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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됨”은 “교제함”이다 이진오의 건강한 작은 교회 이야기(2) “교회됨”은 “교제함”이다 - 진실한 공동체는 적정 수를 넘지 않는다 - 나는 지난 첫 번째 글에서 “교회”를 설명하는 여러 용어를 살펴 본 후 교회를 “하나님께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 주님께 속한 삶을 살도록 가르치고 배우며 교제하는 곳”이라고 정의한다고 소개했다. 교회를 가르치고 배우는 곳이라고 정의하든,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로 정의하든, 건물과 제도로 정의하든, 교제하고 소통하며 행하는 곳으로 정의하든 교회는 교회다워야 한다. 그렇다면 “교회다움” 또는 “교회됨”은 무엇일까? 위에 교회를 정의한 것에 의하면 교회됨은 교회의 구성원인 그리스도인 각자가 “주님께 속한 삶”을 사는 것에서 출발하고 완성된다 하겠다. 이를 위해 “가르치고 배우며 교제”하는 “것”이 교.. 2015. 2. 4.
천천히 가자 한희철의 두런두런(20) 천천히 가자 창립 예배를 마치고는 모두들 돌아갔다. 지방 교역자들도, 몇 몇 지인들도, 부모님도, 결혼을 약속한 사람도 모두 돌아갔다. 흙벽돌로 만든 사랑방에서 혼자 맞는 밤, 얍복 나루의 야곱이 생각났다. 그래, 편안히 가자. 맨 앞장을 선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지만, 그럴수록 천천히 가자. 비를 처음 맞을 때에야 비를 피하기 위해 뛰지만, 흠뻑 젖은 뒤엔 빗속을 천천히 걸어갈 수 있는 법, 희망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갈라진 틈이나 옹이 구멍을 통해 보더라도 세상의 아름다움은 변함이 없다’ 했던 H.D. 소로우의 말이 떠올랐다. 아니라 하십시오 아니라 하십시오. 동정이나 연민으로, 안쓰러움으로 내 손을 잡질랑 마십시오. 괜찮습니다.. 2015. 2. 3.
하갈, 모든 박해를 탄원으로 이겨내다(1) 이종록의 모정천리(母情天理)(6) 하갈, 모든 박해를 탄원으로 이겨내다(1) 1. 하갈이라는 여인. 아브람과 사래가 엮어가는 이야기에 하갈이 등장하는 것을 썩 좋아할 기독교인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우선 출신이 걸린다. 하갈은 애굽 사람이었다. 히브리인도 아니고 이방인인 애굽 여인이 믿음의 조상 아브람과 사래 이야기에 상당히 중요한 인물로 등장한다는 것이 결코 달갑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사래의 종이었단다. 여종 주제에 아브람 아이를 임신했다고 개구리 올챙이 시절 모르고 감히 여주인인 사래를 깔보았다는 것이 괘씸할 것이다. 이것은 개역개정 번역자에게서도 드러난다. 개역개정은 각주에 “히, 아내”라고 표기하면서도 하갈을 아브람의 “첩”으로 번역한다. 이에 비해 새번역은 “아내”로 번역한다. 개역개정은.. 2015. 2. 3.
“악보에 머리를 처박지 말고” 지강유철의 음악 정담(6) “악보에 머리를 처박지 말고” 악보를 외워 지휘하는 게 대세라지만, 누구도 지휘자들에게 암보(暗譜)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지휘 콩쿠르라면 모를까, 지휘자는 원칙적으로 암보에서 면제됩니다. 암보보다는 더 중요한 역할이 지휘자에게 있다는 음악계의 오래된 합의가 아직은 유효합니다. 그러나 직업적인 지휘자가 생긴 19세기 후반에 이미 암보로 포디엄에 오른 지휘자들이 있었습니다. 직업 지휘자의 원조 격인 한스 폰 뷜로가 최초로 악보를 외워 지휘한 장본인이었다는 사실은 역설적입니다. 멘델스존이나 바그너처럼 지휘까지 했던 “작곡가의 손에서 뷜로나 니키슈 같은 직업 지휘자의 손으로 지휘봉이 넘어”간 것은 19세기 후반이었습니다. 음악계에 대단한 변화가 일어났던 것입니다. 중부 유럽의 산업 발.. 2015. 2. 2.
깊은 인생 홍순관의 노래 신학(6) 깊은 인생 홍순관 글 곡 (2000년 만듦, ‘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지’ 음반수록) 인생은 너무 깊어 때론 건널 수 없네 걸어도 걸어도 끝은 없고 쉬어도 쉬어도 가쁜 숨은 그대론데 어디로 가나 어디로 가야하나 분명 길은 있을 텐데 언덕을 너머 저 하늘의 세상 인생은 너무 깊어 때론 건널 수 없네 걸어도 걸어도 끝은 없고 불러도 불러도 이 노래는 그대론데 어디로 가나 어디로 가야하나 이 깊은 아픔이 징검다리겠지 저 하늘의 세상 신앙이란 신비한 것입니다. 인생에 고비를 넘거나, 고난을 딛고 일어설 때 절대적인 힘이 되지만 다른 이에게 보여줄 수도 없고, 가져다 줄 수도 없으니 말입니다. 육안으로 보면 다른 것이 없습니다. 누구나 사는 동안에는 힘들고 아프고 낙심됩니다. 하지만 그.. 2015. 2. 2.
