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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통치 안, 해방정국의 블랙홀 김삼웅의 광복 70주년, 역사 키워드 70(8) 신탁통치 안, 해방정국의 블랙홀 1945년 12월 말 미ㆍ영ㆍ소 3국의 대표들이 모스크바에 모여 한반도의 신탁통치 안을 결정했다. 한반도의 신탁통치 방침은 2차 대전 중 미국에 의해 구상되고 카이로, 테헤란, 얄타회담 등에서 제안된 바 있었다. 일본이 예상보다 빨리 항복하고 한반도는 미ㆍ소 양군이 분할점령하게 되자 관련국들은 한반도 문제 처리를 위해 모스크바 3상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서 미국은 한국인의 참여가 극히 제한된 ‘통일 시정기구’를 설치하여 “미ㆍ영ㆍ중ㆍ소 4개국 대표로 구성되는 집행 위원회에서 권한을 수행할 것”과 “탁치 기간은 5년을 넘지 않을 것” 등을 골자로 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에 소련은 “한국의 독립을 부여하기 위한 임시정부 수립.. 2015. 2. 10.
사람이 하느님 신비를 알면 얼마나 알까 성염의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8) 사람이 하느님 신비를 알면 얼마나 알까 “과연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을 이토록 사랑하시어 외아들을 주시기까지 하셨습니다”(요한복음 3:16-18). 사람은 ‘너’를 만나면서 ‘나’로 피어난다. 인간은 사랑의 햇살을 받아야만 피어나는 피조물이다. 하늘과 삼라만상에서, 그리고 부모와 여인에게서…. 아담은 하느님이 만드신 걸작품이었지만 하와를 만나기까지 웃을 줄 몰랐다. “하느님께서, 아담의 갈빗대를 하나 뽑고 지성스럽게 그 자리를 살로 메우시고는 솜씨를 다하시어 그 갈빗대로 여자를 만드신 다음 아담에게 데려오셨다.” 그러자 하느님의 모상인 아담의 입에서 처음으로 소리가 터진다. “야, 히야, 드디어 나타났구나!” 이어서 당신의 가장 깊은 신비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보시면.. 2015. 2. 9.
“악보가 웬수다!” 지강유철의 음악 정담(6) “악보가 웬수다!”30여 년을 성가대 지휘자로 봉사하면서 대원들에게 악보 읽는 법을 가르치지 못한 저는 나쁜 지휘자였습니다. 대원들에게 악보 읽는 능력을 키워줬다면 연습 시간이 대폭 줄었을 텐데 그런 노력은 안 하고 환경 탓만 했던 것입니다. 대원들이 거의 외울 정도로 연습을 하고도 악보를 손에 놓지 못하는 것이, 악보를 못 읽기 때문에 생기는 불안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오랫동안 깊이 헤아리지 못했던 것입니다. “악보가 웬수다!” 성가대 연습을 시키면서 입에 달고 살았던 말입니다. 예배 시간은 다가오는데 대원들이 악보에서 눈을 떼지 못할 때는 악보를 빼앗고 싶은 생각뿐이었습니다. 거의 외워 놓고도 악보에서 눈을 못 떼는 대원들을 보며 속이 터졌던 겁니다. 악보에 시선을 고정시키면.. 2015. 2. 9.
내려갈 때 보았네, 그 꽃!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7) 내려갈 때 보았네, 그 꽃! 깊고 아름다운 눈 자비는 하나님에게 딱 들어맞는 옷으로 영혼을 감싸서 신성하게 치장해줍니다. 인도의 성녀로 불렸던 마더 데레사가 살아 있을 때 한 신문 기자가 찾아가서 물었다. “수녀님은 어떻게 거리에 버려진 고아들, 병자들, 노인들을 데려다 돌보며 그토록 사랑할 수 있습니까?” 데레사 수녀가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나에게는 그들이 그리스도로 보입니다.” 어떻게 이런 깊고 아름다운 눈을 지닐 수 있을까. 타인은 물론 자기 안에 살아계시는 ‘자비의 하나님’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사랑의 선교회 수녀들이 입고 있던 파란 줄무늬의 옷을 볼 때마다 그것이 신성하게 느껴졌던 것은, 하나님을 표현하.. 2015. 2. 8.
좋은 종교, 나쁜 종교? 이길용의 종교로 읽는 한국 사회(7) 좋은 종교, 나쁜 종교? 처음 이야기를 시작할 때. 사람들은 종교에 대해 너무 진지하고 무거운 자세를 취한다는 것을 지적했다. 난 그러한 경직된 종교 담론 내지 종교에 대한 태도가 우리 사회를 유연하게 만들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종교하면 곧 진리를 떠올리고, 세속의 눈에는 감히 조망할 수 없는 저 너머 어딘가에 눈부시게 똬리를 틀고 있을법한 그 무엇. 바로 그런 것이 종교라고들 생각하곤 한다. 그래서 종교에 관한 이야기는 좀체 유쾌해지지 않는다. 인상 쓰고, 진지해지고, 납덩이처럼 무겁게 정교하고 진중한 단어들을 골라 써가며 문외한이 쉬 범접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경향이 종종 보인다. 그러나 종교도 사람의 것이다. 사람이 없으면 종교도 무용지물이고.. 2015. 2. 8.
