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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의 진로와 성서의 교훈
이재명 정부의 출범은 이 나라 역사에 중대한 획을 긋는다. 오랜 민주화 투쟁의 역사가 일반 서민 대중들의 선택과 저항으로 이어져,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내란세력의 집권을 막았고, 어느 한 곳 성한데 없이 망가져 나라의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나라를 바로잡고, 우리 민족의 자주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진력할 역량을 집결시킬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역사의 정도를 걷겠다는 자세 이재명 정부의 등장에서 우리가 무엇보다도 주목하게 되는 것은 아무런 기존의 특권적 기반이 없는 후보가 역사의 원칙에 충실함으로써, 세상사의 이해관계에 휘둘려 오던 한국사회에 원칙과 진실이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부여한 것이라고 하겠다. 이른바 검찰을 도원한 온갖 ‘정치적 탄압’과 소위 강고한 주류세력의 ‘대세론’이라는 망..
2025.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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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구나, 이 말이여!
"그 말씀은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우리는 그의 영광 을 보았다. 그것은 아버지께서 주신, 외아들의 영광이었다. 그 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였다."(요한복음 1:14) 영원하신 하나님, 하늘과 땅의 창조자가 우리와 같은 존재가 되셨다. 오랜 기간 누군가의 돌봄을 받아야만 할 아기의 몸으로 태어났다. 엄마 품에 안겨 젖을 먹고, 엄마의 눈을 바라보다가 까무룩 잠이 들고, 잠에서 깨어나 주변을 두리 번거리다가 울음을 터뜨리기도 하는 아기로 말이다. 그리고 그는 희노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欲, 곧 칠정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며 살아가는 우리들과 다를 바 없이 사셨다. 문득 막스 에른 스트의 그림 가 떠오른다. 무슨 일 때문인지 마리아는 몹시 화가나 있다. 그래서 아기 예수를 자기 무릎에 엎드리게 한..
2025.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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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곁으로
...풀꽃 곁으로 쪼그리고 앉아서 오랜 벗인 듯 가장 다정한 사이인 듯 별을 우러러 보듯 풀꽃을 우러러 본다 그리고 아득하고도 생생한 마음 하나를 보물인 듯 꺼내어 비추어 본다 발아래 쪼그리고 앉아 제자들의 발을 씻기우던 예수의 마음이 이런 마음이었을까? 하고 햇살 좋은 봄날에 하늘 닮은 가슴을 더듬다가 답을 얻기도 전에 언제나 몸이 먼저 일어나지만 다시금 걷는 걸음 걸음마다 낮은 땅에 핀 풀꽃을 우러르며 걷는다 내가 엎어지고 넘어진 땅바닥엔 언제나 풀꽃이 오랜 벗인 양 아무렇지도 않게 늘 없는 듯 있었음을
2025.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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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말이 그리운 시대
"태초에 ‘말씀’이 계셨다. 그 ‘말씀’은 하나님과 함께 계셨다. 그 ‘말씀’은 하나님이셨다. 그는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다. 모 든 것이 그로 말미암아 창조되었으니, 그가 없이 창조된 것은 하나도 없다. 창조된 것은 그에게서 생명을 얻었으니, 그 생명 은 사람의 빛이었다.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니 어둠이 그 빛 을 이기지 못하였다."(요한복음1:1-5) 아련한 그리움으로 과거를 돌아보면서 때로는 후회하고, 또 때론 터무니없는 자부심으로 우쭐거리기도 하고, 혹은 절치부심하기도 하는 것은 아마도 인간뿐이리라. 우리는 우리의 정체성의 뿌리가 과거에 맞닿아 있기에 과거를 돌아보게 된다. 하지만 기억을 더듬어 가다보면 저 아득한 우주의 어둠처럼 도저히 가 닿을 수 없는 기억의 소실점도 있게 마련이다. 탄..
2025.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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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설교를 듣고 읽는 동안 내 영혼이 부쩍 맑아지고 훌쩍 자란 느낌이다
최근에 김기석 목사님(이하 ‘김 목사’)의 설교문 다섯 편을 읽었다. 감회가 새롭다. 17년 전 2006년 9월호에 게재한 졸고 “신앙과 문학이 만나는 자리”는 김 목사 설교 전반에 대한 해설이었다. 오랜 세월이 지났어도 김 목사의 설교에서 전달되는 느낌이 전혀 색바래지 않았다는 게 놀랍다. 그 졸고에서 몇 대목을 여기 발췌하겠다. “평자는 김 목사가 2005년 1년 동안 청파교회의 공동예배에서 행한 설교 50편을 정독했다. 그리고 2006년의 설교는 부분적으로 ‘설교 듣기’를 통해서 청취했다. 그의 설교 전문과 듣기는 모두 홈페이지에 올라있다. 그가 에 2년 반 동안 연재한 “김기석의 하늘, 땅, 사람 이야기”는 평자가 애독하던 꼭지였다. 전체적인 느낌을 말한다면, 김 목사의 설교 한 편 한 편은 문..
2025.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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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희망이 있다고 말하는 이유
바울이 쓴 네 편의 옥중 서신에 대한 김 목사의 설교에는 몇 가지 키워드가 보인다. 그 키워드들을 꿰어 보면, 한 신앙인으로서 그가 무엇을 지향하는지를 알 수 있다. 먼저, 그의 설교에는 “이웃”, “사회” 혹은 “세상”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 그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우리 사회를 바라보면서 은폐된 거짓을 드러내는 한편 따뜻한 눈길로 고통 받는 이들을 위로한다. 그는 믿음의 본질이 이 세상 안에서 어떻 게 사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본다. 젊은 시절에 귀에 따갑도록 들었던 루돌프 불트만의 유명한 명제 즉 “신학은 곧 인간학이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김 목사는 “일상의 자리야말로 우리 신앙의 진실함을 입증하는 유일한 자리입니다.”(「그리스도의 비밀을 말하는 용기」)라고 말한다. 이 말은 바울 사도가 로..
2025.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