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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숙의 글밭/시노래 한 잔311

마른풀을 뚫고 오르는 푸른풀처럼 마른풀을 뚫고서 푸른풀이 올라오는구나 마른풀은 흙으로 돌아가라 푸른풀은 창공을 뚫고 올라라 공평하게 내리는 비가 이 땅으로 내리시는 명령 정의롭게 부는 바람이 이 세상으로 퍼트리시는 숨결 빗소리에 들려오는 바람결에 울려퍼지는 마른풀 같은 조중동 KBS SBS 언론과 검찰의 권력 푸른풀 같은 스스로 서는 촛불시민의 권리 마른풀은 흙으로 돌아가서 진실의 밑거름이 될 수 있음을 감사하여라 푸른풀은 창공을 뚫고 올라서 푸르게 숨 쉴 수 있음을 감사하여라 소리 없는 소리 기도 없는 기도 지금 이 땅을 동시에 살아가며 마른풀을 뚫고 오르는 푸른풀처럼 마른풀은 흙으로 돌아가라 푸른풀은 창공을 뚫고 올라라 신발 신은 발로 함부로 풀밟기 금지 풀은 밟으면 밟을 수록 빨리 돌아가고 빨리 오르는 법 비의 발걸음으로 바람의 .. 2022. 6. 8.
빗방울 구름밭 일구어 땅으로 키가 자라는 빗줄기 땅끝까지 기지개를 켜는 날 눈물인지 웃음인지 빗줄기 끝에 영근 잘 익은 빗방울 한 알 누굴 닮아 둥굴지 2022. 6. 7.
검찰개혁에 가장 강력하게 찬성한 사람 '검찰총장 면접 당시에 4명의 후보가 있었고 후보자들 중에서 공수처의 필요성과 검찰 개혁에 대하여 가장 강력하게 찬성한 이가 윤석렬 후보였다. 그런데 취임하자마자 180도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때 거짓말을 했다.' - , 조국, 42쪽에서 인용 그 또한 검찰 공직자의 거짓말이었다니, 국민의 입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마치 윤이 강력하게 외치던 대선 직전의 공약을 두고 당선 직후부터 파기해가던 모습들과 그대로 겹쳐진다. 검찰총장 면접 당시에 이러한 사실을 먼저 알고 있었던 주변 당사자들의 심중 고통과 염려가 얼마나 컸을까? 이제는 그 고통과 염려가 나에게로 온 것 같아 내가 선 이 자리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정치란 늘 뒷전이었던 한 사람인데 이 밝은 시대에 검찰 공직자의 수준이 이 정도 밖에.. 2022. 5. 30.
이제는 하늘이 할 일만 남았는데 가을 겨울 봄 초여름 비가 뜸해서 왠일인가 싶어 바닥까지 다 드러난 물길이 터지고 갈라져 먼데서 물을 끌어다 물 댄 논 내내 놀리더니 늦은 모내기를 하셨구나 마른 실개천 냇둑 듬성 듬성 어린 개망초는 무얼 먹고 무얼 마셨을까 그래도 웃는 얼굴로 하얗게 하늘만 보고 있는데 이제는 하늘이 할 일만 남았는데 2022. 5. 28.
비 정상 회담, 정상적인 눈으로 바라보기 미국의 정상은 허공에 악수하는 모습들이 거듭 동영상에 찍혀 치매가 의심 되고 한국의 정상은 습관성 거짓말로 공약을 도미노처럼 파기해가는 중 알콜성 치매가 의심 되고 아니라면 대선 사기범(부부가 공범) 2022년 5월 국가 정상 회담은 비 정상들의 위태로운 만남으로 보인다. 이런 비 정상들한테 국가의 운전대를 맡긴 자들은 누구일까? 그들의 비선실세는 누구일까? 묻지 않을 수 없다.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는 사리사욕과 탐진치에 눈이 먼 장님 국회의원 진실을 손바닥으로 가리려고 애쓰는 귀머거리 언론 정의에 스스로 입을 막으려는 벙어리 검찰 뼛속 깊이 각인된 노예의 습성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는 이 땅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주인 되기를 포기한 나와 너는 다르다는 생각의 오류를 깨치지 못한 나와.. 2022. 5. 24.
