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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는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175) 나도 모르는 철학과 교수가 수업 중 학생들에게 물었다. “현금 출금기에서 10만원을 인출했는데, 확인해 보니 11만원이 나왔어요. 그럴 경우 여러분은 어떻게 하겠어요?” 학생들의 의견은 두 가지로 갈렸다. 은행에 돌려주어야 한다는 학생들도 있었고, 행운으로 여기며 모르는 척 갖겠다는 학생들도 있었다. 그때 한 학생이 교수님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교수는 이렇게 대답을 했다. “나라면 다시 한 번 10만원을 인출하겠어요.” 우리 안에는 나 자신도 모르는 마음이 있다. 2019. 6. 27.
“무죄(無罪)한 피를 우리에게 돌린다”는 것은 히브리어에서 우리말로 “무죄(無罪)한 피를 우리에게 돌린다”는 것은 요나 1장 14절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무리가 여호와께 부르짖어 가로되 여호와여 구하고 구하오니 이 사람의 생명 까닭에 우리를 멸망시키지 마옵소서 무죄한 피를 우리에게 돌리지 마옵소서 주 여호와께서는 주의 뜻대로 행하심이니이다 하고”(《개역》 요나 1:14). 영어 King James Version(1611) 역시 이렇게 우리말 《개역》과 같은 방식으로 번역하였다. “Wherefore they cried unto the LORD, and said, We beseech thee, O LORD, we beseech thee, let us not perish for this man’s life, and lay not upon us i.. 2019. 6. 26.
어느 날의 기도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174) 어느 날의 기도 당신의 말씀은 맹렬히 타는 불, 그런데도 여전히 멀쩡한 나는 누구입니까? 당신의 말씀은 바위를 부수는 망치, 그런데도 여전히 태연한 나는 누구입니까? 말씀 앞에서 무엇 하나 달라지지 않는, 대체 나는 누구란 말입니까? -예레미야 23:29을 읽으며 2019. 6. 26.
그끄저께와 그글피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173) 그끄저께와 그글피 김중식의 시를 읽다가 ‘그끄저께’라는 말을 만났다. 그끄저께라는 말은 마치 광 속 어딘가에 처박혀 있다가 우연히 나타난 것처럼 다가왔다. 하지만 먼지를 닦아내듯 생각을 가다듬자 이내 익숙한 표정을 지었다. 어릴 적 어렵지 않게 쓰던 말이었다. 사전에서는 그끄저께를 ‘그저께의 전날. 오늘로부터 사흘 전을 이른다.’고 설명한다. 재재작일(再再昨日), 삼작일(三昨日)이라는 유의어도 있는데, 한문이라 그런지 영 낯설다. 손가락을 꼽듯 ‘오늘’부터 하루씩을 거꾸로 불러본다. 오늘-어제-그끄제(그제)-그끄저께(그끄제), 마치 신나게 놀이를 하던 아이들이 새로운 놀이를 위해 줄을 서듯 아무 혼란도 없이 시간이 한 줄로 늘어선다. 재미있다 싶어 이번엔 하루씩 앞으로 가.. 2019. 6. 22.
어느 예배당이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지 않을까만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171) 어느 예배당이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지 않을까만 환우들의 회복을 위한 특별새벽기도회를 마치는 날, 중풍병자를 고치신 말씀을 나눴다. 중풍병자를 메고 온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병자를 고치신 일과, 병을 고치시기 전 죄 사함을 먼저 선포하심으로 병의 근원을 고치신 은총을 생각했다. 몸과 마음의 병을 깨끗하게 고쳐주시든, 바울처럼 몸의 가시를 주님의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믿음을 주셔서 내가 약할 때가 곧 강할 때임을 일러주시든, 더 이상 병이 나를 짓누르지 못하도록, 병의 사슬에서 벗어나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은총 내리시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비록 우리의 기도가 요단강에서의 한 번의 목욕에 해당할지라도 하나님의 시간을 신뢰하며 나머지 기도를 간절함으로 이어가자.. 2019. 6. 22.
