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끙끙 앓으며 희망을 전하다
김기석 목사의 설교는 특별하다. 특별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그의 폭넓은 인문학적 독서가 성서 해석의 바 탕이라는 것이 가장 특별한 점이다. 그의 설교를 읽다 보면 (혹은 듣 다 보면) 예수님이 말씀하신 “하늘 나라를 위하여 훈련을 받은 율법 학자”(마태복음 13:52)를 연상하게 된다. 예수님은 그가 “자기 곳간에 서 새 것과 낡은 것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고 비유하셨다. 김 목사는 주어진 성서 본문을 묵상하면서 자신의 내면의 곳간에서 새 것과 낡은 것을 고루 꺼내어 옷감을 짜듯 이야기를 엮어낸다. 그가 성서 본문을 풀어내고 적용하도록 돕기 위해 꺼내 쓰는 자료는 그리스-로마 신화, 외경, 타 종교의 작가들, 동양 경전, 현대 시인들, 지인들의 일화 같은 것들이다. 그것은 ..
202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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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류가 넘치는 강을 뚫고 솟아오르는 맑은 샘물
「겨자씨처럼」이라는 설교는 오늘날, 힘없이 현실의 위력에 무너지고 있는 이들에게 무한한 용기와 격려가 된다. 그는 “백향목 세상의 전복”이라는 개념을 통해, “겨자씨의 미래”를 꿈 꾼다. “백향목 세상은 몇몇 특권적인 사람에게만 천국이고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지옥인 세상입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이 그런 세상에 눈뜨기 원하셨습니다.… 지배와 피지배가 아니라 모두가 저마다의 삶의 몫을 살아내는 세상을 꿈꾸셨던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은 척박한 땅에서도 억센 생명력으로 살아가는 겨자씨의 예를 들고 계십니다. 예수님이 가르치시는 하나님 나라는 잘난 사람들만 들어가는 곳이 아닙니다. 그곳은 잡초와 같은 사람들이 열어가는 현재 시제의 나라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한 가지 유의해 보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앞에..
2025.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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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산책
어둠을 더듬어 낮은 데로 흐르는 강물의 재잘거림이 빈속을 깨우는 새벽 산책길 오늘의 법문에 귀를 기울인다 듬성듬성 가로등불 아래 피어오르는 운무가 가슴을 감싸 안고서 하얗게 내려앉은 발아래 풀숲에는 곧 사라질 다이아몬드가 무수히 반짝인다 태양 속으로 사라졌다가 어둠 속에서 다시 태어나는 별처럼 태화강물처럼 그친 적 없는 새벽 이슬들이 날마다 생사를 넘나들며 둥글게 울리는 사랑 노래 그 거룩한 침묵 속으로 새벽과 새벽을 걷는다
2025.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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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없는 예수교회
김기석 목사는 「절대 신뢰」라는 제목의 설교를 통해, 인간의 비열한 욕망을 감싸주는 망토 역할을 하는 아모스의 예언을 이렇게 인용하고 있다. “나는 너희가 벌이는 절기 행사들이 싫다. 역겹다. 너희가 성회로 모여도 도무지 기쁘지 않다. 너희가 나에게 번제물이나 곡식제물을 바친다고 해도 내가 그 제물을 받지 않겠다. 너희가 화목제로 바치는 살진 짐승도 거들떠보지 않겠다. 시끄러운 너의 노랫소리를 나의 앞에서 집어치워라! 너의 거문고 소리도 나는 듣지 않겠다. 너희는 다만 공의가 물처럼 흐르게 하고, 정의가 마르지 않는 강처럼 흐르게 하여라.” 그리하여 그는 한국교회의 현실을 이렇게 비판한다. “오늘의 한국교회는 개혁의 주체가 아니라 개혁의 대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소외된 이들의 음성이 되기보다는 기득권자..
2025.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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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 밖의 새로운 하나님 나라
「마음의 눈」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김기석 목사는 예수로부터 눈 고침을 받은 이가 회당에서 축출 당한 이후 예수와 다시 만난 장면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참 어려운 진실과 만나게 됩니다. 그가 예수님을 주님으로 모신 자리는 기득권자들에게 쫓겨난 자리였습니다. 사드락, 메삭, 아벳느고는 풀무불 속에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다니엘은 사자굴 속에서 도우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했습니다. 우리가 한 평생 교회에 출입하면서도 주님을 깊이 체험하지 못하는 까닭은 안주의 울타리를 조금도 벗어나지 않으려는 삶의 관성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수님도 유대교와 로마 제국에 의해 울타리 밖으로 쫓겨나셨습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그래서 예수께서 자기의 백성을 거룩하게 하시려고 성문 밖에서 고..
2025.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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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경건한 울림으로 세상을 일깨우는 소리
김기석 목사에게 설교자의 길은 한마디로 넓은 길이 아니라 좁은 길을 가는 이의 발걸음이다. 그러기에 그의 설교는 오늘날 한국사 회와 지구촌이 겪고 있는 고통을 마주하며 무엇을 어떻게 바라보며 어떤 자세로 실천의 길에 들어설 것인지 일깨우고 있다. 예수를 따 르는 이의 순결한 마음과 진지한 성찰, 그리고 의로움을 저버리지 않는 외로운 결연함이 스며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김기석 목사의 설교는 대다수 교회의 대중들에 게 사실상 환영받기 어려운 내용들이다. 그 일의 윤리적 평가는 도외시한 채 만사에 축복을 기대하고, 자기 욕심을 꿈으로 치장하며 예수라는 이름을 동원해서 욕망의 충족과 출세로 치닫도록 유혹하고 있는 교회들의 세뇌에 길들여진 마음이 이런 설교를 반기는 것은 쉽지 않다. 그저 기도하고 할렐루야만 외..
2025.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