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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 국수 한 그릇 저녁에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니까 낭낭 18세 딸아이가 풀풀 국수를 삶고 있다 간장 식초 설탕 마늘 참기름 깨소금 더 넣을 필요없는 완벽한 양념장 하얗게 삶아낸 국수 가락에 네 식구들 입가엔 미소가 함지박 젖가락으로 간장 국수를 먹으며 숟가락도 필요없다는 생각이 든다 간장 국수가 참 맑아서 줄줄이 생각과 생각이 잘도 이어진다 만일 계란이 들어갔다면 뚝 끊어졌을 만일 고기가 들어갔다면 싹 지워졌을 나의 사색이 걸어갈 수 있는 개운한 길 좁다란 국수 가락이 오솔길이 되어 어릴적 간장 국수를 삶아 주시던 아빠도 만나고 불일암 수챗가에서 국수를 씻어 드시던 법정 스님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스님의 양념장엔 없었을 식초 설탕 마늘을 보며 우리 양념장엔 든 것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착하고 맛있는 간.. 2022. 8. 12.
말씀을 믿는 체 하는 기술 *오늘의 성서일과(2022년 8월 11일 목요일) 시편 82편, 시편 80:1-2, 8-19, 여호수아 7:1, 10-26, 이사야 2:5-11, 히브리서 10:26-31 *꽃물(말씀 새기기) “우리가 진리를 아는 지식을 받은 후 짐짓 죄를 범한즉 다시 속죄하는 제사가 없고 오직 무서운 마음으로 심판을 기다리는 것과 대적하는 자를 태울 맹렬한 불만 있으리라.”(히브리서 10:26-27) *마중물(말씀 묵상) 지금 내가 섬기는 세인교회는 주일 예배 시간에 히브리서를 강해하고 있다. 피하고 또 피하고 싶었지만 벌써 근 1년이 다 되어간다. 신학교 시절, 신약학 선생님께서 신약개론을 강의하시면서 했던 말을 오롯이 기억한다. 히브리서를 가지고 섣불리 설교하지 말라. 어리고 어렸던 신학생 시절, 더불어 신학에 대.. 2022. 8. 11.
뭇생명들이 절멸의 위협을 받고 있는데도 *오늘의 성서일과 (2022년 8월 11일 목요일) 시편 82, 여호수아 7:1, 10-26 히브리서 10:26-31, 시편 80:1-2, 8-19, 이사야 2:5-11 *꽃물(말씀 새기기) "그들은 알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하여 흑암 중에 왕래하니 땅의 모든 터가 흔들리도다."(시편 82:5) *마중물(말씀묵상) 주님 당신은 우리를 높으신 분의 아들로 불러주셨는데 주님께서 주시는 말씀과 징후를 알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두 달 전 인도가 이상기후로 고통받고 있을 때 강건너 불구경하듯 했고, 한달 전 영국이 더위로 힘겨워할 때 바다건너 남의 일로 여겼습니다. 그런데 요 며칠 이 땅에도 기록적인 폭우로 인하여 연약하고 의지할 곳 없는 이들이 더 큰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그저 나만 이 어려움.. 2022. 8. 11.
하나님 없이 하나님 앞에서! *오늘의 성서일과(2022년 8월 10일 수요일) 시편 89:1-18, 시편 11편, 예레미야 33:14-26, 이사야 24:14-23, 누가복음 12:41-48 *꽃물(말씀 새기기) “주인의 뜻을 알고도 준비하지 아니하고 그 뜻대로 행하지 아니한 종은 많이 맞을 것이요.”(누가복음 12:47) *마중물(말씀 묵상) 크로스웨이 성경공부반에서 반원들과 나누는 메시지 중에 이런 레슨이 있다. 신자가 범하는 세 가지의 죄가 있다. 첫째, 몰라서 짓는 죄, 둘째, 모르면서 배우지 않으려는 죄, 셋째, 알면서도 행하지 않는 죄다. 이 중에 가장 큰 죄는 재론의 여지없이 세 번째 죄라고 가르친다. 학습을 위한 도식화된 교과서적인 가르침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곱씹어보아도 세 번째 죄는 무겁다. 알고는 행하지 않는.. 2022. 8. 10.
