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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의 안식일(4) 최명덕의 유대인 이야기(6) 유대인의 안식일(4) 모쩨 샤밧 토요일 저녁 해질 무렵이 되면 샤밧이 끝났음을 알리는 사이렌이 우린다. 샤밧이 끝나는 토요일 저녁을 가리켜 ‘모쩨 샤밧’이라고 부른다. 문자적으로는 ‘샤밧에서 빠져나옴’을 뜻한다. 모쩨 샤밧이 되면 다시 차를 탈 수 있으며 버스도 다닌다. 그리고 시내의 극장들도 샤밧을 끝내고 나온 인파들로 붐빈다. 우리 가족도 몇 번 모쩨 샤밧에 극장에 가서 영화를 관람한 경험이 있다. 많은 이스라엘의 젊은 남녀들은 모쩨 샤밧에 데이트 약속을 한다. 토요일 저녁부터 이스라엘 사회는 다시 기지개를 켜며 움직이기 시작한다. 다음 샤밧까지 이스라엘은 다시 바쁘게 움직인다. 샤밧 음식 흰 샤밧 빵, 물고기 요리, 포도주, 이 세 가지는 샤밧 저녁을 빛내는 가장 전통적.. 2015. 2. 22.
참으로 인간이고자 김기석의 톺아보기(1) 참으로 인간이고자 - 지금 여기 정의로운 생명 평화 - 오늘의 세상 “참 고운 얼굴이 없어?/하나도 없단 말이냐?/그 얼굴만 보면 세상을 잊고,/그 얼굴만 보면 나를 잊고,/시간이 오는지 가는지 모르고,/밥을 먹었는지 아니 먹었는지 모르는 얼굴,/그 얼굴만 대하면 키가 하늘에 닿는 듯하고,/그 얼굴만 대하면 가슴이 큰 바다 같애,/남을 위해 주고 싶은 맘 파도처럼 일어나고,/가슴이 그저 시원한,/그저 마주앉아 바라만 보고 싶은,/참 아름다운 얼굴은 없단 말이냐?/저 많은 얼굴들 저리 많은데,/왜 그리 다 미울까, 다 더럽기만 할까!”(함석헌, 중) 무정한 세월은 변함없건만 인간사는 어지럽기 이를 데 없다. 인간뿐인가. 인간이 지구별의 최상위 포식자가 된 후 만물이 다 신음하고 있다.. 2015. 2. 21.
우리는 모르는 만큼 말한다 한희철의 두런두런(5) 우리는 모르는 만큼 말한다 헨리 나우웬의 책을 읽고 있던 아내가 내게 물었다. 한 문장을 읽을 터이니 그것이 무엇을 두고서 한 말인지를 알아 맞춰보라는 것이었다. 나는 눈을 감은 뒤 아내가 읽어주는 내용에 귀를 기울였다. “나는 탄광의 본고장 뉴캐슬에 석탄을 지고 가는 기분이요, 네덜란드 사람의 표현대로라면 ‘올빼미 천지인 아테네에 가면서 올빼미를 데리고 가는 격’이며, 프랑스 사람의 말로는 ‘물을 들고 강에 가는 꼴’이 아닐 수 없다.” 동병상련 때문이었을까, 아내가 읽어주는 문장을 들으며 마음에 와 닿는 느낌이 있었는데 그 느낌은 틀리지 않았다. 강론(설교)에 대한 이야기였다. 헨리 나우웬이 온종일 사전을 들여다보면서 다음날 해야 할 강론에 필요한 단어를 찾으며 썼던 글이었다... 2015. 2. 20.
우리의 가정에 천국을 투사(投射)시키라 백소영의 다시 김교신을 생각한다(9) 우리의 가정에 천국을 투사(投射)시키라 - 1939년 6월 - 김교신은 아내를 아끼기로 유명했다. 부부금슬도 좋았을 뿐더러 안팎으로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늘 들고 나는 사이 소위 ‘남정네’의 손이 필요한 곳이 없나 살뜰히 살피고 미리 손길을 뻗었던 근면 성실한 가장이었다. 교사의 빠듯한 수입으로 지 출간과 우송비를 감당하고 학생들의 어려운 사정 또한 외면하지 못하는 성정이었으니, 필시 넉넉한 생활비를 제공하지는 못했을 터이다. 그러나 자녀들의 회고를 들어보아도 김교신은 당시로는 드물게 집안을 챙기는 사랑 많은 가장이었던 것 같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컸던 김교신이었다. 그러니 좋은 아버지, 좋은 남편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배운 까닭에 자연스레 터.. 2015. 2. 20.
