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687 소가 울었다, 엄마소가 밤새 울었다 한희철의 두런두런(19) 소가 울었다, 엄마소가 밤새 울었다 흐린 조명 처음엔 흐린 조명 때문이라 했지만, 실은 아니었다. 앉으면 앞사람 등에 코가 닿을 듯 작은 방, 가운데 달려 있던 백열전등 대신 형광등을 앞뒤로 두 개 달아 밝혔는데도 교우들은 성경 찬송을 잘 찾질 못했다. 그 사실을 말해주어서 고마웠다. ‘그래요, 맨 처음부터 시작하죠.’ 얼마간 교회를 다녔던 분들이지만, 바쁜 농사일을 두고 염태고개 너머에 있는 먼 교회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던 것이다. 맨 처음부터 다시 하기로 한다. 애정과 끈기 잃지 않으며. 쓸데 즉은 얘기 수요일 저녁예배를 마쳤는데, 경림이가 빨리 집으로 가잔다. 무슨 일이냐 물으니 가보면 안다 하며 대답을 안 한다. 반장님 생일이었다. 작은 케이크가 마련된 상을 중심으로 가족.. 2015. 2. 11. 푸른 춤 홍순관의 노래 신학(6) 푸른 춤 홍순관 글 / 한경수 곡 - 2002년 만듦, ‘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지’ 음반수록 - 1. 춤을 추네 춤을 추네 님과 바람 입 맞추며 춤을 추네 춤을 추네 별과 태양 입 맞추며 삶과 죽음 시간 넘어 미움 사랑 남자 여자 씨와 땅이 입 맞추며 우주의 생명이 춤을 추네 2. 춤을 추네 춤을 추네 하늘과 땅이 입 맞추며 춤을 추네 춤을 추네 노을과 아침 입 맞추며 참과 거짓 시와 정치 시간과 역사 봄과 겨울 남과 북이 손을 잡고 우주의 생명이 춤을 추네 고은비 그림 처음부터 끝까지 ‘2분 음표(♩)’로만 되어있는 곡입니다. 작곡가는 아마 대칭을 생각했나 봅니다. 삶과 죽음, 미움 사랑, 남자 여자, 노을과 아침, 시와 정치, 남과 북… 다른 것이, 한 가지로 보인 것이지.. 2015. 2. 10. “잿더미 위에 앉으라” 김영봉의 성서 묵상, 영성의 길(1) “잿더미 위에 앉으라” 욥이 주님께 대답하였다. 주님께서는 못하시는 일이 없으시다는 것을, 이제 저는 알았습니다. 주님의 계획은 어김없이 이루어진다는 것도, 저는 깨달았습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감히 주님의 뜻을 흐려 놓으려 한 자가 바로 저입니다. 깨닫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말을 하였습니다. 제가 알기에는, 너무나 신기한 일들이었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들어라. 내가 말하겠다. 내가 물을 터이니, 내게 대답하여라” 하셨습니다. 주님이 어떤 분이시라는 것을, 지금까지는 제가 귀로만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제가 제 눈으로 주님을 뵙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제 주장을 거두어들이고, 티끌과 잿더미 위에 앉아서 회개합니다(욥기 42:1-6). ‘영성’을 여러.. 2015. 2. 10. 흩어져라! 흩어져!! 있는 듯 없는 듯 곽건용의 짭쪼름한 구약 이야기(6) 흩어져라! 흩어져!! 있는 듯 없는 듯 - 바벨탑 이야기 - 처음에 세상에는 언어가 하나뿐이어서 모두가 같은 말을 썼다. 사람들이 동쪽에서 이동하여 오다가 시날 땅 한 들판에 이르러서 거기에 자리를 잡았다.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자, 벽돌을 빚어서 단단히 구워내자.” 사람들은 돌 대신에 벽돌을 쓰고 흙 대신에 역청을 썼다. 그들은 또 말하였다. “자, 도시를 세우고 그 안에 탑을 쌓고서 탑 꼭대기가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의 이름을 날리고 온 땅 위에 흩어지지 않게 하자.” 야훼께서 사람들이 짓고 있는 도시와 탑을 보려고 내려오셨다. 야훼께서 말씀하셨다. “보아라, 만일 사람들이 같은 말을 쓰는 한 백성으로서 이렇게 이런 일을 하기 시작하였으니 이제 그들은 하고자 하.. 2015. 2. 10. 신탁통치 안, 해방정국의 블랙홀 김삼웅의 광복 70주년, 역사 키워드 70(8) 신탁통치 안, 해방정국의 블랙홀 1945년 12월 말 미ㆍ영ㆍ소 3국의 대표들이 모스크바에 모여 한반도의 신탁통치 안을 결정했다. 한반도의 신탁통치 방침은 2차 대전 중 미국에 의해 구상되고 카이로, 테헤란, 얄타회담 등에서 제안된 바 있었다. 