내 얼굴에 주님의 모습이 있나? *오늘의 성서일과(2022년 8월 9일 화요일) 시편 89:1-18, 시편 11편, 역대하 34:22-33, 이사야 24:1-13, 히브리서 11:17-28 *꽃물(말씀 새기기) “즐겁게 소리칠 줄 아는 백성은 복이 있나니 여호와여 그들이 주의 얼굴 빛 안에서 다니리로다 그들은 종일 주의 이름 때문에 기뻐하며 주의 공의로 말미암아 높아지오니.”(시편 89:15-16) *마중물(말씀 묵상) 세인 교회 주차장으로 들어오면 ‘CORAM DEO’라는 스탠딩 기도처가 있다. 교회를 신축할 때 옆 건물이 석재이다 모양새도 가리고, 뭔가 랜드 마크 같은 상징적인 건축물이 하나 필요할 것 같아 들여놓은 것인데, 우리 교회의 상징성이 되었다. 시인이 고백한 한 시어가 푸근하고 따뜻해서 적지 않은 위로가 된다. 바로 이 .. 2022. 8. 10.
전쟁은 정말 아니라고! *오늘의 성서일과(2022년 8월 8일 월요일) 시편 89:1-18, 시편 11편, 역대하 33:1-17, 이사야 2:1-4, 히브리서 11:1-7 *꽃물(말씀 새기기) “그가 열방 사이에 판단하시며 많은 백성을 판결하시리니 무리가 그들의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그들의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이 나라와 저 나라가 다시는 칼을 들고 서로 치지 아니하며 다시는 전쟁을 연습하지 아니하리라.”(이사야 2:4) *마중물(말씀 묵상) 유니세프로 우크라이나 어린이 돕기 성금을 보낼 때, 직원이 응대하며 친절하게 말했다. “목사님, 어린이의 참상은 여론보다 더 비참합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어린이와 여성들은 재앙의 당사자들이 된다. 그러기에 더 더욱 전쟁은 안 된다. 오랜 전, 바오 닌의 자전적 소설 《전쟁의 .. 2022. 8. 8.
나는 신이 아픈 날 태어났다 *오늘의 성서일과(2022년 8월 6일 토요일 ) 시편 33:12-22, 시편50:1-8, 22-23, 창세기 11:27-32, 이사야 1:2-9, 21-23, 마태복음 6:19-24 *꽃물(말씀 새기기) “슬프다 범죄 한 나라요 허물 진 백성이요 행악의 종자요 행위가 부패한 자식이로다 그들이 여호와를 버리며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이를 만홀히 여겨 멀리하고 물러갔도다.”(이사야 1:4) *마중물(말씀 묵상) 영어성경 NASB는 ‘만홀히 여기다.’는 단어를 ‘despise’라고 기록했다. 가볍게 여기는 것이 곧 경멸하는 것이기에 그렇게 기록했으리라. 가볍게 여기는 대상이 유감스럽다. 가볍게 여길 존재는 이 땅에 없다. 주님이 말씀하시지 않았나, 하늘에 나는 새도 들에 핀 들꽃 하나도 하나님이 입히시고 먹이신.. 2022. 8. 7.
영생의 길을 가로막는 장애물 “그러나 첫째가 꼴찌 되고 꼴찌가 첫째 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마가복음 10:31) 먼저 된 자가 나중 되고 나중 된 자가 먼저 된다는, 겸허함을 강조한 말씀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이 대목은 우선 부자 청년의 등장과 관련이 있다. 그는 가진 것으로 보나, 교육수준으로 보나 또는 가정환경이나 그 개인의 성품과 자세로 보나 어디 하나 나무랄 데 없는 인격으로 예수님과 제자들 일행 앞에 나타난다. 그리고 그는 영생에 대한 길을 묻는다. 사실 어떻게 보면 이것은 의외이다. 왜냐하면 그만한 정도면 누가 보아도 영생의 조건을 이미 지니고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예수님과의 문답과정에서 우리는 이 부자 청년이 율법의 정도(正道)에 서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실로 연소한 청년이 존경할 만한 믿음과 인품.. 2022. 8. 6.
식인종이 되지 말자 *오늘의 성서일과(2022년 8월 5일 금요일) 시편 33:12-22, 시편50:1-8, 22-23, 전도서 6:1-6, 이사야 9:18-10:4, 사도행전 7:1-8 *꽃물(말씀 새기기) “므낫세는 에브라임을, 에브라임은 므낫세를 먹을 것이요 또 그들이 합하여 유다를 치리라 그럴지라도 여호와의 진노가 돌아서지 아니하며 그의 손이 여전히 펴져 있으리라.”(이사야 9:21) *마중물(말씀 묵상) 표현이 너무 거칠다. 무슨 식인종인가, 먹는다니. 서로 으르렁거리다가 이제는 둘이 짝을 이루어 유다를 친단다. 수사적인 메타포가 담겨있는 구절이지만 왠지 나는 이 구절이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북한이 핵을 가지고 우리를 겁박한다. 상생의 상징이었던 남북 평화 연락사무소를 무참히 폭파하는 만행도 저질렀다. 금강산에 .. 2022. 8.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