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311 왜 걸어요? 한 마리 벌레처럼 가는, ‘걷는 기도’(18) 왜 걸어요? 이 또한 드문 경험이었다. 그곳이 식당이든, 길가 평상이든 배낭을 내려놓고 쉴 때면 누군가 다가와 먼저 말을 붙이는 이들이 있었다. 낯선 이에게 말을 붙인다고 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닐 터, 그런 점에서 새롭기도 하고 드물기도 한 경험이었다. 생각해보면 내 행색과 무관하지 않은 일이겠다 싶다. 조금만 유심히 보면 나는 길을 걷는 사람의 모습이었다. 그것도 가까운 길이 아니라 먼 길을, 한 나절이 아니라 여러 날 걷는 사람으로 비쳐졌을 것이다. 배낭 때문이었다. 배낭이 유별났던 것은 아니다. 길을 걷다 만난 이들 중에는 배낭의 무게를 궁금해 하는 이들도 있었다. 따로 재어보질 않았으니 나도 몰랐다. 일정 중에서 도피안사를 찾아갈 때였다. 신라 시대.. 2017. 7. 3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