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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6

웅덩이에 빠졌을 때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61) 웅덩이에 빠졌을 때 “그들이 예레미야를 취(取)하여 시위대(侍衛隊) 뜰에 있는 왕(王)의 아들 말기야의 구덩이에 던져 넣을 때에 예레미야를 줄로 달아내리웠는데 그 구덩이에는 물이 없고 진흙뿐이므로 예레미야가 진흙 중(中)에 빠졌더라 왕궁(王宮) 환관(宦官) 구스인(人) 에벳멜렉이 그들의 예레미야를 구덩이에 던져 넣었음을 들으니라 때에 왕(王)이 베냐민 문(門)에 앉았더니 에벳멜렉이 왕궁(王宮)에서 나와 왕(王)께 고(告)하여 가로되 내 주(主) 왕(王)이여 저 사람들이 선지자(先知者) 예레미야에게 행(行)한 모든 일은 악(惡)하니이다 성중(城中)에 떡이 떨어졌거늘 그들이 그를 구덩이에 던져 넣었으니 그가 거기서 주려 죽으리이다 왕(王)이 구스인(人) 에벳멜렉에게.. 2016. 7. 12.
마음이 가난하다는 것 딸들에게 주는 편지(6) 마음이 가난하다는 것 심령이 가난하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다”(마태복음 5:3). 이 말씀은 마태복음」 5장 1절에서 7장 29절까지 이어지는 ‘산상수훈(山上垂訓)’의 첫 구절이다. 출애굽한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들어가기 전 시나이 산에서 모세로 부터 율법을 받았듯이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 전에 새로운 계명으로서 산상수훈을 반포하셨다. “율법은 모세로 말미암아 주어진 것이요 은혜와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온 것이라”(요한복음 1:17). ‘은혜와 진리(grace and truth)’는 같은 말이다. 은혜 따로 진리 따로가 아니라 은혜가 진리고 진리가 은혜다. 그리스도를 통해서 진리가 왔는데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은 것이다. 갈라디아서 1장 1절.. 2016. 7. 11.
하나님의 마음, 그 여성의 힘 한종호의 너른마당(52) 하나님의 마음, 그 여성의 힘 여러 가지 복잡한 정세 속에 놓여 있는 한국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 역사적 진전을 이루기 위해 헌신하고 있는 젊은이들 가운데 여성들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군더더기 없이 자신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알고 있고 그것을 호소력 있게 전달하는 능력을 가진 여성들이 곳곳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은 절망할 일만 잔뜩 있다고 여긴 세상에서 아름다운 희망으로 다가옵니다. 지금은 그동안 남성들이 대체적으로 주력해온 강압과 폭력, 그리고 지배의 시대에 맞서서 여성들의 섬세한 시선과 아픔을 다사롭게 품어내는 마음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때이기도 합니다. 사법고시를 통과하고 그 어려운 연수과정을 끝낸 뒤 판검사로 임용이 된.. 2016. 7. 8.
존경하는 재판장 각하! 이현주의 최후의 심판(5) 존경하는 재판장 각하! 선진국도 아니요 선진국 아닌 것도 아니요 개도국(개발도상국)도 아니요 개도국 아닌 것도 아닌 아주 묘한 나라에서 대법원장을 역임한 사람이 최후의 심판대 앞에 섰습니다. 물론 판사의 자리가 아닌 피고의 자리지요. 다른 사람과 달리 피고석을 내려다만 보다가 자기가 피고석에 서서 판사석을 올려 다 보니까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그것 참! 평생 남을 재판만 할 줄 알았는데 마지막 판에 와서 이렇게 피고석에 서게 될 줄이야! 살아 잇을 적에 그걸 염두에 두었어야 하는 건데 그만 격무에 시달리다 보니 깜빡 잊었지 뭡니까? 잊은 건 댁의 사정이고 여기서는 어느 누구에게도 에누리는 일체 사절이라 하는 수없이 대법관 나리께서도 최후의 판사이신 하나님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 2016. 7. 7.
지워진 이스라엘의 어머니, 드보라(2) 구약성경 속 여성 돋보기(4) 지워진 이스라엘의 어머니, 드보라(2) 억압의 상황에서 누구도 정의를 위해 일어나지 않는 참혹한 시대, 이스라엘의 어머니 드보라(사사기 5:6-7)가 이십년 동안 가나안 왕 야빈의 억압의 고리를 끊는 활동을 시작했다. 여성의 지위가 아버지 혹은 남편에 의해 부속되는 시대였지만, 그녀는 예언자이며 정의를 실행하는(사사기 4:4-5) 사사로서의 직임을 다했다. 드보라가 여느 사사들처럼 전쟁터에서 군사적인 지도자로서의 사사 임무를 수행할 즈음, 그녀는 납달리 지파의 땅 게데스에 거주하던 아비노암의 아들 바락을 소환한다(4:6). ‘꿀벌’이라는 뜻의 드보라가 ‘벼락’이라는 뜻의 바락을 부른 것이다. 이름에 오묘한 역설이 숨겨있다. 작고 약한 존재가 훨씬 강력한 존재를 불러내는 상황.. 2016. 7. 6.
태양과 장마가 만나면 김민웅의 인문학 산책(42) 태양과 장마가 만나면 태양과 장마가 서로 엇갈리면서 여름을 지배하고 싶어 합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숨이 막히도록 더운 공기와, 축축하게 습기가 찬 날씨를 함께 감당해야 하는 것을 뜻합니다. 어느 것도 그리 반갑지 않습니다. 그러나 참으로 묘한 것은 이 두개의 세력이 서로 반목하는 것 같지만 실상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글거리는 태양만이 존재한다면, 나무와 풀과 강은 질식하고 말 것입니다. 흙은 먼지가 되고 사막은 점점 몸이 불어나, 화산이 폭발한 뒤에 쏟아져 나온 마그마처럼 숲과 도시를 기습해 들어올지 모릅니다. 바다조차 더 이상 해초와 물고기들의 안전한 서식처가 되지 못할 겁니다. 이렇게 되면 “태양의 신”은 저주를 내리는 존재가 되고 이를 떠받들던 사제들은 모두 깊이 절망.. 2016. 7. 5.
불신앙과 두려움 사이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60) 불신앙과 두려움 사이 “예레미야가 시드기야에게 이르되 내가 이 일을 왕(王)에게 아시게 하여도 왕(王)이 단정(斷定)코 나를 죽이지 아니하시리이까 가령(假令) 내가 왕(王)을 권(勸)한다 할지라도 왕(王)이 듣지 아니하시리이다”(에레미야 38:15). 몇 해 전 같은 지방에서 목회를 하는 목회자들과 일본 나가사키 지역을 다녀온 적이 있다. 거론되고 있던 동남아 대신 의미 있는 곳을 찾으면 좋겠다고 한 마디 의견을 보탰다가, 결국은 동행을 하게 됐다. 엔도 슈사쿠(遠藤周作)의 소설 《침묵》의 배경이 된 곳, 일본에는 생각지 못한 시절 뜨거운 순교의 피를 흘린 현장이 있었다. 순교의 피는 너무나 뜨겁다 싶은데 그럼에도 신앙과 상관없다 여겨지는 오늘의 모습, 쉽게 메.. 2016. 7. 4.