갤럽이 전하는 한국의 종교 실태? 이길용의 종교로 읽는 한국사회(6) 갤럽이 전하는 한국의 종교 실태? 최근 한국 갤럽이 1984년부터 2014년까지 총 5차례의 사례 조사의 일부를 공개하였다. 아마도 곧 출간될 단행본 비교 조사 보고서의 판촉을 위한 맛보기일 것이다. 그걸 짐작하면서도 쉬 눈길을 피할 수 없는 이유는 적어도 한 가지 주제로 무려 30년간의 여론 추이를 비교해서 살필 수 있다는 점 때문일 게다. 한국 갤럽의 조사는 1984, 1989, 1997, 2004, 2014년에 걸쳐 시행되었고, 조사대상수는 대략 1500에서 1900명 안팎이다. 대략 이 정도 기간과 사례수면 어느 정도 의미 있는 분석은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아니나 다를까 한국 갤럽의 보도 자료가 나오자마자 우선 종교계 미디어부터 열띤 반응을 보인다. 그런데 재.. 2015. 2. 2.
문익환의 목소리가 그리운 것은… 꽃자리의 사람, 사람, 사람(2) 문익환의 목소리가 그리운 것은… 늦봄 문익환, 그 이름 석 자는 이 나라 신학과 운동과 역사에 박힌 빛나는 보석이다. 퇴색하지 않는 아름다움이요, 늘 푸른 힘을 주는 생기이다. 책상물림으로 앉아 있던 구약성서학자가 들판에 나와 광야의 소리로 변신하자 역사는 꿈틀거렸고, 함께 춤을 추었다. 그리고 고난의 시대를 기운차게 뚫어내었다. 이 나라 신학과 운동과 역사에 박힌 빛나는 보석 그 문익환이 우리 곁을 떠난 지도 어언 20여 년이 지났다. 산천은 변했으나 그 맑은 미소와 청아한 꿈은 아직도 여전히 우리에게 뜨거움으로 있다. 목사이면서 목사로만 머물지 않았으며, 시인이면서 시인으로 그치지 않았고 학자이면서 학자로 멈추지 않았다. 정치의 소용돌이에서 야욕이 없었고, 존경의 상.. 2015. 2. 1.
내 아집과 욕망의 울타리를 걷어내면…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6) 내 아집과 욕망의 울타리를 걷어내면… 우리가 실로 우리 자신의 깊이를 알기만 한다면,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는 사이가 없을 것이다.(매튜 폭스) 어느 해 여름 북원주에 있는 고산(高山) 저수지로 친구와 밤낚시를 갔다. 고요와 정적에 휩싸인 밤의 저수지는 소음과 사람으로 붐비는 도시에서 살던 친구를 매혹시키기에 충분했다. 어둠에 잠긴 산 속에서는 밤 뻐꾸기가 한가로이 시간의 엿가락을 늘였다 줄였다 하며 울고 있었다. 소쩍새며 부엉이도 밤의 고요와 정적을 깨우고 있었는데, 낚시터에 똬리를 틀고 앉은 우리의 마음을 금세 고즈넉하게 가라앉혀 주었다. 친구는 그야말로 ‘낚시꾼!’이었다. 후레시를 켜면 고기들이 도망간다고 불도 밝히지 않고 어둠 속에서 낚시.. 2015. 2. 1.
마르다, 마르다… 성염의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7) 마르다, 마르다… “실상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참 좋은 몫을 택했다” (누가복음 10:38-42). “저 여우같은 계집애, 난 눈코 뜰 새 없는데 선생님 턱 밑에 앉아서 얼빠진 얼굴로 쳐다보고 있는 꼴 좀 보라지. 선생님 좋아하는 제 속 모르는 바 아니고 원래 물에 손만 담그면 어찌되는 줄로 아는 얌체라지만 이건 해도 너무하다. 열댓 명 손님을 나 혼자서 치우라니… 선생님도 저렇게 눈치가 없으실까? 한 마디 해야만….” 부엌살림을 해 본 여자라면 마르다와 마리아 얘기에서 마르다의 편이 되지 않을 사람은 없겠다. 그래서 벼르고 벼르다 성미대로 한 말씀 올렸는데, 예수님 대답이 천연덕스러웠다. “마르다, 마르다, 저녁이야 밥하고 김치면 되지 뭘 그리 야단.. 2015. 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