검사와 죄수, 둘의 운명은 종이 한 장 차이 검사와 죄수의 피치 못할 동행 일평생 떨어질 수 없는 그들의 동고동락 그 둘의 운명은 단지 종이 한 장 차이 죄수의 칼은 눈에 보이는 칼 검사의 칼은 눈에 보이지 않는 칼 똑같이 칼을 쥔 운명 하지만 칼의 주인은 따로 있다 검사와 죄수는 똑같이 국민들의 세금으로 먹고 사는 신세다 스스로 칼을 생산하거나 스스로 칼을 살 능력조차 없다 국민들이 낸 세금이 아니라면 이 땅에 존립할 수 없는 조직이 검찰청과 형무소인 것이다 여기서 둘의 운명을 가르는 기준은 오로지 종이 한 장 위에 놓여 있다 그 한 장의 종이에는 운명을 이끄는 글귀가 적혀 있다 '정의와 공의'라는 칼의 주인이 되는 국민과 다짐한 약속 검사가 그 약속을 져버리는 순간 검사와 죄수는 서로 야합하여 한 몸이 된다 이 아름다운 세상 이 아름다운 땅에서.. 2022. 5. 22.
용담정 때죽나무 앉을 자리를 찾느라 여러 날 궁리를 하다가 수운 선생의 숨결이 깃든 경주 구미산 용담정으로 계곡을 따라서 오르는 오름길에는 산길을 따라서 길벗처럼 서 있는 때죽나무 하얀 꽃이 피어 있고 더러는 땅에 내려앉아 있고 냇물에 내려앉아 다시 핀 하얗게 숨이 차오르지 않도록 앞서 가려는 야망에 빨리 가려는 욕망에 발걸음마다 고삐를 늦춘다 어디쯤에 잠시 머물러 나를 내려놓고 거칠어진 숨결을 고를까 해가 서산으로 기울기 전까지 2022. 5. 21.
정의야, 내가 널 지켜줄게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주신 우리들의 노랫소리가 입에서 입으로 가슴에서 가슴으로 부르고 또 부르는 이 땅에 머리 둘 곳 없는, 정의야 이 깊은 밤에도 나는 깨어서 속울음을 운다 소리도 없이 문득 바라보면 울고 있는 건, 가슴이다 참되고 바른 너를 푸르고 밝은 너를 검게 더럽히고 까맣게 무시하며 비웃고 조롱하는 가짜 인생의 얼굴들이 떠올라 이 밤에도 나는 눈을 감지 못하고 있어 그렇지만 나는 한 번도 너를 내 텅 빈 가슴에서 내려놓은 적이 없단다 이렇게 애통하는 밤에도 내가 지금 숨을 쉴 수 있는 건 너를 품어 안으면 내 가난한 가슴도 따뜻하여서 좌로 우로 밤새 몸을 뒤척이면서도 새 날이 온다는 걸 새 아침이 온다는 걸 그리하여 해처럼 환한 얼굴로 부시시 잠에서 깨어날 참된 너의 얼굴을 마음으로 그리고 또.. 2022. 5. 20.
아들에게 과일칼을 주면서, 권력을 생각하게 된다 중1이 된 아들에게 과일칼을 주면서 이제는 스스로 사과를 깎아 먹으라고 말했다 그리고 몇 가지 주의할 점을 알려주었다 다치지 않도록 살살 다루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칼날을 세우지 말고 사용 후 잠시 칼을 내려놓을 때도 칼끝이 사람이나 생명을 향하지 않도록 사실 이러한 몇 가지의 다짐은 칼자루를 잡을 때마다 내 가슴속에서 잔잔히 일렁이는 내면의 소리다 아들이 어려서부터 장난감 총과 칼과 화살을 사달라고 조를 때가 있었다 마음 약한 아빠가 마지 못해 사줄 때면 엄마는 반드시 한 가지의 제안을 두었다 만약 총과 칼과 화살이 장난으로라도 사람이나 말 못하는 강아지나 움직이지 못하는 풀과 나무, 그 어느 한 생명한테라도 총과 칼과 화살의 끝이 향하기만 해도 엄마가 그 자리에서 곧바로 빼앗아서 뚝 잘라 쓰레기통에 .. 2022. 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