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숙의 글밭/시노래 한 잔311 정의로운 꽃 한 송이 피우는데 신동숙의 글밭(111) 정의로운 꽃 한 송이 피우는데 정의로운 꽃 한 송이 피우는데 큰 건물과 그 많은 땅이 왜 필요한가 해처럼 밝은 양심을 손바닥 둘로 가리고 정의를 짓밟는 위법의 검은 구둣발로 아름다운 우리 조국 아름다운 우리 땅 위를 이제는 걸어 다니지 마 2020. 3. 16. 온몸을 감싸는 신동숙의 글밭(109) 온몸을 감싸는 온몸을 감싸는 따사로운 봄햇살이 안아주는 품인 것을 가슴을 스치는 한 줄기 봄바람이 홀가분한 날개인 것을 뼛속 깊이 들어 아려오는 봄비가 속 깊은 울음인 것을 없는 듯 있는 커다란 하늘이 살아있는 숨결인 것을 한순간도 멈춘 적 없는 한순간도 끊인 적 없는 경전의 말씀인 것을 굳어진 마음을 만지는 메마른 가슴을 적시는 조물주의 손길인 것을 2020. 3. 14. 매화꽃 한 송이 신동숙의 글쓰기(105) 매화꽃 한 송이 한 잎의 얼굴 한 줄의 꽃술 기자와 목사와 신부와 스님과 음악가 꽃잎 한 장의 양심 다섯 잎이 모이면 어린 아이 노란 꽃술들 수두룩 안을 수 있다 매화꽃 한 송이 참 소복하다 2020. 3. 10. 촛불 하나 신동숙의 글밭(101) 촛불 하나 숨을 쉬는 평범한 일이 아주 특별한 일이 되었다 코와 입을 가리고, 눈빛으로만 사람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봄날이다 물을 마시다가 사레가 들려도 사람들이 쳐다본다 밥을 먹은 후 잔기침만 해도 사람들이 떠나간다 숨을 쉬는 일이 삶에 생기를 누른다 갑갑증이 툴툴거리는 딸아이한테 가서 터졌다 "제발, 남 탓 하지 말고, 자신한테서 문제를 찾아"라고 그래놓고 후회가 밀려온다 바른말로 상처를 주고, 감싸주지 못한 것이 혹여 좁아진 가슴에 촛불 하나 없었다면 어떻게 견뎠을까 쳐다보는 사람도, 떠나가는 사람도 그래도 미운 마음이 들지 않는 건 아주 흔들려도 꺼지지 않는 촛불 하나 봄꽃처럼 피었기 때문이다 코와 입으로 마음껏 숨을 쉴 수 없다면 가슴으로 더 깊이 숨을 쉬면 된다 봄바람.. 2020. 3. 6. 잃어버린 어린 양 한 마리 신동숙의 글밭(99) 잃어버린 어린 양 한 마리 천국의 문을 여는 열쇠는 잃어버린 어린 양 한 마리 국경의 문을 여는 열쇠는 잃어버린 어린 양 한 마리 정치의 문을 여는 열쇠는 잃어버린 어린 양 한 마리 종교의 문을 여는 열쇠는 잃어버린 어린 양 한 마리 마음의 문을 여는 열쇠는 잃어버린 어린 양 한 마리 진리의 문을 여는 열쇠는 잃어버린 어린 양 한 마리 이웃의 문을 여는 열쇠는 잃어버린 어린 양 한 마리 사랑의 문을 여는 열쇠는 잃어버린 어린 양 한 마리 2020. 3. 4. 어린쑥 신동숙의 글밭(94) 어린쑥 지금쯤 강변 둑엔 어린쑥이 올랐을 텐데 봄햇살 등지고 쪼그리고 앉아서 한참을 손톱으로 뜯어도 겨우 한 줌이던 작은 공처럼 주머니에 넣었다가 저녁밥 지을 때 된장국에 넣고 끓이면 쑥향에 아득해지던 오래된 그리움 지금도 그 자리에서 날 기다리고 있을 텐데 2020. 2. 28. 봄나들이 갑니다 신동숙의 글밭(92) 봄나들이 갑니다 봄나들이 갑니다 아이들과 함께 거실로 주방으로 자기 방으로 색색깔 봄꽃 잔치 밥상 위에 활짝 꽃 피우기 달래, 당근, 양배추, 다시마, 햄, 김, 김치 끓이고 볶고 삶아서 한바탕 잔치 밥상꽃, 삼 세 번 아들은 라면땅 만들어 먹고 딸은 기름떡볶이 만들어 먹고 설거지산은 누가 누가 기분 좋게 가위바위보, 삼 세 번 엄마는 다정한 선생님 엄마는 핸드폰 방해꾼 목소리는 올라서 산으로 잔소리는 길어져 강으로 고독과 침묵과 평온은 깊이 숨겨둔 보물찾기 하루종일 아이들과 함께 잠들기 전까지 안끝나는 새로운 세상의 코로나 덕에 난생 처음 봄나들이 거실에서 주방으로 자기 방으로 내일은 봄나들이 길에 무엇으로 잔치 밥상꽃 피우나 슬픈 순간엔 눈물웃음꽃으로 기쁜 순간엔 햇살웃음꽃으로 2020. 2. 26. 꽃에도 마음이 있다면 신동숙의 글밭(85) 꽃에도 마음이 있다면 꽃에게 이름이 있는 것처럼 꽃에도 마음이 있다면 감사꽃 믿음꽃 소망꽃 인내꽃 사랑꽃 행복꽃 그러니 아름답게 피어나지 세상의 모든 좋은 마음은 꽃의 마음이 되는 것처럼 우리도 좋은 마음 모으면 꽃으로 활짝 피어날거야 그 꽃은 바로 너의 얼굴에 피어나는 웃음꽃 미소꽃 2020. 2. 19. 봄나무는 꽃으로 잎으로 신동숙의 글밭(84) 봄나무는 꽃으로 잎으로 봄나무는 꽃으로 잎으로 겨울나무를 품는다 겨울나무가 안으로 새봄을 품듯 계절은 이렇게 서열이 아닌 봄 여름 가을 겨울 더불어 살며 걸으며 서로가 서로를 사랑으로 품고 품는다 꽃으로 잎으로 자기 비움으로 늘 새롭게 2020. 2. 18. 이전 1 ··· 28 29 30 31 32 33 34 3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