2020. 4. 17.
국회의원, 부디 상식을 회복하기를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58) 국회의원, 부디 상식을 회복하기를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투표 속에는 국민들의 마음이 담기는 법, 많은 사람들이 이번 선거의 의미를 분석하고 정의할 것이다. 내게는 막말 정치인들이 대거 퇴출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결과였다 여겨진다. 그들은 국회의원을 아무 말이나 아무렇게나 해도 되는 권리를 가진 사람들인 것처럼 지내왔지 싶다. 부디 법을 다루는 이들이 태도가 바르기를, 부디 법을 다루는 이들이 상식을 회복하길. 2020. 4. 16.
노란 유채꽃과 노란 리본 신동숙의 글밭(130) 노란 유채꽃과 노란 리본 노란 유채꽃이 한껏 노랗게 피어나는 4월의 봄날에, 노란 리본을 달았습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환해지는, 수학여행길에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마음을 마음으로 떠올리다 보면, 깊은 바다 속에서도 봄이 피어오를 수 있음을 헤아리게 됩니다. 바다의 그 깊이 만큼 하늘의 그 공평한 햇살은 깊이 내려가서, 바다도 하늘도 더불어 푸르고 따스한 봄날이기를 기도합니다. 마지막까지 학생 곁을 떠나지 않은 자애로운 선생님이 엄마처럼 함께 계셨기에. 식어가는 친구의 몸을 친구와 친구가 서로를 꼭 끌어 안으며 형제 자매처럼 함께 있었기에. 함께 걸었을 생의 그 마지막 길에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피를 나눈 가족처럼 다 함께 있었기에. 제 프로필 사진에 노란 리본을 달던 날, 시를 .. 2020. 4. 16.
권사님의 기도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59) 권사님의 기도 환하고 순한 저녁볕이 깔리는 시간, 누군가 한 사람이 예배당 마당으로 들어선다. 원로 권사님이다. 가방을 멨고 마스크를 썼지만 누군지를 안다. 함께 한 시간이 아직 많지는 않지만 모습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는 교우들이 있다. 누군지를 짐작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가 있긴 하다. 처음 대하는 모습이 아니다. 몇 번째 같은 모습을 본 것이다. 예배당으로 올라서는 길은 약간의 경사, 그런데도 권사님의 걸음은 더디고 힘겹다. 그 또한 나이와 건강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예배를 생명처럼 여기는 권사님의 믿음으로 보자면 예배를 마음껏 드리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은 그 어떤 것보다도 마음을 무겁게 할 것이었다. 당신의 자리를 정해 놓은 듯 권사님은 망설임 없이 정원 의자로 .. 2020.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