그리움이 담긴 다리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170) 그리움이 담긴 다리 영주에서 말씀을 나누던 둘째 날 점심을 안동에서 먹었다. 경북북지방은 네 개의 시와 여섯 개의 군이 모여 이루어져 있어 굉장히 광범위했다. 마침 우리가 찾은 곳이 월영교 앞, 점심을 먹고는 월영교 주변을 산책하는 즐거움을 누렸다. 월영교(月映橋)는 2003년에 개통된 387m 길이의 다리로, 국내에서는 가장 긴 목책 인도교이다. 안동댐 건설로 수몰된 월영대를 옮겨온 사연과, 월곡면(음달골)이라는 지명을 참고로 해서 시민들이 지은 이름이란다. 달빛이 비치는 다리라니, 다리의 모양도 이름도 시적이다 싶었다. 다리 한가운데에 자리 잡은 월영정(月映亭)은 강물과 바람과 햇살이 맘껏 어울리는 곳, 난간에 둘러앉아 정담을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렇게 정겨워 보일.. 2019. 6. 22.
“핀 숯을 사람 머리 위에 올려 놓는다”는 것은 히브리어에서 우리말로 “핀 숯을 사람 머리 위에 올려 놓는다”는 것은 숯을 벌겋게 피워서 그것을 사람 머리 위에 올려놓는다? 사람이 화상(火傷)을 입는 정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화상을 입고 죽을 수도 있다. 이 말은 다음과 같은 문맥 속에 들어 있다. “네 원수가 배고파하거든 식물(食物)을 먹이고 목말라하거든 물을 마시우라 그리하는 것은 핀 숯으로 그의 머리에 놓는 것과 일반이요 여호와께서는 네게 상을 주시리라”(《개역》 잠언 25:21-22). 원수가 있는데, 원수를 갚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마침 그 원수가 곤경에 처해 있다. 그 원수가 굶고 있고, 그 원수가 목이 말라도 마실 물이 그에게 없다. 옳다! 잘 됐다. 나를 그렇게 못살게 굴더니 이제 어디 네가 당해봐라, 이렇게 고소하게 핀잔.. 2019. 6. 21.
대책은 없다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169) 대책은 없다 요즘 들어 모임에서 말씀을 나눌 때면 자주 인용하는 이야기가 있다. 로날드 사이더의 에 나오는 내용으로, 예수님이 승천하실 때 호위하던 가브리엘 천사장과 나눈 가상의 대화를 담고 있다. 연약한 교회 공동체를 바라보는 가브리엘은 심히 걱정이 되었다. 과연 그리스도께서 남기신 일을 그들이 감당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가브리엘은 예수님께 질문을 했다. “과연 그들이 할 수 있을까요?” “나는 남겨진 제자들에게 삶의 모범을 보여 주었고, 십자가와 부활의 은총을 그들의 가슴속에 남겨주었고, 성령의 능력을 부어주었고, 하나님 나라의 사명을 심장 한 가운데에 새겨주었다.” 그래도 걱정이 된 가브리엘이 “만약에 그들이 실패한다면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하고 .. 2019. 6. 21.
요단강의 일곱 번 목욕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168) 요단강의 일곱 번 목욕 한 주간, 환우들을 위한 특별새벽기도회를 갖고 있다. 겸하여 7일간 21끼 릴레이 금식기도도 이어가고 있다. 평소보다 많은 교우들이 나와 눈물어린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다. 정한 끼니에 금식을 하며 기도를 이어간다. 교우들의 성경책 갈피에는 환우들의 이름과 병의 상태 등이 적힌 카드가 꽂혀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를 드린다. 기도회를 시작하게 된 데는 계기가 있다. 원로 장로님 한 분이 강화도로 요양을 떠난다는 말을 들었다. 심한 가려움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고통을 겪고 계신데, 강화도에 한 집을 얻어 요양을 하시겠다는 것이었다. 이야기를 듣고는 마음이 아팠다. 얼마나 힘이 들고 고통스러우면 그런 선택을 하실까 싶었다. 겪는 .. 2019. 6.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