우리를 가짜로 만드는 것은 한희철의 두런두런(4) 우리를 가짜로 만드는 것은 어느 유머 코너에 적힌 글을 읽다보니 눈에 띄는 글이 있었다. 가짜 휘발유를 만들 때 가장 많이 들어가는 재료가 무엇이겠느냐는 이야기였다. 질문을 대하며 대뜸 들었던 생각은 당연히 ‘물’, 혹은 ‘솔벤트’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나중에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역시 ‘물’이라는 대답이 많았다. 그러나 정답은 의외였다. ‘진짜 휘발유’라는 것이다. 이런, 가짜 휘발유를 만들 때 가장 많이 들어가는 재료가 ‘진짜 휘발유’라니! 정답을 확인하는 순간 난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는 것 같았다. 기가 막힌 역설! 머리가 환하게 맑아지는 느낌이기도 했다. 가짜 휘발유를 만들 때 가장 많이 들어가는 재료가 진짜 휘발유라는 사실은 가만 생각해보면 당연한 말이다. 가짜 휘.. 2015. 2. 6.
모두가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한종호의 너른 마당(8) 모두가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전도서는 “다윗의 아들, 예루살렘의 왕, 전도자”라고 이 글을 쓴 사람이 누구인가를 밝히고 있다. 시작은 다윗의 아들이며, 그 삶의 중심은 왕이고, 결론은 전도자가 되는 셈이다. 바로 이 대목에서부터 우리는 전도서가 지향하는 최종 목표를 알게 된다. 그것은 이 세상의 영광과 권세, 그 모든 것을 쥐고 있었으나 그 자신이 결국 마지막에 도달한 모습은 다름 아닌 “전도자”라는 것이다. 이 전도서의 저자가 다윗의 아들 솔로몬인지, 아니면 그와 정신적 계보를 같이 하는 존재인지를 규명하는 일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보다 본질적으로는 전도서가 다윗의 혈통에 속하는 이스라엘의 권력, 그 정통성의 중심에 있는 존재이자, 그 권력을 스스로 누린 최고 통치자의 신.. 2015. 2. 5.
망해도, 살아내기 백소영의 다시 김교신을 생각한다(7) 망해도, 살아내기 -「망하면 망하리라」 1934. 4월 - “난 한 마리 똥개가 될 거예요. 우직하게 그러나 컹컹 계속 짖으면서, 도둑들로부터 우리 집 사람들을 지키면서…” 지난 주 한 집필 원고의 공동 기획을 위해 모인 자리에서 나이 지긋하신 어느 목사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대략의 집필 방향과 각자의 몫을 나눈 뒤에 자연스레 ‘요즘 나라꼴’에 대한 한탄이 이어지던 중간이었다. 반(反)생명적인 정치·경제 시스템이 너무나 견고하고 높은 벽과 같다고 모두가 속상해했다. ‘우리 집’이란 은유가 정확히 무엇을 지칭하는지 물을 기회는 없었지만, 대략 짐작은 되었다. 예수께서 기도하셨듯이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도 이루어지길’ 소망하는 그리스도인들로서 ‘우리 집’이 어디겠는가?.. 2015. 2. 5.
세상이 소란을 피워도 꽃자리의 종횡서해(3) 세상이 소란을 피워도 - 자끄 러끌레르끄의 《게으름의 찬양》, 《무지의 찬양-무보수의 찬양》 - 인간을 무한경쟁과 파멸로 몰아넣고 있는 현대 문명에 대해 평범한 사람들의 반발이 시작되었다. 느림의 미학이 이제는 시대의 유행어가 되었고 문명의 풍진을 훌훌 벗어던진 헨리 데이빗 소로우나 헬렌과 스콧 니어링은 이 시대의 교양이 되었다. 느림과 소박함, 자연으로의 회귀를 일깨우는 책들은 크게 몇 가지로 대별된다. 첫째는, 종교적 영성에 입각해 자신에 대한 성찰로 이끄는 책들이다. 요즘 꾸준히 팔리고 있는 법륜 스님의 《인생수업》, 한 때 서점가를 휩쓴 베트남 출신의 승려 틱 낫한의 《화》, 《평화로움》 등의 저서들, 달라이 라마의 강론과 수상집들, 아직은 가톨릭 내에 머물고 있어 안타까운.. 2015. 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