왜 근본주의가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일까? 한종호의 너른 마당(10) 왜 근본주의가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일까? 뭐든 문제는 언제나 근본적인 차원으로 들어가야 제대로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근본을 따지는 것은 올바른 인식 태도다. 곁가지만 쳐서는 잘못된 것을 바로 잡을 수도 없고, 어떤 원칙을 똑바로 세울 수도 없다. 우리의 교육도 그런 점에서 근본에 대한 성찰보다는 암기와 당장의 실용적 가치에만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적지 않다. 이러다보니까 정작 따지고 들어야 할 바보다는 피상적인 사고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근본이 없는 교육이다. 근본이란 한자로 쓰면 뿌리 근(根)에 기원 또는 밑바탕이 된다는 본(本)을 쓴디. 뿌리나 밑바탕이나 기원이나 다 마찬가지 뜻이다. 모든 게 다 뿌리로부터 출발해서 겉모양이 드러나게 되어 있으니.. 2015. 2. 20.
한 세기를 망친 김구 암살범 안두희 김삼웅의 광복 70주년 역사 키워드 70(9) 한 세기를 망친 김구 암살범 안두희 환국 후 김구의 사생활과 정치 활동은 근검하고 청렴하기로 알려졌다. 많은 국민과 재력가들이 그를 존경하여 금품을 보내왔지만 대부분 돌려보냈다. 정치 활동에 적지 않은 돈이 필요하였을 터인데도 부정한 돈을 받지 않았다. 특히 친일파들이 구명의 조건으로 독립 운동가들에게 거액을 헌납하는 것이 상례처럼 되고, 이에 대해 비난 여론이 일기도 하였다. 그러나 김구는 철저하게 주변을 관리하고 자신도 청렴성을 견지하였다. 김구 암살의 시점은 그 전후에 발생한 정치적 사태와 연결할 때, 이승만 정권의 절묘한 타이밍이 작동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는 1949년 5월 외국군 완전 철수와 남북 회담, 반민 특위법 제정을 주도한 노일환ㆍ이문.. 2015. 2. 20.
대지의 눈물 홍순관의 노래 신학(8) 대지의 눈물 홍순관 글 / 한경수 곡 - 1996년 만듦, ‘나처럼 사는 건’ 음반수록 - 음∼ 바람이 불어 옛날은 갔는데도 기억 속에 보이는 그 분홍 저고리 눈물은 노래를 막아 부르지 못하여도 하늘의 그 손길 야윈 손잡아 바구니 옆에 끼고 나물 캐다 그만 시간을 잃어 버리셨죠 다시 찾아 드릴께요 어머니 열네 살 소녀 그 어린 꿈들 이 땅에 흐르는 대지의 눈물이여 다시는 그 수치를 당하지 않으리 눈물은 노래를 막아 부르지 못하여도 하늘의 그 손길 야윈 손 잡아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노래로 만들기엔 너무 쓰리고 상처가 깊었습니다. 아흔 번의 ‘정신대공연’ 을 마친 후, 비로소 지을 수 있었던 노래입니다. 그것은 어느 날 우연히 읽게 된 ‘성경 말씀’ 때문이었습니다. “두려워 말라. .. 2015. 2. 19.
사람은 언제 아름다운가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8) 사람은 언제 아름다운가 하나님의 어둠은 빛이다. 이것이야말로 하나님이든 피조물이든 간에 모든 생명의 뿌리에 닿아 있는 역설이다.(매튜 폭스) 장애를 날개로 언젠가 인사동의 한 갤러리에서 열린 임윤아 작가의 전시회 ( )에 다녀온 적이 있다. 당시 임윤아는 막 대학을 졸업한 25살의 젊은 작가였다. 그는 선천성대사효소결핍증(페닐케톤뇨증)이라는 희귀장애를 지금도 앓고 있다. 효소의 결핍으로 뇌세포가 손상되어 발달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으로 손을 움직여서 반복적인 작업을 하는 것이 여간 힘들이 않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화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하루 15시간 이상을 화폭에 매달리며 예술혼을 불태운 결과 불치의 장애에도 불구하고 벌써 두 번째 전시회를 열.. 2015. 2. 19.
다말, 몸으로 울었다! 곽건용의 짭조름한 구약 이야기(7) 다말, 몸으로 울었다! - 유다와 다말의 막장 드라마 - 1. 마태가 전하는 예수의 족보에는 기이한 인물이 몇 명 포함되어 있는데 다말, 라합, 밧세바의 세 여인이 그들이다. 다말은 야곱의 열두 아들 중 하나인 유다의 며느리이고, 라합은 이스라엘 정탐꾼을 도왔던 여리고의 창녀이며, 밧세바는 다윗 수하의 장수 우리야의 아내였다가 다윗의 아내가 된 여인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문제 있고 구설수에 올라 있어 할 수만 있으면 족보에서 지우고 싶은 사람들이다. 철저하게 남성 위주였던 유대의 족보에 이들 여인의 이름이 올라와 있는 것부터 범상치 않다. 게다가 하나같이 구설수에 오를만한 여인들이라니! 족보란 가문을 자랑하려고 기록하고 후대에 남기는 것일진대 이쯤 되면 족보의 존재 이.. 2015. 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