일본이 예상보다 빨리 항복하고 한반도는 미ㆍ소 양군이 분할점령하게 되자 관련국들은 한반도 문제 처리를 위해 모스크바 3상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서 미국은 한국인의 참여가 극히 제한된 ‘통일 시정기구’를 설치하여 “미ㆍ영ㆍ중ㆍ소 4개국 대표로 구성되는 집행 위원회에서 권한을 수행할 것”과 “탁치 기간은 5년을 넘지 않을 것” 등을 골자로 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에 소련은 “한국의 독립을 부여하기 위한 임시정부 수립.. 2015. 2. 10. 사람이 하느님 신비를 알면 얼마나 알까 성염의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8) 사람이 하느님 신비를 알면 얼마나 알까 “과연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을 이토록 사랑하시어 외아들을 주시기까지 하셨습니다”(요한복음 3:16-18). 사람은 ‘너’를 만나면서 ‘나’로 피어난다. 인간은 사랑의 햇살을 받아야만 피어나는 피조물이다. 하늘과 삼라만상에서, 그리고 부모와 여인에게서…. 아담은 하느님이 만드신 걸작품이었지만 하와를 만나기까지 웃을 줄 몰랐다. “하느님께서, 아담의 갈빗대를 하나 뽑고 지성스럽게 그 자리를 살로 메우시고는 솜씨를 다하시어 그 갈빗대로 여자를 만드신 다음 아담에게 데려오셨다.” 그러자 하느님의 모상인 아담의 입에서 처음으로 소리가 터진다. “야, 히야, 드디어 나타났구나!” 이어서 당신의 가장 깊은 신비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보시면.. 2015. 2. 9. “악보가 웬수다!” 지강유철의 음악 정담(6) “악보가 웬수다!”30여 년을 성가대 지휘자로 봉사하면서 대원들에게 악보 읽는 법을 가르치지 못한 저는 나쁜 지휘자였습니다. 대원들에게 악보 읽는 능력을 키워줬다면 연습 시간이 대폭 줄었을 텐데 그런 노력은 안 하고 환경 탓만 했던 것입니다. 대원들이 거의 외울 정도로 연습을 하고도 악보를 손에 놓지 못하는 것이, 악보를 못 읽기 때문에 생기는 불안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오랫동안 깊이 헤아리지 못했던 것입니다. “악보가 웬수다!” 성가대 연습을 시키면서 입에 달고 살았던 말입니다. 예배 시간은 다가오는데 대원들이 악보에서 눈을 떼지 못할 때는 악보를 빼앗고 싶은 생각뿐이었습니다. 거의 외워 놓고도 악보에서 눈을 못 떼는 대원들을 보며 속이 터졌던 겁니다. 악보에 시선을 고정시키면.. 2015. 2. 9. 내려갈 때 보았네, 그 꽃!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7) 내려갈 때 보았네, 그 꽃! 깊고 아름다운 눈 자비는 하나님에게 딱 들어맞는 옷으로 영혼을 감싸서 신성하게 치장해줍니다. 인도의 성녀로 불렸던 마더 데레사가 살아 있을 때 한 신문 기자가 찾아가서 물었다. “수녀님은 어떻게 거리에 버려진 고아들, 병자들, 노인들을 데려다 돌보며 그토록 사랑할 수 있습니까?” 데레사 수녀가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나에게는 그들이 그리스도로 보입니다.” 어떻게 이런 깊고 아름다운 눈을 지닐 수 있을까. 타인은 물론 자기 안에 살아계시는 ‘자비의 하나님’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사랑의 선교회 수녀들이 입고 있던 파란 줄무늬의 옷을 볼 때마다 그것이 신성하게 느껴졌던 것은, 하나님을 표현하.. 2015. 2. 8. 좋은 종교, 나쁜 종교? 이길용의 종교로 읽는 한국 사회(7) 좋은 종교, 나쁜 종교? 처음 이야기를 시작할 때. 사람들은 종교에 대해 너무 진지하고 무거운 자세를 취한다는 것을 지적했다. 난 그러한 경직된 종교 담론 내지 종교에 대한 태도가 우리 사회를 유연하게 만들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종교하면 곧 진리를 떠올리고, 세속의 눈에는 감히 조망할 수 없는 저 너머 어딘가에 눈부시게 똬리를 틀고 있을법한 그 무엇. 바로 그런 것이 종교라고들 생각하곤 한다. 그래서 종교에 관한 이야기는 좀체 유쾌해지지 않는다. 인상 쓰고, 진지해지고, 납덩이처럼 무겁게 정교하고 진중한 단어들을 골라 써가며 문외한이 쉬 범접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경향이 종종 보인다. 그러나 종교도 사람의 것이다. 사람이 없으면 종교도 무용지물이고.. 2015. 2. 8. 이전 1 ··· 285 286 287 288 289 290 291 ··· 29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